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격
고타 G IV 의 조종수 21살의 빌헬름 크렙스는 어릴 때부터 정신병자였다. 빌헬름 크렙스는 학교에서 친구들한테 얻어맞다가 열받으면 교실 의자를 집어던지고는 했다. 다음날 크랩스는 학교에 자신이 직접 만든 활을 가져왔고, 그 이후로는 아무도 그를 더 이상 건들지 않았고 빌헬름 크렙스는 혼자서 편안하게 학교를 다녔다. 비행 훈련을 받을 때도 아무와 어울리지 않는 또라이였지만 성적이 가장 좋았던 크렙스는 고타 G IV의 조종수가 되었다.
출격 전, 크렙스는 잘해보자는 후방 기총 사수 호이징거와 정비사의 인사도 무시하고 조종석에 앉았다. 정비사들이 뒤에서 욕을 했다.
“저런..싸가지 없는 놈 새끼..”
“공중전은 팀플레이인데 저런 녀석은 얼마 못 가서 죽을 걸세!”
그리고 지금 이 순간, 크렙스는 검은 하늘 위에서 여기저기서 시뻘겋게 포격으로 물든 파리 상공을 보며 단 한 번도 느끼지 못했던 짜릿한 희열감을 느꼈다. 프로펠러 소리와 귀를 때리는 바람 소리, 포격 소리는 오케스트라 타악기 사운드처럼 느껴졌다. 크렙스는 잠시 뒤 대지에 160센치를 넘는 거대한 폭탄을 떨어트릴 생각을 하며 부르르 몸을 떨었다.
“팀파니 연주자입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한편 고타 G IV의 후방 기총 사수 호이징거는 뒤로 접근하는 뉴포트를 향해 미친듯이 기관총을 긁어댔다.
탕탕탕 탕탕
“시발!! 빨리 떨어트리고 튀자고!!”
이가 시리도록 차가운 바람이 호이징거의 얼굴과 각막을 세차게 때렸다. 호이징거는 추위에 손가락을 덜덜 떨면서 꽁무니를 노리며 좌우로 흔들며 쫓아오는 뉴포트를 향해 기관총을 긁어댔다.
“어..어디갔지? 시발!!”
시꺼먼 하늘 속에서 호이징거는 벌벌 떨며 사방을 살폈다. 산소 마스크의 산소는 다 떨어져서 반사 신경도 느려진 상태였다. 호이징거는 뇌 속에 피가 부족해지는 것을 느꼈다.
‘젠장..총알이 별로 안 남았어..’
순간, 오른쪽 구름 속에서 뉴포트가 튀어나왔다.
“우와와왁!!!”
탕탕탕 탕탕
순간, 고타 폭격기를 호위하던 독일군의 포커가 뉴포트의 꽁무니를 향해서 기관총을 발사했고 뉴포트는 불타오르며 뱅글뱅글 돌면서 대지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고타 폭격기에서는 거대한 폭탄이 꽁무니에 달린 날개가 회전하며 대지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쿠과광!! 콰광!!!
크렙스가 외쳤다.
“아직 대피하지 못한 파리 시민 여러분!!이브히 슈흐 쏀느에서 시원한 불꽃 축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 시각 프랑스 포병은 37미리 포를 직사로 한스의 전차 대대가 건너오는 다리를 향해 조준하여 고폭탄을 발사했다.
“발사!!”
퍼엉!
쉬잇
프랑스의 포병 소대장 알베르가 속으로 생각했다.
‘빌어먹을!! 철갑탄이 있어야 하는데!!’
그 당시 영국군, 프랑스군은 대규모로 전차 부대를 운용했기에, 독일군 포병대는 전차 장갑을 관통하기 위해 특화된 대전차포가 각 포병대마다 배치되어 있었고 철갑탄 또한 많이 지급했다. 프랑스군 또한 독일군이 공격해올 것으로 예상되는 파리, 낭테르 돌출부에는 37미리 대전차포와 철갑탄을 준비해두고, 독일군 전차 부대가 건너올 수 있는 다리 쪽으로 대전차포 포 진지를 공고하게 구축해두었었다.
하지만 프랑스군은 현재 한스의 전차 대대가 건너오는 이브히 슈흐 쎈느 쪽으로는 독일군 전차 부대가 올 것이라 예측하지 못하여 철갑탄을 지급하지 않았던 것 이다.
“장전!!”
“발사!!”
퍼엉! 쉬잇 쿠과광!!
