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급 심판자는 마왕을 죽이기 위해 연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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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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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8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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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1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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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시월 컴퍼니를 향해 (1)

DUMMY

7화



‘그렇지만, 확실한 건 아니잖아.’


나는 설마, 설마 하며 시스템 블랙에게 다시 질문했다.


“그렇다면, 시월 컴퍼니의 모든 사람은 각성자이거나. 각성자의 존재를 알고 있었던 거야?”

[시스템 블랙이, 담당 게임이나 부서에 따라 다르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럼, 드림 스테이지는?”

[드림 스테이지의 담당자들이라면,

전원이 각성자이며. 지하세계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목숨을 걸고 게임을 만들었을 거라고 이야기합니다.]


‘맙소사.’


그렇다면, 초코 님은 각성자겠구나.

심지어 팀장급인 데다.

그 미친 연주 실력을 봐선, 현실에서도 A급에서 S급 사이의 연주자였을 가능성이 컸다.


그리고. 더욱 신경 쓰이는 부분이 있었다.


‘···정말로, 병으로 돌아가신 게 맞아?’


이건, 확실한 게 아니지만.

어쩌면 초코 님은, 건강이 악화되어 돌아가신 것이 아니라.

각성자의 임무를 수행하던 중, 마왕이나 악의 조직 화이트에 의해 암살을 당한 걸지도 몰랐다.


으득-


나는 이를 악물었다.


‘그래, 아무런 인사나 유언조차 남기지 못한 게 이상하다 싶긴 했어.’


사실, 나는 초코 님에게 완전히 마음을 열지는 않았었지만.

초코 님은 인간적으로 좋은 분이셨고.

나에게 스승이나 은인. 가족처럼 느껴졌던 고마운 사람이었다.


그래서, 마음의 빚을 졌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만약 악의 조직 화이트가 초코 님을 죽였다면, 나는 그들을 절대 용서할 수 없었다.


‘····지금은 살아남기에 급급하지만, 언젠가 내가 좀 더 강해진다면.’


나는, 마음속으로 결심했다.

언젠가, 반드시 초코 님을 죽인 사람을 찾아내서.

똑같이 죽이거나.

아니면, 처절하게 복수를 해 주겠다고.




* * *



나는, 마음을 정리한 뒤.

화이트와 마주칠 위험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역시 시월 컴퍼니를 찾아가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야, 각성자들의 본부니까.'


지금은 전원이 다른 장소로 대피했거나, 잠들었거나, 살해당했을지도 모르지만.

각성자들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몰랐고. 어쩌면, 살아있는 각성자를 만나 동료가 될 수 있을지도 몰랐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전에, 초코 님에게 들었던 이야기가 있었다.


‘혁아. 만약에 대한민국에 전쟁이 터지면, 넌 무조건 시월 컴퍼니의 지하로 가라.’

‘왜요?’

‘우선 건물이 튼튼하고. 이건 남들에게 말하면 안 되는 비공개 정보인데. 시월 컴퍼니의 9.3층에는 뭔가 엄청난 게 있거든.’


···그 말을 들었을 땐, 초코 님이 드림 스테이지의 기획팀장인 것을 몰랐기에 웃어넘겼는데.

정말로 대한민국이 위기에 처한 이상, 아무래도 9.3층의 무언가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았다.


그럼, 어떻게 이동하는 것이 좋을까.

전철이니 버스는, 아마 운행을 멈췄을 것이 분명했고.


‘어디 보자.’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장소가 한강공원이다 보니, 마침 여러 대의 자전거가 주변을 굴러다니고 있었다.


나는 신중하게 자전거들을 살핀 뒤.

일단 따릉이는 패스하고, 가장 비싸고 튼튼해 보이는 자전거의 앞으로 향했다.

자전거의 바로 옆에는, 주인으로 보이는 남자가 바닥에 쓰러져서는 엉망으로 나뒹굴고 있었다.


