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계 최강의 보컬을 뽑는 오디션에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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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토
작품등록일 :
2024.08.28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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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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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5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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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저는 사실 가짜 블러드입니다. (1)

DUMMY

21화



MC비트가, 당황해선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렇지만, 대체 뭘 방송할 작정인데?”


“제목은 악마 팀의 후보 블러드, 중대 발표 같은 제목이라고 어그로를 끌고!

가능한 한, 지하세계의 모든 사람이 시청할 수 있게 해 주세요!!”


그래.

어차피 사고를 칠 거라면.

판을 키우자.

가능한 한 크게 저질러 버리자고.


“알았어, 잠깐만 기다려!”


마왕 비트가, 나의 눈앞에 카메라가 달린 빗자루를 소환하더니. 재빨리 이것저것 복잡한 마법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하세계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생방송이 시작되었다.


마왕 비트가, 발랄하지만 여유가 없는 표정을 지으며 시청자들에게 인사했다.


“안녕, 마왕성의 주민 여러분! 지금부터 블러드가 중대 발표를 한대!”


그러자, 바로 댓글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아니, 그래서 아까 공격은 뭐였어요?]

[범인은 잡았어?]

[오디션 결과는 어떻게 되는 거죠?]

[후보자분들은 무사해요?]


마왕 비트가, 난처한 듯 웃으면서 대답했다.


“다들 많이 놀랐지? 범인은 아직 못 잡았어. 심지어 실시간으로 블러드를 공격하는 중이야!”


[네?!?]

[아니, 그런데 방송이나 켜도 되는 건가요?]


시청자들은, 예상대로 혼란에 빠진 것 같았다.

그럼, 슬슬 나도 등장해야겠지.

내가, 풀잎여우 라라를 품에 안은 채 마왕 비트의 카메라에 얼굴을 내밀었다.


“안녕하세요, 시청자 여러분. 블러드입니다.”


[블러드 형 갑자기 왤케 공손해]

[블러드! 블러드! 블러드!]

[라라 귀여워요!]


“오늘 제가, 중대한 발표를 하나 하려고요- 앗, 노트 씨 뒤!!!”


그러자, DJ노트가 활에 물의 힘을 휘감아서는.

활을 휘둘러서,

전력으로 날아오는 공격을 몇 번이고 받아냈다.


콰아아아아앙!!! 콰아아앙!!!!!


“헉, 허억.”


DJ노트가, 공격의 반동으로 지친 표정을 지었다.

‘제길. 서둘러야겠는데.’


나는 마이크를 잡았다. 그리고 비장한 표정으로, 시청자들을 향해 이야기를 시작했다.


“시간이 없으니까 짧게 이야기할게요.

여러분. 사실 오늘 오디션에 출현한 저는 사실 가짜 블러드입니다.”


그 말에, 채팅방은 난리가 났다.


[???]

[네?]

[ㅁㅊ 뭐라고요?]

[그게 뭔 헛소리야 어딜 봐도 평소의 블러든데?]


나의 폭탄선언에 많은 사람들이 당황했다.

라라와 MC비트, DJ노트조차도 경악한 듯했다.


‘뭐, 나도 처음에는 가능한 한 블러드를 연기하려고 했지만.’


하지만, 블러드에겐 너무 적이 많았다.

우선, 오디션이 시작되기도 전에 누군가가 블러드를 암살했고.

지금 나를 암살하려는 세력이 있는 데다, 심지어 원작 게임의 스토리를 고려해 봤을 때, 오디션 이후에도 블러드를 암살하려는 세력이 존재했다.


그리고, B급이니 C급 같은 조무래기라면 모를까. 다짜고짜 S급 각성자가 튀어나온 걸 봐선,

통상적인 방법으로는 이 사망 플래그를 벗어날 수 없을 것이 분명했다.


‘그렇다면, 판을 뒤집어주겠어.’


이제부터, 말을 한마디라도 잘못하면 블러드의 팬들에게 두들겨 맞을지도 모른다. 나는 선글라스를 벗고는, 무겁고 참담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여러분들에게 슬픈 소식을 알려드리게 되어서 죄송합니다.

부고 전해드릴게요. 사실, 진짜 블러드 님께서는 어젯밤 자택에서 암살당하셨습니다.”


[????????????]

[????????????네???]

[아니 사기 치는 거죠? 지금 몰카에요?]


뭐, 적당히 사실을 밝힐 겸. 모든 상황을 나에게 유리하게 꾸며내는 것이 좋겠지.

나는 계속해서, 심각하고 비장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저는 사실 블러드 님의 지인이며, 차후 악마 팀에 소속될 예정이었던 연주자입니다.


어젯밤, 저는 블러드 님과 오디션에 대한 논의를 하기 위해 자택을 방문했습니다.


그런데, 블러드 님이 문을 열어주지 않더군요.

저는 블러드 님께서 바빠서 벨 소리를 듣지 못한 것으로 생각했죠.

