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급 심판자는 마왕을 죽이기 위해 연주한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새글

체르토
작품등록일 :
2024.08.28 21:08
최근연재일 :
2024.09.18 14:23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822
추천수 :
40
글자수 :
134,384

작성
24.09.12 15:11
조회
16
추천
1
글자
12쪽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살린다. (2)

DUMMY

18화



내가 이노센트에게 노래 배틀을 신청하자, 모두가 당황한 표정으로 나를 보았다.


이노센트는 검고양이를 끌어안은 채 불안해하는 표정을 지었으며.

루시리드도 꽤나 놀랐다는 표정을 지었고.

오로지 라라만이 씩씩한 표정으로 나를 보았다.


그리고, 마왕 비트가 굉장히 놀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반문했다.


“세상에, 진심이니?

풀잎여우는 아직 연약한데, 무리하는 것 아냐?”


“네. 완전 진심이니까

걱정 말고 진행하시면 됩니다.”


나는 더없이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그때, 내 품에 안겨있던 풀잎여우가 나에게 작게 질문했다.


“···블러드. 저 고양이, 정말로 강해 보이는데 우리가 이길 수 있을까?”


그러자, 나는 단호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이길 수 있어.”


사실, 정말로 이 전투에서 우리가 이긴다는 장담은 할 수 없다.

류한은 미성장 상태에서도, A급 마수에 가까운 성능을 발휘하는 강력한 마수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도, 굳이 류한을 선택한 이유는.

원작에서처럼 불속성의 화염늑대에게 의문사 당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별다른 상성이 없는 고양이와 배틀을 하는 것이 생존 확률이 높았기 때문이었고.


그리고, 나에겐.

어쩌면, 게임 초반이니까 가능할. 저 최강의 검고양이를 상대할 유일한 방법이 있었다.


“그러니까, 라라. 나를 믿고 내 명령을 따라줄 수 있겠어?”


나는 라라를 안심시키듯이 쓰다듬으며,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응! 블러드 너만 믿을게!”


라라가 씩씩한 목소리로 외쳤다.

좋아. 이렇게 된 거, 최선을 다하자.

그리고, 가능하다면 노래 배틀에서 첫 승리를 달성해 버리자고.



* * *



이제, MC비트가 관중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자, 그럼.

지금부터, 드림 스테이지의 본선, 그 첫 번째 경기를 시작할게!!"


“와아아아아아!!!”

“블러드님!!! 화이팅!!!”

“라라! 할 수 있어!!!”


그리고, MC비트가 노래 배틀을 간단하게 안내하기 시작했다.


“모두가 알고 있겠지만, 전투의 순서는 다음과 같아!

첫 번째. 전투를 신청한 악마 팀이 노래를 불러서 마수에게 버프를 건다.

두 번째. 천사 팀이 노래를 불러서 마수에게 버프를 건다.

세 번째. 양쪽이 동시에 노래를 부르고, 버프를 받은 마수가 전투를 벌인다!

그럼, 자. 노래를 시작해 보자고!”


그럼, 우선 악마 팀이 노래를 부를 차례였다.

안개사슴 DJ노트가 디제잉 장비 앞에 선 채,

무심한 표정으로 내가 신청한 음악의 음량을 서서히 올리기 시작했다.


‘아마, 이 노래를 들으면 다들 경악하겠지.’


역시나, 사람들이 당황하기 시작했다.

신나면서도, 청량하며 시원시원한 이 곡의 정체는.


[EDM?]

[미친 이 곡이 왜 여기서 나와?]


“세상에.”


심지어, MC 비트조차도 놀라서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왜냐하면, 이 곡은 명백하게 여성 보컬의 곡이었기 때문이었다.


제목은 '마이너 캐릭'

드림 스테이지 원작에서 손꼽히는 인기곡.


이 곡은 EDM(일렉트로닉 댄스 뮤직)에서도 대중적인 장르인 트로피컬 하우스의 곡으로.

발랄하게 통통 튀는 박자와 경쾌하게 뻗어 나가는 고음의 신스 사운드. 그리고 쉼 없이 쏟아지는 랩의 가사가 일품인 노래였다.


그리고.

너무나 당연하게도. 남자 보컬이 부르기엔 무리인 곡이었다.


[미친 그런데 왜 키를 안 낮추는데]

[블러드 형 이거 원음 그대로 부르려고???]


