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급 심판자는 마왕을 죽이기 위해 연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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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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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8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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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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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5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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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을 이루는 존재 (1)

DUMMY

11화



[뭐, 아무튼 시현 형.

내가 좋게 말할 때, 순순히 그 약을 먹는 게 좋을 거야.]


천시운이 가면을 벗고 얼굴을 드러낸 뒤. 명령조의 목소리로 말했다.


“미쳤냐? 내가 네 말을 듣게?”


나는 살벌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그러자, 천시운이 모니터 너머에서 비틀린 웃음을 짓고는 말했다.


[그럼, 역시 그 방법을 쓰는 수밖에 없겠네.]

“·········?”


나는, 불길함을 느끼며 천시운을 노려보았다. 저 자식, 대체 뭘 하려는 거지?


[자, 애들을 끌고 와.]


‘뭐? 애들?’


나는, 흠칫하며 천시운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모니터 너머에서.

화이트의 조직원들이, 어디선가에서 초등학생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아이들을 끌고 와선 바닥에 내던지기 시작했다.


‘미친. 저런 어린애들을 인질로 잡겠다고?’


“흑, 흐윽···!!”


아이들은 완전히 겁에 질려 있었다. 울고불고 난리를 치는 아이도 있었으며.

눈물을 꾹꾹 참으며 흐느끼는 아이들도 있었다.


‘제길. 왜 하필 모니터 너머인 거야!’


내가, 이를 악물고 천시운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천시운이 그런 나를 바라보며, 정말로 마음에 든다는 듯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형이 그 약을 마시면, 이 애들은 살려줄게.]


·······와. 쓰레기 자식.

만약에 눈앞이었다면, 어떻게든 아이들을 구할 방법을 고민할 텐데······!


[더 험한 꼴 보기 전에, 마시는 게 좋을걸?]

[형이 계속 버티면,

나는 이 애들을 고문하고. 심지어는 형의 눈앞에서 마약을 먹일 거야. 그래도 괜찮겠어?]


그 말에, 나는 심장이 부글부글 끓는 기분을 느끼며 말했다.


“미친 싸이코패스 또라이 같으니.”


이전에도 툭 하면 협박을 했던 것 같은데.

정말이지, 저 미친놈은 이전과 달라진 점이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형은 약을 먹겠지?]

[시현 형은 쓸데없이 선량해서, 눈앞에 있는 약자를 외면할 수 없는 사람이니까.]


[아니면, 무시하고 타임머신을 사용해 도망치는 것도 방법이겠네?]

[그러면 시현 형은 확실히 살 수 있겠지. 대신에, 이 애들은 끔찍하게 고문당하다 죽어가겠지만 말이야.]


·······개자식.


‘제길. 이걸 어쩐다.’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저 아이들을 구할 수 없다.

나는 이상주의자가 아니고.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미친놈을 찾아내서, 아이들을 구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화가 나.

정말로 화가 난다고.

내가, 저 자식의 미친 짓을 더 이상 못 참겠단 말이야!!!


<그럼, 뭐라도 해 보던가.>


그때, 또다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


<심판자는 기적의 버퍼야. 상대가 이 별 안에만 있다면, 네가 바라보고 있는 ‘모든 존재’에게 버프를 걸 수 있다고.>

<즉, 영상 너머의 사람에게도 버프를 걸 수 있어.>

<그리고, 선행의 방패는 아이들을 보호할 때엔 무적에 가까운 스킬이지.>


·············뭐라고?

영상 너머의 사람에게, 버프를 걸 수 있어?


<뭐, 그것만으로 부족하다면 스킬 하나를 떠올리게 해 줄까.>


띠링-!


그리고, 하늘색의 시스템 창이 나타났다.


[신규 스킬 획득!]

[비밀 대화] 액티브 (심판자 전용)

[당신의 시야 안에 들어오는, 모든 상대와 무음으로 대화를 할 수 있습니다.]


뭐야, 이 스킬은.

