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머리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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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민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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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7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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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9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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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화

DUMMY

‘더 강해져라. 데미안. 후회하지 않도록.’


사이먼은 이미 자기 방으로 돌아갔지만, 그 말은 왠지 모르게 머리에 맴돌았다. 그러자 머릿속에서 아쿠엘과의 결투 장면이 다시 떠올랐다.


‘하긴 더 강해져야지. 실제로 나는 마력량에 밀려서 그런 선택을 한 거니까. 실제로 내 마력이 더 많았다면 나도 2속성 마법의 화력을 극대화한 전술을 사용했겠지.’


결과는 무승부였기에 비등하다고 생각해 자신의 성과를 좋게만 보았었으나, 마법사인 자신이 얼마나 돌머리였는지 알 수 있었다. 단순한 원인조차 생각하지 못하다니. 데미안이 조급해하며 주머니 속의 수정구를 손대자 그 마음을 눈치채듯 소리가 들렸다.


‘급할 필요 없다, 너의 목표에 집중하거라. 네가 돌머리라 한들 너의 그 잔머리와 번뜩임은 누구도 떠올리지 못한다.’


항상 돌머리라고 놀리고는 해도 자신을 잘 봐주고 있다고 수염을 만지며 응원해줬을 목소리가 데미안을 진정시켜주었다.


‘당장 지금은 인그레스님 말대로 나는 마력 회로를 조작해야 한다. 여기에 뭔가 실마리가 있을 거 같은 기분이 들어.’

‘단순한 마력량만을 늘리는 거였다면 마력원을 섭취하면 되지만, 인그레스님은 먹지 못하게 했지. 근데 아직 1서클인 나에게 왜 조작하라고 했었을까.’


곰곰이 생각을 거듭했던 데미안은 아무래도 떠올리지 못했다. 도대체 왜 그랬을지 알 수는 없지만, 이때까지 자신의 모습을 쭉 보고 있었을 어라이즈 파티의 조언이라 무시할 수도 없었다.


“아 머리 복잡해지네. 내일은 다시 훈련장에 가서 평소처럼 훈련하자.”


**


-지하 55층-


“그만둬!”


“그대의 생각은 참으로 흥미롭네. 우리 주인님이 정말 좋아하겠어.”


‘도대체 이 악마는 뭐지. 왜 나한테 이런 일이. 드디어 A급 모험가가 돼서 꽃피울 시기였는데!’


“제발 누군가 살려줘..”


주변이 피로 난잡하고 A급 모험가는 자신의 잘려 나간 신체들을 죽은 눈을 하고 지켜보고 있었다.


“너의 그 쓸데없는 눈은 필요 없겠지.”


그 말과 함께 날카로운 손으로 눈을 잡아 뜯어냈다. 모험가는 주변의 피가 난무하는 현장에 새로운 피 분수를 일으키며 기절했다.


“하여간 인간들은 조금의 고통도 못 견디는가. 우리 주인의 탐욕을 채워주지도 못하는구나.”


죽어가는 모험가는 그대로 날라가서 벽에 머리를 부딪히고 즉사했다. 그 옆에는 같은 파티였던 동료들이 모조리 다 죽어있었다. 그들의 시체는 그대로 하루가 지나자 자연스럽게 던전에 스며들었다.


**


학교에 도착한 데미안은 아침부터 정문에서부터 묘한 소문을 듣게 된다.


“아쿠엘님의 머리에 큰 혹이 생겼다고?”


“그렇다니깐. 누구랑 싸운 것인지 부딪힌 것인지 아무도 모르고 있지만, 지지자들이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나섰나 봐.”


“그야 싸웠다고 한다면 헬름님 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되지만, 그렇다기에는 헬름님은 아주 멀쩡해 보이셨어.”


“그럼 헬름님이 싸워서 이긴 건가?”


헬름과 아쿠엘이 싸워서 헬름이 승리한 것처럼 이야기가 퍼져나갔다. 이를 듣는 당사자는 차라리 B반 학생과 비겼다는 오명보단 유망한 헬름과의 전투에서 졌다고 곡해되는 게 더 좋았기에 아무런 반응을 하지 못하고 속을 썩혔다.


‘하... 진짜 마법사가 어찌 저렇게 머리가 저리 단단한 거야. 으으 두통...’


수업이 끝나고 훈련장에 도착한 데미안은 오늘도 어김없이 헬름이 제일 먼저 도착해있는 모습을 보았다.


“넌 항상 빠르네.”


“그야 당연하지. 나도 2서클로 올라가고 싶으니까.”


“그렇구나. 아쿠엘 정말 강했었지. 나도 순간적으로 떠오르지 않았다면, 아마 제대로 된 공격도 못 해보고 졌을 거야.”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그건 너 말고도 다른 1학년 학생들도 마찬가지지 않을까?”


“근데 헬름은 이긴 거 아니야? 나 이후로 아쿠엘이랑 결투도 한 모양이던데?”


데미안의 말에 어이가 없는 표정을 희미하게 지으며 헬름이 대답했다.


“너 그거 진짜라고 믿는 거야? 기절했을 상대랑 어떻게 결투해.”


