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머리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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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민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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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7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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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7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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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DUMMY

"재밌는 훈련 하고 있네?"


데미안이 뒤를 돌아보자 프로톨이 뒤에 서 있었다. 키는 데미안이 더 크지만, 프로톨이 내려다보는 느낌이 든다.


'작은 거인이란 이런 사람을 얘기하는 걸까?'


"보고 있지만 말고 대답을 해야지?"


그제야 정신을 차린 데미안은 대답했다.


"마법은 뭐든지 재밌다고 생각합니다."


"재밌는 학생이야. 자네"


"네? 저처럼 평범한 사람이 어디 있다고 그래요?"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이 보통 그 얘기 하는 거 알아? 나 이래 보여도 수석 조사관이야."


"그나저나 뭐 하고 있었어?"


데미안은 조금 전 연습에서 실패한 결과가 나왔기에 사실대로 말하면 최근 돌머리, 미친놈이라는 오명을 다시 듣게 될까 최대한 포장해서 얘기했다.


"도형 놀이하고 있었습니다."


"네가 어린이도 아니고 무슨 도형 놀이를 해. 너 미쳤다는 소리 듣거나 돌머리 소리 듣지?"


"네?"


갑작스러운 그 단어들의 향연에 데미안은 차마 부정하지 못하고 당황하고 말았다. 최근 미쳤다는 소리랑 돌머리 소리를 자주 들은 탓인지 익숙해진 것이 원인이었다.


"제 어디가 그런 사람으로 보이십니까? 단순히 조용하게 살아가는 사람일 뿐인데요?"


"너 조용히 살면 평범해 보인다고 생각하거나 그런 건 아니지?"


"네?"


다시 한번 정곡을 찔리고 마는 데미안이었다. 평소 표정 변화가 많지 않은 데미안으로서는 타인에게 어떤 사람인지

간파당하는 것이 당황함의 연속이었다.


"하하하 미안 미안 내가 조금 조사관 특성상 살피는 듯한 행동이 버릇돼서 말이야. 후배에게 너무 파헤치는 행동 해서 미안해."


아까만 해도 작은 거인 같은 이미지였지만 지금은 옆집 삼촌 느낌의 친근하게 느껴졌다. 괜히 긴장했을 데미안을 풀어주게 하려 했음을 데미안은 눈치챘다.


"아니에요. 조사관님한테 파악되지 않을 정도라면 오히려 괜히 의심받는 수상한 사람 아니겠어요?"


데미안은 조용히 눈치챘음을 프로톨를 치켜세우면서 얘기했다.


"아무튼 본론으로 넘어가자. 아까 하던 훈련 그래서 뭐였어?"


"다각의 형태로 스톤을 만들어내는 훈련을 시도 중이었습니다."


"너 지금 서클 몇이지? 1학년이면 당연히 1이지?"


"네."


"1서클이면 단순히 수를 늘리는 거나 공중에 띄우거나 회전시키는 능력이 더 중요하지 않아?"


"그렇지만 한 개도 제대로 못 변화시키는데 늘려봤자 무슨 의미가 있나요?"


"너 그거 누구한테 배운 거니?"


"누가 알려줬으면 이렇게 혼자 연습하지는 않았을 거예요."


데미안은 순간 서러움에 감정을 표출하고 말았다.


"죄송합니다. 예의 없게 들렸었죠?"


프토톨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야 내가 먼저 질문한 거니까 불쾌했다면 미안해. 그건 그렇고 질문을 바꿔서 물어보지."


"언제부터 마법을 배우기 시작했어?"


갑작스러운 또 다른 질문에 의아하며 데미안은 대답했다.


"학교 들어오기 반년 전에 시작했습니다."


이에 프로톨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


"반년에 1서클에 다다랐다고?"


마력을 느끼는 훈련은 보통 어렸을 때부터 시작해서 청소년기에 1서클이 되었다면 보통 마법사의 범주에 들어간다. 이 단계만 하더라도 감각이라는 운과 재능의 영역에 천차만별이며 마력을 느꼈다고 한들 마법을 사용하는 1서클까지는 또 다른 운과 재능이 필요한 영역이다.

따라서 보통 세턴학교에 입학할 수 있는 조건이 1서클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지만 마법사 전형으로 입학하는 입학생이 적다. 가끔 늦게 터득해서 입학만 사람들이 종종 있지만 그건 장수종이지 인간종은 아니다.

그렇기에 프로톨은 물어볼 수 밖에 없었다.


"데미안 너는 인간인가?"


"네, 확실하다고 생각합니다. 부모님들도 모두 인간종이고 혼혈도 아닙니다."


프로톨은 자신이 봐도 인간으로 보인다는 듯 고개를 여러 번 끄덕였다. 그러다 갑자기 훈련장을 보면서 연륜이 느껴지는 어투로 말했다.


