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머리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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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민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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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7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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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5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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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화

DUMMY

“우리 사이에 그런 자기소개는 필요 없다. 나의 전생의 인연이 여길 이끌었으니, 다시 우리들의 신화가 시작되겠구나! 크큭.”


순간 데미안은 자신이 뭘 들었는지 귀를 의심했다.


“무슨 말이야?”


“이 눈을 봐도 아직 모르겠는가? 친우여.”


안대에 가려져 있었던 사이먼의 눈을 보자 오드아이였음을 알 수 있었다.


“눈동자 색이 다른 거 말하는 거야?”


“눈동자 색에 기억나는 것이 없는가?”


사이먼의 눈동자 색은 안대에 가려있던 눈동자는 붉은색, 반대편은 검은 눈동자를 가지고 있었다.


‘컬러렌즈를 봐달라는 걸까?’


“눈이 예쁘네.”


“고맙네. 친우여. 자네의 전생에 자주 얘기하고는 했다네. 그런데 자네 너무 약해진 거 아닌가?”


“여기 있는 파티 멤버들에 비하면 많이 약하긴 하지. 그렇게 말하면 강함으로만 본다면 너도 약한 거 아니야?”


“나도 약해졌지. 언젠가는 다시 힘을 되찾고 나를 추락시킨 자들을 몰락시킬 것이다. 크큭.”


정말 무슨 말인지 하나도 이해되지 않은 데미안은 고개를 숙이고 머리에 손을 짚었다. 사이먼의 표정마저도 당당하게 얘기하는 듯한 모습에 황당할 나름이었다. 그래서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그랬구나. 그나저나 오늘 내가 여기로 부른 이유는 너의 던전 파티 가입을 권유하고 싶어서 불렀어.”


“그대와 나 사이에 부탁이라니 그런 것은 생각하지 않아도 괜찮다. 내 답은 언제나 거절이라는 선택지는 없다네.”


이렇게까지 자신을 지지해주는 듯한 발언을 하는 사이먼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유 없는 호의만큼 의심스러운 것도 없으니 말이다.


“그 말은 말만으로 고마워. 그렇다면 파티에 들어오는 걸로 알면 되겠지?”


“맞네. 이견은 없네.”


데미안의 파티 권유가 얼추 마무리되자, 보고 있던 에밀이 끼어들었다.


“사이먼 너 그 말투 그만두면 안 될까? 뭔가 손이 오그라들어.”


그러면서 에밀은 주먹을 쥐고 있는 손을 보여줬다.


“데미안 너도 오그라들지 않았어?”


에밀의 말에 평소라면 동의를 표했을 데미안이었지만, 사이먼과 이야기할 때는 오그라들기보단 오히려 자연스럽다는 느낌만이 들었다.


“난 솔직히 잘 모르겠어. 사이먼 편한대로 얘기해도 괜찮지 않을까?”


“너도 역시 비슷한 사람이라 익숙한 거 아닐까?”


헬름이랑 비슷한 말을 하는 에밀을 어이없게 생각했지만, 이렇게 불편함을 크게 못 느끼는 자신이 괴짜일지 한 번 더 생각해보았다.


“익숙하기보다는 그냥 단순히 개성이 강한 사람이라고 인식했기 때문이지 않을까?”


“난 개성이 아니라 이게 나다 데미안.”


**


셋의 대화가 어느 정도 일단락되자 헬름이 말을 꺼냈다.


“그래서 사이먼 너는 무슨 마법을 쓸 수 있지?”


“나는 긍지 높은 암흑 마법의 1서클 마법들을 다 쓸 수 있다.”


생각보다 유용성이 크겠다고 생각한 데미안이 이어 말했다.


“그렇지만 그걸 한 번 쓰게 되면 쓰러지는 거지?”


“아직은 나의 흑마력이 매우 부족하다. 마력만 있었어도 내 오른손에서 흑염룡이..”


“그거 보통 용이 들어가 있으면 손이 터지지 않을까?”


데미안의 태클에 장갑을 벗고 손등에 있는 문양을 보여줬다. 손등에는 알 수 없는 이상한 문양이 그려져 있었다. 하지만 뭔가 본 듯한 문양인 기분이 든 데미안이었다.


“그건 무슨 문양이야?”


데미안의 질문에 사이먼이 입술을 우물쭈물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 모습을 본 데미안은 무슨 특수한 설정이지 않을까 생각하고 넘어갔다.


“그 문양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고 앞으로는 훈련할 때 여기서 해도 되니까 자주 와도 돼.”


“알겠다. 데미안. 나의 한계를 얼른 뛰어넘어야 하니 열심히 하러 오겠다.”


에밀의 말이 어느 정도 반영되었는지 ‘네’로 끝났던 말투가 ‘다’로 바뀌어 있었다. 아무래도 꽉 막힌 사람은 아닌 듯함을 알 수 있었다.


