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격
오토바이병 플로리안이 한스가 있는 티거의 해치를 두드리고 소식을 전달했다.
“프랑스군 중전차 부대는 아군 대전차포에 의해 70프로가 궤멸한 상태입니다! 또한 프랑스군 르노 경전차 부대가 계속해서 진격해오고 있습니다! 아군 르노 FT 전차 중대와 LK II 중대 모두 적군 보병과 교전이 있었지만 집결지로 진격하고 있습니다!”
한스는 심장이 두근거리고 머리 속에서 둥둥 타악기가 울리기 시작했다.
‘내 아이디어가 성공했어!!’
“좋았어!! 1중대 진격한다!!포병대에 가서 우리 쪽으로 쏘지 말라고 전달해!!”
끼기긱 끼기기긱
그렇게 프랑스군 중전차 부대의 70프로가 궤멸했을 때, 한스 전차 대대의 주력인 1중대가 진격하기 시작했다. 1중대는 전차 위에 평소에 달고 다니던 나뭇다발이 아니라, 원기둥 모양의 속이 텅 빈, 견고한 구조물을 달고 전진하고 있었다. 이는 포탄 구덩이나 참호를 건널 때 나뭇다발을 밑으로 떨어트려서 그 위를 넘어갈 수 있는 용도였지만, 이전까지 쓰던 나뭇다발보다는 훨씬 가벼웠다. 한스는 시계를 확인했다.
‘이쯤이면 아군 포병대가 포격을 멈추겠지..’
쉬잇 쿠광!!
“아악!!”
티거의 전차병들은 대가리 위에서 거대한 폭발을 느꼈다. 이것은 적 전차의 포격이 아니라 아군 포병대의 포격이었다. 한스는 실수로 혀를 씹고는, 뇌와 눈알이 덜덜걸리는 것을 느끼며 양 손으로 머리를 감쌌다.
“우으윽!!!”
포수 벤은 장갑에 코를 박고 코에서 코피가 줄줄 흘렀다. 아군의 오인 포격은 모든 방향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다. 한스가 헤이든의 등을 치며 외쳤다.
“전진한다!!”
쉬이잇 쿠과광!! 슈웃 콰광!!
그렇게 한스의 부대가 폭우 같이 쏟아져 내리는 포탄을 뚫고 3~4분 정도 진격했을 때, 이제야 아군 포병대는 포격을 멈추었다.
끼긱 끼기긱
그 때, 한스는 두 대의 생샤몽이 그로스캄프바겐을 동시에 노리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
“2시 방향!! 목표 발견!! 적 전차 두 대!!”
그로스캄프바겐은 건물 뒤에 엄폐한 상태였지만 생샤몽은 이제 양 쪽으로 그로스캄프바겐을 포위하기 위해 전진하고 있었다. 벤이 외쳤다.
“철갑탄 장전!!”
“발사!!”
퍼엉! 쉬이잇 쿠과광!!
티거에서 발사된 57미리 철갑탄은 공기를 가르고 가더니 생샤몽의 좌측을 스치고 지나가서 건물 벽을 쩌억 갈랐다. 건물 파편들이 생샤몽의 상부 장갑으로 우수수 떨어졌다. 한스가 외쳤다.
“다시 발사해!!안 맞았어!!”
한편 생샤몽은 자신을 뒤에서 노리는 적 전차의 존재를 알아챈건지, 티거를 향해 선회하기 시작했다.
끼익 끼이익
생샤몽의 전면포가 한스의 티거를 향해서 방향을 돌리고 있을 때, 생샤몽의 측면 기관총은 티거를 향해서 총알을 쏟아붓고 있었다.
딱! 따악! 따악!
한스와 전차병들은 생샤몽의 기관총 총알이 쏟아지는 쪽의 관측창으로부터 얼굴을 땠다.
“저 시발놈들이!!”
프란츠도 생샤몽을 향해 기관총을 긁어댔다.