"혹시 자네에게는 신의 가호나 무언가를 짊어진게 아닌가 생각이 드는구나. 가끔 큰 운명을 타고난 사람들은 무엇인가 다르다고 한다."


갑작스러운 어투의 변화에 데미안은 의문을 표했다.


"그런 운명은 영웅담의 주인공 같은 사람에게나 쓰는 표현 아닌가요?"


내심 자신이 주인공일지도 생각했던 데미안은 고개를 저었지만, 프로톨의 이어지는 말에 그 행동을 멈추었다.


"자네가 주인공을 하면 되면 그만 아닌가?"


"그게 말기야 쉽지, 어떻게 쉽게 이룰 수 있을 거라고 상상이 되지 않아요."


그 순간 프로톨이 미소를 지으며 얘기했다.


"내가 수사관을 하면서 사람 보는 눈은 잘 틀리지 않는다네. 물론 가끔 틀리는 일도 있네."


"하지만 지금도 여러 사람들이 전설이나 영웅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한 명만 있지는 않았다네. 그중에 한 사람이 되어보는건 어떤가?"


그 말을 들은 데미안의 눈에서 살짝 눈물이 떨어졌다. 자신도 평소 잊고 살았던 영웅 선망의 꿈이 다시 생각났던 것이다. 그 때 데미안의 입에서 프토롤을 처음 본 순간의 생각이 입 밖으로 나왔다.


"작은 거인이란 이런 사람을 말하는 거였군요."


"누가 작다고 그래! 이 돌머리가!"


"돌머리 아니에요. 데미안이라는 이름이 있어요."


그제야 미소가 더 깊어지더니 이제야 듣게 된다는 표정으로 프로톨이 말했다.


"드디어 이름 듣게 되네. 한참 얘기하고 나서야 알려주는 거 맞아?"


"아... 죄송합니다."


이름도 모르는 학생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얘기해줬음에 감사하게 생각한 데미안이었다.


‘괜히 훈련 도우러 오신게 아니구나.’


"그거는 그렇고 맨 처음에 내가 그 질문을 한 의도를 알려주지."


"혹시.. 다시 한번 질문해줄수 있어요?“


잊은 꿈에 대해서 다시 떠올랐던 나머지 전에 들은 질문을 데미안은 잊어버렸다.


"돌머리 아니랄까 봐 바로 물어보네. 아까 네가 혼자서 하고 있던 훈련에 관해서 물어봤었잖아."


이번에는 그 발언을 듣고 당황하지 않고 잘 넘어나는 것에 성공한 데미안은 대답했다.


"아 그 훈련은 말이죠. 마력이 적은 저의 특성상 마법 결과물의 수와 조작보다 밀도를 높이는 것을 더 우선시하기 위한 훈련이었습니다."


순간 진지한 표정으로 변한 프로톨이 잠시 턱에 손을 대고 생각하였다.


'내 대답이 뭔가 이상했나?'


"말할지 솔직히 고민되었지만, 우연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훈련 방법은 3서클에 다다르기 위한 훈련이다."


"네? 전 아직 2서클도 되지 못했는데요?"


"그렇지. 그래서 더 신기한 거야. 물어볼 수밖에 없었고 말이지. 혹시 2서클이 되는 방법은 알고 있나?"


1서클이 된 마법사에게는 2서클로 올라가는 방법은 학교에서 첫 시간에 배울 정도로 모를 수가 없는 정보다. 2서클이 되기 위해선 수를 늘리거나 마법을 조작할 수 있는 경지가 되면 고리가 2개가 된다.


"물론입니다."


"그런데 왜 그 훈련을 먼저 시도하려고 한 거야?"


"마력을 운용해 스톤을 시행하면 구체만 생성되지만 이 형태를 좀 더 각진 형태로 바꿔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형태에 따른 구조 안정성이 확연히 차이 나기에 더 안정적인 구조는 몇 다각형일 때 가능한지 궁금했습니다."


1서클에 밖에 못 미친 학생이 이러한 사고를 한다는 것이 신기한 프로톨이었다.


"그래서 지금은 몇각까지 가능한 거야?"


"삼각이 한계입니다."


오늘 놀랄 게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프로톨은 다시 한번 놀라게 되었다. 사각 정도만 되어도 3서클의 요건 중 하나라고도 볼 수 있었는데 벌써 삼각이라고 하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구에서 벗어난 것만 해도 1서클의 기량을 벗어난 거라고 볼 수 있지. 서두르지 말고 침착하게 해봐."


다른 학생들보다 마법학에 입문한 시점이 늦을 뿐만 아니라 마력량 또한 다른 1학년들보다 더 부족했기에 더 서두르고 있음을 데미안은 납득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 진지한 조언 감사합니다."


대답에 만족한 프로톨은 그대로 뒤돌아 걸어갔다. 그러다가 잠시 멈추고 뒤를 돌아보지 않고 말했다.


