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월급 재능의 천재 마법사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새글

프링글
작품등록일 :
2024.08.27 20:24
최근연재일 :
2024.09.18 08:50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3,179
추천수 :
121
글자수 :
150,485

작성
24.09.10 08:50
조회
84
추천
6
글자
13쪽

16화

DUMMY

한 구석이 폭삭 무너진 건물 내부.

쓸 데 없이 비싸 보이는 의자에 앉은 카론이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카론에게 죽어 버린 게펜이 평소에 사용하던 의자였다.


“이제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게펜 패밀리에게 잡혀 있던 아이들은 모두 구출해 냈다.

구출의 목적이었던 펠을 포함한 총 일곱 명의 아이들.

아이라고 하기에는 사실 펠을 제외하면 모두 십 대 중반을 훌쩍 넘었기에 아이라고 하긴 좀 뭣하긴 했지만, 어쨌든 카론보다는 어렸으니 아이라고 보아도 좋겠지.


하지만 그 과정에서 너무 큰 난리를 쳤다는 게 문제였다.

이 주변 구역을 삼 등분하고 있던 세 조직의 보스가 모조리 죽어 버린 대형 사고.

와중에 각 조직들의 중간 보스들 역시 대부분 쓸려 나갔다.

처음 말단 몇몇에게 암시 마법을 걸 때까지만 해도 일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지만.

뭐 어쩌겠는가.

이왕 이렇게 된 거 어떻게든 카론 자신에게 유리하게 상황을 조성해야 하지 않겠는가.


“일단 놈들의 구역을 내가 먹는 것까지는 결정을 내렸다만···”


물론 현실을 잊지는 않았다.


카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바로 마탑에서 높은 자리까지 올라가는 것.

몇 년 안으로 몬스터 웨이브가 발생할 예정이라는 현실까지 생각해 본다면 어쨌든 마탑에 비비고 있어야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건 자명한 사실이었다.

오히려 어이 없이 죽어 버린 첫 번째 삶이 있었기에 더 악착같이 살아남고자 악을 쓴 결과가 바로 지금의 카론이었으므로.


그렇기에 카론은 외부 구역에 모든 관심을 쏟을 수가 없었다.

지금 이렇게 추스른 조직에 신경을 많이 썼다가 까닥 마탑에서의 일을 놓쳐 버리면 그거야말로 본말전도가 아니겠는가.

일의 우선 순위를 헷갈려서 결국 모든 걸 망치는 꼴이 되는 건 사절이었다.


“그래도 딴 주머니 하나 정도 차는 건 괜찮지 않을까?”


지금 당장도 생활비에 허덕이느라 팔자에도 없는 교사 생활을 하고 있는데.

그것보다는 조직을 조금 더 정비해서 안정적인 수입을 뽑아내는 게 아무래도 더 나은 선택이 될 것임은 뻔했다.

대신 그 과정에서 조직의 체질은 좀 개선을 해야겠지.

이전처럼 조직 폭력배 놈들과 같은 방식으로 돈을 벌 수는 없었으니까 말이다.

어찌되었든 마탑에 적을 두고 있는 입장이니 더더욱 그랬다.


“마탑은 나름 치안 유지에 진심이니까.”


치안을 어지럽히는 놈이 있다면 아마 좋은 꼴은 보지 못할 테지.

그런 꼴이 되는 건 사절이었다.


“일단 여기까지만 생각하고··· 지금은 더 현실적인 고민을 좀 해 볼 필요가 있겠어.”


그 현실적인 고민이라 함은.

카론 자신이 아직 마탑의 수련생이라는 점이었다.

심지어 이번 주는 갱단 놈들에게 공작을 펼치느라 사실상 모두 결석을 해 버린 상황.

다음 주에도 이런 식으로 일이 돌아가면 곤란했다.

카론은 아직 2레벨에 불과했고, 배워야 하는 것들은 산더미처럼 남아 있었으니까.


그렇기에 결정을 내려야 했다

일주일 중 카론이 마탑에 가 있는 나흘이라는 시간.

이 시간 동안 카론의 역할을 대신할 누군가를 골라야 한다는 말이다.


“누가 좋을까···”


일단 체질 개선이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이전처럼 애들을 관리해야겠지.

당연히 레벨을 쌓지 못한 일반인을 내세울 수는 없을 터다.

