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월급 재능의 천재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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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7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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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31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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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DUMMY

“어린이 학교의 임시 교사라...”


이른 시간, 학교에 도착한 카론이 남몰래 한숨을 쉬었다.

전생도, 현생도 누굴 가르치는 일 따위와는 관련 없는 삶을 살았는데.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그나마 페이는 나쁘지 않은 편이라 다행이었다.


“나름 여유 시간도 많은 편이고...”


다만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이 어린이 학교가 볼프렌 시 바깥, 즉 외부 구역에 걸쳐 있다는 점이었다.

카론이 머물던 A구역의 기숙사와는 한참 먼 곳.


“덕분에 사흘은 여기서 지내고, 나머지 나흘은 마탑에 출근하는 기적의 스케줄이 만들어져 버렸지.”


그나마 숙직실 비슷한 곳이라도 있어 망정이지, 하마터면 반쯤 노숙자가 될 뻔했다.


“그래도 이게 꼭 나쁜 일인 것만은 아니니까.”


외부 구역이라 해서 모든 곳이 인외마경의 지옥인 건 아니었다.

볼프렌 시의 내부 구역 가까이 있는 구역, 통칭 Z구역은 나름 상태가 괜찮았으니.

다음 도시 확장 때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영역이라 그런 것일까.

도시 내부만큼은 아니어도 나름대로 치안이 지켜지는 곳이었다.


“그래도 마탑에서 이런 학교를 운영하는 줄은 몰랐는데.”


심지어 이곳 한 곳뿐인 것도 아니다.

외부 구역 중, F구역과 거의 맞닿은 영역, 소위 경계 구역이라 불리는 곳에 이러한 학교를 여럿 운영하고 있었던 것이다.

마탑 차원에서 펼치는 나름의 복지 활동이라 할 수 있었다.


“뭐... 완전히 인도적이기만 한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게 어디인가.

외부 구역, 이 척박한 곳에 터전을 잡고 사는 이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베푼다는 것.

그게 중요한 것 아니겠는가?

학비도 거의 공짜나 다름없고.


그래서일까.

근무 전, 면담 자리에서 마주한 교장의 인상 역시 상당히 둥글둥글하니 선한 편이었다.

특유의 분위기 역시 편안했고.

다만 카론의 예상과 다른 점이 하나 있었으니.


"반갑습니다. 교장 제롬 브뤼앙이라고 합니다."


교장이 새파랗게 젊다는 거였다.

서른 중반 정도 되어 보이는 얼굴.


"그래도 이제 좀 숨통이 트이겠네요. 근래 임시 교사분들께서 3레벨이 되어 학교를 떠나는 경우가 잦았거든요."


아무래도 마탑 소속의 파견직이라 그런 듯했다.


"카론 선생님께서는 어디보자... 공용어와 수학 과목을 맡아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공용어랑 수학이요?"


다행히 그리 어려운 과목은 아니었다.

공용 문자는 애저녁에 뗀 지 오래고 수학이라 해 봐야 어차피 초등학교 수준일 터.

이 정도도 제대로 가르칠 수 없다면 전생 현대인이라는 꼬리표는 떼어 버려야 할 것이다.


“네. 가능하시겠죠?”


물론 그건 카론의 입장.

생판 처음 보는 놈이 임시 교사랍시고 앉은 이 꼴, 어쩌면 제롬 입장에서는 약간 아니꼽게 보일지도 몰랐다.

그래서일까.


“외부 구역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수업이라고 대충대충 업무에 임하시다가는 제법 곤란해지실 겁니다. 일단 저부터 화가 날 것 같거든요.”


은근히 압박을 가해 오는 제롬이었다.

절로 피부가 저릿저릿했다.

확실히 어중이떠중이는 아닌 모양이었다.


“그래도 이전에 이런 강의를 해 본 적은 없으시겠죠.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그동안 선생님들이 사용하셨던 강의 커리큘럼과 자료들입니다.”


교장이 스윽 종이 뭉치를 내밀었다.

살짝 훑어만 보았음에도 그 내용이 상당히 알찬 게 보일 정도로 잘 정리된 자료들.