“자 그럼 오늘부터 열심히 해보자.”


데미안이 그렇게 말하며 사이먼에게 악수를 건냈다.


**


기숙사에서 돌아온 데미안은 바로 잠자리에 들었다.


“녀석, 푹 자네.”

“많이 피곤하나 봐요, 자게 둘까요?”

“깨울 거면 몽둥이 빌려드릴게요.”


주변이 갑작스럽게 시끄러워졌기에 자신이 순간 어디에 온 지 자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눈에 익숙한 문양이 보였고, 주변에 어라이즈 파티가 서 있었다.


오래간만에 보는 데미안은 마치 몇 년을 안 본 것처럼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 눈으로 봐도 아무것도 안 준다. 얼른 정신 차리고 일어나라.”


“오랜만이에요. 어라이즈 파티분들.”


데미안의 인사에 흐뭇하게 세 사람이 데미안을 바라봤다. 그러던 와중 에오스가 앞으로 나와 말했다.


“조금은 성장한 것인가요? 성과를 보고 싶네요.”


수정구 안에서 다 보고 있었을 텐데, 궁금해하는 모습을 보면 데미안을 존중해주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제 성과 중 하나는 우선 이것입니다.”


[스톤]


마법을 영창하자 오각형의 돌덩이 여러 개가 합쳐져 있는 형태로 생성되었다. 오각형을 생성해낸 데미안이 새로 훈련해내 전의 실습 훈련 때 헬름이 사용했던 것과 같았다. 최근 공동에서 마법 훈련을 반복했던 다른 파티원들과 마찬가지로 데미안에게도 성장이 있었다.


[스톤]의 결과물을 지켜보던 인그레스는 눈을 크게 뜨고 쳐다봤다. 마치 있을 수 없는 결과물을 확인한 것처럼. 인그레스뿐만 아니라 마법에 조예가 있는 에오스조차 크게 다르지 않았다. 사실 데미안이 생성해낸 [스톤]은 데미안이 성공해낸 오각형의 [스톤]과 같이 3서클이 되기 위한 훈련 중 하나였다. 하지만 데미안은 그 반응을 보고 이미 봤을 텐데 저런 반응을 취했기에 반대로 뭔가 부족한 것인지 착각한 데미안은 바로 다음 마법을 영창했다.


[스톤][실드]


데미안의 [스톤]과 2번째로 발현한 속성을 이용한 [실드]의 이중영창을 사용했다. 오각형의 스톤을 만들고 합칠 수 있게 됨에 따라 자갈이 아닌 바위의 형태로 변한 돌이 튀어나왔다. 게다가 불 속성 마법의 특성에 의해 열기를 뿜는 [실드]가 형성되었다. 열기가 생성되기 때문에 대지 속성 마법에 상극인 물 속성 마법에 대해서도 증발이 일어나게 되는 등 대지 마법에서 밀리던 상성을 상회할 수 있음을 에밀과 확인했다.


데미안이 마법을 사용하고 그 장면을 지켜본 어라이즈 파티가 말했다.


“너의 성장은 참으로 빠르구나. 천재라고 부를 정도의 재능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돌머리라고 했었지만, 너의 그 착안점은 재능이라 할 수 있겠구나.”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게다가 이중영창을 통한 응용력이 상당하네요. 보통 공격마법으로 사용되는 [스톤]을 방어적으로 이용해 내구성과 공격력을 모두 챙겼네요.”

“데미안 아직 근육이 부족해. 운동 부족이다. 나라면 그 [실드]따윈 금방 부순다.”


각자 칭찬과 비판을 하는 소리를 들었지만, 어라이즈 파티에게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것이 기쁠 뿐이었다.


“다 보고 있었을 텐데도 평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리고 아직 마법도 안되니까 운동은 생각도 못 했었습니다.”


데미안이 감사의 인사를 전하자 인그레스는 표정이 미묘해졌다.


“데미안 너 우리가 항상 너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


“예? 아니었어요?”


인그레스의 질문에 역으로 당황한 데미안은 영문을 알 수 없었다.


“여기는 시간 흐름이 밖과는 다르다. 그렇게 된 이유는 너에게 아직 얘기할 수 없지만, 너는 지금 잘하고 있어. 그렇게만 해나가.”


무언가 깊은 사정이 있어 보이는 표정을 짓고 있기에 더 이상 물을 수 없는 데미안이었다.


“그렇군요... 다음에 볼 때는 3서클이 돼서 보려 했는데 아쉽네요.”


그러자 인그레스가 그 모습을 보며 지팡이로 머리를 한 대 때렸다. 그 순간 머리에서 묵직한 소리가 났다.


“떽 요놈 봐라. 머리가 돌머리라 딱딱하네. 어딜 3서클을 날로 먹으려 해. 서두르면 오히려 탈난다. 너의 잔머리를 믿고 나아가거라.”