그랬다간 밑에서 바로 들고 일어날 테니까.


문제는 중간 보스 급에 해당하는 놈들 대부분을 치워 버렸다는 점.

치워 버렸다는 사실 자체에 대한 후회는 없다.

대부분 그럴 만한 놈들이라고 생각했으므로.


하지만 그 덕에 지금 당장 써먹을 만한 인간이 없는 것 또한 사실.

그 사실을 자각한 카론이 깊게 한숨을 쉴 때였다.


똑똑-


“잠시 들어가겠습니다.”


이미 벽이 죄다 부서졌는데도 고지식하게 문을 두드린 한 남자가 안으로 들어왔다.

카론 역시 제법 덩치가 있음에도 저 사내 앞에서는 어린이처럼 보일 만큼 거대한 덩치.

살아남은 몇 안 되는 중간 보스 중 하나인 휘트문드였다.


“밑에 애들 정비는 완료했습니다.”


“고생했어. 애들 반응은 어때?”


“일단은 다들 수긍했습니다. 이번 사건이 그리 작은 건이 아닌 만큼 다들 상황을 좀 지켜볼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카론이 한창 보스들을 때려잡고 있을 시각, 휘트문드는 갈베오의 본거지를 지키고 있었다고 한다.

갈베오 패밀리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아 갈베오의 신임을 받지 못한 것이 그 이유.


그렇기에 카론에게는 오히려 괜찮은 인선이었다.

이제 막 패밀리에 들어왔다지 않은가.

그 전에는 이래저래 떠돌이 생활을 해 왔고.

사실상 손이 깨끗한 몇 안 되는 중간 보스라는 말이다.

2레벨에 해당하는 실력자임은 당연했다.

심지어 2레벨의 상위에 다다르기까지 한.


그러니 카론이 조직의 2인자를 맡아달라고 얘기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제가요?”


순간 당황한 듯한 휘트문드.

하지만 상황을 납득하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하하··· 설마 마탑 소속이신줄은 몰랐습니다.”


물론 수련생이라는 얘기는 하지 않았다.

어차피 3레벨이 되면 정식으로 마탑 소속이 될 거니까 딱히 거짓말도 아니었고.


“마탑 소속의 마법사들은 이런 외부 구역에 별 관심이 없는 줄 알았는데··· 또 다 그런 것만은 아니었군요.”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었어. 솔직히 나도 이렇게까지 일이 진행될 거라곤 생각 못했거든.”


“일단 알겠습니다. 그렇게 말씀하시니 저도 최선을 다해 보겠습니다.”


물론 현 시점에서 휘트문드를 온전히 믿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카론 자신이 마탑과 끈이 있다는 걸 밝힘으로 인해 최소한의 뒤통수 방지 장치는 마련된 셈.

카론이 조금은 가벼워진 마음으로 마저 말을 이었다.


“일단 얘기해 두자면 나는 이 조직을 이전의 패밀리처럼 운영할 생각은 없어. 물론 한동안은 어쩔 수 없겠지만 앞으로는 그렇게 할 생각이란 얘기야.”


“네 이해했습니다.”


“그건 뭐 앞으로 차차 고민해 보고···”


말을 끊은 카론이 주변을 잠시 둘러 보았다.

그러자 보인 건 빈말로도 갱단의 본부라고 하기 어려울 정도로 처참한 건물의 꼬락서니.

어지간한 폐가도 이 정도로 엉망은 아닐 터였다.


물론 갈베오나 푸치니 패밀리가 본부로 사용하던 건물도 있기는 하다.

직접적으로 습격을 받지 않았으니 부서지지도 않았을 터.

하지만 그쪽으로 본거지를 옮기기에는 위치가 맘에 들지 않았다.


“마탑이랑 오고 가기도 편하고, 세 패밀리의 구역을 모두 합쳤을 때 이곳이 가장 중앙인 것도 그렇고··· 아무래도 이곳을 포기할 수는 없겠는데.”


“그럼 수리해야죠.”


순간 휘트문드의 눈이 반짝거렸다.


“보스랑 중간 보스 놈들이 꿍쳐둔 재산이 있을 것 아닙니까. 그것들을 모두 찾아내면 어느 정도 예산이 모이지 않을까요.”


“!!”


잠시 잊고 있었다.

