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머리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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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7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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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8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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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화

DUMMY

“그렇네. 조사관님이라면 그럴 수 있는 위인이지. 그런데 너의 눈빛은 전혀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의 것이 아닌데?”


얼버무리러 한 이야기임을 바로 눈치챈 아쿠엘의 반응에 등골이 오싹한 느낌이 들었다. 데미안 자신이 어떤 표정으로 말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자기 얼굴을 한 번 만져보며 말했다.


“내 얼굴이 그렇게 티가 나는 얼굴이야?”


“원래라면 눈치 못 챘을 수도 있는데 정황상 명확하잖아. 우선 헬름이 너에게 접근한 것은 그렇다고 칠 수 있어. 근데 같은 파티원이 된 것은 설명하기 힘들어. 두 번째로 너의 파티원 중 괴짜 한 명이 들어가 있지. 그 사람을 헬름이 뽑았다고는 생각되지 않아.”


확실히 헬름도 반대하려 했다가 나에게 설득을 맡겼던 기억이 떠올랐다. 아쿠엘은 헬름을 경쟁자로 의식했던 만큼 잘 보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면 사실대로 말할게. 조사관님이 내 훈련법을 보며 관심을 표하셨어.”


“어떤 훈련인데?”


그 질문에 일부러 조금 날카롭게 데미안이 반응했다.


“훈련은 보통 마법사들 사이에 쉽게 알려주는 게 아니라는 것은 잘 알지 않아?”


“그래. 그럼 넌 맞아야 말하겠구나.”


“학교 내에서 마법으로 인한 폭력은 징계 대상인거 몰라?”


데미안의 말에 웃긴다는 듯 아쿠엘이 이어서 말한다.


“하하, 그러면 합법적으로 때리면 되지. 너에게 결투를 신청한다.”


“내가 그걸 받아들일 이익이 없는데? 나는 손해만 보는 거라. 게다가 대련도 헬름이랑 하면 되지 너보다 더 강하니까.”


헬름 이야기가 나오자 얼굴이 빨개진 아쿠엘이 곧장 반응했다.


“아 짜증나! 자 그럼 조건을 걸지. 네가 나를 이기지 못해도 조금이라도 공격할 수 있다면 비기는 걸로 하지. 그리고 네가 이긴다면 마력원을 주지. 이러면 꼭 해야겠지? 꼭 해!”


헬름에게 평소 열등감을 느끼는 아쿠엘이었기에, 살살 건드리면 물 것을 예상해 일부러 시비를 부추겼던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넌 미끼를 물어버린 것이지.’


데미안은 자신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시험해보고 싶었기에 이를 거절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대로 순순히 받아들이는 것도 이상하기에 한 가지 조건을 걸었다.


“그래, 좋아. 대신 결투를 관전할 수 있는 인원은 내가 제한할 수 있게 해줘. 그리고 보상도 다시 걸게.”


“그 정도야 양보해줄 수 있지. 대신 오늘 저녁에 바로 시작하자. 시간 끌 것도 없이 내가 이길 테지만.”


아쿠엘은 자신감이 넘치는 표정으로 장담하고 있었다.


“그래, 대신 내가 이기면 내가 원하는 때에 네가 소원을 들어주는 것으로 해줘.”


“그래, 좋아. 이기지도 못할 테지만.”


‘지금의 너를 나는 이길 수 없지. 하지만 순순히 내 성장의 거름이 되어줘.’


데미안이 성장했다고는 해도 마력이 아직 부족함을 알고 있었기에 자신의 부족한 점을 확인하기 위해 아쿠엘을 이용하고자 했다. 아무래도 파티원들과의 대련에서는 실전과 같은 경험은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


“똑똑”


저녁이 되자 아쿠엘의 메이드가 와서 결투 장소와 시간을 알려줬다.


‘곧 시작이구나. 오늘은 마법을 사용하지 않았으니 준비는 만전이야.’


