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머리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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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민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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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7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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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4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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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화

DUMMY

[블라인드]


사이먼이 이상한 포즈와 함께 마법을 영창하자 검은 안개 같은 형상이 표적의 머리 부분을 가렸다. 그렇게 마법이 시전되고 나자 갑자기 사이먼이 무릎을 꿇었다.


“크흑.. 역시 나의 암흑력이 부족해..”


다들 마법에 대한 반응과는 다르게 사이먼이라는 인물에 대해 이상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데미안을 포함한 몇몇은 던전에서 이를 활용하면 어떤지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우리에게 필요한 디버프를 가지고 있고 부족한 마력량은 던전에 들어가면 해결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한 데미안은 사이먼의 뒷모습을 지켜보았다.


**


실습 훈련이 끝나고 데미안은 바로 에밀을 찾아갔다. 오늘은 옆에 니세가 같이 있었다.


“에밀, 너는 누구를 권유해볼지 생각해봤어?”


데미안이 질문하자 옆에서 니세가 끼어들며 말했다.


“너는 왜 에밀한테 친하게 지내는 거지?”


무척이나 경계하는 태도에 데미안이 어이가 없었으나, 에밀이 옆에서 도와줬다.


“전에도 말했잖아. 데미안과 헬름을 넣어서 4명 파티가 되었다고!”


에밀이 살짝 강압적으로 말하자 니세가 주눅이 들었다.


“그래도 에밀 우리는 ..”


“괜찮아. 그라면 이미 나의 비밀 하나를 알고 있어. 너의 의견을 안 물어보고 정한 것은 미안해. 그래도 데미안과 함께라면 뭔가 찾을 수 있을 기분이 들었어.”


잠시 그 말을 듣고 진지하게 생각해본 니세는 결정했다.


“알겠어ㅇ.. 에밀니..ㅁ이 그러시다면 ..”


“에흠!”


니세가 에밀과 대화할 때는 가끔 말투가 이상해지는 것 같아 의아해했지만 금방 돌아왔다.


“그렇다면 믿어볼게. 대신 데미안 너 에밀에게 폐는 끼치지 말고.”


에밀과 니세가 도대체 얼마나 친한 건가 생각한 데미안은 얕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믿어줘서 고마워. 나도 파티가 된 이상 묻혀가지만은 않을 거야.”


그 말을 들은 에밀이 즉시 부정했다.


“그럴 리 없어. 데미안, 네가 알려준 마법 훈련 방법 덕에 나랑 헬름도 벌써 성장하고 있잖아.”


“하지만 별거 없는 것인걸..”


“자신의 훈련 방법을 거의 아무런 대가 없이 주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건지는 알기는 해?”


에밀이 가끔 좋은 말을 해주지만 그렇다고는 해서 들을 때마다 뿌듯해지는 데미안이었다.


“고마워. 그렇게 말해줘서.”


잠시 니세랑 얘기하다 내용이 산으로 갔지만 다시 본론이 떠오른 데미안이었다.


“그러고 보니 오늘 우리 파티 마지막 멤버로 괜찮은 얘 찾았어.”


벌써 찾았다는 데미안의 말에 살짝 의심이 든 데미안이었다.


“그렇게 빨리 정할 수 있다고?”


“솔직히 말하면 너희들이 반대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어.”


그 둘 사이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니세가 갑자기 끼어들었다.


“너 설마 또 여자로 구성하려고? 벌써 4명이 여자야! 한참 때 나이라고 해도 그런 생각을 한다니 불순...”


그 말을 들은 에밀은 살짝 관자놀이에서 힘줄이 솟아오른 표정으로 다가와 머리를 붙잡았다.


“적당히 하자?”


에밀의 표정이 무서웠는지 바로 니세는 수긍했다.


“네.. 죄송합니...다...”


“그래서 데미안 누구를 지켜본 건데?”


에밀과 니세의 모습을 재밌게 보던 데미안이 오늘 훈련 마지막 장면을 떠올리며 말했다.


“C반의 괴짜 학생 누군지 기억해?”


“아 그 뭔가 이상하게 마법을 쓰고 이상한 대사를 하던 그 아이 말하는 거야?”


“맞아. 우리에게 필요한 디버프를 가지고 있어.”


데미안의 말을 듣는 니세는 다시 뭔가 딴죽 걸고 싶은 표정이었으나, 조금 전 일로 인해 입만 뻥긋하는 정도에서 끝났다.


“하지만 디버프 한번 쓰고 마력 고갈이면 큰일 아니야?”


“그래서 생각한게 마력원이야. 어차피 던전에 들어가게 되면 접하게 될 테니까. 물론 사이먼이 동의를 한다면 이지만.”


“근데 던전 내에서 나온 전리품은 어떻게 분배하게?”


“마력원이 그렇게 사용된다면 나머지는 사이먼 외의 파티원끼리 분배해야겠지. 하지만 지금 그런거 정하는 것은 이른 거 같아. 우선 헬름도 같이 모여서 얘기해야 할 거야.”