그렇지만, 다 계획이 있다고.

나는, 건반악기를 꺼낸 뒤. 나의 건반 악기의 음악 출력을 ‘효과음’으로 설정했다.


그리고, 차분한 표정으로 악마 팀의 무대 전방으로 걸어 나가서는.

음악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리듬게임이 시작되었다.


[제목: 마이너 캐릭]

[난이도: Hard]


촤아악-!


나의 손끝에서 시원한 파도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리고, 찰랑거리는 효과음이 원곡에 자연스럽게 섞여 들어가 청량감을 더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관중석과 댓글 창에서는 소란이 벌어졌다.


웅성웅성-


[아니 ㅁㅊ 저게 악기에요??]

[설마 연주하는 거냐고]

[드디어 블러드가 미친 거 아냐?]


그야, 놀랄 만했다.

상식적으로 노래 배틀에서, 보컬은 파티의 리더이고. 마수에게 보호받으며, 후방에서 오로지 노래를 부르는 것에만 집중하는 편이었거든.


‘하지만, 아직 이것만으로 놀라기엔 이르지.’


나는, 나 자신을 대상으로 스킬을 사용했다.


[선행의 방패.]


그러자, 눈부신 푸른빛과 함께 스킬이 발동했다.


띠링-!



[당신이 선행의 방패에 의해 보호받는 중입니다!]

[당신의 방어력이 B-> A-로 상승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의 표정이 경악으로 바뀌었다.

방어력 버프를 마수가 아닌 자신에게 거는 것은, 즉.


‘내가, 보컬을 때려치운 뒤 직접 마수랑 육탄전을 벌이겠다는 뜻이지.’


덕분에, 채팅창은 그 사실을 눈치챈 사람들로 난리가 났다.


[아니, 보컬이 전방에 나간다고요?]

[아니 잠깐 지금 블러드 브로치 어디 감?]

[ㄹㅇ 리더 브로치 사라짐]

[아니 저기 라라! 라라 화관에 브로치!]

[미친?]


‘자, 마음껏 놀라라고.’


내가 라라에게 왜 브로치를 넘겼냐고?

말 그대로의 의미다.

이제부터, 악마 팀의 리더는 블러드가 아닌 ‘라라’라는 뜻이지.


그래도, 혹시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할까 봐.

나는, 사람들을 향해 잔잔한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여러분. 마왕 오디션에서는 같은 종족의 보컬에게 마왕 후보자 자리를 넘길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죠?

그래서, 넘기기로 했습니다.

이제부터, 악마 팀의 리더이자 보컬. 마왕 후보자의 자리는 라라의 것이고요.

저는 마수의 역할을 맡기로 했습니다. 뭐, 사실 악마니까 마수랑 별 차이도 없죠?”


[???????????]

[??????????????????????]


그러자, 채팅방이 물음표로 뒤덮였다.

그야. 마왕 오디션의 역사상 나처럼 마수에게 마왕 후보자의 자리를 넘기는 일은 단 한 번도 존재하지 않았으니까.


‘사실, 나도 보통이었다면 마수에게 노래를 시키는 건 생각조차 하지 못했겠지.’


하지만, 아까 라라에게서 도망을 다니면서 느낀 건데. 라라의 목소리가 꽤 매력적이더라고.

확실한 색채와 개성이 있는 데다, 전반적인 발성과 딕션(발음의 명확도)도 훌륭했다.


그래서, 상세 능력치를 확인해 봤는데.

음악에 대한 재능이 B랭크.

이 정도면, 노래를 시켜볼 만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나는 라라에게 한 가지 공부를 시키기로 했다.

그건, 바로.

‘노래하기’


‘애초에, 나는 굳이 마왕이 되어야 할 필요가 없잖아?’


내 목표는, 악의 조직 화이트의 미친놈들을 전부 쓸어버리는 거지.

솔직히 말해, 마왕의 자리니 보컬의 자리에는 관심이 없었다.


무엇보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라라보다 더 잘 싸우는데. 연약한 마수를 앞에 둔 채 뒤에서 노래나 부르고 있는 건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쉬는 시간에 라라와 합의를 했다.

나는 마왕의 자리에 욕심이 없다. 차라리 마왕 후보자 자리를, 라라 네가 가져버리라고 말이지.