그래서, 저는 이전에 블러드 님이 알려 주셨던 암호를 입력하고 집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저는 충격적인 사실을 목격하게 됩니다. 블러드 님이, 부엌에서 싸늘한 시체가 되어 계셨거든요.”


그러자, 채팅방이 불타기 시작했다.


[이런 ㅁㅊ]

[아니 농담 아니라 진짜야? 진짜로 블러드가 죽었다고?? ㄹㅇ?]

[말도 안돼 블러드님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슬슬 나를 의심하는 사람들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실내는 PK 금지 구역인데 암살이라니 말이 돼?]

[사인이 뭔데요?]

[설마 당신이 죽인 건 아니고?]


“아, 사인은 독살로 추정됩니다.

방에 수상한 약병이 굴러다니고 있었거든요.”


이건, 사실 반쯤 날조하는 거지만.

나는 이전에, 악의 조직원을 쓰러트린 뒤 획득했던 ‘행복의 약’을 꺼내 사람들에게 보여주었다.


“이 약물은, 마왕 비트님께 증거물로 제출하겠습니다. 내용물을 조사해 주시면 좋을 것 같네요.”


나는,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행복의 약을 MC비트에게 건냈다.

이 약을 미리 공론화한다면, 화이트에게 당할 피해자가 줄어들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아니 약병이 왜 굴러다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설마 자살 아냐?]

[블러드님이 그럴 리가 없잖아]


나는, 그렇게 혼란스러워진 채팅방을 바라보다가 다시 이야기를 시작했다.


“저는 블러드 님의 죽음이 타살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블러드 님의 복수를 하기 위해. 일부러 블러드 님의 죽음을 숨긴 뒤, 진짜 블러드인 것처럼 이 무대에 섰습니다.


그러면, 블러드 님을 암살하려던 자들이 모습을 드러내리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제 예상대로. 범인이 나타났네요.

심지어 실시간으로 저를 죽이려 하고 있고요. 덕분에, 저는 범인의 정체를 알아차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니 범인이 누군데?]


나는, 극적인 연출을 위해, 말할 타이밍을 재며 차분하게 시청자들을 바라보았다.


그때, 마치 나를 입막음하려는 것처럼.

어마어마한 살기와 함께, 터무니없는 경고창이 나의 눈앞에 우르르 나타나기 시작했다.


[WARNING: 생명의 위협을 감지했습니다!!!]

[WARNING: 생명의 위협을 감지했습니다!!!]

[WARNING: 생명의 위협을 감지했습니다!!!]

[WARNING: 생명의 위협을 감지했습니다!!!]

[WARNING: 생명의 위협을 감지했습니다!!!]


‘이런, 미친.’


그리고, 나는 직감했다.

이건, 정말로 날 죽이기 위한 공격이다. 이번의 공격은 DJ노트의 힘으로 막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최후의 패를 내놓아야지.’


“노트 씨. 이제 공격 더 안 막아도 돼요!”


나는 DJ노트의 품에 냅다 라라를 넘긴 뒤,

냅다 달려서, 가능한 한 DJ노트에게서 거리를 벌리고는 시청자들을 향해 외쳤다.


“그럼, 진실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블러드 님을 암살한 자들의 정체는, 극악한 악의 조직인 ‘화이트’ 이며.

저는 사실, 화이트가 세계를 멸망시키는 것을 막기 위해 미래에서 온 회귀자입니다!!!”


좋아. 제대로 말했다.

왜 이 사실을 폭로하냐고? 그야, ‘회귀자 이용 약관’을 일부러 어겨서 존재 삭제를 당하기 위해서이지.


[네?]

[??????????????]

[회귀자???]


동시에, DJ노트가 경악한 표정으로 외쳤다.


“너 미쳤어? 그런 걸 함부로 말하면 위험한-!!”


띠링-


그때, 내 계획대로 메시지가 떴다.


[경고: 당신은 회귀자 이용약관을 어겼습니다!]

[패널티 발동! 앞으로, 이 세계에서 당신의 존재가 1시간 동안 삭제됩니다!]


‘좋아. 계획대로다.’


사실, 나는 블러드를 죽인 진짜 범인이 누군지 몰랐지만, 화이트를 공공의 적으로 만들기 위해 일부러 거짓말을 했다.

그리고, 내가 세계의 멸망을 막기 위한 회귀자라는 사실을 밝혀서 모든 시청자들의 앞에서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도 성공했다.


그럼, 목표는 전부 완수했으니까.

존재 삭제 정도는 감수해야지. 나는 시청자들을 향해 꾸벅 인사했다.


“그럼 여러분, 1시간 뒤에 봐요!”


나의 몸이, 분해되어 산산조각나듯 자리에서 사라져 갔다.

동시에, 눈앞에 강렬한 빛이 번뜩이더니.

