돌머리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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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7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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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7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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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DUMMY

[접근 금지! 손으로 절대 만지지 마세요!]


‘왜 이런 돌덩이에 만지고 싶어지는 마법의 문구가 적혀 있는 걸까?’


평소 이 길가를 자주 지나가던 갈색 머리의 사복 차림 청년은 자주 이 문구를 보곤 했다.


평소에도 몇몇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장소에 있고 이런 문구가 적혀 있으면 시선이 한 번쯤 갈만한데 누구도 크게 신경 쓰는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호기심이 강한 청년은 오늘만큼은 건들어지고 싶어지는 문구를 참기 힘들었다.


그렇게 한참을 주위를 둘러보던 중 바로 옆 길가에 떨어진 나뭇가지가 눈에 들어왔다. 무척이나 평범하게 생긴 나뭇가지지만 시선이 갔다.


“손으로만 만지지만 않으면 괜찮지 않을까?”


조금 엉뚱한 생각을 한 20살로 보이는 청년은 태연하게 그 나뭇가지를 집어 들고 이를 시행에 옮기기로 마음먹었다.


“설마 이걸로 건드렸어도 무슨 일이 일어나겠어? 위험한 것이었으면 울타리라도 쳐져 있었겠지.”


손에 든 나뭇가지를 길게 뻗어 돌덩이를 건드는 순간, 청년의 머릿속에서는 '아 그 말 해버렸다.'라는 생각과 함께 환한 빛과 함께 돌덩이가 빛이 나기 시작했다.


‘아니 왜 갑자기 빛나는 거야. 손으로만 만지지 말라고 쓰여있었잖아!’


“일단 튀자.”


갑작스러운 발광에 놀란 나머지 도망가려 했으나, 시선은 그가 나뭇가지를 들고 있던 손에 향했다.


‘어떻게 이리도 얇은 나뭇가지에 무거워 보이는 돌덩이가 붙어있는데 떨어지지 않지?’


급박한 상황이었지만 신기한 현상을 발견한 그는 미처 도망가야 한다는 사실을 잊은 채 멍하니 돌덩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저벅저벅’


갑작스러운 발소리에 정신을 차린 청년은 고개는 돌리지 않고 곁눈질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인적이 드문 곳이어도 이렇게 빛나면 눈에 안 뜨이는 것이 이상했다.

어느새 그의 뒤편으로 다가온 사람들이 여길 쳐다보는 듯한 시선이 느껴졌다. 그 시선에 다급함을 느껴 평소 운동을 하지 않던 그는 잔머리만큼은 돌아갔기에 어떻게 도망가야 할지 궁리했다.


‘뭔가 잡히면 변명으로는 안 끝나겠는데?’


그 순간 머릿속에서 그의 생각이 아닌 듯한 다른 생각이 끼어들었다.


‘뭘 고민해 일단 튀어.’


‘그래요. 고민할 시간 없잖아요. 일단 달려요.’


‘돌머리는 두들겨보고 건너라 몰라?’


순간적으로 머리에 물음표가 떠오른 그였지만, 망설였다가는 여기서 붙잡힐 것이 뻔했기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리기 시작했다.


““너 뭐야 거기 안 서!””


그의 등 뒤로 여러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건 뒤돌아보는 순간 얼굴이 팔리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 직감한 청년은 한순간도 뒤를 돌아보지 않고 뛰었다. 그들의 미소를 그린 얼굴들을 보지 못한 채 말이다.


그 시각 흰색의 긴 로브를 입은 여성이 옆에 있던 같은 행색의 남성에게 다가가며 물었다.


“안 쫓아가도 될까요? 선배님.”


그러자 잠이 부족한 듯 눈에 그늘이 2층이 되어있는 남성이 하품하면서 얘기했다.


“하아아암. 쫓아가긴 뭘 쫓아가. 사서 고생하겠다는 사람 내버려 두고 오랜만에 단잠 자러 가자.”

