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월급 재능의 천재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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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7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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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8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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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화

DUMMY

"!!"


자렌이 소리없는 비명을 질렀다.

물론 저 인간이 3레벨이 되었을 거라는 것은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머릿속으로만 상상했던 광경이 실체가 되어 눈앞에 드리우는 순간의 충격은 막연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충격이 컸으니.

그리고 그건 비단 자렌만의 감상은 아니었다.


"뭐야. 미친!"


"진짜 3레벨인 거야? 고작 세달만에?"


현장의 분위기가 끓어 오르는 수준을 넘어 마치 방금 터진 폭탄마냥 부풀어 올랐다.


"와... 나는 일 년이 넘었지만 아직 2레벨을 못 벗어나는 중인데."


"진짜 천재란 저런 거구나..."


"그럼 쟤도 헤이나 님처럼 되는 건가?"


"저 정도 해야 탑주님의 제자가 될 수 있는 거로구만."


시끌시끌.

심지어 가까이 몰린 건 수련생뿐만이 아니다.

여기저기서 얼굴을 비추는 정식 마법사들.

물론 그들 역시 반응은 그리 다르지 않다.


"말 그대로 격이 다르구나. 격이."


"에휴. 난 저 나이때까지 1레벨도 못 벗어났었는데. 쟤는 벌써 저렇게 됐네."


다만 방향은 조금 달랐다.

놀란 건 마찬가지지만 그 속에 스민 감정은 어쩌면 열등감에 조금 더 가까운.

자렌 역시 마찬가지였다.

분명 비슷한 시기에 코어를 생성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언제 이토록 차이가 벌어졌단 말인가.


'내가 이 자리에 머무는 동안, 저 형님은 벌써 저만큼 가 버렸구나.'


기초 바람 마법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고 기뻐할 때가 아니었다.

그랬다간 저 인간은 뒷모습조차 보이지 않는 곳으로 달려나가 버릴 터.

그건 아무르라는 고위 마법사의 손자로서도, 또 비토 가문의 적자로서도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최소한 뒷모습은 시야에 담을 수 있을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앞으로 마법 수련 시간을 배로 늘려야겠어.'


으드득.

어금니를 부서져라 악다문 자렌이었다.


반면 칼의 경우는 조금 생각이 달랐다.

이미 까마득한 후배였던 헤이나에게 추월당해버린 경험이 있어서였을까.

그저 카론이 기특하기만 했다.


"축하합니다. 카론 수련생. 아니 이제 수련생이 아니게 됐네요."


"별말씀을요."


"그럼 3레벨 확인 작업이 모두 끝이 났으니 다음 절차를 밟으셔야겠죠. 따라오세요.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다음 절차라고요?"


"그렇습니다. 정식으로 마탑 소속이 될 수 있는 조건을 만족하셨으니 이제는 소속원이 되기 위한 등록 작업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지나가던 마법사가 대충 마탑인 척 사칭하는 일 같은 건 막아야 하니 말입니다."


"하긴 그도 그렇네요."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저편으로 사라져 가는 칼과 카론.

그런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시선은 아직도 차고 넘친다.

대충 봐도 백여 명은 넘을 듯한 인파.

당연히 그들 대부분은 자신들이 본 광경에 대해 입을 떠들어댈 의욕이 넘치는 자들이었다.


"그 탑주님 제자 있잖아. 내가 직접 봤는데 벌써 3레벨이 된 거 알아! 진짜냐고? 당연하지. 나도 그 자리에 있었는데. 뇌전 마법을 쓰는데 아주 눈이 아플 정도로 반짝반짝하더라니깐."


"헤이나 님의 뒤를 이을 천재가 나타났다! 이렇게 떠드는 거 거짓말 같지? 아니야. 진짜야. 내가 내 두 눈으로 똑똑히 봤대두."


볼프렌 마탑 내에서부터 시작된 소문이 슬슬 입에서 입을 따라 퍼졌다.

물론 볼프렌 시 내부 한정이었다.