이것들 사실상 조폭이었지 참.


그렇게 약간의 시간이 지나고.

게펜, 갈베오, 푸치니가 꿍쳐뒀던 재산들을 모두 한데 모은 카론과 휘트문드가 황망한 표정을 한 채 중얼거렸다.


“왜 이것들 생각보다 돈이 없지···?”


“그러게 말입니다.”


물론 그리 적은 액수는 아니었다.

수련생에 불과한 지금의 카론으로서는 감히 모을 수 없을 정도의 돈인 건 확실했으니.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척이나 큰 돈이냐?

그런 건 또 아니었다.


“고작 백만 셀 수준이라니···”


지금까지 이 세상을 살아오며 겪은 카론의 체감 상, 이 셀이라는 단위는 전생의 달러와 비슷한 정도의 가치를 가지고 있었다.

그 말인 즉 백만 셀이라는 건 대한민국 기준 약 십억 원 정도의 가치라고 보면 되었다.


근데 무려 3개나 되는 마피아 조직을 털어서 나온 돈이 고작 십억이라고?

백만 셀이라고?


“이 구역에서 깡패짓하는 거 어쩌면 그렇게 돈이 안 되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저도 공감합니다.”


“이 백만 셀, 조직을 복구하는데만 사용해도 그냥 사라지겠는데.”


“일단 이 돈으로 건물 좀 수리하고 이래저래 사용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존의 공금도 어느 정도는 있을 테니까 어찌저찌 해 볼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


카론이 속으로 눈물을 흘렸다.


아니 예전에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던 조폭들을 보면 비밀 금고에 수십 억, 수백 억씩 들고 있던데.

이 빌어먹을 판타지 세상에서는 조직 세 개를 털었는데도 왜 떨어지는 게 고작 십 억이냐.

조직원들 태반이 싸움에 휘말려 뒤져버리고 남은 인력도 이제 얼마 없는데.

그거 복구하느라 쓰고 나면 십 억은 개뿔, 남는 돈도 없을 것 같았다.


그렇다고 복구를 안 한다?

그러면 또 바깥 조직에서 쳐들어 올 게 뻔했다.

외부 구역에 고작 깡패 조직이 셋 뿐일 리가 없었으니 말이다.


“빌어먹을. 이대로는 안 되겠어.”


그 순간 카론이 확실하게 생각을 마쳤다.

고작 이 정도의 수입으로는 부족하다고.

뭔가 큰 돈을 벌 수 있는 아이템을 생각해 봐야겠다고.

대충 꾸렸다가는 오히려 카론의 앞길을 막는 꼴이 될 지도 모르겠다고.


그리고 당면한 더 큰 문제는.


“학교도 못 그만두겠네···”


앞으로도 한동안은 더 교사 일을 해야 할 것 같다는 점이었다.

졸지에 교사, 보스, 수련생.

쓰리 잡이 되어버렸다.

결코 원해서 이렇게 된 건 아니었지만.


“이 개같은 인생···”


새삼 시저가 원망스러운 카론이었다.


*


“그 세 놈들이 한 번에 무너졌다고?”


“네. 보스.”


부하의 보고를 듣는 패밀리의 보스, 에지가르의 눈에 흥미가 가득 차올랐다.


“그래···?”


외부 구역에서 가장 안쪽, 즉 볼프렌 시와 가장 가까운 구역에서 아웅다웅하던 세 패밀리.

에지가르는 항상 놈들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여차하면 그대로 먹어 버리기 위해서.

하지만 설마하니 한 순간에 죄다 죽어 버릴 줄은 몰랐다.


“제법 탐나던 구역이었는데 말이야. 돈은 별로 안 되지만, 어쨌든 이 구역 내에서도 거기가 가장 안쪽이니···”


외부 구역이라 해도 다 같은 외부 구역이 아니다.

상대적으로 볼프렌 시와 가까운 가장 안쪽의 외부 구역부터, 저 멀리 황무지와 바로 접한 가장 바깥의 외부 구역까지.

외부 구역에도 나름의 기준이 있고 또 급이란 것이 있었다.

그리고 에지가르나 게펜 등의 패밀리가 설치는 곳은 그런 외부 구역 중에서도 가장 안쪽.

흔히들 이 구역을 Z구역이라 불렀다.


