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머리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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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7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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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9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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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화

DUMMY

“하나부터 다시 생각하자.”


마력 회로에만 신경을 쓰던 나머지 자신이 뭘 하고 싶은지 목적을 잃어버린 기분이 들어 다시 처음부터 생각하기로 했다.


“내가 왜 마법을 쓰고 싶어 했지?”


여전히 마력을 얻을 때의 기억은 떠오르지 않았으나, 어렸을 때 어떤 것을 보았는지는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었다.


“그래. 나도 어라이즈 파티 같은 영웅들처럼 되고 싶었지. 하지만 이것만이 아니었던 기분이 드는데.”


애써 생각해 기억을 떠올리려 했으나 이내 두통이 일었다.


“으윽..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의미가 없어 보이네.”


끝내 떠올리지 못하고 영문 알 수 없는 두통만 일었다. 이내 심호흡을 통해 진정시킨 후 다시 사고를 시작했다.


“천천히 생각하자. 나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하지.”

‘마력 회로를 재구성해야만 한다.’


“나는 2개월 동안 이를 달성하기 위해 무엇을 준비했지.”

‘도서관에서 단서를 찾기 위해 수많은 서적을 보았다.’


“그곳에서 어떠한 단서를 얻었지.”

‘수많은 마력 회로의 모습과 효율성, 그 회로가 극에 달하면 외부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


“회로를 재구성한 그들은 마력 회로에 대한 정보를 어떻게 얻었는가?”

‘서클이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깨닫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들또한 자세히는 알지 못했다.’


“그렇다면 서적에서 찾는 것외의 방법은 없었는가.”

‘교장선생님께 조언을 듣기도 하였다.’


“그때 얻은 단서는 있었는가?”

‘마력 회로는 마법사의 특기와 개성, 그렇기에 아직 자신에 대한 인지가 낮은 서클은 터득하기 힘들다.’


“그렇다면 나에겐 어떠한 단서만이 남았는가?”

‘직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단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교장 선생님의 말을 단서로 비추어보자면 단지 내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내가 원하는 길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답이 바로는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의 현재 처지와 아쿠엘과의 결투에서 마력량이 크게 차이가 났던 것들이 떠올랐다.

아무래도 자신의 한심한 처지들과 성장을 거듭해도 부족해 이 사태를 초래한 점들이 눈 앞을 가린다. 이에 울분을 토하듯이 자신의 길이 육성으로 토해져나왔다.


“나의 길은 내 노력이 절대 허사가 되지 않는 것!”


하나의 길을 말하자 감정이 고양된 나머지 남은 하나를 이야기할 때에는 주먹에 힘이 많이 들어갔다.


“그리고 자신보다 앞선 사람들을 앞서나가 알에서 빠져나오는 것, 설령 그게 세계라고 할지라도.”


마지막 부분은 자신이 말하고자 했던 것이 아닌 기분이 들었으나, 오히려 말하고 나니까 홀가분한 느낌이 들었다.


그순간 심장 옆에 있던 서클이 이상한 소리를 내며 돌아가기 시작했다. 처음 듣는 공명음이지만, 이상하게 싫지 않았다.

게다가 회로를 재구성하기 위해 노력했던 동안, 한 번도 이런 반응은 나오지 않았기에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라고 생각했다.


'혹시 이런 각오가 단서였던거야?'


그 즉시 가부좌를 틀고 자리에 앉자 본격적으로 마력의 파동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꺼져가던 불씨가 다시 활활 타오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몸이 극도로 달아오른 상태지만, 머리는 이상하게 냉정했다.

하지만 이 상태가 지속되면 마인이 될 수도 있겠다는 예감이 들었다. 그렇기에 마성을 억누르기 위해 더더욱 필사적으로 마력을 사용하기로 마음먹었다.


‘내가 마인이 돼서 내 주변 사람들을 해칠 수 없다. 그럴 바에는 죽는 게 나아.’


그 각오와 함께 필사적으로 회로의 마력을 소모하기 위해 주속성 마법인 [스톤]의 영창을 준비했다.


‘이 방법으로 인해 내가 죽을 수도 있지만, [스톤]의 형태는 내 현재 최대 성과이자 최악의 원인인 이것밖에 없지.’


마성에 잠식되는 동안 필사적으로 의식을 붙들어매고 정육각형의 [스톤]을 영창했다. 하지만 마력을 쓰는 속도보다 솟구쳐 오르는 마력이 더 많았기에 결단이 필요해지는 상황이었다.


‘이렇게 된 거 내 회로를 관찰하고 그곳에 [부스트]를 영창하자. 이제는 아까보다 까딱하는 순간 진짜 죽는 거겠지.’


시도하면 전보다 더 높은 확률로 죽을 수도 있는 방법이었지만, 흐름을 더 빠르게 유도해 이를 파악하기 위함이었다.