“그야 나랑 싸울 때만 해도 멀쩡했던 아쿠엘의 머리에 큰 혹이 생겼다고 하니까 그렇지.”


“너 아쿠엘이랑 같이 기절했을 때 마지막 기억 기억나?”


“음.. 솔직히 빠르게 이동해서 부딪힌 건 알겠는데 몸끼리 부딪친 거 아니었어?”


평소 표정 변화가 크게 없는 헬름이였지만 묘하게 입꼬리가 떨리고 있었다.


“너 정말로 부딪혀서 더더욱 돌머리 된 거 아니지?”


“도대체 어딜 부딪혔길래 그런 말이...”


그러다 아쿠엘의 상태를 떠올리고 다시 물어봤다.


“혹시 머리?”


“너 그.. 아니다.”


“진짜 머리 부딪혔다고? 그렇다기에는 나는 이렇게 멀쩡한데?”


자신의 모습을 벽에 걸린 거울로 확인한 데미안은 자기 이마를 만져도 보고 뒤돌아보기도 했다. 아무래도 어떠한 이상도 보이지 않았다. 그 모습에 헬름이 고개를 좌우로 젓기 시작했다.


“내 생각에는 너 머리 진짜 돌머리인지도 모르겠다. 한때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나 자신이 부끄러워졌어.”


“오늘따라 너무 돌머리 얘기가 많은 거 아니야? 이거 가스라이팅 아니야?”


“그냥 좀 조용히 훈련이나 해. 내 머리만 아파지네. 아무튼 어제 결투 잘 봤어.”


그렇게 반응한 헬름은 뒤를 돌아 다시 과녁들을 정돈하였다. 그 모습을 멍하니 지켜보며 데미안은 혼자 독백하였다.


‘나 그렇게 돌머린가? 그래도 나쁘지 않은 머리라고는 생각했는데..’


그렇게 독백하기도 잠시 자신의 오늘 목표에 대해 다시 생각해내고 사고를 전환하였다.


‘저런 거에 사소하게 신경 쓸 필요 없어. 마력 회로에만 집중해야 해. 거기에 무언가 실마리가 있을 거 같아.’


가만히 있을 수 없던 데미안은 바로 가부좌를 틀고 자신의 서클을 회전시켜 마력을 활성화해보았다.


‘마력은 확실히 늘고 있네. 마력이 적은 1서클 최대 마법사용 횟수 7회까지 늘렸는데 이를 뛰어넘을 수 있겠어. 근데 최근에 깨달음도 없었는데 왜 마력이 는 거지?’


이상함을 느낀 데미안은 다시 한번 마력 회로를 살펴보았다. 그랬더니 뭔가 흐름이 좋아진 느낌이 든다.


‘왜 흐름이 좋아진 거지? 나에게 최근 있었던 일은 아쿠엘과의 결투밖에 없는데..’


아쿠엘의 결투를 다시 생각해본 데미안은 자신의 마력이 늘어난 계기를 살펴보았다. 평소와 다른 그 상황에서의 차이를 생각하던 데미안은 문득 번뜩였다.


‘혹시 실전과도 비슷한 결투였기 때문에? 혹시 던전을 갔던 상급생들이 서클이 올라가기도 했던 이유가 이런 이유인가? 그래서 학생회장이 이를 앞당기려 했다면?’


데미안은 자신의 깨달음이 확실하지 않고 아직은 추측단계였으나 틀렸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근데 이 마력 회로를 어떻게 조작해야 실마리가 보이는 것일까? 지금은 답이 없으니 항상 하던 대로 해나가 보자.’


[스톤]


항상 데미안의 필수 훈련 중 하나가 되어버린 육각을 만들기 위한 훈련이었다. 오각을 만든 뒤로는 한참 진전이 없었기에 혹시라도 오늘은 될까 싶은 기대가 있었다.

데미안의 영창으로 인해 오각형의 스톤이 생성됐다. 하지만 그 모습은 단순 오각이라 하기에는 끝이 살짝 문드러진 육각형의 모습이었다.


‘앞으로 조금만 더.’


이럴 때면 가끔 순간적인 번뜩임이 떠오르곤 했는데 이번에는 그런 요행은 기대할 수 없었다.


‘그래 그런 기회가 흔하다고 하면 모두 7서클이지.’


마력을 계속해서 움직였기에 피로해진 데미안은 휴식을 취하고 싶어졌다. 하지만 헬름이 옆에서 훈련하는 모습을 보자 처음 카페에서 만난 것이 생각났던 데미안은 말을 꺼냈다.


“헬름, 나 오늘 카페 가려고 하는데 너도 같이 갈래?”


갑작스러운 권유에 헬름의 눈이 살짝 커졌다.


“너 또 나한테 돈 내게 하게?”


저번 일을 헬름도 떠올렸던 것을 눈치챈 데미안은 저번 일의 반성으로써 큰 결심을 했다.


“이번엔 내가 낼게!”


사실 생활비가 언제 부족해질지 모르기에 아껴야 했지만, 전에 업보가 있었기에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서 쓴다고 자신을 위로했다. 하지만 그게 표정에 살짝 드러났는지 안쓰러운 표정을 희미하게 지은 헬름이 말했다.