“맛 좀 봐라!!!”
드륵 드르르륵
생샤몽의 75미리 포는 마크 V 전차의 포보다 훨씬 강했다. 그 생샤몽이 선회를 완료하고 75미리 철갑탄을 발사하면 마크 V의 장갑이 찢긴 다음에 커다랗게 구멍이 남는 것은 한스의 대가리가 될 것이 분명했다. 최악의 경우에는 복부에 구멍이 난 이후에 몇 시간을 고통 속에 몸부림치다가 사망할 것 이었다. 다행히도 다른 생샤몽은 그로스캄프바겐과 교전을 벌이고 있었고, 티거는 한 대의 생샤몽만 상대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놈들이 선회하기 전까지 시간 있다! 빨리 쏴!!”
프란츠가 손을 덜덜 떨면서 포를 장전했다.
“장전 완료!!”
“발사!!”
퍼엉!
한스가 충격을 느끼면서도 속으로 외쳤다.
‘제발 제발!!!’
하지만 두 번째 철갑탄 또한 빗나갔다.
“시발!!빨리 쏴!!”
그로스캄프바겐과 다른 생샤몽은 서로 거대한 포탄을 주고 받고 있었다. 한스는 혹시나 아군 전차가 멈춰서서 돕지는 않을까 기대를 하고 반대쪽 관측창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늘 그렇듯 티거를 돕는 아군 전차는 없었고 다들 한스가 미리 명령했던 집결지로 가고 있었다. 한 대의 적 전차를 여러 전차가 공격하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는 것은 자신의 명령이기도 했지만 한스는 속으로 욕설을 퍼부었다.
‘망할 새끼들!!’
이미 생샤몽의 거대한 75미리 포는 한스의 티거를 겨누고 있었다. 프란츠는 똥오줌을 지린채로 눈을 휘둥그레 굴리며 벌벌 떨고 몸을 최대한 웅크렸다.
“우와왁!!우와왁!!”
그리고 생샤몽의 75미리 포가 불꽃을 뿜었다.
퍼엉!
쉬이잇!
75미리 철갑탄은 마름모꼴 마크 V 전차 티거의 꼭지점을 아슬아슬하게 스치고 지나갔다. 그 순간 티거의 57미리 철갑탄이 공기를 가르고 날아가서 생샤몽의 전면 장갑을 관통했다.
카앙!
“다시 발사!!”
“장전 완료!!”
퍼엉!
쉬이잇 카강!!
이미 생샤몽에서는 전차병들이 탈출하고 있었고 프란츠는 그 쪽을 향해 기관총을 긁어댔다.
드륵 드르르륵
한편 그로스캄프바겐을 노리던 다른 생샤몽도 엔진에 불이 붙어서 연쇄폭발이 일어나고 있었다. 한스가 외쳤다.
“집결지로 이동한다!!”
프란츠는 정신이 나가서 외쳤다.
“저 똥 쌌습니다!! 저 똥 쌌습니다!!”
벤이 외쳤다.
“시발 놈아 다 싸니까 닥쳐!!”
이렇게 한스의 1중대와 숲을 통해서 미리 건너 간 2,3중대의 르노 FT, LK II 경전차 2,3중대는 일본군이 지휘하는 르노 FT 부대와 일본 보병들을 포위하고 있었다. 한스가 속으로 생각했다.
‘일본군은 전차전 경험이 없다. 하지만 놈들은 어떤 전술을 쓸지..’
포수 벤은 철갑탄을 장전한 상태로 관측창을 살피고 있었다.
‘이제 좀 있으면 일본군의 르노 FT 부대가..’
그 때, 티거가 앞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헤이든이 외쳤다.
“포탄 구덩이입니다!!”
거대한 마름모꼴의 마크 V 전차, 티거가 깊숙한 포탄 구덩이 때문에 앞으로 쏠린 상태였다. 한스가 외쳤다.