데미안이 각오를 다지는 동안 옆에서 헬름과 에밀이 격려해줬다.


“데미안 너라면 멋진 대결을 보여줄 수 있을 거야.”


“맞아. 너는 지금보다 약할 때도 나의 나무 마법도 화려하게 막았잖아.”


어느덧 파티원들과 매우 친해졌다고 생각한 데미안은 오늘따라 조용한 사이먼을 쳐다보았다.


“오늘은 무슨 일로 조용한거야?”


사이먼은 질문에도 대답하지 않고 던전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평소와 같은 안대를 쓰지 않고.

데미안은 그 모습에 뭔가 평소 같지는 않다고 느끼며 뒤를 돌아 결투장으로 향하며 말했다.


“먼저 가 있을게 보고 싶으면 보러와 다들.”


결투장에 도착하자 아그레스와 아나달이 아쿠엘과 같이 있었다. 아그레스가 있었던 것은 의외였기에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교장 선생님은 왜 여기에 계시는 거예요?”


“내가 없었다면 이 결투가 허가됐을까? 나는 오늘 참관인으로서 왔다고 생각해라. 여기 있는 아나달과 마찬가지로.”


그 말에 아나달이 앞으로 나와 데미안을 쳐다봤다. 항상 데미안이 느끼기에는 데미안을 싫어하는 듯한 시선으로 쳐다보았다.


“데미안 학생, 결투 규칙은 잘 수칙하고 있나?”


“결투는 처음이라 잘 모릅니다.”


“쯧, B반이라 숙지가 부족하군. 학교 규칙 수첩을 잘 확인하지 않았다니. 설명할테니 잘 기억할 수 있도록.”

“우선 결투는 참관인이 필수며, 사용하는 마법은 더 약한 상대의 서클에 맞춰야만 한다.”

“결투로 상대를 죽게 만들었을 경우에는 퇴학 조치와 더불어 그에게 걸맞은 처벌이 주어진다. 하지만 악용을 방지하기 위해 일부러 자살 행위를 시행했을 경우 결투는 상대방이 승리하게 된다.”

“공격의 허용범위는 목숨을 해하지 않는 수준에서 허가한다. 만일 상위자가 이를 관전하고 있을 경우 큰 부상의 위험이 있을 때 개입해서 막는 것이 가능하다. 다만 그 경우 보호받는 상대는 패배한다. 이 또한 악용을 방지하기 위해 개입하는 것은 대결의 당사자가 동의하였을 때 성립한다. 결투 대상이 결투 수칙을 모른다면 숙지하게 공지할 의무가 있다.”


“감사합니다.”


‘저벅저벅’


아나달의 수칙 공지가 끝나자 저 멀리서 파티원들이 걸어왔다. 그 광경을 본 아쿠엘은 헬름을 째려봤다.


“이 녀석 다음에는 네가 상대다! 헬름.”


“언제나 지겹네. 너랑 내가 왜 싸워야 하는데.”


“그야. 넌 나의 라이벌이니까.”


“하아... 라이벌이라면 라이너에게 부탁하면 될 거 아니야.”


“라이너는 마법사라기보다 전사 같은 느낌이라서 라이벌이라는 생각이 안 들어!”


아쿠엘과 헬름의 대화가 길어지자, 보고만 있던 아나달이 손을 들고 대화를 멈췄다.


“그만. 이제 올 사람은 다 왔으니 시작하겠다. 결투 대상자들은 앞으로.”


아나달의 호출과 함께 데미안과 아쿠엘이 서로를 마주 보며 서 있었다.


“결투 대상자들은 서로의 요구에 대해 동의하는가?”


““동의합니다.””


“그러면 준비는 필요 없겠지. 시작!”


‘아쿠엘은 반드시 속전속결로 끝내려 하겠지.’