괜히 조금 더 책임감이 생기는 듯한 느낌이 든 카론이었다.


“최고의 선생은 못 될지 모르지만, 그래도 받은 돈값 정도는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하하하. 돈값 하겠다는 선언은 또 처음이네요.”


잠깐 웃은 제롬이 슬쩍 손을 내밀었다.


“잘 부탁드립니다. 만약 힘든 일이나 어려운 일이 있다면 언제든 찾아오셔도 좋습니다. 제가 어지간하면 퇴근을 안 하거든요.”


그건 좀 소름 돋는 이야기였다.

주 3일은 이 학교에서 지내야 하는 카론의 입장을 생각해 보면 24시간 내내 직장 상사와 붙어 있는 모양새가 아닌가.

하지만 그 미묘한 불편함을 티 내서는 안 될 노릇.

이럴 때는 그저 웃음으로 무마하는 게 최고다.


“하하. 네. 반드시 그러겠습니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카론의 알바 생활이 시작되었다.


“어디 보자... 내 수업은 다음 주부터구만.”


하지만 시간이 남았다 해서 대충 빈둥대며 보낼 생각은 없다.

카론의 신조.

돈을 받았으면 돈값은 해야지.

그래서 열심히 강의 시뮬레이션과 목소리 톤 조절 등에 시간을 쏟았다.


“제법 나쁘지 않군요. 아니 꽤 좋아요.”


그 노력의 결과가 썩 괜찮았는지 무려 제롬의 칭찬도 받았을 정도.

초보 교사치고는 제법 나쁘지 않은 시작이라 할 수 있으리라.


그렇게 흘러간 시간이 한 달.

어느새 지나치게 교사 생활에 익숙해져 버린 카론이었다.


주 3일은 학교에서.

나머지 4일은 마탑에서.

휴일이란 없는 극악의 스케줄.

하지만 나름대로 할 만했다.

이 어린이 학교라는 곳이, 전생의 대한민국처럼 빡빡하게 아이들을 관리할 필요까지는 또 없었던 덕이다.

사실상 수업 시간을 제외하면 자유인과 크게 다르지 않은 삶.


“읏차.”


덕분에 새로운 마법을 배우고 익히는 데 제법 열을 쏟을 수가 있었다.

특히 요 근래 가장 신경 쓰고 있는 마법이 바로 기초 은신 마법이었다.


“애들이 좀 엉겨 붙어야 말이지.”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카론의 그림자만 봐도 선생님! 하면서 달려드는 아이들이 한둘이 아니었던 탓이다.

오죽했으면 수업을 모두 끝냈음에도 마법 수련을 하기는커녕 질질 달라붙는 아이들을 떼 내는 데 시간을 다 허비해버릴 정도.

개중에서도 특히 기억에 남는 녀석들이 바로 이란성 쌍둥이인 펠과 페나 남매였다.


“성별이 다른데도 어떻게 얼굴이 똑같이 생겼는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라니까.”


열넷이라는 나이임에도 그 나잇대의 소년 소녀보다 두 세 살은 더 어려 보이는 왜소한 체구 또한 기억에 남았다.

덕분에 뜯겨 버린 간식이 몇 개인가.

그래서 더 필사적으로 은신 마법을 연습하는 카론이었다.

간식을 또다시 뜯기는 건 사절이었으니까.


“뭐야, 이거 생각보다 쉽네.”


그렇게 은신 마법의 숙달을 마친 후.

카론이 다른 마법들을 수련하기 시작했다.

지난주, 마탑에서 열심히 배워 온 것들이었다.


“강철 피부와 민첩성 강화를 중첩해서 걸 수 있으면 효과가 상당할 것 같단 말이지.”


개중에 또 중점을 두고 있는 마법이 바로 피부를 단단하고 튼튼하게 만들어 주는 강화계 마법인 강철 피부.

주로 방어 용도로 사용되는 마법이었지만, 육탄전에 별 거리낌이 없는 카론의 눈으로 보았을 때, 이건 몸통 박치기 용으로도 상당히 쓸만해 보였다.

어리버리한 초보 마법사의 무지성 자살 시도처럼 보이는 공격이 사실은 강력한 꼬라박기라니.