[부스트]


마력 회로의 [부스트]가 발동되자, 마력이 단순히 꺼진 불이 활활 타오르는 정도가 아닌 화산이 분출되는 속도처럼 폭발적으로 움직였다.


“크아...”


마력 회로에 엄청난 부담이 가해짐과 동시에 비명을 잇지 못할 정도로 큰 고통이 뒤따랐다. 그와 동시에 자신의 회로의 모습이 윤곽을 드러냈다.

내부의 회로는 단순히 원형의 형태가 밀집하게 붙어있는 형태로 이들이 비명을 지르는 듯한 모습으로 찌그러지고 있었다.


회로의 윤곽은 확인했어도 죽음에 다다르는 고통이 뒤따랐기에 정상적으로 사고를 하는 것이 힘들었다.

하지만 그 순간 짧은 시간에 수많은 자신의 평소 모습들이 사진처럼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그러다 자신이 벌집을 보고 깨달았던 지금은 원망하고 있는 그 깨달음의 장면 또한 지나가기 시작했다.


‘원에서 육각형으로?’


목숨이 경각에 다다를 때 보인다는 주마등에서 하나의 번뜩임이 바위가 금이 가서 벌어지듯 그 균열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그 순간 데미안의 몸에서 빛이 나기 시작하더니 동그란 마력 회로들이 찌그러지기 시작하며 정육각형 구조로 변하기 시작했다.

원에서 정육각형으로 변하자 마력의 흐름에 의한 고통이 가라앉고 안정되기 시작했다.

그러자 육각형의 각 모서리에 땅과 불이 자리 잡은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조금 진정된 나머지 아무소리나 내뱉고 말았다.


“휴우우... 해치웠나.”


없던 화도 부르는 그 발언을 함과 동시에 마력이 몸에만 도는 것이 아니라 머리로 치고 올라오려 했다. 마치 마성과 같이 위로 치고 올라온다.


‘크윽.. 이건 어떻게 막아야지.’


전까지만 해도 몸에 엄청난 고통이 따른 느낌이었다면 이번에는 그 고통이 목과 얼굴에 집중되는 듯한 느낌이었다.


‘이 엄청난 마성과 같은 힘은 뭐지. 여기서 지면 이때까지의 고생이 쓸모가 없어지니 견뎌야 해.’


강렬한 마성이 목을 지나 입에 다다를 때였다.


‘더 이상은 못 올라가게 막아야 해.’


데미안은 망설이지 않고 마성의 위와 아래에 마력을 끌어올렸다. 그러다 위아래로 누르는 도형의 이미지를 고민할 때 문득 [실드]를 썼을 때가 떠올랐다.


‘모래가 자갈로 바뀌었어?’


문득 삼각형을 만들어낼 때 공격과 수비 모두 가능해졌던 기억을 떠올리며 삼각형을 이미지화하는 것에 전력을 다했다. 단순히 막아야한다는 생각만을 한 채.


어느덧 마성이 눈에 다다르던 그 시점 데미안이 이미지화한 삼각형의 마력이 위아래로 이를 감쌌다. 그리고 삼각형 두 개가 교차하자 푸른빛을 내며 마성이 억눌리기 시작했다. 그 힘에 밀려 눈에서 멈춘 마성은 그대로 눈에서 존재를 감추게 되었다. 하지만 겹친 삼각형의 마력은 사라진 기분이 들지 않았다.


하지만 마성이 느껴지지 않았기에 그제야 안심할 수 있었다.


“휴.. 드디어 해치웠나.”


이번에도 그 말을 해보았지만 아무런 문제도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극한까지 힘을 쥐어짰기에 이내 기절하고 말았다.


**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살펴보니 익숙한 장소로 올 수 있었다. 데미안이 그대로 뒤를 바라보자 수염이 길게 늘어진 채 흐뭇하게 바라보는 나이 든 마법사가 서 있었다.


“끌끌 고생했다 요놈아.”


최근 보지 못했기에 더욱 반가운 느낌이 들었다. 그러자 미소가 새어 나왔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정말 죽는 줄 알았어요.”


“내 덕인지 알면 됐다. 난 너에게 이미 힌트를 줬었다. 네가 깨닫지 못했을 뿐.”


인그레스의 말을 회상해보면 실제로 잘하고 있다든지 마력 회로를 조작하라든지 다 데미안의 상황에 맞춰준 조언들이었다. 그걸 이제야 생각해냈기에 머리를 쥐어뜯을 뻔했다.


그러는 사이 인그레스의 뒤에서 에오스와 라인하르트가 다가오며 말했다.


“여전히 돌머리인 모습은 여전하네요.”


“기도 깨우친 녀석이 여전하네.”


오늘도 역시나 듣는 그 소리라고 생각이 들었으나 최근에 듣지 못했으니 마음속 어디선가 그리움이 느껴졌다. 마치 고향 집에 도착한 느낌과도 비슷했다.


“다녀왔습니다.”