나를 향해, 어마어마한 폭격이 덮쳐오기 시작했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콰앙!!!!!!!!!! 콰아앙!!!!!!!!!!!!!!!! 콰아아아앙!!!!!!!







* * *



잠시 의식을 잃었던 걸까.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쇠창살로 만든 감옥 안에 갇혀 있었고. 눈앞에는 낯선 검은색의 천장이 보였다.


‘나, 무사한 건가?’


우선, 나는 몸을 움직여 보았다.

별다른 이상은 느껴지지 않았다.

다행히, S급 공격에 맞기 전 존재를 삭제당하는 것에 성공했던 모양이었다.


그리고, 나의 눈앞에.


[존재 삭제 해제까지 00:25:00]


타이머가 떠 있었다.

아무래도, 35분씩이나 기절을 했던 모양이었다.


그럼, 다음으로 확인할 것은.


‘여긴, 어디지?’


나는 철장의 밖을 살펴보았다.

천장과 벽지, 모든 인테리어가 수상할 정도로 새카맸고. 새하얀 별 조각 같은 조명들이 은은하게 빛나며 주변을 밝히고 있었다.


그리고, 한 여성이 컴퓨터 앞에서 바쁘게 자판을 두들기고 있었다.

그녀는 까만 로브를 푹 뒤집어쓰고 있었으며, 동글동글한 안경을 쓰고 있었는데. 짙은 푸른색의 머리칼과 청남색의 눈동자, 얌전하면서도 어딘가 음울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다.


그녀가, 인기척을 느끼고는 나에게 인사를 했다.


“앗, 일어나셨나요? 저는 시스템 블랙의 관리자 중 하나에요. 지금은 지혁 님을 담당하고 있죠.”


관리자 중 하나?

그럼 뭐라고 불러야 하는 거지.


“···그럼 당신을 뭔가 구체적으로 칭할 이름 같은 건 없을까요?”


그 말에, 그녀가 잠시 고민을 하더니 대답했다.


“진짜 이름은 비밀이라서. 일단 B라고 불러주시면 될 것 같아요.”


B라. 심플한 이름이네.

뭐, 매번 시스템 블랙이라고 부르는 것보다는 B라고 부르는 게 편리할 것 같긴 했다.


“그보다. 지혁 님 덕분에 시스템의 높으신 분들께서 난리가 났어요.”


···난리?


“원래, 회귀나 빙의, 그리고 시스템의 힘은 가능한 한 비밀리에 존재해야 해요.


그런데, 지혁 님이 그렇게 공개적으로 자신이 회귀했다는 사실을 밝혀버리는 바람에, 시스템 블랙을 관리하는 대한민국의 성좌님들이 노발대발하는 중이라서········.”


“그렇지만, 가만히 있었으면 저는 죽었을걸요?”


“그렇진 않아요! 물론, 지혁 님이 공격을 맞으면 거의 죽기 직전까지 다쳤겠지만.

그래도, 이번 한 번 정도는 제가 신성력으로 어떻게든 살려낼 수 있었을 거에요.”


‘···그런 정보를 왜 이제 알려주는 건데?’


나는 기가 막혔다.

우선, 나는 시스템 블랙에게 치유 능력이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고.


무엇보다.

회귀자가 어떤 위기에 처한다고 하더라도, D나 성좌들은 회귀자의 목숨만 어떻게든 붙여놓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한다는 건가?


“저기, B님.”


할 말은 해야겠다. 나는 화가 난 표정으로, B님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성좌님들에게 전달해요. 그럼, 제가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무슨 수로 S급의 공격을 막아내길 바라신 거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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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사실 가짜 블러드입니다. (1) 24.09.15 13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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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마왕 오디션 본선, 시작. (1) 24.09.07 29 1 14쪽
12 기적을 이루는 존재 (2) 24.09.06 30 2 12쪽
11 기적을 이루는 존재 (1) 24.09.05 38 2 12쪽
10 한 번 더, 모든 걸 의심해 봐. (2) 24.09.04 32 2 13쪽
9 한 번 더, 모든 걸 의심해 봐. (1) 24.09.03 28 2 12쪽
8 대기업 시월 컴퍼니를 향해 (2) 24.09.02 33 2 12쪽
7 대기업 시월 컴퍼니를 향해 (1) 24.09.01 39 2 11쪽
6 EX급 버퍼인 심판의 연주자가 되었다. (2) 24.08.31 54 4 12쪽
5 EX급 버퍼인 심판의 연주자가 되었다. (1) +1 24.08.30 62 3 13쪽
4 대한민국이 마왕에게 점령당했다. (2) +1 24.08.29 75 3 13쪽
3 대한민국이 마왕에게 점령당했다. (1) 24.08.28 79 3 12쪽
2 이번에야말로 게임의 엔딩을 보자 (2) 24.08.28 95 3 12쪽
1 이번에야말로 게임의 엔딩을 보자 (1) +1 24.08.28 141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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