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머리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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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민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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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7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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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3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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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화

DUMMY

“각오는 되어있습니다.”


“그래. 하지만 여기에 목숨을 걸지는 말거라. 나도 회복 마법사로서 사람을 살릴 의무가 있다. 그렇기에 참조만 하도록.”


우르는 그렇게 당부하고 말을 이어 나갔다.


“우선 낮은 서클의 경우 마력의 흐름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능력과 관조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다. 거기에 마력의 흐름 또한 느린 편이지. 흐름이 느리다면 그만큼 회로의 탄력성 또한 많이 낮지.”

“따라서 재구성하기에는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다. 재구성에도 다양한 형태가 존재하고 누군가의 견해차가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영역이다. 그렇기에 재능과 운의 영역이라고도 할 수도 있기에 가장 어려운 길이다.”


“거기에 이 방법은 마력 폭주로 인해 마인이 될 위험성이 무척이나 크기에 회복 마법사 규범에서도 이 방법을 알려주는 것은 지양하고 있다.”


전까지만 해도 마법을 쓸 수 없게 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느꼈다면 이번에는 마인이 되는 두려움을 걱정하게 되었다.


“마인이라고 하면 제가 아는 그 마인이 맞을까요?”


마인이 되면 본래의 자신과 반대되는 인격으로 바뀌어 던전의 심층에서 머물거나 사회의 뒤편에서 온갖 범죄에 연루되게 된다고 악명높다.


“그렇지. 마인은 절대 되어서는 안 된다.”


우르의 표정은 무언가 사연이 있는 것처럼 보였기에 그 이상 물어볼 수 없었다. 그렇기에 화제를 돌리기 위해 말을 끝맺었다.


“좀만 더 생각해보고 결정해도 될까요?”


“그래. 오늘 중으로 정해서 알려주도록,”


그 말만을 남기고 우르는 환자실을 떠났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파티원들이 그제야 입을 열기 시작했다.


“데미안, 급하게 생각 안 해도 돼. 무슨 결정이든지 존중할게.”


“그래. 넌 기도 사용할 수 있으니까 다른 방식으로 우리랑 같이 파티하면 되니까.”


“네 놈 없이도 파티는 잘 굴러간다.”


사이먼을 제외한 모두가 각자의 방식으로 위로를 해줬지만, 사이먼만큼은 데미안의 눈을 지긋이 보고 있었다.


“무슨 할 얘기 있어?”


“그대 고뇌와 창조는 본래 자신의 속에 있네.”


무슨 말인지 이번에도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사이먼 나름대로 위로라고 생각이 들었다.


“다들 고마워. 잠시 나가서 기다려줄 수 있을까?”


“알았어. 나쁜 생각은 절대로 하면 안 돼!”


나갈 때까지 걱정해주는 에밀이 마지막으로 엄지를 치켜들며 나갔다.


“나를 생각해주는 파티원들을 위해서 나는 절대 이대로 멈출 수는 없어.”


사실 데미안은 이미 우르의 질문에 대한 대답을 생각해두고 파티원들을 밖에서 대기하게 했다. 그러고 나서 혹시 수정구가 반응해주지 않을까 생각하며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하지만 아무런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도대체 어라이즈 파티는 언제 대답하거나, 하지 않는 기준이 뭘까?’


혼자 생각해봐도 아무런 답이 보이지 않기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래.. 내가 언제부터 의지만 했다고..”


이럴 때 한 번쯤은 필요한 조언을 듣고 싶었기에 차가운 수정구가 아쉬웠지만, 이내 자신을 북돋아 주기 위해 양쪽 뺨을 손으로 가볍게 한번 치고 결심했다.


“역시 나한테는 이 선택지밖에 없어.”


**


“그래서 자네는 어떻게 하고 싶은가?”


이미 스스로 결심했기에 질문에 대해 바로 답변할 수 있었다.


“저는 마력 회로를 재구성하겠습니다.”


두 손가락으로 관자놀이를 집으며 우르는 후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하아.. 역시나 이렇게 되는구나.”

“좋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기도 하고 후회해도 의미 없지. 데미안 학생의 생각 잘 알겠다. 그렇지만 나도 두 가지 조건을 걸도록 하지.”


실패하면 마인이 될 수도 있는 방법을 골랐기 때문에 이는 당연한 처사로 받아들여졌다. 그래서 흔쾌히 수락할 수 있었다.


“그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저로 인해 피해를 보시면 안 되니까요.”


“이해해줘서 고맙다. 조건은 크게 어려운 것이 아니다. 우선 하루에 한 번 나한테 검사받고 가라. 그리고 내가 내린 진단이나 의견은 하기 싫어도 잘 들어라.”