아나달의 시작 신호와 동시에 아쿠엘이 순식간에 마력을 끌어올리고 영창했다.


[워터]


1서클 마법이지만 2서클에 도달한 아쿠엘이었기에, 이미 수많은 물의 구체들이 형성되어졌다. 데미안의 예상대로 자신의 마력량을 이용한 공격을 시도했다. 예상했던 공격이었기에 고민하지 않고 이중 영창을 사용했다.


[스톤][실드]


데미안이 전에 예상했던 대로 마법이 영창되자, 날라오던 물의 구체들이 증발되어가며 사라졌고 나머지는 바위 형태의 스톤으로 인해서 막혔다. 하지만 뒤에서 날아온 물 구체 2개에 직격당했다.


“크윽...”


물로 이루어진 마법이지만, 2서클의 마력이 담겨있었기에 데미지가 상당했다. 마법으로 실제로 맞아본 고통은 처음이었기에, 더 크게 고통이 와닿았다.


“제법이네. 마력이 약한 주제에 2속성 마법사라니. 하지만 언제까지 막을 수 있을까.”


아쿠엘은 다시 [워터]를 영창하기 시작했다.


‘현재로서는 막기만 해서는 끝이 없겠어. 나의 마력으로는 장기전은 절대로 불리하다.’


하지만 아쿠엘이 먼저 영창해 흐름을 먼저 가져갔기에 데미안이 영창할 수 있는 마법은 한정되었다.


[워터]


[파이어][실드]


데미안은 아까와는 다르게 대지 속성으로 [실드]를 생성해내면서 [파이어]로는 날아오는 물의 구체들을 증발시켰다. 그로 인해 수증기가 전보다 더욱 발생해서 데미안의 위치를 파악하기 힘들게 되었다. 데미안은 이 점을 노려 자리를 살짝 뒤로 움직였다. 그러자 이번에는 뒤에서 물의 구체는 날라오지 못했고 데미안 옆으로 떨어졌다.


‘역시 2서클로는 보이지 않는 곳까지 조작할 수는 없구나,’


데미안이 생각하는 동안 관중석에서 헬름과 에밀의 대화하는 소리가 살짝 들렸다.


“데미안이 생각보다 잘 버티고 있네. 그것도 원거리고 상대는 2서클 마법사인데.”


“그러네. 근데 지금은 안 보여서 어떻게 되었을지 걱정되네.”


헬름과 에밀의 대화에서 이길 방법을 떠올리는 데미안은 아까 헬름과 아쿠엘의 대화가 떠올랐다.


‘라이너 상대로는 근접에서 불리하다고 했지. 그렇다면 거기에 답이 있을터.’


수증기가 사라지긴 전에 얼른 생각해야 했기에 머리가 복잡한 데미안이었다. 아무래도 마법 전투는 처음이었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잠깐의 시간 동안 수많은 생각을 한 데미안은 근접하면 기사, 기사하면 기라는 것을 떠올렸다.


‘그게 있었구나. 하지만 아직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데.’


기를 느끼는 것이 가능했지만, 그렇다고 다양하게 이용하는 것은 힘들었다. 하지만 부분적이라면 가능하다고 생각하자 머릿속에서 기발한 조합이 떠올랐다.


‘그래 다리에만 집중해보는 거야. 여기에 이 마법을 쓴다면?’


데미안은 갑자기 기를 인지하기 시작하며 그 인지를 다리에 모아주었다. 그리고 수증기가 사라지기 직전에 마법을 영창했다.


[부스트]


그건 바로 2속성 마법사가 된 뒤로 변한 [부스트]였다. 그야말로 순간적인 가속이 가능하게 되었다. 다리에도 기가 모이자 그 속도는 배가 되었다. 연기 사이를 뚫고 데미안이 튀어나왔다.


“어 뭐야 데미안이 있던 곳에서 뭔가가 빠르게 튀어나왔는데?”