“그것도 그렇네. 우리끼리만 정할 게 아니니까.”


“에밀은 누가 좋을지 생각해봤어?”


데미안의 질문에 에밀이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미안, 사실 그런거 신경쓰면서 보지 못했어. 하하.”


“뭐 그럴수도 있지.”


데미안은 그렇게 말했지만, 낮에 본 에밀의 눈빛이 다시 생각났기에 무슨 연관이 있었을것이라고 짐작했다.


“그럼 난 이만 가볼게. 다들 피곤할텐데 얼른 쉬어. 내일 봐.”


데미안은 그 말을 남기고 공동으로 향했다. 그 뒤에서 에밀이 말했다.


“권유 열심히 해!”


**


“뭐야 오늘은 오는 것이 늦었네.”


데미안이 공동 입구에 도착하자 이미 헬름이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에밀네랑 얘기하다가 와서 조금 늦었어. 에밀은 오늘 쉬는 거 같아.”


“어떤 얘기를 했는지 궁금하네. 그러고 보니까 오늘 마지막 파티 멤버에 누구를 권유할지 잘 봐뒀어?”


“그렇지 않아도 그 얘기를 전하기 위해서 왔어.”


그러자 눈동자가 순간 커진 헬름은 데미안의 눈을 보며 말했다.


“벌써 찾았다고? 내가 봤을 때는 A반에서 찾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었는데. 너도 그렇게 생각한 거야?”


역시 아무도 사이먼을 주목한 사람이 없었음을 알았다. 그래서 어떻게 설득할지 고민하며 이야기를 꺼냈다.


“C반의 마지막 학생 기억해?”


그 말을 들은 헬름은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


“설마 그 얘를 추천하는 건 아니지?”


“뭔가 싫어하는 건 잘 알았어. 하지만 그 디버프 마법은 우리 파티에 많이 유용할 거로 생각해.”


“디버프적인 면에서만 보면 그렇게 생각하는건 이해해. 그렇지만 데미안 한 번만 쓰고 빠지는 동료라면 오히려 던전에서 짐이 될 수도 있어.”

“게다가 그 영문 모를 말을 하는 그랑 의사소통이 잘될 거라고 생각하긴 힘들어.”


“물론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던전에 들어가서 마력원을 복용시킨다면 어떻게 될까?”


그러자 조금 고민하는 행색을 취하는 헬름이었지만,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마력원을 네가 안 먹어봐서 그럴 수도 있다고는 생각하는데, 많은 양을 먹게 되면 폭주할 가능성이 있어. 게다가 마력원의 가치는 높은 거 잘 알지?”


데미안은 다른 말보다 헬름에게는 데미안이 빈곤하다는 이미지로 박혀있다는 말로도 들리기에 슬퍼질 뻔했지만 일단 대답했다.


“그래.”


“너 갑자기 표정이 굳었네. 괜찮아?”


“아.. 아니 괜찮아. 마력원이 비싸긴 하지.”


“그래. 그렇기에 팔게 되면 너의 생활비로써도 보탬이 되지 않을까?”


사이먼의 유용성만 생각한 나머지 다른 자잘한 면을 생각하지 못한 데미안은 헬름의 사려 깊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물러설 생각은 없었던 데미안은 설득을 이어갔다.


“그렇네. 그 생각은 미처 못했네. 하지만 그건 나중을 위한 투자라고 해두고 싶어. 만약에 그 마력원으로 성장이 가능해진다면, 그 가치만큼 마력원 외의 보수 중 사이먼에게 가는 보수를 우리끼리 더 받아가면 되는 거니까 어떻게든 될 것으로 생각해.”


“음. 그렇게 해서라도 데려가고 싶은 이유가 있어? 디버프라고 하면 A반의 다른 학생들도 효과가 좋아 보이지 않았어?”


데미안도 다른 학생들을 보며 고려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었다. 실제로 능력만 놓고 보면 A반과 B반 학생들이 더 강해보였다. 하지만 데미안이 생각한 것은 달랐다.


“오히려 눈에 띄게 보이지 않았기에 더 극적인 효과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 특히 디버프 마법은 말이지.”


그렇게 말하자 헬름은 눈동자가 커지며 데미안을 바라보았다.


“그 착안점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못했네. 확실히 다른 학생들보다 화려한 느낌이 적고 오히려 음침한 느낌이 들 정도였지. 실제로 미약한 마력이 느껴졌는데도 티가 안 나는 효과였으니까.”


“맞아. 그렇기에 마법에 눈이 가지 않고 그 특이한 복장과 어투에 시선이 모여진 것이 아닐까 생각해. 게다가 다른 학생들도 원래라면 던전 파티에 대해 미리 짜두는 경우가 덜 했을텐데, 이번 학생회장의 발언으로 인해 경쟁이 빨리 시작되었을거라 생각해. 그래서 다른 파티에 스카우트 당하지 않을 만한 학생을 고르는게 좋다고 생각했어.”


