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머리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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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민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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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7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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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7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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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화

DUMMY

‘설마 이 움직임은 서클을 돌릴 때와 비슷하다?’


그러자 데미안의 머리에서 밝은 섬광이 튀어나온 느낌이 들면서, 어렴풋이 몸에서 무형의 기운이 은은하게 올라왔다. 마치 마력이 넘쳐나는 듯한 느낌이지만 근본적으로는 다르게 느껴지는 기운이였다. 게다가 마력은 자신의 가진 속성에 따른 색상의 아우라가 나오는 느낌이지만, 기는 무형, 무색의 기가 마치 아지랑이처럼 올라왔다.

하지만 아직은 느끼는 단계였기에 그 이상으로 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 더 중요했다. 하지만 너무 많은 땀을 흘린 나머지 더 기를 운용할 생각은 들지 않았다. 눈을 뜨고 주위를 둘러보자 이쪽을 보며 황당한 표정을 지은 파티원들이 눈에 들어왔다. 참다못한 에밀이 물어봤다.


“너 그 투명한 기운은 설마?”


“맞아. 드디어 해냈어.”


“너 혹시 마력도 그렇게 빠르게 깨달은 거야?”


데미안에게 마력을 깨달았을 때의 기억은 없었기에 곰곰이 생각해봤지만 그래도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잘 모르겠어.”


“역시 재수 없어.”


마치 부러운 듯한 시선으로 데미안을 바라보지만, 그의 솔직한 심정은 전달되지 않은듯하다.


“이제 우리들의 골치 아픈 부분은 이제 하나밖에 안 남았네.”


에밀이 그 말을 하면서 사이먼을 바라보았다.


“그대 나를 아픈 사람처럼 생각하는가. 나의 암흑력만 충족된다면 누구보다 강하다. 아니 저 데미안을 제외하고.”


갑자기 왜 자신을 끌어드리는지 이해가 되지 않은 데미안은 어이없는 표정으로 사이먼을 쳐다보았다. 데미안의 시선을 느낀 사이먼이 이어서 말했다.


“그건 그렇고 기와 마력은 언제나 자네를 따르는구려.”


항상 의미심장한 말을 하는 사이먼이지만, 그 평가가 묘하게 위화감이 없다고 느껴지는 데미안이었다.



**


[1학년 전체 공지 – 도서관 개방]


금일부로 도서관에 1학년이 들어갈 수 있게 개방을 허가한다.


이용 수칙과 관련된 세부 사항은 추가 공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1학년 담임 일동-


“데미안 봤어?”


학교 공지 게시판을 확인하던 데미안은 에밀의 말에 뒤를 돌아보았다.


“그래. 드디어 들어갈 수 있구나.”


세턴학교 도서관은 던전 입장이 시작되는 2학년 때부터 들어갈 수 있었는데, 1학년 때부터 던전 입장이 허락되면서 그 시기가 앞당겨졌다. 학교 도서관은 몇백년간의 막대한 정보와 학교 수업에서 배우지 않는 내용 등 던전 활동과 마법에 도움이 되는 정보들을 얻을 수 있었다.


데미안은 역사책을 읽는 것을 좋아했기에 당장이라도 가고 싶어졌다. 그 분위기를 눈치챈 에밀이 말했다.


“먹이를 눈앞에서 참고 있는 다람쥐 같은 표정을 하고 있네?”


“그 표정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이 공지를 보고도 들뜨지 않는 사람은 별로 없을걸.”


실제로 같은 공지를 보고 있던 학생들은 눈을 반짝이고 있었다. 아무리 고위층의 자녀들이 많은 학교이긴 해도 그들조차 접하지 못했던 정보들도 보관되어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학교 교육 과정에서는 자신의 수준보다 훨씬 높은 정보의 수업은 행해지지 않고 딱 맞는 정도로만 진행되었는데, 이는 수준 이상의 수업은 서클이 낮은 학생들의 마인화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기에 이를 막기 위한 대비책이다. 마찬가지로 학교 도서관은 그 대비책으로 자신의 수준 이상의 책은 열람할 수 없다. 하지만 다른 학생들보다 상식과 지식이 아직 부족한 데미안으로써는 어떤 정보들이 있을지 너무 기대되었다.


데미안이 잠깐 생각하는 사이 학생들이 도서관으로 빠르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서두르자 우리도 늦으면 자리 없겠다.”


그렇게 말하며 데미안은 먼저 뛰쳐나갔다. 그 뒤에서 지켜보던 에밀과 니세는 서로를 보며 말했다.


“그리도 좋은 건가.”


“아무래도 평민인 그는 기쁠 수밖에요.”


“그러고 보니까 도서관 얘기가 나와서 그러는데 우리 도서관도 오랜만에 가보고 싶네.”


“언젠가 가볼 날이 다시 올겁니다.”


