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월급 재능의 천재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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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7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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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4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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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화

DUMMY

강의실 내부는 소란스러웠다.

이쪽 편에서는 환희에 가득 찬 괴성이, 또 저편에서는 절망과 좌절의 한숨이 울렸다.

인간이 표현할 수 있는 모든 감정들이 진득하게 녹은 채 사정없이 흘러내렸다.


"아싸 화염!"


"뭐야. 이거 왜 안돼!"


"쩝. 난 원소 계열은 텄네."


"으아아아! 난 왜!"


시간이 지날수록 수련생들의 희비는 더욱 극명하게 엇갈렸다.

재능이 있는 수련생의 얼굴에는 밝은 웃음이, 그렇지 못한 이에게는 좌절과 비탄이 떠오른다.

그리고 자렌은 개중 환희의 탄성을 지르는 무리에 끼어 있었다.


"바람 속성이라..."


여러 속성에 재능이 있다면 더 좋았겠지만, 그건 욕심이었다.

단 하나뿐이라 하더라도 타고난 속성이 있다는 게 어딘가.

당장 이 강의실 내에만 해도 주 속성 여섯에 대한 재능이 없는 이들이 거의 절반에 육박하고 있는 마당인 것을.


하지만 일견 이상한 광경이기도 했다.

마법사가 다룰 수 있는 마법이 오직 원소 계열밖에 없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많은 수련생이 좌절하고 있는 것인가.

당장 볼프렌 시의 마탑주 시저 가르바덴만 해도 원소 마법에 대한 재능이 거의 없는 마법사인데 말이다.


그건 바로 마법사가 대규모의 몬스터들을 처리하는 데 있어 가장 유용한 직군이기 때문이었다.

애초에 마법사의 위치가 이 정도로 격상된 이유가 바로 수백 년 전 있었던 몬스터들의 대범람 때문이었으니.

그렇기에 마법 중 살상력이 가장 뛰어난 원소 계열의 마법이 아무래도 우대되는 측면이 강했다.

물론 원소 마법 없이 고위계에 오른 마법사들 또한 많기는 하나, 그들의 대 몬스터 화력이 같은 위계의 원소 마법사들보다 평균적으로 조금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었으므로.


그렇기에 수련생들이 좌절해 버리는 것도 영 이해되지 않는 건 아니었다.

출세를 위한 가장 순탄한 길이 발을 채 내딛기도 전에 막혀 버린 꼴이니 말이다.


물론 여섯 개의 주 속성이 아닌 다른 속성에 재능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주류가 왜 주류이겠는가.

그만큼 희귀 속성에 대한 적성을 타고나는 일이 어렵기 때문이었다.

주 속성에 대한 재능이 없는데 희귀 속성에 대한 재능을 타고나는 일이 얼마나 낮을 가능성인지를 생각해 보면 수련생들의 좌절은 일견 타당한 구석이 있었다.


"그에 반해 저 인간은..."


자렌의 시선이 강의실 한켠, 카론의 테스트 장소를 향했다.

그곳에서는 쉴 새 없이 감탄사가 터지는 중이다.

카론의 것은 아니었다.

적성을 테스트하는 마법사들의 감탄이었지.


"오오!"


"설마 대지 속성까지...?"


"됐다!"


"맙소사. 여섯 속성 전부?"


그 광경을 바라보던 자렌이 고개를 저었다.

그러고 보니 저 인간을 처음 본 날, 그날도 저 인간은 빙결과 뇌전 계열 마법을 썼었지.

그때부터 이미 떡잎이 달랐던 모양이다.


"저러니 내가 처발렸지."


근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카론의 양손이 잠시 빛나는가 싶더니 이내 내쏘아진 얼음덩어리가 허공에서 폭발해 버렸다.

폭음이 상당했던 탓에 제법 많은 수련생의 이목이 집중된 상황.

그럼에도 카론의 얼굴은 덤덤했다.

아니, 무언가 불만스러운 것인지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였다.


다만 그건 카론의 얼굴이고.