이런 반전이 또 어디 있겠는가.

그야말로 방심을 유도하기 딱 좋은 연계 기술이라 생각했건만.


“아직 숙련도가 낮아서 그런가? 민첩성 강화와 근력 강화는 중첩이 됐는데.”


스읍-


“어쩔 수 없지. 일단 나중에 다시 해보자.”


그렇게 월요일 아침의 푸닥거리를 마친 카론이 수업 시간에 맞춰 교실에 들어섰을 때였다.


‘음?’


대략 서른 명 정도의 아이들이 바글대며 저들끼리 떠드는 광경.

평소와 별로 다르지 않은 광경이었다.

하지만 카론의 눈에는 위화감이 잡혔다.

반에서 항상 목소리를 높이던 두 학생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펠과 페나가 없네?’


사실 학생들이 학교에 오지 않는 건 썩 이상한 일인 것만은 아니었다.

더 바깥보다는 상황이 낫다지만 어차피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인 게 바로 이 동네였으니까.

하루아침에 주거지가 옮겨지는 일도 부지기수고, 이래저래 사고에 휘말리는 사람들도 많다는 얘기다.

물론 아이들이라 해서 그런 난리통에 휩쓸리지 않으리란 법은 없고.


‘하지만 그렇다 해서 그냥 사고가 났나 보다 하기에는 좀 마음에 찔린단 말이지.’


애들이 매일 끈덕지게 달라붙던 동안 나름의 정이라도 든 것일까.


‘수업 다 끝나고 나서 좀 찾아보기라도 해야겠어.’


전생에 사회인으로 살 때도 이런 책임감을 느끼고 일해 본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

좀 미묘한 기분이었다.


*


제롬에게 편지를 남긴 카론이 조심스럽게 학교 바깥으로 걸음을 옮겼다.

아직 대낮임에도 뭔가 우중충한 기분이 드는 외부 구역의 길거리.

여기저기 늘어진 거적때기들 사이로 스치듯 드는 햇볕은 이 우중충함을 미처 걷어내지 못했다.


‘꼬맹이들 집이 어느 쪽이라고 했더라...?’


귀가 아프도록 미주알고주알 떠들어댄 덕에 두 꼬맹이가 어디 사는지는 대충이나마 짐작하고 있었다.

학교에서 걸어서 대략 이삼십 분 정도 가면 나오는 판자촌.

볼프렌 시 동쪽의 에펠바움 강으로 흘러드는 그리 넓지 않은 하천 주변이었다.


“아무래도 조금 이상한데.”


제법 빽빽하게 들어찬 판잣집들.

하지만 기묘할 정도로 인적이 드물었다.

유동 인구가 그리 많지 않은 한낮임을 감안해도 이상할 정도의 정적.

판자촌 내부로 스며든 카론이 은신 마법을 사용한 채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그래도 사람들이 아예 없는 건 아니로군.’


은신 마법이라 해도 모습이 투명해지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한 발짝 한 발짝에 신중을 기해 움직였다.

그러다 막 집 안에서 뛰쳐나오는 꼬맹이 한 명이 눈에 띄었다.


“야호!”


무척이나 신나는 발걸음으로 판자촌 바깥을 향해 뛰어나가는 소년.

나이는 대략 열 살이 조금 넘을 듯 보인다.

아무래도 저 꼬맹이라면 펠과 페나에 대해 알고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카론이 신중한 걸음으로 소년의 뒤를 따랐다.


하지만 판자촌을 채 벗어나기도 전에, 난데없는 그림자가 소년을 그대로 움켜쥐었다.


“으으읍!”


입이 막힌 채 버둥거리는 소년.

소년을 붙잡은 거대한 덩치의 남자가 잠시 한숨을 쉬더니 소년의 뒷목을 세게 내려치는 모습이 보였다.

그러자 소년이 마치 시체처럼 축 늘어져 버리고 말았다.


“애새끼가 시끄럽게.”


신경질적으로 침을 칵 뱉은 남자가 소년을 등에 둘러맨 채 천천히 판자촌 밖을 향해 걸음을 옮긴다.