그리고, 마침 드림 스테이지의 본선에서는.

마왕 후보자가 암살당하는 상황에 대비해서, 같은 팀원에게 리더를 넘기는 일이 허용되었고.


나의 팀은 ‘악마’ 팀.

그리고, 마수는 넓은 범위에서 악마라고 부를 수 있는 존재였다.


‘뭐, 그 말을 들은 라라의 표정은 볼 만했지만.’


아무튼, 나는 라라를 보컬로 만들기로 결심한 뒤.

어쩔 줄 몰라하는 라라의 머리에, 후보자를 상징하는 브로치를 달아주었으며.


라라에게 ‘공부하기’ 스킬을 사용하게 한 뒤,

대기실에서 라라에게 노래를 가르쳤다.

그리고, 라라에게 어울리는 곡을 골라준 뒤 어떤 음을 가졌는지를 몇 번씩 불러서 들려주었고.


그다음에는, 라라가 가사를 잊지 않도록 메모장에 노래의 가사를 적어서 라라의 손에 들려주었다.


그리고, 그 결과.

마수인 라라가, ‘노래하기’ 스킬을 얻은 채로. 선명하고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솔로 파트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저기 말이야, 나는 왜 마이너 캐릭일까?>


그리고, 라라가 습득한 노래의 랭크는.


‘B+랭크!’


좋아, 이 정도면 붙어볼 만하다.

B랭크는 관중들을 흔들기에 충분한, 통상적인 아이돌 보컬에 맞먹는 가창력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시작된 라라의 랩 파트는 정말로 기대 이상이었다.


<모두가 쉽게 이기고 싶죠>

<방법은 간단해 메이저 캐릭>

<게임은 편하게 조금 더 편하게>

<이게 왜 유저 탓이에요? 밸런스 망겜 탓이지>


라라는 빠르게 속사포처럼 쏟아지는 랩을, 귀에 팍팍 꽂히는 정확한 발음으로 불러 나갔다.


‘와.’


나는, 라라를 바라보며 감탄했다.


‘이 정도면, 진짜로 재능이 있는데?’


어쩌면, 라라의 숨은 재능이 노래나 음악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곡의 분위기도 라라와 잘 어울렸다. 트로피컬 하우스 장르는, 이름처럼 밝고 상쾌한 열대 섬의 분위기를 풍기는 하우스 음악이거든.


이 곡을 색채로 표현한다면, 풀잎여우와 잘 어울리는 청록색이겠지.

나는 계속해서 리듬게임을 연주하며, 곡에 시원한 느낌의 효과음을 넣는 것으로 라라의 노래가 가진 매력을 증폭시켰다.


그렇게, 라라는 계속해서 노래를 불렀고.

많은 사람들이, 감탄하며 라라의 노래에 집중했다.


<마이너 캐릭- 마이너 캐릭-

마이너 캐릭- 공략글조차 없죠>

<마이너 캐릭- 마이너 캐릭-

마이너 캐릭- 너무 억울해요>


‘좋아. 라라. 잘 하고 있어.’


첫 무대라서 실수를 할까 봐 걱정했는데,

이 정도면 정말로 선방하고 있었다.


그리고, 슬슬 하이라이트 파트다.

드림 스테이지의 마수들은, 파트너의 격려에 큰 영향을 받곤 했다. 그걸 잘 알고 있기에. 나는 라라에게 비밀 대화 스킬로 말을 걸었다.


<<힘내. 너라면 할 수 있어!>>


그러자, 라라가 힘을 얻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마이크를 꾸욱 잡고는. 비장한 표정으로, 목소리를 높여 힘차게 노래를 불렀다.


<누가 날 마이너 캐릭이라고 해>

<이제부터는 내가 메이저 캐릭터야!!!>


번쩍-!!


그렇게, 라라는 성공적으로 자신의 솔로 파트의 1절을 불렀다.

그리고, 관중들의 반응은 어마어마하게 뜨거웠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

“라라 잘했어!!”


[라라!! 라라!! 라라!!]

[그래 풀타입이 뭐가 어때서ㅠㅠㅠ]

[우리 라라 마이너 아니거든? 오늘부터 메이저거든???]


그리고, 내가 기다리던 시스템 메시지가 떴다.