‘···아무리 재난 상황이라도, 남의 자전거를 말없이 가져가는 건, 역시 좀 그렇지.’


나는 남자를 좀 더 편안한 자세로 눕히고는,

내 가방에서 펜과 포스트잇을 꺼내서는 메모를 적었다.


[급한 일이 있어서 자전거를 빌려 갑니다.

가능하다면 꼭 돌려드리고 사례할게요. 죄송합니다.

010-XXXX-XXXX]


나는 메모를 남자의 주머니에 넣었다.

언제 통신이 복구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이 정도가 최선이었다.


“그럼, 가자.”


나는 자전거를 탔다.

그리고, 앞으로 이동해야 할 경로를 대충 머릿속으로 그리기 시작했다.


‘···강을 쭉 따라가며 저기쯤에서 다리를 한 번 건너고. 그다음에는 2호선을 쭉 따라가면 되겠네.’


뭐, 서울의 길은 꽤 잘 알고 있는 편이고.

이전에 시월 컴퍼니에 방문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회사의 위치도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럼, 출발하자.’


나는 빠르게 자전거를 몰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너무 시간을 지체한 데다.

언제 화이트의 조직원이 나를 찾아낼지 모르니 서둘러야 했다.




* * *



나는, 마포구에서 강남구까지 최대한 빠른 속도로 자전거를 몰았다.


그런데, 모든 길이 지나칠 정도로 조용했다.

길거리의 사람들은, 여전히 모두가 잠든 채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었고.


혹시 몬스터가 나타날까를 걱정했지만, 아직 게이트가 열리지 않았는지 몬스터는 단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중간에 소득이 있었다.

마침 길거리에 하얀 조직의 조무래기들이 보이길래, 나는 힘을 실험해볼 겸 조직원의 등 뒤로 살금살금 다가가서 전력으로 발차기를 했는데.


파지직-!!!


나의 발끝에, 마치 고압의 전류처럼 시퍼런 스파크가 튀더니 조직원을 그대로 감전시켜버렸다.


콰지지지지직!!!!!!!


“으아아아아아아아악!”


그러자, 조직원들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불타며 처절한 비명을 질렀고.

그때, 나의 눈앞에 새로운 메시지가 나타났다.


띠링-!


[당신은 마력의 흐름에 눈을 떴습니다.]

[신규 스킬 획득!]


[신체 강화] 액티브 (전 직업 공용 스킬)

[자신이 가진 마력을 사용해서, 신체를 강화할 수 있습니다.]


그 말에, 나는 눈을 감고 나의 몸에 정신을 집중해 보았다. 나의 심장 근처에, 어떠한 힘이 가득한 것이 느껴지기 시작했고.

몸의 곳곳으로, 마치 물줄기처럼 힘이 흐르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면,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도 있는 건가?’


나는 손끝으로, 힘을 조금 움직여 보았다. 그러자, 파지직하고 푸른빛의 마력이 튀었다.


‘좋아. 느낌을 이해했어.’


나는 A급의 마력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마력을 움직이는 데에 익숙해지면 전투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이후에는, 한참을 더 자전거를 타고 이동한 뒤.


“휴, 그래도 이제 슬슬 시월 컴퍼니에 거의 도착했네.”


전력 질주한 보람이 있었다.

이제, 코너 한 번만 돌면 시월 컴퍼니 본사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이제부터는, 정말로 조심해야겠지.

나는 우선,

시월 컴퍼니와 어느 정도 거리가 있는 건물 앞에 자전거를 세웠다.


끼이이익-


그리고, 최대한으로 숨을 죽인 채

근처의 나무나 담벼락에 몸을 숨기며 살금살금 시월 컴퍼니의 근처로 다가갔다.


다행히 특별한 위험요소는 보이지 않았다. 화이트의 조직원도, 다른 살아있는 사람도 보이지 않았지만.