“그나저나 그 말투 또 왜 그래.”


“죄.. 미안해!”



**


도서관은 예상했던 대로 사람이 엄청 많았다. 선배들로 보이는 복장의 학생들도 조금 보였지만, 1학년들을 위해 비워주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그 수는 상당히 적었다. 1학년에서는 A반 학생 몇몇을 제외하고는 거의 다 오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의 인원수였다. 하지만 그러한 인원수가 들어와도 공간이 한참 남는 크기의 도서관이었다. 그 엄청난 크기에 데미안은 눈을 반짝이며 감탄했다.


“와... 이런 공간은 처음 보네. 역시 7대 학교 도서관 중에서 가장 큰 크기를 자랑할만한 크기구나.”


내부는 대리석으로 꾸며져 전체적으로 세련된 느낌이 들면서 책의 종류와 등급에 따라 분류되어있었다. 그중 데미안이 보고 싶었던 것은 오랜만에 보는 책이니만큼 역사서를 보러 갔다. 그러다 책 하나의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어라이즈 영웅담]


데미안이 자주 봤던 책 중 하나인 역사서였다. 주된 내용은 어라이즈 파티의 일대기를 써놓은 역사서로, 그들의 행방불명 되기 전까지의 내용이 쓰여있었다. 그 내용 중 일부는 다음과 같다.


-어라이즈 파티는 대현자의 칭호를 가진 인그레스, 엘프 신관 에오스, 백기사 라인하르트가 멤버로 활동 중이었으며, 라이즈문이라는 정보조직을 가지고 있는 세계 제일의 파티로 불렸다. 그들 모두는 어라이즈 길드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다. 그들은 본래 5명의 멤버로 시작했으나, 그중 한 명이 이 정보조직의 수장이 되었고, 한 명은 던전에서 행방이 묘해졌다고 알려졌다. 그 둘의 이름은 알려지지 않았다. 어느 파티보다 빠른 속도로 던전을 주파해 세계 7대 던전에서 최고 기록을 달성해 레코드 홀더라는 별명을 받았다. 그들은 ##층까지 달성했는데, 이를 뛰어넘는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그렇기에 던전 최심부를 언젠가 주파할 수 있다는 기대로 당시 세계 연합인 크리세 연합에서 이들을 지원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파티가 행방불명되었고, 그에 이어서 라이즈문 조직 또한 해체되었다. 하지만 그들이 인류에게 남겨준 것들은 크게 활용됐다.-


책을 빠르게 다 읽은 데미안은 차마 혼잣말이라도 도서관에서는 떠들 수는 없었기에 혼자 생각했다.


‘역시 언제봐도 재밌는 책이야. 근데 그 수정구에서는 왜 행방불명이 된 어라이즈 파티가 있었던 걸까. 그런 돌덩이를 만지지 말라고 적힌 것도 이상하네.’


왜 그런 중요한 물건이 그렇게 있었는지 의문이었던 데미안이지만, 어라이즈 파티분들이 얘기하지 못하던 사실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언젠가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데미안이었다.


“댕댕”


학교 시간 5시를 알리는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 벌써 5시야? 앞으로 몇 시간 안 남았네.’


학교 도서관은 폐관 시간이 있었는데, 직원 복지를 위해 늦은 시간까지 열려있지는 않았다. 그렇기에 더 서둘러서 둘러본 데미안이었다.


‘역시 오늘은 가볍게 역사서 위주로 봐보자!’


그렇게 생각하고 주위를 둘러보던 중 하나의 책 제목이 눈에 띄었다.


[세계 창조와 순환]


‘이런 책도 있었구나. 뭔가 철학적인 제목이네.’


데미안은 그렇게 생각하며 책을 읽어나갔다.


-새는 알에서 나오기 위해 망각한다. 알은 세계이다. 깨어나고자 하는 자는 누구든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윽고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다. 그리고 그 신은 다시 알을 만든다. 그는 세계를 창조했으며 모든 감정의 기원이자 모든 생명의 기원의 아버지이자 어머니다. 세계는 그 신에게서 만들어졌지만, 그 신의 힘을 이용해 스스로 여러 존재들을 만들어냈다. 그중 세상의 악의들을 모두 모아 정화할 수 있는 장소인 지옥을 만들고 악마들의 신 암흑신을 만들어낸다. 그 신의 이름은 ...다. 반대로 정화된 선의들을 다시 세상에 보내거나 더 상격의 존재로 승화되는 곳이 천상이며, 이들의 신은 ...다.-


신들의 이름이 하나같이 지워진 것에 대해 의구심을 표한 데미안이지만, 이 내용을 보자 의외로 그리운 느낌이 든 데미안이었다.


‘참으로 재밌는 역사서네. 근데 이건 역사서라기보다는 신화에 가까운 내용이네. 누가 이걸 기록했을까?’