생각보다 가벼운 조건이었기에 전혀 부담되지 않았다. 그래도 길어지면 우르의 부담이 될 것이 뻔하기에 회로 재구성을 얼른 끝내고 싶었다.


“최대한 빠르게 해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데미안 그래서 너 어떻게 하게?”


“내가 해왔던 것에서 무언가 단서가 있다고 생각해.”


데미안의 확고한 의지가 느껴지는 말에 에밀이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너 그거 쉽게 말하는데 누구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잖아.”


에밀의 말대로 누군가는 해내는 길이긴 하지만 사실상 혼자 개척해야만 하는 길이다.


“에밀의 말이 맞아. 데미안 네가 아무리 갑자기 좋은 생각이 번뜩이는 사람이라고 해도 이건 경우가 달라. 사람마다 회로도 다르고 누군가의 경험담이 전혀 도움이 안되는 영역이니까.”


헬름도 나름대로 데미안을 걱정하는 모습이 보여졌지만, 한 편으로는 자신이 도움이 되지 않아서 안타까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평소 표정이 큰 변화가 없는 헬름이였지만, 이런 표정을 짓게 만들었다고 생각이 들었기에 숙연해졌다. 이러한 어색한 분위기를 깨는 구원의 말이 건네저왔다.


“데미안 너 에밀에게 방해가 되지는 말아라. 그럼 넌 내 손으로 처리할거다.”


평소였으면 살벌한 대화였겠지만, 데미안에게는 이런 분위기를 깨는 좋은 위로로 받아들여졌다.


“니세 넌 조용히 해줄래?”


역시 에밀이 나설 줄도 알았던 데미안은 조금이나마 자신에 대한 시선이 분산됨을 느끼고 한숨 덜 수 있었다.


“다들 걱정해줘서 고마워. 다들 늦었는데 얼른 돌아가야지.”


“뭔 일 있으면 말해줘. 최대한 도와줄 테니까.”


“마력을 무리하게 운용하지마 데미안. 너 마력도 아껴야 해.”


“그대의 창조와 변혁의 씨앗은 이미 풀려났네.”


마지막의 사이먼의 인사는 뭔가 이해할 수 없었다. 언제나 그랬듯이.


**


‘우웅’


서클이 미세하게 회전하는 소리가 들리지만, 마력량이 터무니없이 적게 느껴진다.


“하.. 오늘은 이럴 날이 아니었는데 왜 이런 결과가 됐을까..”


“쿵쿵”


벽에 주먹을 세게 지른 나머지 손에서 피가 났다. 정육각형의 형태를 만들었지만, 그게 깨달음이 아닌 독으로 작용하였던 사실이 너무나도 분해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풀릴 거 같지 않았다. 병원에 있을 때는 파티원에게 걱정 끼치기 싫어서 티를 내지 못했지만, 엄청난 자기 혐오감이 솟구쳐 올랐다.


“나 때문에 파티원들에게 부담이 배가 되었겠지..”

“곧 던전이 시작되는 2학기가 어느덧 2달로 다가왔는데 언제 이게 해결될지도 모르고.”

“하아...”


큰 한숨을 계속 내뱉었지만 후련해지지 않았다. 평소였으면 이럴 때 공동이라도 가서 마법이라도 운용하는데 회로가 이렇게 되고 나서는 이 또한 너무나 위험한 수단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왜 그때 인그레스님의 말이 떠오른 걸까.”


‘마력원을 섭취하지 말거라. 마력 회로를 조작해라.’


곰곰이 생각해도 아무런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기에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날이 밝아있었다.


“예?”


**


매일 병원에 방문하는 것이 일상이 된 데미안은 우르의 의료실 탁자 위 달력을 보고 있었다.


“벌써 이 생활도 2달이나 지났네.”


“그렇다. 이대로라면 많이 힘들어질 수도 있다,”


이젠 코의 익숙해질 때도 됐지만, 익숙하지 못한 홍차를 가지고 오는 우르의 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을 본 데미안은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했다.


“항상 폐를 끼치네요.”


“그런 말 하지 않아도 된다. 네가 많이 고생하고 있음은 잘 알고 있다.”

“요즘 거울은 보고 다니는가?”


데미안은 우르가 건네주는 거울을 통해 자신을 보았다.


머리는 원래도 풍성했지만, 머리 길이도 많이 길어져서 눈을 아예 다 가릴 정도고 살짝 보이는 눈가에는 검은 그림자가 내려와 있었다. 자신을 보지만 자신과 닮은 사람을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자신의 지금 모습이 많이 음침해진 것은 확인했는가?”


“그렇네요. 신경 쓸 겨를이 없다 보니..”


“마력 회로에만 신경 쓰는 기분은 이해한다만 그 전에 건강이 나빠지면 어떠한 것도 얻지 못하게 된다. 그러니 오늘 하루만큼은 쉬도록.”