가장 속도가 빠르고 크기가 작아서 포탄 맞을 염려가 없다는 이유로 제일 선두에서 달리는 휘핏 전차 마우스 속에서 파울이 울부짖었다.
“젠장!! 왜 우리가 맨 앞입니까!!”
전차 안에서 리벳이 튕겨져 나오며 파울의 철모를 때렸다.
캉!
“으악!!”
휘핏 전차 마우스 뒤로는 평지에서 마크 전차보다 속도가 빠른 A7V, 그 다음으로는 노획된 생샤몽과 슈네데르 CA 전차를 이어 마크 V 전차들이 줄줄이 뒤따라가고 있었다. 한스가 속으로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젠장!! 평지에선 마크 V전차가 제일 쓸모 없어!!’
마크 V 전차는 무인지대나 참호를 건너는 능력은 우수했지만 평지에서는 다른 중전차들에 비해 속도가 떨어졌다. 한스는 앞서가는 다른 중전차들을 지휘하지 못해서 초조했다.
‘여기서 중전차가 격파당하면 길이 막힐텐데..’
그렇게 A7V, 생샤몽, 슈네데르 CA, 마크 전차와 같은 중전차들이 1파로 전진하고 바이스 중위의 르노 FT 전차들이 2파로 따라오고 있었다. 한스의 전차 대대는 이번 전투에서 중전차들이 전진하면서 적군 야포를 격파하고 돌파구를 형성하면, 바이스 중위의 르노 FT 전차들이 따라가서 적의 후방을 교란하고 보병을 사살하는 식으로 전과를 확대하기로 한 것 이었다.
또한 르노 FT전차들 뒤로는 롤스로이스 장갑차와 뷔싱 장갑차가 따라가고 있었다. 뷔싱 장갑차에는 다른 전차들의 예비부품이 있어서, 혹시나 전투 도중에 고장날 경우에 수리를 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예비 포탄들 뿐만 아니라 연료가 떨어진 전차에 연료를 배급할 수 있도록 뒤에 드럼통까지 매달고 있었다. 뷔싱 장갑차의 띨띨한 기관총 사수가 외쳤다.
“그래도 우린 맨 뒤쪽이라 다행입니다! 길 막히면 우린 더 안가도 되지 않습니까!!”
조종수가 울부짖엇다.
“멍청아!! 박격포 한 방만 맞아도 우린 불 타 죽을거야!!뒤에 드럼통 안 보이냐!!”
또한 롤스로이스 장갑차는 격파당하고 탈출한 부상병들을 후송하는 역할을 맡았고 에밋이 조종수, 거너가 기관총 사수를 담당했다. 최대 속도 72km/h의 이 롤스로이스 장갑차는 상부 포탑에 빅커스 기관총이 달려 있어서 사방으로 기관총을 쏘면서 재빠르게 부상자를 후송할 수 있었다. 에밋은 지난번 사건 이후로 거너, 헤이든과 함께 한스에게 완전히 찍혔기 때문에 이번 전투에서 부상병들을 후송하면서 만회하고 싶어했다. 하지만 거너는 여전히 상태가 좋지 않았기에 에밋이 외쳤다.
“이번엔 제대로 해야 해!!안 그러면 지난번 일로 대대장님이 우릴 다른 부대로 쫓아낼 수도 있다고!!”
에밋이 속으로 생각했다.
‘제발 아무도 안 다쳐라..제발..’
사방에서는 포탄이 쏟아지고 있었다. 다리 쪽에서는 독일 보병들이 시꺼멓게 몰려가고 있었지만 프랑스군은 전차부대를 향해서 모든 공격을 집중하고 있었다. 육군항공대가 포병대 쪽을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었고 독일 포병대 또한 프랑스 포병대 쪽으로 독가스 탄 등으로 총 공격을 하고 있었지만 박격포, 소구경포, 대구경포 모조리 이 근처를 향해 포탄을 비오듯 쏟아붓고 있었다. 이제 중전차들은 전부 다리를 건넌 상황이었지만 2파 르노 전차들은 미처 다리를 건너지 못한 상황이었다. 르노 전차의 전차병들은 모두 똥오줌을 지리며 비명을 질렀다.
“으흑흑..으악!!!”
한편 이미 다리를 무사히 건넌 A7V 오딘의 전차장 레만 상사가 외쳤다.
“좋았어!! 이제 놈들을 기관총으로 갈겨댈 일만 남았다!!”