“너희들도 장난 그만하고 다음 임무 전까지 편히 쉬어 다시 바빠질 거다.”


“네!”


묘하게 신난 그들의 대답은 어느새 저 멀리 달려가는 청년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


“헥헥.. 평소 하지도 않는 운동 다 했네!”


거친 숨소리와 함께 주저앉으며 말했다.


“결국 도망치는 급박한 상황에서도 여기로 와버렸네.”


그가 도망친 곳은 그가 다니는 세턴 학교의 이름을 딴 세턴 던전이라 불리는 곳이자 7대 던전 중 하나인 바르바토스다. 각 던전의 1층은 항상 공실로 되어있어 별도의 출입증 없이도 들어올 수 있고 수많은 공동들이 위치했다. 그중에서도 데미안이 도망친 곳은 학교에서 차지하고 있는 공동들 중 하나로 사전에 신청만 해둔다면 1년 정도 대여받을 수 있었다.


“특별한 것이 아무것도 없는 장소지만 역시 이곳이 마음이 제일 편한 장소인가.”


한숨 놓은 그는 주변의 인기척을 확인하고 품속에서 가져온 돌덩이를 꺼내었다. 돌덩이에 [스톤]마법을 영창해 빛나는 부분을 돌로 감추고 있었다.


[디스펠]


원래 모습으로 되돌리기 위해 영창하자 주변을 덮고 있던 [스톤]이 사라져가고 그 안에서 다시 빛이 새어 나왔다.


“어.. 이거 돌덩이가 아니었었나?”


자세히 보니 하찮았던 돌덩이의 모습은 어디 갔는지 보이지 않고 무언가 적힌 영롱한 수정구가 보였다. 청년은 수정구를 집어 들고 그의 눈을 가까이 가져다 댔다.


“이건 뭐라고 적힌 거지? 알아볼 수가 없네.”


‘뭐긴 뭐야 수정구지 안 보여?’

‘수정구를 처음 보나 봐요.’


모르는 문자를 보고 있던 그는 갑자기 들려온 소리에 당황해했다.


“누구야 나와!”


[서칭]


청년은 주변에 누가 숨어있는 건가 싶어 마법을 조용히 영창했다. 하지만 [서칭] 마법에 아무런 반응도 오지 않았다. 1서클의 그가 영창한 [서칭] 마법의 범위는 공동 하나 정도의 크기였기에 탐색에는 충분하고도 남았지만, 혹시 모르니 입구에도 나가서 한 번 더 확인했다.


“혼잣말도 조용히 해야겠네. 혹시라도 아까 그 사람들인가? 걸리지는 않았을 터인데. 그래도 여기는 들어올 수 없을 터인데. 어떻게 해야지.”


빠르게 혼잣말로 자기 생각을 내뱉던 그는 증거 자체를 없애기로 마음먹었다.


“이렇게 된 이상 증거인멸밖에 남은 수가 없다. 수정구야 미안.”


수정구에 애도를 표하고 그것을 부숴버리기 위해 그 위에 손을 올리고 마력을 끌어올리는 순간 갑자기 여러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이 그 방법은 누가 그렇게 하라고 가르쳤는가?’

‘왜 이것도 못 알아듣는 거예요? 귓구멍 막혔어요?’

‘너 뭐 하니?’


조금 전에도 들린 목소리가 머릿속에서 울려 손에서 수정구를 내려놓은 그가 참다못해 소리 질렀다.


“아니 지금 뭐 하고 있는지 안 보이세요? 으윽.. 머리 아프게!”


한 목소리는 뭔가 엄격한 아저씨처럼 들렸고 또 한 목소리는 존댓말은 쓰지만, 입이 험한 듯한 여성에 마지막은 목소리가 젊게 들리는 걸로 보아 나와 같은 나이 또래 남성으로 생각되어졌다.


[서칭]


그 순간 다시 한번 영창해 주변을 확인했다. 하지만 전과 마찬가지로 청년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내 머리가 진짜 이상해지기 시작했나 보네. 드디어 진짜 돌머리가 된 거야.”