“그렇잖아도 요새 바깥 놈들이 자꾸 간을 봐 대서 신경 쓰이는데.”


시저의 말대로 마탑은 외부 구역에 대해 적극적인 개입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건 평시의 일일 뿐.

유사시에는 충분히 억지력을 발휘할 힘도, 생각도 있는 조직이 바로 마탑이었다.

그리고 그 유사시라는 건, 처음 볼프렌이 도시를 세운 후 수백 년의 시간이 지나는 동안 외부 구역의 내부를 분리하기 위해 쌓은 내벽이 무너지는 일 또한 포함된다.


그러나 그건 물리적인 붕괴에 국한된 관심일 뿐.

더 바깥, 즉 Y영역의 조직들이 Z영역으로 세력을 넓히는 것까지는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일전에 카론이 잡은 인신매매단의 윗선에 대해 아무르 장로가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것도 바로 그 이유였다.


“세 보스가 모두 죽었지만 그 구역 자체가 완전히 빈 땅이 된 건 또 아니라고 합니다. 세 패밀리가 가지고 있던 구역을 모두 합쳐서 새로운 조직이 탄생했다고 들었습니다.”


“뭐야. 그건 또.”


에지가르가 떨떠름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어쩐지 제 놈들끼리 알아서 죽었을 리가 없지··· 외부에서 어떤 놈이 셋을 동시에 쳐 버린 거로구나.”


에지가르가 잠시 생각을 마친 후 다시 질문을 던졌다.


“새 보스에 대해 더 들어온 정보는?”


“특이한 건 더 없습니다. 다만 게펜과 갈베오, 푸치니를 모두 한 명이 죽여 버렸다는 소문 정도만 들었습니다. 아마 그 놈이 새로운 보스일 테지요.”


“그거 상당하네.”


물론 그건 에지가르 역시도 할 수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세 놈을 동시에 상대하는 건 불가능했다.

그럼 과연 새로운 보스는 저 세 놈을 동시에 잡아 죽였을까? 아니면 하나씩 각개격파를 했을까?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볼 필요성이 있겠다 싶었다.


“어쩔 수 없군. 오랜만에 다들 얼굴 좀 봐야겠어.”


“네?”


“주변의 다른 패밀리들한테 연락을 돌릴 준비를 해 둬. 오랜만에 얼굴 좀 보자고 말이야.”


그렇게 말한 에지가르의 눈에 조금씩 살기가 끼었다.


“당연히 그 신입 놈도 포함해야겠지. 준비해 둬.”


“네! 알겠습니다. 보스!”


대답을 마친 부하가 후다닥 방을 나섰다.

남은 건 오직 에지가르 한 명.

다시금 에지가르가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일단 상태를 한 번 봐야겠지만··· 뜯어 먹을 만 하다면 다같이 한 번에 뜯어 먹어 버리는 게 아무래도 수고를 덜 수 있겠지.”


아무래도 오랜만에 일을 좀 해야 할 것 같았다.


슥슥-


이내 에지가르의 방에서 글씨 쓰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펜 움직이는 소리가 제법 묵직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초월급 재능의 천재 마법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4 24화 NEW 6시간 전 27 4 13쪽
23 23화 24.09.17 49 5 14쪽
22 22화 +1 24.09.16 57 5 14쪽
21 21화 24.09.15 57 7 14쪽
20 20화 24.09.14 69 6 14쪽
19 19화 24.09.13 79 7 14쪽
18 18화 24.09.12 76 7 14쪽
17 17화 24.09.11 82 6 13쪽
» 16화 24.09.10 85 6 13쪽
15 15화 24.09.09 94 5 15쪽
14 14화 +1 24.09.08 108 5 15쪽
13 13화 24.09.07 113 6 13쪽
12 12화 24.09.06 123 4 15쪽
11 11화 24.09.05 130 5 14쪽
10 10화 24.09.04 148 5 14쪽
9 9화 24.09.03 143 6 15쪽
8 8화 24.09.02 150 5 14쪽
7 7화 24.09.01 148 3 13쪽
6 6화 24.08.31 165 4 13쪽
5 5화 24.08.30 183 4 14쪽
4 4화 24.08.29 195 4 13쪽
3 3화 24.08.28 197 4 14쪽
2 2화 24.08.28 277 3 14쪽
1 1화 24.08.28 425 5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