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머리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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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민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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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7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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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30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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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DUMMY

“너 봤구나?”


데미안은 순간 등골이 오싹한 느낌이 들었지만, 무표정으로 일관해 그 상황을 넘어가려했다.


“응? 뭐를?”


“알면서 모르는 척하기는.”


“나 기숙사 들어가고 싶은데 얼른 자러 가도 될까?”


“끝까지 시치미네. 너 그 옆에 한번 봐볼래?”


그 말을 들은 데미안이 옆을 보자 다람쥐 형태의 정령이 여기를 쳐다보고 있었다.


“귀엽다. 이 다람쥐 만져봐도 돼?”


“이 상황이 돼서도 너무 뻔뻔한거 아니야?”


손으로 머리를 짚고 어이없어하던 에밀은 데미안을 내려주었다.


“고마워. 이제 가볼게.”


데미안이 서둘러 도망가려 하자 에밀이 말했다.


“가도 좋은데 대신 오늘 본 것은 다음에 머리 자르고 오면 봐줄게.”


“하.. 그렇게까지 말하면 자르고 나면 더 이상 트집 잡기 없기다?”


그러자 에밀이 미소를 지으며 손을 불끈 쥐며 말했다.


“좋아!”


그 대답을 듣고 데미안이 뒤로 가려다가 문득 멈춰섰다.


“아 맞다. 나 머리 잘라본 적 없는데 혹시 도와줄 수 있어?”


최근 부모님 근황이 뜸해진 나머지 생활비를 아껴 써야 할 필요성을 느낀 데미안이었다.


“그냥 샵에 가서 자르면 되잖아.”


그러자 데미안은 옷을 가리키며 얘기했다.


“딱 보면 보이지 않아. ‘여기 나 서민이요’라는 글자.”


“그래.. 너무 잘 보여서 탈이지.”


평소 데미안은 세탁은 잘하고 다니지만 다른 고위층 출신들처럼 생활을 보조해주는 사람도 없었기에 혼자 관리해야 해서 옷이 항상 주름지어져 있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에밀은 데미안이 샵에 갈 돈이 없다고 생각한 끝에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내가 자르라고 한 것도 있고 내 실력이면 앞머리 정도는 잘 자를 수 있을거야.”


“어? 에밀이 직접 자르는거야? 근데 어떻게 자르게?”


잠시 생각을 하던 에밀은 자신의 허리춤 옆에서 매직 포켓을 열었다. 매직 포켓은 공간마법이 들어간 주머니로 눈에 보이는 크기 이상의 것들이 들어가는 곳이다. 거기에서 활이 꺼내지고 있었다. 순간 데미안은 그 모습에 역시 엘프는 엘프다 생각하면서 활과 매직 포켓을 지켜보았다.


‘저거 있으면 나중에 편할거 같으니까 여유가 생기면 꼭 사야겠다.’


그러자 에밀이 활의 날 부분을 건드려 마력으로 된 화살을 만들어냈다.


“그거야 그냥 날붙이로 쓱싹하면 되는거 아닐까?”


그 말과 함께 엄청난 속도로 화살이 지나가고 데미안의 앞머리가 일자로 잘렸다. 그 모습에 데미안이 크게 놀라 뒤로 자빠졌다.


“너 사람 죽일 생각이야?”


“그럴 리 없잖아. 사람 죽이면 학교 못 다니는데.”


“그러면 사람 죽여도 학교 다닐 수 있다라고 한다면 죽이고 다니겠네.”


그러자 에밀은 무표정으로 바뀌면서 말했다.


“모르겠네.”


그 모습이 왠지 모르게 손에 피를 묻혀본 사람이 이런 표정을 하지 않을까 생각할 정도의 스산한 모습이었다.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 분명한 느낌이 든 데미안은 물어볼까도 고민했지만 그건 아니다 싶은 데미안은 조용히 쳐다보았다. 데미안이 아무 말이 없자 에밀은 웃는 표정을 짓고 말했다.


“너 쫄았어? 당연히 농담이지.”


“그렇지? 난 또 정말인줄 알았어.”


“그건 그렇고 역시 내 예상이 맞았네. 머리 자른 게 훨씬 낫네.”


그제야 머리카락이 잘렸다는 사실을 기억한 데미안이 옆에 있는 물가에 얼굴을 가져다댔다. 데미안은 솔직히 뭐가 나은지 별다른 의식을 가지지 못했기에 의문을 표했다.


“그냥 평소의 나랑 뭐가 다른데?”


‘음.. 자기 얼굴을 봐도 인지를 못하는 건가.’


데미안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받아들일지 고민하던 에밀은 입을 열었다.


“너 그 앞머리 상태로 돌아다니면 갑자기 말 걸거나 귀엽다는 얘기를 많이 듣게 될거야.”


“뭐? 말 걸리는건 요즘 너 하나로도 벅차.”


귀엽다는 표현에 대해서는 가볍게 무시한 데미안이 지친다는 표정으로 에밀을 바라보았다.


“지금은 몰라도 앞으로 알게 될거야.”