굳이 외부 구역까지 들락날락하며 소문을 퍼뜨릴 마법사는 이 도시에 존재하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그렇다 해서 소문이 퍼질 구멍이 없느냐.

그렇지는 않았다.

대륙은 넓고, 도시는 많으며, 도시의 마탑 또한 즐비한 것이 바로 이 세상이었으므로.


"볼프렌 마탑에 또 천재가 나타났다고?"


"헤이나인가 뭔가 그 식물 쓰는 애 말고 또 다른 애가 있었단 말이지..."


"에이 씨. 밥맛 떨어지게. 또 걔들이야? 또?"


소문을 들은 이들이 대륙 곳곳에서 반응을 보였다.

누군가는 경탄을, 또 누군가는 질시를.

그렇게 카론에 대한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카론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


고풍스럽게 꾸며진 집무실 내부.

볼프렌 마탑의 부탑주 중 한 명인 르네 실프렌이 카론에 대한 보고서를 읽고 난 후 옅게 웃음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그 영감탱이가 노망이 들어서 희망이네 어쩌네 개소리를 늘어 놓은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그게 아니었단 말이지."


대외적으로 보여지는 모습과 달리 혼자일 때는 제법 말이 험한 르네 부탑주였다.


"이 정도면 영약 값 정도는 너끈히 하고도 남았다 생각해도 되겠어. 기대 이상이야."


이제 카론도 어엿한 3레벨 마법사가 된 만큼 정식으로 마탑의 일원이 되어 이런저런 임무나 의뢰를 받을 자격이 생겼다.

물론 처음부터 화끈한 실적을 내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아마 약간의 시간이 더 필요할 터.

하지만 그런 기다림조차 어쩌면 소소한 즐거움이 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지. 또 모를 일이지. 막 3레벨이 된 상태에서도 4레벨 몬스터를 잡았다고 했으니 시작부터 더한 짓을 할 수 있을지도."


그렇게 잠칸 킥킥대며 웃은 르네가 이내 신색을 정돈하고서 다음 보고서를 넘기려고 할 때였다.


똑똑-


정갈한 노크소리가 들림과 함께 문이 열렸다.

그 사이로 모습을 드러내는 아무르와 헤이나.

둘이 꾸벅 고개를 숙여 인사를 건넨 후 비치된 의자에 앉았다.


"최선을 다했습니다만 흑마법사들의 흔적은 더 찾지 못했습니다."


조금 전만 해도 싱글벙글하던 르네의 얼굴이 살짝 굳었다.

달갑지 않은 이야기.

뭐, 그래도 이 정도면 예상 범위 안이긴 했다.


“하아···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빌어먹을 종자들 답게 잘도 숨어 다닌단 말이죠. 백년 전에 죄다 숨통이 끊어진 줄 알았는데 아직도 살아서 기어다니는 것도 그렇고. 과연 벌레 새끼들 다운 행동력이 아닐 수 없군요.”


“하지만 또 모를 일입니다. 저희가 볼프렌 시의 모든 곳을 다 뒤져본 것은 아니니.”


물론 도시 내부는 빠삭하게 뒤졌다.

Z구역도 완전하다 하기는 어렵지만 어쨌든 제법 꼼꼼하게 뒤졌다.

그 과정에서 헤이나가 흑마법사 놈들이 머물던 곳을 찾아내기도 했다.

난데없이 나타난 몬스터들 때문에 그나마 찾은 놈들의 발자취가 죄다 무너져 버리긴 했지만.


하지만 만약 놈들이 더 바깥에서 움직이고 있었다면?

Z구역에서 사람들을 사가는 것 외의 행동이 더 있었다면?

그렇다면 어찌할 것인가.


“어쩔 수 없네요. 한동안은 조금 더 고생해 주세요. 이 시간 부로 아무르 장로님께서는 흑마법사 놈들, 그러니까 놈들은 자기 스스로를 영광이라고 부른다고 하셨던가요? 아무튼 그 놈들의 흔적을 뒤쫓는 걸 가장 우선으로 처리해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부탑주님.”