시월 컴퍼니의 건물로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짙고, 노골적인 피비린내가 진동하기 시작했다.


‘···맙소사.’


나는 좀 더 건물에 가까이 다가간 뒤, 눈 앞에 펼쳐진 풍경에 경악했다.


‘전부, 죽은 것 같은데······?


엉망으로 부서진 건물의 잔해 아래,

멀리서 보아도 수십. 아니, 수백 구는 되는 대량의 시체가 마치 시체로 산을 쌓듯 널브러져 있었다.


‘맙소사.’


나는 끔찍한 풍경에 할 말을 잃었다.

게임의 아닌 현실에서, 사람이 죽어가는 모습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처참하고 잔인했다.





* * *



한편, 예술의 전당.

화이트의 가면을 쓴, 한 남자가 미술관을 구경하고 있었다.


그는 연녹색의 머리칼을 가졌고, 새하얀 사제복을 입고 있었는데.

한 손에 검을 쥔 채, 미술관의 모든 작품을 하나하나 정성껏 긋거나 엉망진창으로 찢어버리는 일을 반복하고 있었다.


그때, 그의 사제복의 안에 든 스마트폰이 진동했다.

그리고, 스마트폰에서 마치 스피커폰처럼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3사도 님께 긴급 보고합니다!

시월의 소속이 아닌데도, 꿈에서 로그아웃한 지상인이 한 명 있습니다.]


“자력으로 꿈에서 탈출했다고요?

멍청한 지상인 중에서도. 한 명쯤은 머리가 돌아가는 녀석이 있나 보네요.”


그러자, 사제복을 입은 남자가 스마트폰을 향해 대답했다.

목소리가 굉장히 미성이었는데.

가면으로 얼굴이 가려져 있었지만,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정도의 느낌이 났다.


[그, 그래서 마수 투기장으로 끌고 가 굶주린 마수의 먹이로 던져주려고 했지만······.]

“했지만?”

[조직원 둘을 죽이고, 마수와 함께 투기장을 탈출했습니다.]

“흐음.”


3사도가 흥미로워하는 기색을 보였다.

그렇지만, 가면을 쓰고 있었기에 겉으로는 표정이 드러나지 않았다.


“그거, 민간인 맞습니까?”

[원래는 아무런 마력이 느껴지지 않았는데, 중간에 각성을 한 것 같습니다!]


“각성했으면 더더욱 붙잡아 뒀어야죠.

당신들, 연약한 지상인이 상대라고 얼마나 방심했던 겁니까?”

[···죄송합니다. 현재 전투 요원이 부족한 상황이라 그만,]

“어쨌든, 방심했네요?”

[죄죄죄죄죄송합니다!!!]


“뭐, 당신들에게 기대한 제가 잘못했죠.”

녹화 영상이나 보내봐요.”


3사도라고 불린 남자가, 따분해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위잉-


그러자, 3사도의 스마트폰이 한 번 더 진동했다.

영상이 든, 새로운 메시지가 도착했고.

3사도는, 느긋하게 영상의 재생 버튼을 눌렀다.


“-?!!!”


그런데, 영상을 재생하자마자.

3사도는 무언가에 경악해서는,

마치 데인 것처럼 스마트폰을 바닥에 떨어트리고야 말았다.


“-말도 안 돼. 시현 형은 분명 그때 죽었는데?”

[3사도님?]

“당장 찾아내.”

[네?]


조직원이 다짜고짜 들린 반말에 귀를 의심했다.


“지금 당장 시현 씨를 생포하세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반드시 찾아내야만 합니다.”


남자는 다시 말투를 존댓말로 정정했지만,

목소리에서 여전히 위압감이 느껴졌다.


[네? 저 남자의 이름은 시현이 아닙니다. 이지혁이라고,]

[지금, 제가 사람 하나 알아보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겁니까?]


그가,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죄, 죄송합니다!