“우회해서 탈출해!!아악!!”
덜컹!!
갑자기 티거가 앞으로 기울더니 한스는 전차 내부 장갑에 대가리를 박았다.
탕!
“아악!!”
루이스도 전차 장갑에 머리를 박은 것은 마찬가지였다.
“으악!!”
간신히 티거는 포탄 구덩이를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한스가 외쳤다.
“빨리! 빨리 전진한다!!”
한스는 관측창으로 주변을 살폈다. 여기저기는 격파된 프랑스 중전차들과 참혹한 시체들이 널려 있었다.
‘일본군 르노 부대는 어디 있지? 지금쯤이면 분명 아군 경전차 부대가 포위를 했기에 놈들이 달아나지는 못했을텐데?’
그 때, 한스는 르노 FT 전차를 발견했다. 벤은 한스의 명령을 듣기도 전에 철갑탄을 장전했다.
“철갑탄 장전!!”
그리고 벤이 외쳤다.
“발사!!”
순간, 한스는 아군 오토바이병을 발견하고 외쳤다.
“발사하지마!! 아군이다!!”
하지만 벤은 한스가 말을 끝내기 전에 이미 철갑탄을 발사한 상태였다.
퍼엉! 쉬잇
카강!!
벤이 발사한 마크 V의 철갑탄은 르노 FT의 큐폴라를 날려버렸다. 한스가 벤에게 외쳤다.
“아군이야!! 아군 오토바이병과 같이 있어!!”
벤의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오줌을 지렸다.
“어..어억···!”
한스가 프란츠에게 외쳤다.
“앞에 아군 있다고 신호기 색 바꿔!! 빨리!!!”
이미 다른 마크 V 중전차 또한 아군 르노 전차를 향해서 철갑탄을 발사했다.
퍼엉! 쉬잇 카앙!
철갑탄은 빗나갔고, 르노 FT 전차 옆에 있던 거대한 나무의 줄기를 아작냈다. 그 나무는 꺾어지며 르노 FT 전차 위에 쓰러졌다.
쿵!
뒤늦게야 독일군 중전차 부대는 앞에 보이는 것이 아군 르노 FT 전차 부대라는 것을 알아챘다. 한스가 식은 땀을 흘리며 생각했다.
‘일본군의 르노 전차 부대는 어디있는 거지? 벌써 퇴각한건가?’
그 때, 루이스가 외쳤다.
“9시 방향!! 적 전차 다수 발견!!”
9시 방향 숲 쪽에서 일본군의 르노 FT 전차들과 함께 다수의 일본 보병들이 그 뒤를 따라 달려오고 있었다. 한스가 외쳤다.
“철갑탄 발사해!!”
쿠리바야시는 일본군 전차 중대의 스기야마 중대장에게 전령을 보내기 전, 전령에게 이렇게 말했다.
“스기야마 중대장에게 후퇴를 권유해도 절대로 후퇴하지 않을 걸세!!”
쿠리바야시의 말에 전령이 말했다.
“그..그러면 저는 어떻게 전달해야..”
쿠리바야시가 말했다.
“스기야마 중대장이 후퇴하지 않겠다고 하면, 독일군 경전차 부대가 숲을 통해 진격했던 것처럼, 숲을 통해 우회해서 독일군 중전차 부대의 측면을 공격하는 것이 좋을거라고 전달하게!!”
“네! 알겠습니다!!”
쿠리바야시가 속으로 생각했다.
‘스기야마도 멍청이는 아니니 알아서 판단하겠지..’
그렇게 해서 스기야마 중대장이 이끄는 일본군 르노 FT 경전차 중대는 숲을 통해서 우회하고 있었다. 파이퍼 전차 대대의 1중대와 2,3중대는 일본군의 전차 부대를 포위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1중대는 일본군 르노 경전차 중대에 측면을 위협 받고 있었던 것 이다.