설명만 봐서는, 텔레파시나 무협의 전음 같은 스킬인 것 같은데.


‘그런데, 갑자기 왜 이 스킬을 준 거지?’


그저 대화하는 스킬일 뿐이잖아.

이걸 누굴 대상으로 쓰라고··········아.


<그리고, 또 한 가지 힌트를 주자면.>

<서울의 아이들은 전부 잠들었어. 즉, 저 장소는 서울 밖이거나, 높은 확률로 지하세계야.>


····지하세계라고?

정말로 지하세계라면, 비록 폐허라고 해도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다.


즉, 아이들이 화이트의 건물 밖으로 도망쳐서 도움을 요청할 경우 아이들을 도와줄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지도 몰랐다.

그렇게 생각하자, 조금이지만 희망이 보이는 기분이었다.


‘······좋아. 뭐라도 해 보자고.’


나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머릿속으로 생각을 정리했다.

그리고, 심호흡을 한 번 한 뒤.


타다닥-!


나는 건반을 사용해서,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곡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곡의 제목은, <반짝반짝 작은 별>


지하세계에서는, 마왕 오디션의 후보인 블러드가 편곡해 부른 것으로 유명해진 곡이었다.

내가 건반을 누르자, 마치 별이 반짝이듯, 영롱한 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뭐야. 시현 형. 미쳤어? 설마, 레퀴엠(장송곡)이라도 연주할 셈이야?]


저 자식이 뭐라 지껄이든, 말든 내가 알 바가 아니다.

나는 음악을 천천히 변주하며.

오로지 영상 너머의 아이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차분하게, 최대한 부드러운 톤으로 곡을 연주했다.


[······흑?]


좋아. 아이들이 울음을 그쳤다.

나는 연주로 시간을 끌며, 아이들을 향해 무음으로 생각을 전달하는 [비밀 대화] 스킬을 사용했다.


<<안녕, 애들아?>>


그러자, 아이들이 놀란 듯 날 바라보았다.

정말로, 영상 너머로 내 목소리가 전해진 모양이었다.

나는, 제발 아이들이 내 말을 알아듣기를 바라며.

천천히, 최대한 또박또박 말을 전달하기 시작했다.


<<잘 들어. 이제부터, 나는 너희들에게 엄청난 마법을 걸어줄 거야.>>

<<그 마법을 걸어주면, 너희는 세상에서 제일 강해질 거거든?>>

<<나쁜 어른들을 뿌리치고, 그 자리에서 도망쳐.>>

<<어떻게든 건물 밖으로 나가서, 최대한 멀리 안전한 곳까지 도망치는 거야.>>


그러자, 그중 나이가 많아 보이는 아이가 훌쩍이며 대답했다.


<<하, 하지만 무서워요······!!>>


그래, 당연히 무섭겠지.

그렇다 하더라도, 지금은 저 아이들이 힘을 내길 바랄 수밖에 없었다.


<<그래, 무섭지? 싸울 필요 없어. 너흰 도망치기만 하면 돼.>>

<<그리고, 밖으로 나가면 어른들이 있을 거야.

부모님도 너희를 찾고 있을걸? 엄마 아빠가 보고 싶지 않아?>>

<<······!!>>


그 말에, 아이의 눈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그래, 이 정도가 내가 해줄 수 있는 최선이다.


‘그럼, 슬슬 시작해 볼까.’


나는, 부디 아이들에게 행운이 있기를 바라며.

영상 너머의 모든 아이를 상대로 [선행의 방패] 스킬을 사용했다.


번쩍-!!!!!!!!


그러자, 영상 너머의 모든 아이에게,

강력한 방패 버프가 휘감기더니. 마치 아이들을 보호하듯 방패가 번쩍번쩍 빛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해킹에 의해서인지. 절반이 흰색으로 물든 시스템 블랙의 메시지가 나타났다.


치지직-!


[이 아이들은 10살 이하의 아이들입니다!]