“너 돈 없는 거 다 알아. 게다가 네가 내가 먹는 걸 살 수 있을 거 같아?”


그 말과 함께 데미안을 손가락으로 지목하고 손가락 5개를 올리는 제스처를 취했다. 귀족 출신이다 보니 씀씀이가 다름 헬름이었기에 남들보다 더 값비싼 간식을 주문하곤 했다. 하지만 같은 카페에서 먹었을 때 그 음식이 그 정도 가격임을 알고 나서 당황스러웠다.


“헬..헬름님 부디 값싼 것으로 부탁합니다..”


자존심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 데미안이었지만, 자신의 생존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


헬름과 함께 카페를 향하고 있던 데미안은 그 길에서 쇼핑하고 있던 니세와 에밀을 만났다. 데미안의 시선을 눈치챈 듯 데미안을 쳐다본 에밀은 흥미진진한 표정을 지으며 다가왔다.


“데미안과 헬름 조합 뭐야 뭐야. 둘이 데이트 하는거야?”


‘정말 이 엘프는 얼마나 사랑 얘기 좋아하는 거지?’


“데이트로 보여?”


“보여”


그러자 헬름이 옆에서 끼어들 듯 말했다.


“데이트는 아니야. 데미안이 카페에서 간식 쏜다고 하길래 가는 거야.”


그러자 에밀이 살짝 걱정하듯 말했다.


“네가 갈만한 곳이 아닌 카페일 텐데 괜찮은 거야? 데미안이면 아마 귀족 카페가 아닐 텐데.”


“아니. 전에도 같이 한번 가봤어.”


그 말에 에밀의 눈이 크게 뜨이면서 물어봤다.


“뭐어어! 벌써 그렇고 그런 사이야?”


엘프가 폭주하기 시작하자 확실히 정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데미안은 말을 꺼냈다.


“에밀, 저번에 어쩔 수 없이 돈 못 냈던 거 기억나?”


“그거야 들었으니까 잘 알지! 아 설마 헬름이 얘기하는게 그때 그 이야기야?”


“맞아. 그래서 내가 사주려고 가는 거지.”


그러자 에밀이 살짝 소악마같은 표정을 지으며 다가오며 말했다.


“나는 안 사주고 헬름만 사주는 거야?”


“그렇게 귀여운 표정 지어도 안 통해.”


“그렇다고 해도 내가 제일 먼저 친해진 친구 아니야?”


아무래도 친구 이야기를 꺼냈기에 가볍게 무시할 수는 없었다.


“맞..긴 하지?”


“그럼, 나한테 한 번 정도는 사줘도 괜찮지 않겠어?”


불쌍한 눈으로 쳐다보는 에밀을 차마 무시할 수 없었던 데미안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내가 쏠게..”


**


카페에 도착한 데미안은 비에 젖은 강아지처럼 축 늘어졌다. 귀여운 얼굴에 머리도 갈색이었던 데미안은 유독 더 그렇게 보였다.


“데미안은 왜 이렇게 푹 처져 있어? 미소녀들한테 둘러싸인 상황인데 더 기뻐해도 되지 않아?”


데미안 자신이 봐도 세 사람은 어딜 가도 눈에 뜨일만한 비주얼이었다. 하지만 평소 그런건 아무 생각도 없던 데미안은 그저 처량하게 자신의 지갑만을 보고 있었다.


“와아.. 신난다.. 다들 얼른 먹을거 골라.”


데미안의 처량한 반응에 에밀이 불쌍하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그런 표정 지으면 우리들이 맘 편히 고르겠어?”


“미안. 그럼 다들 맛있는 거 골라.”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이 에밀이 살짝 비싼 녹차라떼를 주문했다. 같이 따라온 니세도 홍차라떼를 주문했다. 그 모습을 봤던 데미안은 니세한테 물어봤다.


“혹시 너도 사줘야 하는 거지?”


“아니 네놈이 쏘는 것을 먹고 싶지 않아.”


이럴 때만큼은 니세의 데미안을 싫어하는 듯한 태도에 다행이라고 느꼈다. 그다음에 이어 헬름도 바로 딸기잼이 발린 화덕 피자빵을 주문했다. 가격은 조금 나가지만 각자 선호하는 취향이 잘 보이는 선택들이었다.


‘나는 뭐 먹지?’


데미안은 뭐 먹을지 고민했지만 아무래도 전에 제대로 못 먹었던 석청꿀 라떼가 떠올랐다. 그 생각과 동시에 주문을 마무리하였다. 오늘은 혹시라도 도망가게 되는 불상사를 안 일으키기 위해 미리 결제를 끝내두었다.


“주문하신 음식들 나왔습니다.”


간만에 석청꿀 라떼를 먹게 된 데미안은 돈 생각은 잊어버리고 이 순간을 즐기기로 한다. 석청꿀 라떼는 돌 틈에서 생성된 벌꿀로 만들어진 라떼로 토핑으로 벌꿀집이 같이 나왔다. 그러다 문득 시선이 벌꿀집으로 갔다.


‘어 이 모양 잘보면 육각형 아니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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