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머리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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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7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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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31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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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화

DUMMY

“너 뭔가 재수 없다.”


“사실대로 말하는게 재수 없는 거야?”


“아니 그 자각 못 하는 것도 재수가 없어. 너 이런 점은 돌머리 같아.”


갑작스러운 돌머리 발언에 이 말 요근래 자주 듣는다고 생각한 데미안은 어처구니 없었지만, 왜 재수 없다고 했는지 생각해보았다.


“너 또 그 갑자기 조용해지는 것도 재수 없어.”


“그냥 다 재수 없다고 해 그냥.”


“그건 그렇고 2속성 마법사가 된 거 축하해. ”


갑작스러운 축하 인사를 받은 데미안은 깨달음을 얻었을 때와는 다른 뿌듯함을 느꼈다.


‘이게 인정받는 기분인건가.’


평소 칭찬을 별로 듣지 못한 데미안은 누군가가 인정해주자 기쁘면서도 어색함을 느껴서 머리를 긁으며 말했다.


“고마워.”


“무표정 말고도 다른 표정도 짓는구나.”


“그런가?”


평소 자신의 표정을 볼 일이 없는 데미안은 자신이 무슨 표정인지 확인하기 위해 얼굴을 만져서 확인해보았다. 그렇지만 역시나 잘 모르겠다고 생각한 데미안이었다.


“이제 다시 본론으로 돌아갈게.”


“뭐야 이 얘기 말고도 뭐가 더 있어?”


“너 내 파티에 들어올래?”


“응?”


갑작스러운 파티 권유에 데미안은 의문을 표할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에밀은 뭔가 사정이 있어 보이기에 섣불리 대답하기 힘들었다.

“솔직히 잘 모르겠어. 애초에 나를 왜 권유하는거야?”


“우선 너는 내 비밀 중 하나를 알고 있어. 이 이유만으로도 사실 권유가 아닌 부탁해야 할 정도로 간절하지만, 무엇보다 너의 능력을 높게 사고 있어.”


“너무 과소평가하는거 아니야? 너 정도면 A반에서도 권유가 올 만하지 않아?”


“그건 반대로 과대평가 아니야? 내 실력을 안 숨겼으면 몰라도 숨긴 상태에서는 경쟁력이 떨어져. 실제로 A반은 만만치 않으니까 그들로만 파티를 짤 수도 있어.”


“그래도 에밀의 정령마법 같은 보조마법 사용자도 흔하지는 않지 않아?”


그러자 에밀은 부정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실제로 파티를 짠다면 보조마법 사용자는 필수로 데려가야 던전이 더 편해진다고 수업에서 배우고 있었다.


“역시 그렇구나. 정말로 같이 파티하고 싶다고 얘기했던 사람 없었어?”


그러자 한숨을 쉬고 에밀은 말했다.


“하.. 이건 말 않으려 했는데 A반에 있는 헬름 알지? 걔가 같이 파티하자고 했었어.”


데미안이 듣기에도 뜬금없는 사람의 권유라 새삼 에밀을 대단하다는 시선으로 보았다. 그러다가 하나의 꾀가 떠올랐다.


“혹시 내가 에밀 너의 파티에 들어가는 조건을 하나 걸어도 될까?”


에밀은 조건이라는 말을 듣자 살짝 불안한 표정으로 데미안을 바라보았다.


“뭔데?”


“헬름을 파티에 받아줘.”


“내가 그 얘를 받는게 아니라 들어가는게 되지 않겠어?”


“만약 그렇게 되면 나를 넣어준다는 전제로 들어가는건 어때?”


“너 그렇게까지 같은 파티가 되고 싶은 이유가 있는거야? 혹시 반했다던가?”


“너한테도 안 반했는데, 반하겠어?”


순간적으로 헬름보다 더 좋게 평가해줬음을 느낀 에밀은 살짝 얼굴이 빨개졌지만, 금방 돌아왔다.


“놀리지 말고 무엇을 노리고 있는거야?”


“내가 2속성 마법사가 된 건 이야기했잖아? 나 사실 그 다른 속성이 불마법이야.”


그제서야 의도를 알았던 에밀은 흔쾌히 허락했다.


“그래! 우리 파티가 더 강해질 수 있는데 내가 나서야지.”


“고마워. 나도 열심히 설득해서 불 마법을 익힐게.”


그러자 갑자기 옆에 있던 문이 열리고 빨간 머리의 소녀가 들어왔다.


“당사자 없이도 이런 것을 정해도 되는 걸까?”


갑작스러운 합류에 두 사람은 당황했다.


“네가 여긴 무슨 일이야 헬름?”


“그야 너 옆에 있는 사람한테 궁금한게 있어서 찾아왔지?”


그 말과 함께 두 사람이 데미안을 쳐다보았다.


“저를요?”


그 말을 들은 헬름은 어이가 없는 표정으로 데미안을 바라보며 말했다.