데미안의 말에 인그레스가 웃으며 말했다.


“여기가 무슨 너의 집인 줄 아느냐 끌끌.”


“이 정도로 여러 번 오면 집 같은 느낌이랑 비슷하죠 뭐.”


“그래그래. 오늘은 많이 신난 날 같구나.”


“그야 당연하죠. 죽음의 고비도 넘기고 몸 안에서 마력이 흐르는 게 더 선명하게 느껴지는 걸요.”


“그래? 나때는..”


“그래서 데미안, 당신의 마력 회로는 어떤 모양으로 나왔나요?”


오랜만에 라떼 한 잔을 더 마실 뻔했으나, 에오스가 좋은 타이밍에 끊어줬다.


“전 정육각형 형태로 만들어졌어요.”


“당신의 성과와 같은 모양의 회로가 만들어졌군요. 어디 한번 마법을 운용해보세요. 근질근질하죠?”


실제로 회로를 재구성한 뒤 마법을 무척이나 쓰고 싶었다. 그렇기에 주저하지 않고 바로 영창했다.


[스톤]


마법을 영창하자 매우 빠른 속도로 [스톤]이 생성되었다. 전에는 느린 속도로 생성되거나 마력이 많이 드는 경향이 있었다면 지금은 더 적은 양의 마력으로 더 큰 효과를 나타냈다.


“이거 제 기분 탓일 수도 있는데, 상당히 마력 효율이 좋아졌어요.”


데미안의 말에 인그레스가 바로 맞장구쳤다.


“그래, 당연한 걸 말하는구나. 마력 회로를 조작하거나 재구성하는 단계는 이미 3, 4 서클의 경지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말하면 넌 1서클에 그 단계를 이룩한 것이 되겠지.”

“솔직히 말해 그 머릿속이 정말 궁금하구나. 무슨 생각들로 차 있는지. 나라고 하더라도 1서클에 혼자서 그게 가능하지는 않았다.”


마치 혼자서가 아니라면 되는 듯 이야기한 인그레스였지만, 대현자로 칭송받았던 그였기에 데미안은 이를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자 데미안의 자랑은 여기까지만 듣고 슬슬 우리들의 이야기로 돌아가죠.”


“하긴 그렇군. 워낙 오구오구 해주면 자만해질 테니.”

“자 그럼, 원래 하려던 이야기를 시작하지.”


“네가 단순히 1서클이지만 3, 4서클의 경지에서 이룰 수 있는 것을 지금 이루었기에,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것이 좀 더 늘었다.”


인그레스의 말에서 이야기해주고 싶어도 마치 말할 수 없는 부분이 상당히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마치 수정구에 있는 것과도 관련이 있는 걸까.


“저에게 왜 못 알려주는 게 많은 겁니까.”


“그건........”


인그레스가 열심히 입은 움직이나 아무런 소리도 전달되어 들리지 않았다.


“음... 역시 이렇게 되는군. 방금 보았나?”


“갑자기 입만 뻐끔거렸어요.”


“잘 봤네. 말 그대로다.”


“그럼 무엇을 알려주시려는 건가요?”


그러자 인그레스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너는 기대 이상으로 성장해주고 있지. 하지만 너의 벽은 아직 높다. 그렇기에 더더욱 던전 들어가기 전 악마에 대해서 잘 알아보도록 해라.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다.”


악마라는 단어가 갑자기 나왔기에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악마는 보통 던전 심층에 나온다고 알려졌으며, 영웅담에서의 소재로도 주로 쓰이곤 했었다.


“제가 아는 그 악마 말이죠?”


“네가 생각하는 악마가 어느 정도인지는 몰라도 너랑 비교가 안될 정도로 강하다.”


이야기 속에서만 들어봤었으나 영웅들도 이들을 상대하느라 얼마나 고생했는지에 대한 묘사를 보면 상당히 강함을 알 수 있었다.


“근데 그 악마는 심층에서 나오지 않아요?”


“심층이 아니어도 가끔 올라오는 때가 있다. 이때 피해자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그런 재앙과도 같은 존재라면 현재 저로써는 대처할 수 없지 않을까요?”


그 말에 인그레스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야 당연하지. 악마마다 상대법도 다 다르고 마력량에서도 다른 종들보다 압도적이지. 그나마 비슷한 것은 고위 서클 마법사나 마인정도다.”

“그러니 만나면 싸울 생각은 하지 말고 튀어라.”


“그런데 만약에 피할 수 없는 상황이면 어떻게 해야 해요?”


그 질문에 인그레스가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이는 다른 두 사람의 표정 또한 마찬가지였다.


“누군가의 희생으로 살아남는 수밖에.”


작가의말

간만에 화수가 진행되었습니다. 낙차로 실망한 데미안이 어떻게 일어서게 되었는지를 독백을 통해서 서술했습니다. 성장하는 데미안이 독자님들도 기대가 되어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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