[아이들은 선행과 무관하게 보호받아야 하는 존재입니다. 12시간 동안, 아이들의 방어력이 무적이 됩니다!]


‘와. 12시간이라고?’


아이들도 굉장히 놀랐는지, 휘둥그레진 눈으로 자신들을 둘러싼 보호막 버프를 바라보았다.


‘아니, 가만히 있을 때가 아니라 어서 도망치라고.’


나는 황급히 아이들을 향해 말했다.


<<자. 애들아. 어서 도망가!! 문이 잠겨 있으면 창문이라도 부숴!!!>>

<<네!!>>


내 말을 듣자마자, 아이들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는 열심히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천시운이 경악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이거, 설마 시현 형이 한 짓이야?

너희는 뭘 보고 있어. 당장 저 애들을 도로 잡아!!!]


천시운의 말에, 조직원들이 아이들에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조직원들이 아이들에게 손을 대려 하자, 보호막에서 강렬한 스파크가 일었다.


[으아아악!!!!]


덕분에, 조직원은 그대로 튕겨 나가 벽에 부딪쳐 나뒹굴었다.

휴. 얼마나 강한 버프일까 했더니 저 정도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당장 잡으라니까?! D급도 안 되는 어린애들이잖아. 왜 잡지를 못해?!!]


그야, EX급의 버프를 걸었으니까 그렇지.

저 자식의 표정이 일그러지는 걸 보자 속이 다 시원했다.

하지만.


‘그렇지만, 이것만으로는 뭔가 아쉬운데.’


나는, 곡의 연주를 마무리해가며 생각했다

혹시, 영상 너머로 천시운을 공격할 만한 방법은 없나?


그러자, 다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왜 안 되겠어. 마력을 응축시킨 뒤, 머릿속으로 영상 너머를 상상하며 던져 봐. 그러면 악인 특공이 그대로 전송될 거야.>


‘·········!!!!!’


그 말에, 나는 씨익 미소지었다.

그것참 반가운 소리네. 그렇다면, 당장 실행해야겠는데.


나는, 천시운을 향해 살벌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야. 천시운.”

[·····시현 형??????]

“너, 그냥 이 자리에서 죽어라. 그리고, 우리 이제 다신 만나지 말자.”


그리고, 나는 내 마력을 있는 힘껏 손끝에 끌어모아서, 아직은 좀 엉성하지만, 시퍼렇게 빛나는 검을 만들어냈다.


[그게 무슨, 시현 형 설마--!!]

“그리고, 시현 형이라고 그만 불러. 뭘 친한 척이야. 내 이름은 이지혁이야!!!”


나는, 천시운을 향해 버럭 소리쳤다.

하. 이제 속이 다 시원하네. 그래. 이 정도면 할 말은 다 했으니까.


‘공격을, 전송한다!!!!!!!!’


나는 머릿속으로 천시운을 베는 것을 상상하며. 전력을 다해, 있는 힘껏 내가 쥐고 있는 검을 휘둘렀다.


번쩍----!!!!!!!!!!!


그리고, 영상 너머로 시퍼런 검이 번뜩이고는.

강렬한 스파크와 함께. 그대로 천시운의 몸을 인정사정없이 대각선으로 절단해버렸다.


콰드득!!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악!!!!!!!!!!!]


그러자, 천시운의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렇지만, 좀더 확실하게 끝을 내야해.’


나는 멈추지 않고 또다시 마력을 끌어올린 뒤.


휘익-!


또다시 검을 만들고.

휘두르고.

더 확실하게, 힘을 담은 뒤.

이를 악물고, 계속해서 검을 내리쳤다.


‘좋아. 이걸로 끝이다!!!!!!!!!’


파지지지지지직!!!!


선명한 스파크가 튀는 소리와 함께.

나는 망설임 없이, 천시운의 심장을 향해 최후의 일격을 찔러넣었다.

그러자, 천시운의 온몸이 불타며 처절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크아아아아아아악!!!]