“너 어제 잘도 도망가놓고 그런 얘기 하는거야?”


“어제는 감사했습니다. 대신 결제도 해주시고.”


“그거 네가 멋대로 도망간거잖아.”


“그야 제가 마시던 라떼를 그것도 제 빨대로 드시면 놀라서 도망가죠.”


그러자 그 옆에 있던 에밀이 놀라서 반응했다.


“너희 둘이 벌써 그런 사이야?”


참으로 이 엘프는 사랑 얘기를 좋아한다고 생각한 데미안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내 반응을 보고도 그런 말을 하는 너도 참 대단하다.”


“당연히 농담이지. 본론으로 넘어가자.”


방금까지 눈을 초롱초롱하게 뜨며 이야기하던 것이 전혀 농담으로 들리지 않았던 데미안은 고개만 끄덕였다.


“헬름 너 우리랑 파티하는거 어때?”


“우리라는 건 너 옆에 있는 얘를 포함하자는 거야?”


“그리고 전에도 말했잖아. 니세도 포함해서지.”


“그러면 그 멤버 수가 벌써 4명이 되는데 괜찮겠어? 파티는 5명이 최대잖아.”


“아무래도 A반 인원을 더 끼워 넣고 싶을지는 모르겠지만, 니세는 몰라도 데미안은 믿어봐.”


에밀은 그 말을 하면서 데미안을 지켜보았다. 그 시선을 따라 헬름도 지켜보았다.


“그 애 이름이 데미안이구나. 이제야 이름 알았네.”


그 반응에 반대로 에밀이 놀라서 데미안에게 말했다.


“너 이름도 알려주지 않은거야?”


“그야 그 정도의 친분이 없었으니까.”


“그런데도 나한테 그런 조건을 걸자고 한거야?”


그러자 아까 에밀과 데미안의 말을 엿들었던 헬름이 말했다.


“그러게. 내가 그런 조건을 들어줄 줄 알고 이야기한 것은 대단하네.”


“헬름님, 저에게 1서클의 불마법을 알려주시면 조사관님이 왜 저에게 먼저 오셨는지 알려드릴게요.”


“그럼 그 얘기부터 먼저 듣고 생각해볼게.”


학교에 다니고 있어도 속성 마법은 쉽게 배울 수 없었기에 내 얘기보다 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고 입을 열었다.


“조사관님이 오신 것은 저의 마법 훈련 방법에 흥미를 보이셨기 때문입니다.”


데미안의 대답에 눈이 커진 헬름은 데미안에게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댔다.


“그게 뭔데?”


“이 훈련법은 저만의 방법이기에 파티가 되어주시면 공유하기로 합시다.”


“그게 뭔지도 모르는데 공유하자고 하는거야?”


데미안은 그 말에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야 조사관님이 흥미를 가지신 훈련법이면 보잘것없는 방법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일리가 있는 데미안의 말에 쉽게 부정할 수 없었던 헬름은 잠시 고민 끝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너의 꾀에 넘어가줄게. 어차피 저 에밀을 끌어들이려면 너도 들어와야하고 어쩔 수 없지.”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근데 이젠 같은 파티원이니까 말 편하게 하자.”


“제가 어찌 반말을 합니까?”


학교는 표면적으로는 신분제가 존재하지는 않지만, 암묵적으로 평민 출신은 귀족이나 상위층에는 존댓말로 얘기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었다. 실제로 귀족 출신들은 더 대우받고 있고 케어도 받고 있으며 학교를 졸업하고 나가게 되면 어차피 신분제의 모습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그 중 헬름의 가문은 중립지역인 세턴학교 옆에 있는 용의 후손이 세운 나라라고 알려진 불카누스 제국의 공작가문이다. 그래서 평범한 신분인 데미안도 관심이 없어도 알 수밖에 없는 신분이었다.


데미안의 말을 듣고 잠시 턱에 손을 대고 고민하다 고개를 들은 헬름이 말했다.


“나중에 어떠한 책망도 하지 않는다고 우리 가문의 이름을 걸고 약속할테니까 말 편하게 해도 돼.”


평소 표정 변화가 적어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기 힘든 헬름이었지만, 용의 후예 가문이라는 자긍심을 가졌기에 거짓이라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래서 데미안도 믿고 말을 놓기로 결심했다.


“그럼, 말 편하게 할게. 고마워 헬름.”


그제서야 헬름의 입꼬리가 미세하게 올라가는 것과 동시에 데미안에게 손을 뻗어왔다.


“잘 부탁해 데미안.”


데미안도 손을 마주 잡아 악수했다. 그러자 그 모습을 아까부터 쭉 지켜보던 에밀은 볼을 부풀리며 말했다.


“나는 아주 병풍 취급이구나. 나 이 파티 나갈래.”


그 모습을 본 데미안은 헛웃음이 나올 뻔했지만 참고 남은 왼손을 에밀한테 내밀었다.