A7V는 무인지대에서는 전과를 세우기가 무척 힘들었기에 지금처럼 평평한 지대에서 벌어지는 전투가 공을 세울 기회였다. 레만 상사는 늘 마크 전차 부대만 공을 세우는 것에 열등감을 갖고 있었기에 이번에 꼭 다수의 야포를 격파해서 철십자 훈장을 받겠다고 결심했다. 그 때 오딘의 조종수가 갑자기 절규하며 수신호를 보냈다.
“기..기동불가입니다!!”
레만 상사가 조종수의 수신호를 보고 수신호를 보내며 외쳤다.
“포탄 맞지도 않았는데 왜 기동 불가야!! 계속 전진한다!!”
조종수가 외쳤다.
“엔진이 말을 듣지 않습니다!!”
결국 레만 상사는 이를 악물고 탈출 명령을 내렸다.
“탈출!! 탈출한다!!”
오딘의 전차병들은 기관단총, 수류탄 등을 들고 잽싸게 탈출했다.
“다리까지 건넜는데 이게 뭔 일이냐!!”
“빨리 나가!! 여기로 포탄 날라온다!!”
사방에서 포탄이 폭발했고 수류탄이 터지고 기관총에서 불꽃이 번쩍거렸다. 이브히 슈흐 쎈느에 연대 지휘소에서 전령이 달려와 외쳤다.
“1 방어선이 뚫렸습니다!!”
한 장교가 외쳤다.
“후퇴해야 합니다!!”
가르시아 연대장이 시뻘겋게 충혈된 눈을 하고 중얼거렸다.
“모든 예비 병력을 투입해서 독일군을 막는다.”
“하..하지만 이대로 있다간 우리 연대 전체가 포위 당합니다!!”
가르시아 연대장이 장교의 멱살을 잡고 중얼거렸다.
“보슈 놈들은 여길 뚫고 파리 전체를 포위할 생각이다..지금 후퇴하면 파리가 놈들에게 넘어간다..시간을 끌수록 놈들이 불리하다. 조만간 우리 쪽에서 역으로 반격할 수 있을 것 이다!”
하지만 한스의 전차 부대와 슈톰트루퍼는 가르시아 연대장의 예상보다 훨씬 빨리 진격하며 파리 남부를 포위하고 있었다. 바그너는 이미 앞서가고 있는 다른 중전차들을 보면서 속으로 우려했다.
‘이렇게 가다가 프랑스 놈들에게 옆구리를 뚫리기라도 하면..’
하지만 2중대장 바이스 중위는 한스 파이퍼의 작전을 믿었다.
‘파이퍼 대대장님의 작전이니 실패할 리 없어!! 강철 사냥꾼들의 진군은 멈추지 않는다!!’
“전진!! 계속 전진하라!!”
한편 파리 남부 쪽에 프랑스 병력들은 이런 식으로 갑작스런 독일군의 포위를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태였다. 그렇기에 갑자기 파고든 한스의 전차 부대와 독일 정예 병력들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었다. 이 소식은 곧바로 사령부에 페텡에게 전해졌다. 하얗게 질린 뒤봐 중령이 중얼거렸다.
“파..파리 북부 공격을 중지할까요? 이러다가 파리 쪽에 있는 우리 병력들이 모두 포위당할 것 입니다..”
페텡은 지도를 바라보았다. 독일군은 파리만 포위하는 것이 아니라 서쪽에 있는 두 돌출부에 있는 모든 정예 병력들을 모조리 감싸며 포위망을 좁히고 있었다. 페텡이 아무 말이 없자 뒤봐 중령이 물었다.
“며..명령을..”
뒤봐 중령은 페텡의 눈빛을 보고 사색이 되어 말을 멈추었다. 페텡이 말했다.
“파리 북부 공격은 중지하지 않는다.”
“?!!”
“파리 북부 공격은 이대로 가고 전진하는 독일군을 측면에서 공격한다.”
한스의 전차 부대가 다리를 모두 건넌 이후에는 기관총이 있는 사이드카가 달린 오토바이 부대가 빠른 속도로 다리를 건넜다. 한스 전차 부대에 소속된 오토바이병 플로리안 또한 이번에 새로 지급받은 이 오토바이를 운전하면서 똥오줌을 지렸다.
‘시발!!균형잡기가 힘들잖아!!”
전차 부대를 뒤따라온 오토바이들은 여기저기서 프랑스 보병들을 향해 기관총을 긁어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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