카론 주변에 선 마법사들의 얼굴은 흡사 귀신이라도 본 듯 기겁한 표정이었다.


"뭐야. 이거 진짜야?"


심지어 헤이나마저 놀람을 감추지 못한 채 카론을 향해 뛰어들었다.

고작 이십 대 초반에 5레벨의 벽을 깨부순 걸로 위명이 자자한 그 헤이나 브론트가.


“거기 수련생? 아직 1레벨 아니에요?”


“맞습니다.”


“근데 벌써 마법 융합을 사용할 수 있다고?”


“뭐 할 만하던데요.”


가볍게 대꾸하며 팔을 휘휘 돌리는 카론.

잠시 정신을 집중하는가 싶더니 다시금 화염과 빙결 마법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퍼엉-


아까보다 조금 더 큰 폭음이 터졌다.


“이번 건 좀 쓸만했네.”


이번엔 조금 만족스러웠던 듯 고개를 끄덕이는 카론.

하지만 주변 마법사들의 얼굴은 이미 더 놀랄 구석조차 없이 놀라 버린 상태였다.


‘이런 건 정말 듣도 보도 못한 일인데.’


헤이나가 조그맣게 중얼거렸다.


마법에 입문한 이후 헤이나에게는 항상 따라붙는 별명이 있었다.

천재.

심지어 보통 천재도 아닌, 세기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하는 천재.

그리고 헤이나 본인도 그렇게 생각해 왔다.


수련생이 된 이후, 불과 세 달여 만에 3레벨을 달성해 정식 마탑 소속이 되었다.

그리고 스무 살이 되던 해 4레벨을 달성했고, 스물 둘이 되면서 5레벨 마법사가 되었다.

볼프렌 마탑을 넘어, 대륙 전체의 마탑을 뒤져도 이러한 속도로 위계를 올린 마법사는 전무후무한 수준.


그런 헤이나조차도 1레벨부터 융합 마법을 사용하지는 못했다.

아니, 융합 마법을 사용하기 위한 전제 조건인 더블 캐스팅조차도 어느 정도 레벨이 오르기 전에는 감히 시도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그나마 4레벨이 된 이후에서야 간신히 더블 캐스팅의 감을 잡을 수 있었을 정도.


하지만 지금 눈앞에 있는 이 1레벨 수련생은 어떠한가.

마치 숨 쉬듯 자연스럽게 더블 캐스팅을 시도하고 그것도 모자라 두 마법을 한데 합쳐 새로운 마법을 뿌려대고 있지 않은가.

아까는 화염과 빙결 마법을 융합하더니, 이제는 뇌전과 물 마법을 같이 융합해 강의실 구석으로 휙휙 던져내고 있는 수련생.

그 순간 헤이나는 잠시 잊고 있던 사실을 깨달았다.


‘잠깐만. 이 녀석, 여섯 개의 속성 마법을 전부 다룰 수 있잖아?’


어쩌면 지금 보여 주는 이 모습조차 전부가 아닐지 모른다.

이미 여섯 개의 주 속성에 대한 재능이 확실한 마당에, 희귀 속성들에 대한 재능 또한 있을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가령 예를 들면 헤이나의 주 속성인 식물 계열의 마법이라던가.

아니면 그것 말고도 더 있을 수가 있겠지.


‘재미있겠는데?’


아무래도 이 강의를 맡길 잘한 것 같았다.


‘제법 지켜볼 맛이 나겠어.’


헤이나의 눈이 마치 반달처럼 휘어졌다.


*


첫 강의부터 거의 절반에 가까운 탈주자가 발생했던 수업을 뒤로 한 채, 카론이 개인 수련실에 발을 디뎠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얼추 예상은 하고 있었다.

부여, 강화, 탐색 계열의 마법들도 사용에 아무런 무리가 없는데 원소 마법이라고 해서 딱히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었으므로.

심지어 이미 세 종류의 원소 마법들을 꾸준히 사용해오지 않았던가.

그럼에도 설마하니 여섯 개의 주 속성을 모두 사용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하나 정도는 빠질 줄 알았는데.”