‘그래, 이 공격이 악인 특공이라면 저 자식이 막아낼 수 있을 리가 없지.’


천시운은 내가 만난 인간 중 그 누구보다도 악에 가까운 사람이었거든.

내 예상대로 천시운은 바닥에 고꾸라졌고. 영상 너머는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 되었다.


[미친, 3사도 님이 쓰러졌다!!!! 당장 이노센트 님에게 보고해!]

[완전히 불탔는데요?]

[말도 안 돼. 이런 초장거리를 공격한다고? 설마 S급의 새로운 저격수인가?]

[힐러! 힐러를 찾아!!!]


치지지지직-!!


그렇게, 영상 너머의 조직원들은 난리를 쳤고,

아이들까지 뛰쳐나가서 난리가 난 뒤, 결국 통신이 툭 끊겼다.


그리고, 시스템 메시지가 나타났다.


띠링-!


[당신은 아이들이 악의 조직으로부터 탈출하는 것을 도왔습니다!]

[당신의 선행 수치가 대폭 상승합니다!]


‘맞다. 선행 수치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수치를 올려놓았으니, 나중에 선행의 방패를 사용할 때 유용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그런 것보다도.

아이들이, 무사히 탈출했다고 생각하니까 마음이 놓이네.


‘휴, 다행이다.’


더는 상황을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이 정도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 * *




“······그럼, 이제 어쩐다.”


나는 회의실의 벽에 털썩 몸을 기댄 뒤, 앞으로의 방침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일단, 이 지하에 계속 있어선 안 돼.”


마성 농축액에 손을 댔다는 것을 보아,

악의 조직원들은 이 지하 9.3층에 들어올 수 있는 게 분명했다.


···어떻게 들어왔는지는 짐작이 갔고.

천시운처럼,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며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악의 조직원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둘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되겠네.

시월 컴퍼니에서 도망쳐서 어떻게든 혼자 악의 조직과 맞서거나.


······아니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가서 악의 조직이 대한민국을 침공하기 전에 조져버리는 방법이 있는데.’


나는, 고민 끝에 마음을 정했다.


‘그래. 과거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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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너 미쳤냐? 그걸 왜 막으려고 하고 있어! (2) 24.09.14 11 1 13쪽
19 너 미쳤냐? 그걸 왜 막으려고 하고 있어! (1) 24.09.13 11 1 12쪽
18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살린다. (2) 24.09.12 16 1 12쪽
17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살린다. (1) 24.09.11 15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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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스타팅 마수 선택 시간 (1) 24.09.09 15 1 13쪽
14 마왕 오디션 본선, 시작. (2) 24.09.08 19 1 13쪽
13 마왕 오디션 본선, 시작. (1) 24.09.07 26 1 15쪽
12 기적을 이루는 존재 (2) 24.09.06 28 2 12쪽
» 기적을 이루는 존재 (1) 24.09.05 34 2 12쪽
10 한 번 더, 모든 걸 의심해 봐. (2) 24.09.04 29 2 13쪽
9 한 번 더, 모든 걸 의심해 봐. (1) 24.09.03 27 2 12쪽
8 대기업 시월 컴퍼니를 향해 (2) 24.09.02 32 2 12쪽
7 대기업 시월 컴퍼니를 향해 (1) 24.09.01 38 2 11쪽
6 EX급 버퍼인 심판의 연주자가 되었다. (2) 24.08.31 51 4 12쪽
5 EX급 버퍼인 심판의 연주자가 되었다. (1) +1 24.08.30 58 3 13쪽
4 대한민국의 서울이 마왕에게 점령당했다. (2) +1 24.08.29 70 3 13쪽
3 대한민국의 서울이 마왕에게 점령당했다. (1) 24.08.28 74 3 13쪽
2 이번에야말로 게임의 엔딩을 보자 (2) 24.08.28 87 3 13쪽
1 이번에야말로 게임의 엔딩을 보자 (1) +1 24.08.28 133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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