혼잣말하면서 머리를 만져본 청년은 머리숱은 멀쩡한 걸 확인하고 안심했다.


“휴.. 돌머리가 되었어도 대머리는 안 돼서 다행이야.. 부모님 유전자 감사합니다!”


‘혼자 뭐 하는 거야. 머리가 있으면 생각을 해.’


괜히 부모 생각에 눈물이 찔끔 나올뻔한 청년은 아까 들은 동년배 목소리에 주변을 둘러보았다.


“진짜 미친 것이 분명해. 아니면 내가 어느 순간부터 다중인격을 가진 걸까?”


‘답답하니 얘기해드리죠. 당신의 손에 있는 그것 잘 봐요.’


자신의 또 다른 인격의 소리라고 판단한 그슨 손을 확인하자 수정구가 눈에 들어왔다. 분명히 손에서 놓았던 것 같았는데 손에 쥐어져 있었다.


“어지간히도 증거인멸을 하고 싶었나 보네.”


‘이 상황에서도 이런 미친 소리를 하다니 진짜 돌덩이는 이 녀석 아닐까?’

‘미쳐도 시련을 선택한 아이예요. 불쌍한 아이한테는 친절하게 대해주세요.’

‘미친놈은 매가 약이에요. 선배님들.’


청년이 혼잣말을 중얼거리자 나란히 삼인방의 목소리가 들렸다. 상당히 실례되는 말들이 섞여서 들렸지만, 이번에는 꾹 참고 조용히 마법을 영창했다.


[서칭]


주변을 확인했지만, 이번에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이런 젠..”


안 그래도 적은 마력을 가진 청년은 말을 끝내 맺지 못하고 마력 부족으로 그 자리에서 기절하고 말았다.


**


“아 꿈인가.”


어제 일어났던 일이 제발 꿈이기를 바랐던 청년은 처음으로 본 광경이 공동이 아닌 다른 장소에 있자 살짝 안심했다.


“역시 내가 그런 정신 분열이 일어났을 리가 없지.”


“근데 여긴 어디지? 처음 보는 장소인데.”


방금까지 안심하고 있던 그는 주위를 둘러보고 처음 보는 환경에 당황했다.


“이 모습은 얼핏 보면 수련장같이 생겼는데 내가 왜 여기서 깨어난 거지?”


“어디긴 어디야 네 꿈속이지.”


“방금까지 미쳐있던 아이예요.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주죠.”


“아직 정신 못 차린 거면 때려줄까?”


갑자기 들려온 소리에 그는 고개를 뒤로 돌렸다.


“이젠 내가 헛것을 보고 있는 것이 분명해.”


고개를 돌리자 그는 처음 보는 세 사람이 서 있는 것을 보았다.


‘잠자리에 들기 전만이 아니라 꿈에서조차 내가 미친 것이 확실해.’


자신이 미친 것을 인정한 그는 차분히 세 사람을 자세히 관찰했다.


순백의 바탕에 갈색 실선이 그려진 옷을 입은 나이 드신 흰머리의 어르신과 누가 봐도 엘프라는 양 긴 귀를 가진 백금색 머리칼의 여성 그리고 데미안과 같은 나이대의 모습으로 보이는 둔기를 든 갑옷 차림의 청년이 눈에 들어왔다.


꿈이라고는 해도 이렇게 세세하게 머리에 들어오는 꿈은 처음이었기에 청년은 감탄했다.


“이야 내가 요즘 친구 없이 혼자 다녀서 그런지 헛것이 보이는 모습조차 구체적이네.”


감탄한 데미안에 어이없는 표정을 한 세 사람이 비난을 내뱉었다.


“역시 미친놈은 몽둥이가..”


“몽둥이는 나중에 하고 일단 설명부터 해줘야 덜 미칠 거 같아요.”


“끌끌 우리에게 연이 닿은 자가 이런 돌머리일 줄은 상상도 못 했네.”