에밀의 알 수 없는 말에 데미안은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귀찮은 일은 질색이라 생각한 데미안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무튼 더 이상 트집잡기 없는거다?”


“그래. 얼른 돌아가서 쉬어.”


그제서야 해방된 데미안이 콧노래를 부르면서 기숙사로 복귀할 수 있었다.


**


기숙사로 돌아온 데미안은 조금 전에 본 이중 영창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이중 영창은 어라이즈 파티가 활동한 시기가 아닌 그 이후 100년 전에 급부상한 영창이었다. 기존의 1영창씩 따로 영창하던 방법에서 더 과정이 빠르게 이어지는 이중 영창은 새로운 패러다임이었다. 보통 이중 영창을 하려면 자기 속성이 최소 2개는 있어야만 사용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속성은 상생의 속성이어야만 했다. 에밀의 경우는 어떤 속성이였을지 데미안은 생각했다.


‘우선 에밀은 나무속성을 가지고 있었고, 그 뒤에 이중영창 시동어인 [트위스트]를 사용했었지. 그 후 나무 속성과 무언가 어떤 속성이 융합해서 나무 마법이 더 단단해졌지.’


이를 생각한 데미안은 속성 마법의 기초 교과서를 펼쳐 보았다. 이는 첫 시간에 배우는 내용으로 불, 물, 나무, 대지, 금속 마법 5가지 속성의 초창기 마법 이론이었다. 주된 내용은 대지에서 금속이 생기고 금속에 이슬이 맺혀 물이 되고 물이 나무를 자라게 하며 나무가 풀에 타 원료가 되는데 다 타면 재가 되어 흙이 된다는 이론이다.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던 이론이지만 이에 초점을 맞춘 사람은 가장 최근까지 살아있는 7서클 마법사인 솔루였다. 어라이즈 파티 다음으로 데미안이 좋아하는 인물이었다. 이 마법이론을 보니 데미안은 에밀이 어떤 속성 보유자인지를 알 수 있었다.


“역시 에밀은 물과 나무 두 속성을 가지고 있었구나. 근데 왜 에밀은 B반이 된거지? 두 속성을 가지고 있고 정령마법 사용자면 A반으로 배정될 근거로는 충분하고도 남을텐데.”


갑작스러운 의문에 대해 데미안은 생각해보았다. 그 순간 조금 전 에밀의 표정이 떠올랐다.


“뭔지는 몰라도 무언가 사정이 있어 보이네. 그래도 친구도 있으니까 나보단 사정이 더 낫겠지.”


그러다가 에밀이 자른 앞머리를 만져본 데미안은 가볍게 웃으면서 생각했다.


‘그래도 머리도 잘라줬으니까 한 번은 꼭 나도 도와줄게.’


“그건 그렇고 나는 정말 속성이 하나일까?”


이 말과 함께 데미안은 고민에 빠졌다. 데미안이 이때까지 사용했던 마법들을 분석하는 와중 최근에 사용했던 자갈이 떠올랐다. 자갈은 보통 모래가 갈려서 만들어지는데 모래에서 자갈이 되었다는 것은 그 과정의 역방향이므로 강한 압력과 열이 있어야하지 않았을까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건 내가 다각을 만드는 훈련을 하면서 늘은 것이 아니었었나?’


데미안은 자갈이 만들어진 이유를 전에 생각하다가 마력회로가 빛이 나다 사라졌었던 기억을 떠올렸다.


“맞네! 그때 깨달음을 얻은게 아니었으니까 빛이 나다가 말았던 것이고 아무런 변화도 없었던거구나!


그러자 마력회로가 살짝 빛나기 시작했다. 그 빛을 보고 가부좌를 틀게 되었다.


‘이 때가 핵심이구나. 자갈을 만들려면 모래에는 압력과 열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열기를 이용했던 불이 나의 두 번째 속성이구나.’


데미안이 깨달음을 얻은 순간 회로가 환한 빛을 내더니 몸에 스며들고 머릿속에서 불의 속성에 대한 이해가 생겨났다. 마치 데미안이 대지 마법을 얻게 되었을 때와 마찬가지였다. 눈을 뜬 데미안은 곧장 가볍게 마법을 쓰고 싶었다. 하지만 이해하게 되었다고 해도 영창을 배우지 못했기에 바로 쓸 수는 없었다. 그런 데미안의 머릿속에 헬름이 순간 떠올랐지만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건 아니지. 나랑 면식이라곤 저번 한 번이고 최악의 첫인상일테니.”


당장 이 깨달음을 얻은 기쁨을 오래 가지고 싶었던 데미안은 헬름에 대한 생각은 잊고 수정구를 만지면서 내일 어떤 훈련을 할지 기대했다.


**


어제 두 속성의 마법사가 된 데미안은 기쁨을 표정에서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환하게 웃으면서 교실에 들어갔다. 그러자 평소였다면 문쪽에 시선이 갔다가 다시 떨어졌어야 하는 같은 반 학생들이 그 쪽을 보고 있었다. 데미안이 보기에는 그 시선이 저런 사람이 여길 왜라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해할 수 없는 표정을 짓는 방향을 보고 위해 자신의 뒤를 봤지만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영문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 데미안은 자리에 가서 앉았다.