“잘 부탁해 에밀.”


그 말과 동시에 헬름도 데미안과 악수하고 있는 오른손 손등을 에밀과 악수하고 있는 왼손 손등에 가져다 대고 말했다.


“에밀 잘 부탁해. 그리고 내 눈은 틀리지 않으니까.”


둘 사이에 전에 무슨 대화가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헬름의 말로 에밀이 자신감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그나저나 니세한테는 말 안하고 이렇게 우리끼리 막 정해서 끝내도 돼?”


그러자 귀찮다는 듯이 에밀이 말했다.


“그냥 통보만 해주면 돼.”


그걸로 정말 충분한지 의아한 데미안이었지만, 친한 친구같이 보였으니 괜찮다고 생각한 데미안이었다. 그러다 문득 파티 멤버들이 다 여자로만 구성되어 있어서 기가 눌릴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 데미안은 돌파구를 생각해 냈다.


“혹시 마지막 멤버는 되도록 남자로 해도 될까?”


“데미안 너 친구 없는데 어디서 데려오게?”


갑작스러운 공격에 정신이 혼미해질뻔 했지만 금방 정신 차리고 데미안은 말했다.


“아무래도 여자 4명, 남자 1명보다는 여자 3명, 남자 2명 구도가 더 괜찮지 않아? 예를 들면 던전 내에서의 생활면에서도 나는 남자여서 혼자 떨어지는 경우가 생길 수 있으니까.”


그 말을 들은 일행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표했고 헬름은 그 말에 한 말을 더 얹혔다.


“대신에 한 명은 A반이나 C반으로 하자.”


그러자 A반은 그렇다 치더라도 C반을 얘기할 줄 몰랐던 데미안은 의문을 표했다.


“C반은 뭔가 있어?”


“우선 A반에서 영입하면 파티가 더 강해질 수 있지. 그 점은 높다고 생각해서 나도 고려는 하고 있어.”

“하지만 A반은 나를 포함한 3개 추종자 단체 같은 느낌으로 구성되고 있어. 따라서 파티로써는 별 도움이 안되는 학생이랑 짜야하는 변수가 있지.”

“그리고 두 번째 이유로는 A, B반은 평민이 거의 없는 반인 반면 C반은 평민이 많이 구성되어 있지.”


이 말을 들은 데미안은 헬름의 의도를 깨닫고 계속해서 말했다.


“C반에서 숨겨진 보석을 찾고 싶다. 이 말이구나.”


“정확해. 당장에 너처럼 B반이면서 2속성 마법사도 있으니까. 그리고 C반 출신으로 높은 자리에 오른 사람들도 많잖아. 그래서 뜨기 전에 먼저 우리 파티로 끌어들이고 싶어.”


“근데 C반이랑 친한 사람 여기에 없지 않아.”


“그래서 A반이나 C반으로 이야기한거야. 어차피 2학기 때부터 던전입장이 가능하니까 아직은 몇 달 남았으니.”


“그러면 모든 반이 모이게 되는 마법 훈련 시간 때에 눈여겨봐야겠네.”


남은 파티원에 대한 기준을 대강 정하고 나자 헬름이 말했다.


“그건 그렇고, 공유하기로 한 것은 오늘 학교 끝나고 얘기하자.”


“그래. 여기서는 마법 쓰기도 그러니까 보여주는게 더 빠르기도 하고.”


그러자 에밀이 손을 들고 얘기했다.


“혹시 나도 괜찮으면 같이 참석해도 될까?”


파티원이 강해지면 손해 보는 것은 없기에 데미안과 헬름은 눈을 한번 마주치고 고개를 끄덕였다.


“고마워. 근데 장소는 어디서 볼래? 연습 장소 같은 곳이 좋을 거 같은데 각자 어디서 연습하는지 얘기해줄래?”


“나는 연습하는 곳에 추종자들이 오는 경우가 있어서 좀 피곤할 거 같아.”


그 말을 들은 에밀도 마찬가지라는 식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나는 그냥 학교 기숙사 주변에서 연습하고 있어. 그래서 가끔 데미안 같은 사람이랑 마주치기도 해.”


사람을 환상의 동물 취급하는 느낌이라 기분이 묘했지만 결국에는 자신의 장소가 최적임을 깨달은 데미안이 말했다.


“내가 연습하는 던전 공동이 있어, 거기는 어때?”


그러자 두 사람이 놀라는 표정으로 데미안을 보고 말했다.


“어떻게 1학년이 그 장소를 벌써부터 예약할 수 있어.”


그 말에 찬성하듯 헬름이 말했다.


“1학년부터 신청을 할 수는 있지만 교장선생님의 승인이 잘 나지 않는 곳이라 1학년은 그 곳에서 훈련하는 사람은 없어. 근데 네가 도대체 어떻게 승인받을 수 있었던 거야?”


“사실은 말이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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