“잘 봐..요. 에밀, 저 색깔 데미안이야.”


에밀과 니세가 대화하고 있는 소리가 멀게 느껴질 정도로 빠른 속도였기에 제어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데미안은 그대로 들이박기로 마음먹었다. 때마침 아쿠엘도 연기가 사라지면 마법을 쓰기로 준비했었기에 순식간에 마법이 발현되었다. 그녀는 데미안 상대로 자존심 때문에 [워터]말고는 사용하고 싶지 않았기에 끝까지 고집했다.


[워터]


하지만 이미 데미안은 아쿠엘의 코앞에 있었고 피할 수 없었다. 데미안과 아쿠엘은 서로 머리를 부딪히고 뒹굴었다. 빠른 속도로 부딪혔기에 그 동시에 두 사람 모두 기절하고 말았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아그레스는 긴 수염을 만지며 생각했다.


‘저 아이 기를 익히는 것은 누구에게도 배우지 못했을 터인데, 어찌 벌써 터득한 것일고 흐흠..’


“데미안 일어나봐 정신 차려봐!”


어느덧 위에서 내려온 에밀이 쓰러져있는 데미안을 부축하며 회복 마법을 걸어주었다. 그러자 그 옆에서 아나달이 아쿠엘에 대한 치료도 부탁했다. 그러자 에밀이 말했다.


“제가 왜요? 이 결투도 보나마나 아쿠엘이 다짜고짜 하자고 했을거 같은데 뭐가 이뻐요?”


그 반응에 아나달이 데미안의 얼굴을 보며 말했다.


“그 학생의 표정을 봐라. 저 입꼬리 올라간 표정을.”


에밀이 데미안의 얼굴을 보자 말 그대로 살짝 미소짓고 있는 데미안의 표정이 눈에 들어왔다. 그 시선의 옆에서는 작은 목소리로 어떤 소리가 들렸다.


“저 표정 지 애비랑...”


“네?”


에밀은 아나달이 작은 목소리로 뭔가 얘기했나 싶어 물어봤지만, 아나달에게서는 아무런 말도 더이상 들리지 않았다. 옆에서 쓰러진 아쿠엘은 헬름이 아쿠엘의 주머니에서 포션을 꺼네 입에다 부어주며 부축해주었다.


“얘는 제가 기숙사에 부축해서 데려가겠습니다. 아나달 선생님.”


“고맙군. 헬름 학생.”



**


데미안이 정신을 차렸을 때는 혹시 꿈일까 생각했지만, 주변을 둘러보니 언제나 봤던 자신의 방이었다. 기절한 자신을 누가 여기까지 옮겼나 생각했으나 아무도 입주하지 않던 옆자리 침대에 사이먼이 앉아서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옮겨줘서 고마워. 사이먼.”


데미안의 말에 그제야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며 안대를 다시 차는 사이먼이었다.


“그대는 나에게 감사하지 않아도 좋네. 자네의 투혼을 나는 잘 봤다네. 이번 생에서는 참으로 빛나는구려.”


“그러는 넌 항상 똑같은 사이먼이네.”


“난 언제나 똑같은 존재라네. 힘은 약해졌지만.”


사이먼의 이런 화법에도 상당히 익숙해졌다고 생각한 데미안은 고개를 좌우로 가로저었다. 그러다 갑자기 결과가 궁금해진 데미안은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결투는 어떻게 된 거야 역시 내가 진 거야?”


“그대와 아쿠엘의 싸움은 비겼다네. 전성기가 아닌 자네라고는 하나 너무 약하다네.”


“그래도 2서클이랑 1서클이 싸웠는데 잘 싸운 게 아니야?”


“2서클이든 1서클이든 그 상위의 존재와는 이길 수 없다네.”


평소에도 이상한 말을 하는 사이먼이지만 이번에는 더더욱 이해할 수 없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


“더 강해져라. 데미안. 후회하지 않도록.”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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