일본군 르노 전차 부대는 독일군의 전차 중대를 향해 37미리 철갑탄을 발사했고 포신들은 연달아 불을 뿜어대며 자욱한 연기에 휩쌓였다.
퍼엉! 쉬잇 카강!!
뿐만 아니라 일본군 암컷 르노 전차들은 독일군 보병을 향해 기관총을 긁어댔다.
드륵 드르르륵
한스가 외쳤다.
“9시 방향!! 거리 200m!! 적 전차 다수!! 발사!!”
퍼엉!
카강!!
일본군은 전차 포에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포의 정확도가 떨어졌다. 한스의 티거는 벌써 두 대의 르노 FT 전차를 격파했다. 한스는 관측창으로 아까 전에 티거가 오인사격을 해서 뚜껑이 날아간 아군 FT 전차를 바라보았다. 그 전차는 아까부터 계속 같은 자리에 정지해있었다.
‘분명 파편이 튀었을텐데..젠장!!’
사방에서는 일본군과 독일군의 백병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몇몇 일본군은 탄피가 걸린 소총을 버리고 군도를 휘두르고 있었고 소총을 든 독일군을 상대로는 예상 외로 위력적이었다. 이번에 유럽 서부전선으로 파병 온 일본군은 나름 정예병력이었던 것 이다. 한스가 조종사 헤이든에게 외쳤다.
“1시 방향 르노 FT 전차 옆으로 이동한다!!르노 전차의 부상병들을 이 쪽으로 옮겨야 해!!”
끼기긱 끼기기긱
프란츠는 계속해서 일본군을 상대로 기관총을 긁어댔다.
드륵 드르르륵
하지만 이미 일본군과 독일군이 뒤엉켜서 백병전을 벌이고 있는 곳이 많아서 아군 오사의 위험 때문에 함부로 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프란츠는 이 참혹한 광경에 울부짖었다.
“으아악!!”
그 때, 한 일본군이 수류탄을 들고 티거로 달려들고 있었고 한스는 그 쪽을 향해 기관총을 긁었다.
드르륵 드륵
한스가 속으로 생각했다.
‘전차 사각지대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군..’
끼기긱 끼긱
다행히 티거는 아까 전에 오인 사격을 해서 큐폴라가 날아간 르노 FT 전차 옆에 무사히 정차했다. 프란츠가 티거 밖으로 나가서 르노 FT 전차의 해치를 열고 부상당한 전차병 하나를 끌어냈다.
“으으..으으..”
파편이 다리에 맞았지만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닌 것 같았다. 프란츠가 부상병을 티거로 옮기는 사이에 벤이 기관총으로 주변으로 접근하는 일본군을 향해 긁어댔다.
드륵 드르륵
한스는 상부 해치의 손잡이를 잡고, MP18을 든 상태에서 언제라도 일본군이 달려들면 기관단총을 긁을 준비를 하고, 프란츠가 두 번째 부상병을 마저 옮기기를 기다렸다. 프란츠가 있는 힘껏 부상병을 끌며 비명을 토했다.
“으악!!”
겨우 부상병을 티거 안으로 옮기고 프란츠는 재빨리 해치를 닫았다.
“허억..헉···”
그 때, 한스는 1시 방향에서 일본 보병들이 무더기로 달려오는 것을 발견하고는 레몬 모양의 F-1수류탄을 집고는 해치를 열고 집어 던졌다.
콰광!!
그 순간, 한스는 뒤에서 어떤 소리가 나서 무심코 고개를 돌려보았다. 군화발로 철판을 밟는 듯한 소리였다.
탕! 탕!
군도를 든 오사카 사다오가 르노 FT 전차 장갑 위로 뛰쳐 올라와 한스를 향해 달려들고 있었다.
“으아앗!!!”
2번째 삽화는 원근법이 완전히 파괴된 그림이라 그냥 대략적인 상황만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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