띠링-


[풀잎여우 라라의 노래가 관중들의 주목을 받는 것에 성공했습니다!]

[풀잎여우 라라가 SNS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합니다!]


[풀잎여우 라라의 노래에 의해, 이노센트의 멘탈 게이지가 하락합니다!]

[이노센트의 멘탈 게이지 100%->80%]


[풀잎여우 라라의 노래에 의해, 당신의 공격력이 상승합니다!]

[버프 발동! 공격력 C->B]


번쩍-!


라라의 노래에 의해 발동한 공격력 버프가, 온몸의 힘을 솟구치게 했다.

좋았어.

공격력이 조금이라도 올랐으니까, 류한에게 데미지를 줄 가능성이 올랐다.


그럼, 다음은 마법사 팀이 노래의 1절을 부를 차례였다.


DJ노트가 디제잉 장비의 휠을 돌리면서 강렬한 스크래치 효과음을 내더니.

‘마이너 캐릭’의 음량을 반 이하로 훅 줄이고. 새로운 곡의 음량을 최대치까지 확 끌어올렸다.


그러자, 이노센트가 부를 곡의 전주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찬송가?]


신성하면서도 신비로운 음악. 마치, 게임의 신전에서나 들려올 것 같은 분위기의 음악이었다.


그리고, 이노센트가 마이크를 꽉 잡은 채,

잔뜩 긴장한 표정을 지으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작고 귀여운 마수를 전방에서 싸우게 하는 건 좀 너무하지 않나요? 그래서 주인공을 굴리기로 했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EX급 심판자는 마왕을 죽이기 위해 연주한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수정 공지] 1화 수정, 2화에 내용이 추가되었습니다. 24.09.17 6 0 -
공지 30화까지 일일 연재, 이후 주 6~7일 연재 예정입니다. 24.09.13 4 0 -
공지 각 화에 음악, 노래가 등장할 때 참고한 곡들 정리 24.09.08 14 0 -
24 새로운 각성자 조직을 만들 생각입니다. (2) NEW 1시간 전 3 0 11쪽
23 새로운 각성자 조직을 만들 생각입니다. (1) NEW 19시간 전 5 0 12쪽
22 저는 사실 회귀자이고, 가짜 블러드입니다. (2) 24.09.16 9 0 13쪽
21 저는 사실 회귀자이고, 가짜 블러드입니다. (1) 24.09.15 11 1 11쪽
20 너 미쳤냐? 그걸 왜 막으려고 하고 있어! (2) 24.09.14 11 1 13쪽
19 너 미쳤냐? 그걸 왜 막으려고 하고 있어! (1) 24.09.13 11 1 12쪽
»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살린다. (2) 24.09.12 17 1 12쪽
17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살린다. (1) 24.09.11 16 1 12쪽
16 스타팅 마수 선택 시간 (2) 24.09.10 14 1 12쪽
15 스타팅 마수 선택 시간 (1) 24.09.09 15 1 13쪽
14 마왕 오디션 본선, 시작. (2) 24.09.08 19 1 13쪽
13 마왕 오디션 본선, 시작. (1) 24.09.07 26 1 15쪽
12 기적을 이루는 존재 (2) 24.09.06 29 2 12쪽
11 기적을 이루는 존재 (1) 24.09.05 34 2 12쪽
10 한 번 더, 모든 걸 의심해 봐. (2) 24.09.04 29 2 13쪽
9 한 번 더, 모든 걸 의심해 봐. (1) 24.09.03 27 2 12쪽
8 대기업 시월 컴퍼니를 향해 (2) 24.09.02 32 2 12쪽
7 대기업 시월 컴퍼니를 향해 (1) 24.09.01 38 2 11쪽
6 EX급 버퍼인 심판의 연주자가 되었다. (2) 24.08.31 52 4 12쪽
5 EX급 버퍼인 심판의 연주자가 되었다. (1) +1 24.08.30 58 3 13쪽
4 대한민국의 서울이 마왕에게 점령당했다. (2) +1 24.08.29 70 3 13쪽
3 대한민국의 서울이 마왕에게 점령당했다. (1) 24.08.28 75 3 13쪽
2 이번에야말로 게임의 엔딩을 보자 (2) 24.08.28 87 3 13쪽
1 이번에야말로 게임의 엔딩을 보자 (1) +1 24.08.28 134 3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