작가가 궁금했던 데미안은 그 뒤에서 이름을 확인했다.


-태양신교 교황 솔라우스-


그의 이름을 확인한 데미안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지금은 세력이 많이 약해졌으나, 태양신교의 초대 교황인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대단한 사람이 신의 이름은 못 쓸 정도로 신의 이름이 금기였던 걸까?’


책을 다 읽고 시간을 확인한 데미안은 다음 책이 오늘 볼 수 있는 마지막 책이 됨을 직감했다.


‘마지막은 아무래도 던전과 관련된 내용을 봐야겠지. 아무래도 이 내용이 재밌겠다.’


데미안이 고른 책은 [7대 던전의 기원의 역사]였다.


-7대 던전은 7대 악마들의 이름으로 만들어졌는데, 이는 7대 죄악이 판치던 세상을 악의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악의들을 던전이라는 장소로 분리함으로써 세상이 악의로부터 자유가 생겨났다는 설에서 유래되었다. 이 던전들은 고대로부터 존재했다고 전해지는데, 때로는 던전에서 인간을 타락시켜 마인으로 만들거나 마왕을 만들어내어 세계에 혼란을 만들어내곤 했다. 그렇기에 신은 인간을 위해 용사를 탄생시켜 이들을 지키게 했다. 고대로부터 이러한 싸움은 자주 일어났고 인류는 뭉쳤다. 때로 던전은 인류에게 위협이 되지만, 던전에서 나오는 각종 물품은 인간들의 발전을 풍요롭게 만들어주었다. 그렇기에 각 던전마다 학교가 설립되었고, 던전을 탐험하는 모험가들의 모임인 모험가 협회가 만들어졌고 그 주변 상업이 번창하면서 여러 상인이 생겨났다.-


‘던전 이름이 특이하다고는 생각했는데 악마들의 이름이었구나. 역시 오길 잘했다.’


독서를 다 마친 후 시계를 보자 곧 폐관 시간이었기에 서둘러서 나왔다.


역시 책 읽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겠네.


“그러게. 옆에 누가 앉은 줄도 모르고 읽더라.”


데미안의 혼잣말에 맞장구치는 반응에 고개를 돌려 옆을 보니 푸른색 머리가 눈에 들어왔다. 그러자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실례했습니다. 아쿠엘님.”


“말 편하게 해도 돼. 같은 학생끼리. 게다가 헬름이랑은 말 편하게 하잖아?”


“아무리 그래도 귀족분한테 함부로 말하기가...”


데미안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푸른 눈이지만 이글거리는 눈으로 아쿠엘이 데미안을 쳐다보며 말했다.


“그럼, 너 헬름 말은 듣고 내 말은 안 듣겠다는 거야?”


“그럼, 호의에 감사히 편하게 말할게.”


뭔가 헬름과 아쿠엘은 서로 가문이 바뀐 것과 같은 성격과 외모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 데미안은 벌써 피곤했다.


“오늘은 시간도 늦었고 책 많이 읽어서 피곤하니 먼저 돌아가봐도 될까?”


“이제 막 이야기했는데 어딜 도망가게. 뭐 그래도 이해는 되니까 조금만 이야기 듣다가.”


“알겠어. 그래서 무슨 용무인데?”


“뭔가 묘하게 이런 말투가 익숙한 느낌이네?”


“아무래도 귀족님이 우리 파티에도 있으니까 어쩔 수 없지.”


고개를 끄덕이며 납득하는 아쿠엘은 긴 푸른 머리를 뒤로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건 그렇고 어떻게 헬름이랑 파티하게 된 거야?”


“나도 지금 생각하면 어안이 벙벙한데. 저번에 조사관님이 오신 건 기억해?”


데미안의 질문에 그 기억을 상상하고 초롱초롱한 눈빛을 띠며 말했다.


“그건 당연히 기억하지. 마법협회의 수석 조사관님이 오셨는데 기억 못 할 리가 있겠어.”


“그때 조사관님이 와서 조언해주셨던 게 있었는데 그게 궁금했던 모양이야.”


“너 같이 재능이 별로 없어 보이는 얘한테 조사관님이 먼저 말을 걸어줬다고?”


오랜만에 자신을 아래라고 보는 상대와 만나는 기분이 든 데미안이었지만 큰 내색은 하지 않고 계속해서 말했다.


“그러게. 재능이 없으니까 불쌍히 여기신 것일까?”


그 말에 아쿠엘이 고개를 위아래로 엄청나게 끄덕거리며 말했다.


“그렇네. 조사관님이라면 그럴 수 있는 위인이지. 그런데 너의 눈빛은 전혀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의 것이 아닌데?”


작가의말

이번 회차에서는 데미안이 있는 세계관의 모습과 어라이즈 파티의 설정에 대해 알려주기 위해 서술했습니다. 즐거운 시간되셨으면 좋겠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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