물론 그 모든 과정은 카론의 눈에 여실히 담긴 채였다.


‘인신매매인가.’


아무래도 펠과 페나가 등교하지 못한 원인을 찾아낸 것 같다.

카론이 조심스레 남자의 뒤를 따랐다.


그렇게 얼마나 미행을 했을까.

으슥한 곳에 숨겨진 폐건물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그 앞을 지키고 있는 두 명의 남자들 또한.


“오 또 하나 잡아 왔네?”


“네가 얼마나 열심히 일하는지 보스도 알아줘야 할 텐데 말이야.”


“내 말이. 오늘만 해도 벌써 다섯이나 잡아 왔잖아? 똑같이 생긴 애들 둘도 그렇고.”


그러면서 문지기 두 명이 낄낄거렸다.


“그래도 이제 얼마 안 남았잖아? 이틀 남았나? 어휴. 좀이 쑤신다 쑤셔. 대체 이 허름한 데 누가 쳐들어온다고 경비를 둘이나 세워 두는 건지.”


“빨리 문이나 열어.”


“어이구. 성질도 급하셔.”


끼이이-


을씨년스러운 소리를 내며 건물의 입구가 열리고, 그 사이로 소년을 들쳐멘 남자가 성큼성큼 걸음을 옮겼다.

그런 남자의 뒷모습을 잠시 바라보던 문지기들.

이내 또 자기네들끼리 이런저런 말을 떠들어 대기 시작했다.


“하여튼 저 새끼 싸가지 하고는.”


“쩜오레벨 반쪽짜리 주제에. 지가 무슨 1레벨 능력자라도 된 것 마냥 설친다니까.”


“그래도 얼마 안 남았어. 애새끼들만 넘기고 나면 그때 애들 싹 다 모아서 저 새끼 몸에 칼자국을 좀 내줄 생각이거든. 제깟 게 쩜오라고 해 봤자 우리가 싸그리 달려들면 지가 뭐 어쩔 거야.”


“그래도 쩜오인데... 혹시 보스가 화내지는 않을까?”


“보스도 저 새끼 마음에 안 들어 해. 보스 앞에서도 모가지가 뻣뻣한 새끼라.”


“하긴. 뭐.”


그러더니 다시금 낄낄대는 문지기들.

말하는 본새를 들어 보니 아무래도 저놈들은 일반인인 모양이었다.

그리고 방금 소년을 들쳐메고 들어간 녀석을 제외한 나머지 조직원들도 모두 그런 모양.


‘다만 보스라는 놈은 일반인이 아니겠지.’


어떻게 할까.

이왕 편지까지 쓴 마당인데 제롬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도움을 요청해 볼까?


‘시간이 오래 걸린다.’


물론 그게 확실하긴 할 것이다.

하지만 이놈들은 납치범들, 아니 그 수준조차 아닌 사실상 인신매매범들이다.

어차피 팔아넘길 애들인데 그 애들의 상태가 어떤지 신경이나 쓸까.

어쩌면 신경을 쓰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심심풀이로 가지고 노는 녀석들이 있을지도 모르는 노릇.

괜히 시간을 잡아먹었다가 아이들에게 변고라도 생기면 어쩐단 말인가.

아무리 정의감과 신념 따위는 개밥에 말아먹었다 자평하는 카론이라지만, 그런 양심조차 없는 인간은 되지 못했다.


‘그렇다면 내가 친다.’


어차피 보스라는 놈만 조심하면 될 일.

결심을 내린 카론이 폐건물의 담장을 따라 조금씩 정문을 향해 움직였다.

은신을 사용한 탓에 조금 차올랐던 마나 코어가 다시금 닳기 시작했다.


‘한 방에 끝낸다.’


슬그머니 놈들의 옆까지 다가선 카론이 지글대는 전류를 빠르게 쏘았다.


“으엌?”


한 놈이 고꾸라짐과 동시에 달려든 카론이 빠르게 나머지 한 놈의 명치를 찔렀다.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채 허리가 굽어진 경비.

카론의 오른손에 맺혀난 얼음 칼날이 거침없이 놈의 눈을 뚫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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