“내가 말했지? 다를거라고.”


“나? 어떻게 안거야. 달라진거.”


에밀이 뜻밖에도 2속성 마법사가 된 것을 알아챘다고 생각한 데미안은 진심으로 놀랐다.


“그야 나는 직접 봤잖아.”


“아~ 그렇지. 근데 그거 말해도 되는거야?”


“그럼 그 정도는 숨길 필요가 있어?”


“그렇구나 역시 2속성 마법사는 달라.”


이 말을 들은 에밀과 그 옆에 있던 니세가 당황한다.


““뭐?””


“왜 뭐가 잘못됐어?”


그러자 니세가 갑자기 어두운 표정을 짓고 데미안을 째려보며 말했다.


“그걸 너가 어떻게 알지?”


“그야 당연히 알려줬으니까 알지.”


“누가 알려줘. 그걸.”


점점 살기가 생기는 듯한 니세의 표정에 의아해하면서 대답했다.


“그야 에밀이 보여줬으니까 알지.”


“정말입..이야? 에밀?”


그제야 한숨을 내뱉고 대화의 흐름을 이해한 에밀이 대답했다.


“데미안 너 이번 수업시간 끝나고 옥상으로 따라와.”


“뭐야 나랑 싸울 생각이야?”


“너 에밀한테 무슨 태도야?”


“니세 너는 좀 그 입 좀 조용히 해.”


그 말을 하자마자 에밀은 니세의 입을 가로막았다.


“읍읍.”


“정신없으니까 가만히 있어.”


“그리고 데미안 보통 옥상으로 올라오라고 하면 남녀 사이에서는 고백받는 거 아닌가 들뜨는거 아니야?”


“내가 왜? 아 너 설마 고백하려고 한거야? 그럼 여기서 대답할게. 미안 난 아직 생각없어.”


데미안은 중간부터 대화의 흐름이 이상한 것을 눈치챘지만 일부러 에밀을 놀리고 싶어졌다.


“하.. 인생 첫 고백이 차여버렸네.. 너 때문이잖아! 니세. 그러니까 너는 좀 있다가 오지마.”


순간 니세의 머리 위에서 [스톤]이 발동되어 떨어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


수업이 끝나고 데미안은 오늘 배운 수업인 영창의 모든 것 수업을 머릿속으로 복습했다.


‘운이 좋게 오늘 배운 내용이 이중영창이였네.’


오늘 배운 내용은 이중영창 수업이었다. 이중 영창의 핵심은 뼈대가 되는 핵심 속성 마법에 보조 속성을 살로 입혀서 쓰는게 핵심이었다. 이중 영창의 위력은 단순 영창 2번 했을 때의 합계 위력보다 2배는 더 강한 기술이였으며 마력은 그에 반해 2배 사용이 아닌 1.2배 정도의 소모 밖에 안 들어가 생각보다 연비가 좋은 기술이였다. 하지만 단점도 존재했는데 서클의 한계에 따라 사용횟수는 여전히 제한된다는 것이고, 서클의 단계를 올리는 것이 더 힘들어진다. 그 이유로는 남들이 한 개만을 갈고 닦을 때 두 개의 속성을 올려야하기 때문에 더 힘들어진다. 2서클이 멀어진 데미안이었지만 나중에 2서클에 도달해도 남들보다 더 강한 2서클이 될수 있다생각하고 뿌듯해하며 옥상으로 향했다.


‘네놈만 아니었어도’


반에서 니세는 그 표정을 보며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뒤에서 한기가 느껴졌지만, 어제 고생해서 몸이 피곤하다고 느낀 데미안은 더 서둘러서 옥상으로 갔다. 옥상으로 올라가니 트여있는 학교의 전경이 보였다. 평소 잘 올라오지 않는 곳이고 하늘이 열린 곳에 오니까 숨이 트이고 공기가 맑은 느낌이 든다.


“후 하”


데미안이 공기 맛을 느끼기 위해 심호흡을 하자 옆에서 에밀이 말을 걸었다.


“뭐야 너 긴장하고 있는거야?”


“내가 왜?”


“고백받는 줄 알고 기대한거 아니야?”


“장난은 그만치고 뭐 때문에 니세까지 못 오게 한거야?”


“그거야 너 뭔가 어제 있었지?”


“눈치 챈거 아니었어?”


“몰라 나는 처음에 어제 내가 이중영창연습 하던 것을 걸렸던 사실을 얘기하는 줄 알았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너는 다른 얘기를 하더라고.”


“그래 너도 보여줬으니 나도 알려줄게.”

“나도 사실 두속성 마법사야.”


“뭐? 너는 왜 그걸 감추고 있던거야?”


그 말에 데미안은 고개를 저으며 얘기했다.


“어제 너의 마법을 보고 깨달았어.”


“너 뭔가 재수없다.”


작가의말

이번화는 에밀의 모습을 좀 더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에밀에게 무슨 일이 있고   데미안이 그걸 언젠가 도와주게 되는걸까요? 이번화도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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