그에 대해 데미안은 꿈이라도 오랜만에 외로움을 잊고 대화를 즐기기로 마음먹었다.


“여러분들 초면에 미친놈, 돌머리 이건 너무 심한 거 아니에요? 저 이래 보여도 정말 돌머리는 진입할 수 없는 1서클에 진입했습니다!”


“아무리 바위라고 하더라도 틈이 생기기 마련이지. 그처럼 순간 번뜩임이 좋은 돌머리인가. 그나저나 요즘 시대에는 1서클이 말도 하고 다니네. 나때는 말이..”


“우리 연자님이 많이 돌머리는 아닌 거 같네요. 그건 다행이네요.”


무언가 나이 드신 분의 장황한 라떼를 마실 뻔했지만 옆에 있던 예쁜 엘프분 덕에 무사한 기분이 드는 데미안이었다.


“돌머리 아니라고 몇 번 얘기해요. 그 말은 이제 그만해주세요!”


“후후 놀리는 건 이 정도로 하고 이제 본론으로 넘어가죠.”


본론이라는 말에 시선이 엘프 여성에게 쏠렸다.


“우선 제 이름은 에오스에요. 보시다시피 엘프랍니다.”

“그리고 저쪽에 계신 어르신은 인그레스님, 속칭 대현자의 칭호를 가진 분이에요.”

“마지막으로 저 둔기를 든 청년은 팔라딘으로 라인하르트라고 해요.”

“우리 소개는 여기까지고 당신에 대해서도 소개해줄래요?”


"네..? 네!"


무심코 답변에 네라고 대답했지만, 그는 내심 당황스러웠다. 이 삼인방의 이름은 오백 년이 지난 현재에도 영웅으로 회자 되는 어라이즈 파티였기 때문이다. 단순히 이름만 같았다면 사기꾼으로 바로 의심했었겠지만 외형 묘사도 그들과 거의 일치했다.


어라이즈 파티는 던전 최심부 지향 파티로 어느 파티보다 1선에서 행동하고 최고 기록을 가진 파티로 유명했다.

수많은 미담과 영웅담들 그리고 눈에 띄는 외모로 주목받아 인류의 발전을 2세기가량 앞당겼다고 평가받는 인물들이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행방불명되었다고 전해진다.

아직도 그들을 기린 역사서와 동화 그리고 동상들이 중요 도시에 1개씩은 배치되어있을 정도로 그 위엄이 아직도 바래지 않고 있다. 그도 평소 영웅담에 동경하는 학생으로서 관련 서적들을 가끔 읽곤 했다.


“저기 미치신 건 알겠는데 슬슬 얘기해주실 수 있나요?”


동경하던 영웅들을 만난 감동 반 의심 반으로 정신없는 그에게 에오스가 재촉했다.


“네! 죄송합니다. 저는 현재 20살로 세턴 학교에 재학 중인 1학년 데미안이라고 합니다. 현재 1서클 마법사이고 주 마법은 대지 속성마법입니다. 그리고 미쳤다는 소리 어디 가서 잘 안 듣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나서 데미안은 자기소개가 생각보다 매끄럽게 잘 튀어나왔던 자신이 참으로 다행스럽게 생각했다. 눈앞에 있는 삼인방이 정말로 영웅담의 삼인방이라 생각하니 긴장할 줄 알았지만 의외로 그렇지는 않았다.

한동안 더 이상 미쳤다는 소리는 안 듣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데미안은 그들의 반응을 기다렸는데.


”요즘은 1학년 때부터 미친 학생이 많은가 보구나.“


‘네?’


작가의말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처음 쓰는 소설이지만 저도 쓰고 읽으면서 즐기고 있습니다.

금같은 시간 아깝지 않게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같이 데미안이 성장하는 모습 지켜봐요.  

데미안은 잔머리가 돌아가고 가끔 돌머리처럼 상식이 부족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나아지겠죠?

(9/13일 1차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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