“좀 귀찮고 힘드실 수도 있겠지만, 반드시 필요한 일이니 최선을 다해 주세요. 장로님도 잘 아시겠지만, 놈들의 위험성이 그냥 위험이라는 단어로 퉁칠 수 있을 수준은 아니잖아요? 그 옛날, 볼프렌 님께서도 흑마법사 놈들의 계략에 빠져 크게 다치신 적이 있었을 정도이니까요.”


9레벨, 초월자의 위에 달한 대마법사를 다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수백 년 전, 흑마법사들이 이에 대한 답을 보여 준 적이 있었다.

흑마법사 본인들 그리고 몬스터들 중 8레벨에 달하는 이들 수십을 모아 볼프렌을 습격한 것이다.


일대 수십의 전투.

숫자로만 보았을 때 이게 상대가 가능한 수준인가 싶은 의문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볼프렌과 놈들의 격은 그야말로 하늘과 땅 수준의 차이.

당연하게도 흑마법사와 몬스터 연합은 패배해 버리고 말았다.


다만 볼프렌 역시 멀쩡하게 걸어 나갈 수는 없었다.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본인 역시 말로 다할 수 없을 정도의 부상을 입은 것이다.

조금만 더 운이 없었다면 필시 죽었으리라는 사서의 사견이 기록될 정도였으니, 그 부상의 심각성은 상상을 초월할 수준이었을 터.


“그런 놈들이 언제부터, 또 대체 얼마나 되는 사람들을 사 갔는지, 그렇게 모은 사람들로 무슨 짓을 꿈꾸는지, 하나부터 열까지 저희가 아는 게 하나도 없습니다. 솔직히 불안감이 느껴질 정도에요. 그러니 아무르 장로님의 책임이 막중합니다. 필요하다면 그 어떤 수를 쓰셔도 좋습니다. 반드시 놈들의 꼬리를 찾아 주시길 바라요.”


“네. 알겠습니다 부탑주님.”


“그리고 헤이나 씨는 다시 원래 하던 업무로 돌아가 주세요. 단기간에 성과가 나올 일은 아니니 굳이 탑 바깥에서 힘을 쓸 필요는 없겠어요.”


“넵. 부탑주님.”


“자, 그럼 여기까지 합시다.”


짝-


르네가 손뼉을 침과 동시에 몸을 일으킨 두 사람이 빠르게 집무실을 나섰다.

결연한 표정의 아무르가 어금니를 아득 깨물며 생각했다.


‘아무래도 Z구역을 조금 더 촘촘히 뒤져볼 필요성이 있겠어.’


그렇다면 생각나는 사람이 하나 있다.

아마 잘 해내지 않을까.

이제는 정식으로 마탑 소속이 되었으니 말이다.


‘물론 대가는 지불해야겠지만··· 어쨌든 Z구역 내에서는 녀석의 힘을 빌리고 우리는 더 바깥을 파 봐야겠군.’


아무르의 행동 방침이 정해진 순간이었다.


*


아무르가 무언가를 결심한 것과 달리.

오늘의 카론은 무언가 넋을 빼 놓고 있는 채였다.


“어··· 이러면 안 되는데.”


오랜만에 다시 돌아온 원소 마법 강의.

이제는 정식 마법사가 되었지만 너무도 빠르게 레벨을 올려온 탓에 아직도 원소 마법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볼 수는 없다.

그렇기에 여전히 원소 마법 강의를 듣고 있는 카론이었다.


다만 기초 전투 강의는 빠.

이미 4레벨 리자드맨까지 잡아 본 경험이 있는 마당에 기초 전투 실습을 한다고 해서 도움이 되지는 않을 터였으니.

애초에 수련생들을 위해 개설된 강의이기도 했고.


하지만 그런 여러 상황들이 카론에게 혼란을 가져다 준 것은 아니었다.

지금 카론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은 바로.


“왜 뇌전 마법만 3레벨이 사용 가능한 거지?”


물론 그래도 3레벨 마법사인 것은 맞다.