뭐, 어쨌든 나쁜 일은 아니었다.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의 가짓수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차후 레벨이 올랐을 때 남들보다 더욱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을 테니까.

당장 지금만 해도 단기적으로는 2레벨의 능력자와 비등비등한 출력을 낼 수 있었으니 아마 앞으로 이득을 더 보면 보았지 손해를 볼 일은 없지 싶었다.


“문제는 그것들을 모두 잘 다루려면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는 건데···”


사실 지금도 학교 교사 아르바이트와 강화, 부여 마법을 수련하느라 밤에 잠을 잘 자지 못하고 있었다.

마법을 시전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지만, 아무래도 강화와 부여 마법의 경우 직접적으로 신체에 가해지는 부하가 제법 있는 편이라 반복 숙달이 중요했기 때문.

하지만 이제 그것도 옛날 일이 되어버릴 판이었다.


“이제 원소 마법도 계속 수련해야 하니까···”


앞으로 또 잠을 얼마나 더 줄여야 할 것인지.

조금은 울적해진 카론이었다.


“뭐, 일단 지금 해야 할 일부터 하자고.”


무려 큰맘 먹고 사용료까지 냈으니 말이다.

그나마 일전에 받은 포상금이 있었으니 망정이지, 하마터면 근 일주일은 정말로 풀을 뜯어 먹어야 했을지도 몰랐다.


“빌어먹을 영감탱. 마탑 내의 시설 이용은 무료라며···”


분명 시저가 그렇게 말하긴 했지만, 아무래도 개인 수련실은 예외인 모양.

카론이 작게 한숨을 쉬었다.


사실 카론은 지금껏 개인 수련실을 빌려본 적이 없었다.

어차피 마탑은 넓고, 수련생들을 위해 제공된 공간이 부족하다 느낀 적은 없었으므로.

하지만 오늘은 이러한 개인 수련실이 필요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원소 마법을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머릿속이 뭔가 간질간질하더란 말이야.”


아마 기초 원소 마법의 강의 시작 전, 헤이나의 말을 들은 이후부터였을 것이다.


-하지만 다들 살아오면서 많은 자연 현상들을 봤을 거에요. 그 수많은 자연 현상들 그리고 세상에 널린 자연물들을 이 여섯 가지 속성으로만 분류할 수 있던가요?


결국 원소 마법이라는 건 자연의 일부분을 모방한 것이라는 의미.

그 본질은 카론이 원소 마법을 사용하면 할수록 더 묵직하게 다가왔다.

아무 생각 없이 얼음 가시를 뿌리고, 전류를 뿌릴 때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


“그렇지. 이 세상이 고작 여섯 종류의 속성만으로 정의되지는 않지.”


당장 떠오르는 것만 해도 빛과 어둠 속성이 있었다.

바람이 거세게 불 때 나는 소리 역시 어떻게 보면 세상을 이루는 하나의 속성일지도 모르고.

아니면 헤이나가 주로 사용하던 식물 계열의 마법들도 자연을 이루는 한 축으로서 속성이라 간주될지도 모른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자렌이 이야기했던 대지와 불의 속성을 결합했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용암 테마 역시도 하나의 속성일 것이요.

불꽃으로 주변 공기를 급격하여 가열하여 팽창 및 폭발하는 과정 역시 어쩌면 하나의 속성이라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저 멀리 극점의 바다 위를 떠다니는 빙산도, 산맥 깊숙한 곳에서 잠자고 있는 거대한 금속 광맥 역시 하나의 속성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나는 어디까지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걸까?’


주류 여섯 속성은 모두 사용할 수 있음이 확인되었다.

하지만 빛과 어둠 속성에 대해서는 아직 판별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해서 빛과 어둠이 내가 감히 건드릴 수 없는, 도저히 닿을 수 없을 만큼 먼 곳에 있는 속성들일까?

아마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는 직감이 왔다.

그것은 빛과 어둠 외의 다른 속성들 역시 마찬가지일 터.


‘굳이 속성 마법뿐만이 아니지.’


카론이 지금껏 써 왔던 마법들의 계열을 굳이 구분하자면 총 네 가지.