하지만 투기장으로 끌고 가면서 주민등록증을 확인한 결과,

저 남자의 이름은 이지혁이였습니다! 개명이라도 하지 않은 이상은,]


“개명했나 보네요.”

[네?]

“이지호 그 미친놈이 빼돌렸고.”

[네? 이지호라면 설마-]


“더는 알 거 없고. 제가 직접 가겠습니다. 당장 유시현 씨를 생포하세요.”


[하, 하지만 3사도님! 원칙대로라면 반발하는 지상인은 즉시 사살해야 합니다!]


“그 사람, 지상인 아닙니다.”

[네?]

“그 사람은 위대하신 신수님을 되살려내는 데에 필요한 존재입니다. 상처 하나 내지 마세요. 약물도 금지. 고문하셔도 안 됩니다.”


3사도가, 서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가면을 쓰고 있기에, 그가 진심으로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는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전화를 끊은 뒤.


“드디어, 찾았다.”


3사도는 작게 중얼거렸다.

각성하기도 전에 무려 A+의 정신방어력을 가지고 있었고.

그래서 자신의 정신지배니, 기억 조작. 온갖 종류의 복종 마법에 저항했던 유시현을 손에 넣는다면, 어쩌면 ‘타임머신’을 사용해 모든 걸 되돌릴 수 있을지도 몰랐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렇게 나를 배신해서 엿을 먹여놓고. 죽었다더니 전부 사기였다 이거지?’


3사도는, 두근거리는 기분으로 칼의 손잡이를 만지작거렸다.

시현 형을 어떻게 고통스럽게 만들고. 자신의 말을 듣게 만들지 생각만 해도 기대되는 기분이었다.


작가의말

화이트의 높으신 분 하나가 등장했네요. 저는 저 분을 굉장히 싫어해서 어떻게든 처리하고 싶은데·········. 주인공이 힘내주길 바래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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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저는 사실 회귀자이고, 가짜 블러드입니다. (1) 24.09.15 11 1 11쪽
20 너 미쳤냐? 그걸 왜 막으려고 하고 있어! (2) 24.09.14 11 1 13쪽
19 너 미쳤냐? 그걸 왜 막으려고 하고 있어! (1) 24.09.13 11 1 12쪽
18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살린다. (2) 24.09.12 16 1 12쪽
17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살린다. (1) 24.09.11 15 1 12쪽
16 스타팅 마수 선택 시간 (2) 24.09.10 13 1 12쪽
15 스타팅 마수 선택 시간 (1) 24.09.09 14 1 13쪽
14 마왕 오디션 본선, 시작. (2) 24.09.08 18 1 13쪽
13 마왕 오디션 본선, 시작. (1) 24.09.07 26 1 15쪽
12 기적을 이루는 존재 (2) 24.09.06 28 2 12쪽
11 기적을 이루는 존재 (1) 24.09.05 33 2 12쪽
10 한 번 더, 모든 걸 의심해 봐. (2) 24.09.04 29 2 13쪽
9 한 번 더, 모든 걸 의심해 봐. (1) 24.09.03 26 2 12쪽
8 대기업 시월 컴퍼니를 향해 (2) 24.09.02 31 2 12쪽
» 대기업 시월 컴퍼니를 향해 (1) 24.09.01 38 2 11쪽
6 EX급 버퍼인 심판의 연주자가 되었다. (2) 24.08.31 51 4 12쪽
5 EX급 버퍼인 심판의 연주자가 되었다. (1) +1 24.08.30 57 3 13쪽
4 대한민국의 서울이 마왕에게 점령당했다. (2) +1 24.08.29 69 3 13쪽
3 대한민국의 서울이 마왕에게 점령당했다. (1) 24.08.28 74 3 13쪽
2 이번에야말로 게임의 엔딩을 보자 (2) 24.08.28 86 3 13쪽
1 이번에야말로 게임의 엔딩을 보자 (1) +1 24.08.28 132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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