애초에 여러 계열의 마법을 다룰 수 있는 카론이 특이한 것이었으니.

하지만 늘 같이 레벨을 따라오던 마법들이 어느 순간 턱 하고 진도가 막힌 기분은 차마 빈말로도 괜찮지 않았다.


[워터 스크류]


[로컬라이즈드 쉐이킹]


[글레이셜 스파이크]


그동안 배운 3레벨의 마법을 아낌없이 사용해 보았다.

하지만 어느 하나도 제대로 된 시전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분명 머리로는 아는데 몸이 제대로 따라주지 않는 듯한 느낌과 유사했다.


“아 이런 젠장할. 분명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안 되는 거지?”


확신은 있다.

다른 계통의 마법들 역시 언젠가는 뇌전 마법을 따라 3레벨에 도달하리라는 확신.

다만 모종의 이유로 약간 진도가 늦춰진 것 뿐이다.

근데 문제는 그 원인이 뭔지 잘 모르겠다는 것.


“답답하네 이거.”


그때 카론을 향해 슬쩍 다가온 그림자가 하나 있었으니.


“켈켈켈. 망할 형님아. 드디어 벽을 마주쳤구나.”


바로 자렌이었다.

일전에 윈드 미사일을 배울 때, 카론이 옆에서 깐족거리며 놀렸던 걸 복수하려는 심산.

얼굴을 희한하게 짜부라뜨리며 자렌이 삐죽삐죽 말을 걸었다.

사람 얼굴이 저렇게도 될 수 있구나 싶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기분이 어때요? 벽을 만난 소감이.”


“···”


“이제 좀 내 맘을 알겠어요? 윈드 미사일 펑펑펑 날릴 때는 이렇게 될 줄 몰랐죠? 그러니 사람은 심보를 곱게 곱게 써야 한다니깐. 평소에 처신을 잘 했어야지 말이야.”


자렌이 내뱉는 글자 하나하나에 움찔하며 몸을 떠는 카론.

어느새 얼굴이 누렇게 떴다.

아닌 척 하지만 자렌의 말이 무지하게 신경 쓰이는 듯했다.


“에베베.”


낄낄낄.

아 재밌다.

사람을 놀리는 게 이렇게 재미있는 일일 줄이야.

와중에 반응은 또 왜 저렇게 찰지단 말인가.


“본인이 최고인줄 알았죠? 하지만 아니죠? 잘나긴 했지만 최고는 아니죠? 이제 한 종류의 마법 밖에 못쓰죠? 이제 보통 마법사가 됐죠?”


“끄으으···”


끊임없이 이어진 자렌의 놀림에 결국 카론이 폭발해 버리고 말았다.


“너 이자식 이리 와.”


어느새 몸에 근력 강화 마법을 건 채 옆구리에 자렌을 낀 카론.

자렌이 어어 하는 사이에 민첩성 강화를 걸고 사정 없이 강의실을 뛰었다.

그 속도는 이전과는 아예 차원이 다른 수준이라 할 만했다.

3레벨 마법은 사용할 수 없었지만 어쨌든 출력은 3레벨의 코어에 걸맞게 낼 수 있었던 덕이다.


“으어어어어···”


자렌은 눈앞이 핑핑 돌았다.

세상에 이게 무슨 일이람.

아니 그보다, 토할 것 같아.

살려줘!

하지만 비명을 지를 힘도 없다.


그렇게 한참 동안 강의실을 달려댄 카론이 눈이 뱅뱅 도는 자렌을 바닥에 집어 던졌다.

미처 균형을 잡을 틈도 없이 떨어진 자렌.


“으에엑. 웩. 우웩. 어어억···”


멀미가 오는지 사정없이 헛구역을 해댄다.

역시 1레벨 마법사 답게 허약하기 그지없는 모습.

그 꼴을 보고 있자니 속이 조금 풀렸다.


“사람을 놀리면 이렇게 벌을 받는 법이란다. 동생아.”


정작 본인이 한 짓은 까맣게 잊어 버린 카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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