데미안은 서두르지 않고 싶었지만, 다른 학생들이 재능이 넘쳐나고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보면 아무래도 성급해지게 되었다. 그걸 알고 있다는 듯이 에오스가 이어 말했다.


“재능이 7서클을 이끄는 것이 아니에요. 탄탄한 기본과 꾸준한 훈련이 그걸 가능하게 해주죠. 재능과 지식만이 있다고 올릴 수 있다면 세상에 7서클 말고는 존재하지 않았겠지요.”


에오스의 말에 이어 라인하르트도 입을 열었다.


“나는 비록 마법은 쓰지 못하지만, 신체의 중요성은 알고 있다. 너는 너무 약골이야. 기와 정신은 연관되어있다. 최소한만큼은 단련시켜.”


마지막의 라인하르트의 조언은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좋은 조언과 충고들 덕에 조금은 위안이 되었다.


“다들 감사합니다.”


“그래. 알면 됐다. 끌끌. 그나저나 슬슬 이번에는 왜 불렀는지 알려줘야지.”


단순히 데미안의 얼굴을 보고 싶어서 부른 줄 알았던 데미안은 진지한 얼굴이 되었다.


“여러번 오다 보니 진지할 때는 눈치가 빨라졌구나.”


“덕분에요. 또 돌머리라고 놀림당하기는 싫으니까요.”


“관둬라. 어차피 7서클이 되지 않는 한 나에게는 애송이다. 끌끌.”

“자 이제 본론에 들어가지. 우리가 너를 원래 예정보다 빠르게 부른 것은 다름이 아니라 너의 던전 입장이 빨라졌기 때문이다.”


최근 실습 훈련 이후로 2학년에 시작되는 던전 실습이 얼마 전 2학기 때로 일찍 앞당겨졌다. 원래는 학생회장 파티의 독단적인 건의였으나, 1학년의 실력을 확인한 교사진들이 이를 적극 지지해 확정되었다.


“던전 입장과 부른 것이랑 무언가 연관이 있는 건가요?”


“그래. 우리가 이 수정구에 있게 된 것과 연관이 있다. 자세한 사항은 금-라서 말할- 다.”


인그레스의 마지막 말이 끊겨서 들려 이상하다 느낀 데미안은 무언가 큰일과 연관돼있나 걱정되었다.


“어라이즈 파티님들은 괜찮으신가요?”


“우리 걱정은 하지 말고 이야기나 듣게.”

“결론부터 말하면 던전의 최심부에 도달하게.”


“네?”


갑작스러운 말에 데미안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이때껏 어라이즈 파티가 사라진 후에도 아무도 공략하지 못했던 던전을 공략하라는 소리였기 때문이다. 그러다 갑자기 불길한 예감이 들어 데미안은 물어보았다.


“혹시나 말이죠? 그 바로바토스를 공략하면 나머지 다른 6개 던전도 공략하라는 얘기는 아니시죠?”


“잘 눈치챘군. 맞아 반드시 도달해야만 하네.”


평소라면 웃으며 말했을 인그레스지만,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얘기하는 것이 보였기에 데미안은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갑작스러운 것은 이해하네. 갑자기 큰 짐을 짓게 한 것 같아 면목이 없네.”


“아니에요. 하지만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지금은 그걸로 충분하다. 못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모르겠다는 말이면 가망은 있지 않겠나? 그 자신감에 기대를 걸만하지.”

“물론 자신감만이 아닌 7서클이 될 가망이 너에게 보인다고 하면 믿겠느냐?”


갑작스러운 말에 데미안은 놀람의 연속이었다.


“네? 전 아직 1서클인데요? 게다가 지금 세상엔 7서클이 한 명밖에 존재하지 않아요.”


“500년 전만 하더라도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7서클이 많아 그 이상을 노리는 사람들이 많았지.”


500년 전의 세상은 동화나 역사서에만 존재하는 세상이라 느껴지는 데미안에게는 크리세 연합 훈련장의 모습이 꿈에서만큼은 현실처럼 느껴졌다.


“7서클이 그렇게 쉬운 거라면 왜 지금은 그렇게 많지 않은 거죠?”


“그 이유는 아직 밝힐 수 없네. 아까 이유는 확인했지?”


인그레스가 말을 할 때 끊겼던 기억을 다시 떠올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우선 너에게 짐을 주기만 하면 우리들 체면이 말이 아니지. 오늘은 내가 너에게 하나의 배움을 내려주겠다.”


“배움이요?”


마법과 관련된 이야기에는 여전히 표정 변화가 생기는 데미안은 입꼬리가 올라갔다.


“녀석 좋기는. 하지만 그리 쉽지는 않을 거다. 잘 듣고 깨달아라.”


“마력 회로를 조작할 수 있는 것을 알고 있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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