"항상 누르는 게 아닌 풀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이상"


그 순간 팟하고 머릿속에서 가벼운 충격이 있었다. 밀도를 높이기만 하고 조금은 낮추려 하지 않았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허리가 굽혀지고 돌아가는 뒷모습에 데미안은 인사했다.


"여러모로 도움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말을 들은 프로톨은 등을 돌린 채 조용히 미소 지으며 손을 흔들며 다른 학생들을 보러 갔다.

방금 전 조언을 들은 데미안은 마법을 다루고 싶어서 손이 근질근질했다.


'안 되겠다. 당장 시도하자.'


[스톤]


'이번에는 사각을 반드시 만들어 보겠어. 삼각에서 한 변을 잡고 그대로 풀어줘 보자.'


마법이 찰흙처럼 변형되어 가고 사각의 모습을 띠어간다.


'조금만 더 하면 돼... 조금 더 세심하게..'


세심하게 컨트롤하지만 데미안의 고질적인 문제인 마력 부족에 가까워진다.


'아 안돼.. 앞으로 조금만 더 제어하면 완성시키는데!'


그 순간 데미안의 제어가 풀리고 변이 한 번이 아닌 두 번 풀어지게 되었다.


'어.. 어라? 왜 오각형이 만들어진 거지?'


제어가 풀린 순간 팽팽했던 마력의 실이 풀어져 사각이 아닌 오각의 형태를 띠게 되었다.


'드디어 해냈..‘


데미안이 생각을 끝내기도 전에 마력 고갈로 인해 쓰러지고 만다. 옆에는 오각의 스톤이 자리 잡고 있었다.


'데미안 별의별 시도를 다 해보는군요. 돌머리라고 얘기했지만 대단하네요.'

'나 때는 이런 서클 따윈 훌훌 넘어갔다 이 말이야.'

'남자다운 모습 잘 봤다. 다시 봤다.'


데미안이 이 목소리들을 들었는지는 모르지만 기절하기 전에 어느샌가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로 쓰러졌다.

그 모습에 인그레스가 살짝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그렇게 칭찬이 고팠었나? 끌끌’


**



'또 꿈인가?'


저번에 본 꿈과 같은 장소에서 눈을 뜬 데미안이 주변을 둘러보고 다시 연합의 문양을 확인했다.


"언제 봐도 대단해 보인단 말이지 이 장소는."


"정신 차렸으면 인사부터 해야지. 요즘 것들은 말이지 예의가 없어 아주. 라떼는 말.."

"몸은 좀 괜찮으세요?"

"너의 투혼 잘 봤다."


오늘도 어김없이 훈화 말씀이 시작될 뻔 했지만, 센스 좋은 엘프의 목소리로 끊기고 열혈남아가 할만한 대사를 내뱉은 목소리의 방향을 찾았다.


"오랜만이네요."


바로 어제도 꿈에서 봤었지만, 아직도 실감이 잘 안 나기에 예전에 봤던 것처럼 시간이 지난 일처럼 느껴졌다.


"역시 미친놈이 분명해. 어제 봤는데 오랜만이라니!"


요즘 따라 자주 듣게 되는 말을 듣게 되니 꿈이지만 꿈이 아님을 느꼈다. 게다가 이게 꿈이라고 한다면 꿈을 꾸기 전에 마지막으로 자신이 본 오각 스톤은 꿈속에서 있었던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 반증이기도 하니 말이다.


"미친놈이든 아니든 어떠한가요? 다시 만나서 반갑네요. 저의 오늘 하루 어땠나요?"


수다 떨기를 좋아하는 인그레스가 수염을 만지면서 바로 질문했다.


"끌끌 애송이치고는 대단하구나. 하지만 왜 아직도 1서클인건가?"


"마력량이 압도적으로 부족합니다. 들으셨을지는 모르겠지만 마법을 배운 게 남들보다 많이 늦었습니다."


세턴학교에 마법으로 입학한 인간 학생들은 대부분 청소년 나이지만 그중에서 나이가 제일 많은 데미안이었다.


"확실히 늦으면 마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지. 마력을 늘리는 방법은 알고 있나?"


"마력 회로를 단련하거나 마력원을 섭취하는 방법과 서클을 늘리는 방법이 있습니다."


데미안의 대답을 들은 인그레스의 눈이 살짝 커졌다.


"마력을 섭취한다고? 그런 게 정말 가능한 게냐?"


"네, 정말로 가능합니다. 요즘은 고위층이나 부자들은 그렇게 늘리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아니면 던전에 파고들어 진귀한 보상으로써 얻을 수 있다고도 합니다."


"수정구에 있는 동안 세상이 많이 바뀌었구나.."


"그럼 너도 마법을 빠르게 익혔으면 마력원을 섭취해서 늘린 게냐?"


작가의말

이번 화를 통해서 주인공의 본심 중 하나를 표현해봤습니다. 왕도와 같은 마음가짐일 수 있지만 오히려 낭만있다 생각합니다. 이번화도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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