원소, 강화, 부여, 탐색.

하지만 마법의 계열이 고작 그 정도의 가짓수로만 분류될 리 없다.


강화 계열의 마법이 있다면 당연히 약화 계열의 마법도 존재할 것이고, 자연 현상을 모방할 수 있다면 자연 현상보다 더 근본적이고 미시적인 현상들도 모방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사람의 정신을 부수고 파괴할 수도, 혹은 누군가를 세뇌해 부려먹는 것도 가능할 테지.

아마 이 세상에 속하지 않은 외차원의 무언가를 소환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을 틀에 가두어서는 안 된다.

그랬다가는 오히려 할 수 있는 일이 제한되기만 할 뿐이다.

왜 벌써부터 할 수 있는 일에 한계를 그어 놓는단 말인가.


한 번 죽었지만, 다시 깨어나 두 번째 삶을 사는.

있을 수 없는 일을 경험한 것이 바로 카론 본인일진대.


이미 한 번 불가능을 가능케 한 자가 세상에 불가능한 것이 있으리라 믿는 것은 이미 한 번 거슬러 온 죽음에 대한 기만이 아닌가.


그걸 깨달은 순간 카론의 마나 코어가 한 번 크게 움찔거렸다.

단순한 진동이 아니었다.

한 번 크게 맥동한 마나 코어에서 강력한 흡인력이 발생한 것이다.


쿠쿠쿠-


코어가 거침없이 주변의 마나들을 빨아들였다.

코어의 크기는 여전히 손가락 두 개 정도이지만 그 내부에 담기는 마나의 밀도는 이전과는 차원이 달랐다.

금방이라도 코어를 터뜨릴 듯 꾸역꾸역 밀려드는 사방의 마나들.

끔찍한 수준의 압력이 코어를 내부에서부터 거세게 밀어내기 시작했다.


그렇게 약간의 시간이 지나고.

결국 압력을 견디지 못한 코어가 또다시 한번 크게 맥동.

동시에 코어의 껍데기가 한 차례 넓게 펼쳐졌다.

그렇게 펼쳐진 코어의 내부를 또다시 마나들이 가득 메운다.

무너진 강둑의 틈을 파고드는 강물들보다도 훨씬 더 거칠게 밀려 들어오는 마나들이.


꽈르릉-


카론의 머릿속에 커다란 천둥소리가 들렸다.

마치 하늘 전체를 가득 메운 뇌운에서 세상 전체를 뒤덮는 벼락이 한 번에 지표를 후려갈기는 듯한 강렬한 뇌성벽력.

하지만 고통스럽지는 않았다.

아니, 되려 더 상쾌해진 것 같다.


그렇게 온몸을 휩쓰는 시원함을 느끼며 눈을 뜬 카론이 천천히 자신의 몸 내부를 살펴보았다.


“이건···?”


이전보다 확연히 커진 마나 코어.

원래 코어가 검지, 중지 손가락을 겹쳐 놓은 것과 비슷한 크기였다면.

지금의 코어는 거의 카론의 주먹만큼 커져 있었다.

당연히 그 안에 담겨 있던 마나의 양 역시 이전과는 감히 비교할 수 없을 정도.

하지만 중요한 건 마나의 양 따위가 아니었다.


“아무래도 뭔가 이상한데?”


슬그머니 손을 들어 올린 카론이 오른손에 뇌전을 피어 올렸다.

치직대는 전류의 유동이 훨씬 더 강해진 모습.

이제는 제법 눈이 부실 정도의 빛을 뿜어내기까지 했다.

그렇다면 그 파괴력은 어떨까.


[마이크로 볼트]


[워터링]


카론의 손에서 반짝거리던 뇌전이 수련장 내부에 떨어졌다.

눈에 확연히 보일 정도로 강렬하게 휘몰아친 뇌전의 무리.

그 순간 카론은 확신했다.


“이 정도면 그때 칼잡이 놈이라고 해도 그대로 구워져 버렸겠는데.”


자신이 완연한 2레벨의 마법사가 되어 버렸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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