“그렇지. 너는 혹시 그 안에서도 상대적으로 권유하기 쉬운 얘를 선택했다는 거지?”


그러자 데미안이 살짝 어이없다는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네가 봤을 때는 그 말투의 상대를 대하는게 쉬울 것 같아?”


그 반응에 헬름도 데미안 같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너는 머리가 잘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면서 가끔 보면 돌머리 같은 사람처럼 보이네. 너도 남들이 보면 괴짜처럼 보이는 사람이라. 끼리끼리라고 하니까 잘 권유할 수 있을 거야.”


마치 당연하다는 듯 신랄한 평가를 들은 데미안은 머리가 복잡해졌다. 학교생활을 평범하게 지내왔다고 생각한 데미안이었지만, 남들이 보기엔 뭔가 독특하게 보이는 것일까 생각했다. 게다가 권유를 내가 해야 하는 듯한 압력을 파티원들에게 받은 데미안은 마법 훈련도 고민해야 하는데 설득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막막했다.


‘내 머리가 석 자다 석자.’


그래도 혹시나 해서 헬름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혹시 조금 도와줄 수 있을까?”


“불러주는 것은 얼마든지 해줄 수 있지. 하지만 설득은 내가 하면 통하지 않을 거 같은 기분이 들어. 방금도 말했다시피 괴짜는 괴짜가 통할 테니까.”


더 이상은 방법이 없는 데미안은 체념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 고마워. 내일 사이먼을 이쪽으로 불러줄 수 있어?”


“알았어. 내 메이드에게 부탁해보면 가능할 거로 생각해.”


헬름의 대답에 어떻게 설득할지 고민하기보다 지금은 마법에만 집중하고 싶다고 생각한 데미안은 훈련을 시작했다.


**


“이제 왔구나! 데미안.”


오늘도 헬름이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뭔가 너는 항상 빠르게 오네. 그렇게 훈련하는게 좋아?”


“그것보다는 너도 알잖아. A반의 추종자 그룹에서 벗어나고 싶으니까 그렇지. 상대하기 너무 피곤해.”


“싫으면 말하면 되는 거 아니야?”


헬름이 그 말을 듣자 고개를 살짝 숙이고 말했다.


“A반은 아무래도 귀족 출신들이 대부분이라 가문 간의 사정과도 관련이 있는 거라 빼놓을 수는 없지. 그래서 여기로 오게 되면 적어도 그런 신경은 안 써도 되니까 편해.”


귀족들의 삶이란 이렇게 피곤한 건가 싶을 정도의 행색을 보이자 데미안은 귀족이 그렇게 좋지만도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데미안이 생각하는 동안 뒤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너희 둘 다 일찍 왔네. 데미안은 우리랑 같이 끝났는데 혼자 이렇게 일찍 도착한거야?”


데미안이 뒤를 바라보자 에밀과 니세가 같이 오고 있었다. 니세는 공동에는 처음 오기에 조심스럽게 주변을 살펴보면서 오고 있었다.


데미안에게 들리지는 않지만 작은 목소리로 니세가 에밀한테 말했다.


“위험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게 괜찮다니깐!”


데미안에게는 에밀이 갑자기 괜찮다는 소리를 꺼낸 모습밖에 보이지 않았다. 항상 비슷한 일이 있었기에 또 그런 건가 싶은 데미안이었다.


“그야 나는 여기가 제일 편하니까.”


“하긴 반에서 보통 혼자 있었으니까 여기가 편하겠지.”


“주인 닮아서 음침한 공동이네.”


에밀의 말에 니세가 맞장구치며 한 소리에 뭔가 신랄한 평가를 어제, 오늘 듣는 기분이 든 데미안이었다. 괜히 생각해봤자 농담이여도 기분만 상할까 싶어 화제를 전환했다.


“그러고 보니까 사이먼은 오늘 온데?”


“음.. 나름 정중하게 권유했으니까 올 거야.”


헬름이 눈을 피하며 이야기하자 데미안은 뭔가 아직 말도 나눠보지 않은 사이먼에 대해 동질감을 느꼈다. 마치 처음 헬름이랑 얘기했을 때의 데미안과 같은 처지처럼.


**


“똑똑”


다들 어느 정도 훈련하고 휴식을 취하던 때 공동 입구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다. 드디어 올 것이 왔다고 생각한 데미안은 문을 열었다. 문을 여니 여전히 검은 차림의 교복 복장을 하고 안대를 쓰고 있는 사이먼이 살짝 긴장한 채 서 있었다.


“와줘서 고마워. 나에 대해서 알지는 못하겠지만 자기소개를 하자면 현재 B반에 있는 데미안이라고 해. 나머지 두 사람에 대해서는 잘 알지?”


데미안의 간략한 자기소개에 사이먼이 안대를 살짝 들어 올리며 데미안을 쳐다보고 말했다.


“우리 사이에 그런 자기소개는 필요 없다. 나의 전생의 인연이 여길 이끌었으니, 다시 우리들의 신화가 시작되겠구나! 크큭.”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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