“하지만..”


“데미안 학생, 나는 회복 마법사라네. 환자를 돌보는 것이 일임에 자부심을 느낀다. 지금까지 이만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꽤 참아줬다. 그 몰골이랑 주변 사람들을 챙기는 것 또한 중요하다.”


평소의 엄격한 목소리지만 심히 걱정하는 듯한 모습에 차마 거절할 수 없었다.


**


“데미안 드디어 자르기로 결심했구나.”


병원을 나온 발걸음을 그대로 미용실에 도착을 향 그곳에서 에밀과 니세를 만났다.


“자르긴 해야지. 우르님께도 한 소리 들었어.”


“그럼 내가 추천하는 대로 머리 잘라봐 오늘은.”


“그래.”


머리카락은 대충 잘라도 아무래도 좋다고 생각했기에 그대로 맡기기로 마음먹었다.


자리에 앉자 가위가 공중에 뜬 상태로 다가와 말을 걸었다.


“손님 머리는 어떻게 하시겠어요?”


“우왓!”


아무래도 공중에 뜬 가위는 처음 봤기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놀란 반응에 에밀이 크게 웃었다.


“하하하 뭐야 그 반응 처음 보는 거야? 이거 마법 도구야.”

“머리 기장은 대충 이렇게 해주시고 앞머리는 눈썹까지는 쳐주세요.”

“이렇게 주문을 하면 짠!”


가위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서 데미안의 머리가 잘리기 시작했다. 혹시라도 피부랑 닿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엄청 부드럽게 잘려 나갔다.


“신기해하는 반응 좋네. 요즘 그렇게 반응하는 모습 별로 못 본거 같은데.”


“그런가?”


2개월 동안 자신의 마력 회로에 대해 풀어내기 위해 필사적으로 훈련만 해나갔기에 주변에 신경을 쓰지 못했던 것을 깨달았다.


“신경 많이 못써줘서 미안.”


그 말에 에밀이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 네가 우리를 위해서 도와준 것도 많잖아. 우리들은 육각형은 만들지 못해도 오각형에는 어찌 도달했으니까. 게다가 헬름은 2속성 마법사가 되었잖아.”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


“당연한 말이니까. 목숨이 달린 일인데도 우리에게 신경 써주는 모습이 고맙지.”


에밀의 말에 소소한 위로가 되었다. 하지만 도와준 것은 많은 부담을 지게 한 것이 미안해서 한 마디씩 조언했던 것들도 있었기에 조금 정곡이 찔리긴 했다.


“확인해주세요.”


이발이 끝나자 앞에 있는 거울에서 소리가 났다.


음침한 행색의 모습이 열려본 적 없는 이마도 열리고 훤한 인상의 사내가 그 앞에 있었다. 머리가 정돈되니 하얀 피부가 더 두드러지었다.


“역시 내가 전에 자른 것보다 이렇게 전문적으로 자르니까 인물이 사네!”


에밀이 감이 틀리지 않았다는 듯 데미안의 모습을 보며 몇 번이나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눈 밑에 그림자가 너무 심해. 집에 가서 잠은 잘 자라니까!”


눈 밑의 그림자는 아무래도 감출 수 없었기에 잠을 깊게 자지 못했던 것에 대해 30분 정도 꾸중을 들었다.


“이제... 그만...”


“흥! 다음부터는 말 잘 안 들으면 아는 척도 않을 거야.”


“내가 잘못했으니까 그만해줘..”


“그래서 요즘 진행 상태는 어떻게 되가?”


“아직은 큰 차도가 안 보여.”


“내가 평소에 재수 없다고 했던 데미안은 어디에 갔을까 참신한 생각이 안 떠오르다니.”


확실히 근 2개월 동안 에밀한테서 그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음을 자각했다. 참신한 생각이란 것이 떠오르고 깨달음을 얻은 순간이 까마득하게 느껴진다.


‘확실히 2개월 전에는 깨달음의 연속이었지..’


남들보다 늦게 시작했기에 자신이 큰 재능이 없다고 느끼던 데미안이었지만, 어느새 그랬던 자신을 잊어버렸던 것을 깨달았다. 눈앞의 것들만을 해결하다 자신의 목적을 잊었다는 사실도.


“또 뭔가 생각하는 표정이네. 데미안 던전 들어갈 준비는 우리가 끝내둘게. 지금은 너는 너 자신만을 신경 써도 괜찮으니까.”


그 말을 들은 데미안은 저 멀리 달려가기 시작했다.


“아.. 돈은 내고 가야지!”


작가의말

급격한 낙차에 2개월이라는 시간을 쓰고 어느덧 다가온 던전 입장시기.

  

이에 대해 주인공의 시련을 극복하는 모습 기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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