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오토는 성질 같아서는 앙뚜완을 패고 싶었지만 집행유예 부대원이 장교를 폭행했다간 군사 재판에 처해지고 큰 형벌을 받을 수도 있었다. 오토가 분노를 참으며 앙뚜완에게 말했다.
"이..일단 진정하..."
앙뚜완은 완전히 제정신이 아니었다. 평소에 오토는 늘 앙뚜완을 만만하게 보았다. 하지만 오토는 알 수 있었다. 자신보다 싸움을 못하는 녀석이라고 해도 눈깔이 돌아버린 새끼를 보면 본능적인 공포감을 느낀다. 앙뚜완 이 새끼는 진짜로 오토를 죽일 수도 있는 상태였다. 앙뚜완은 한 번 더 오토에게 주먹을 날렸다.
퍼억!!
한 대 더 맞은 오토가 뒤에 있던 돌부리에 걸려 자빠졌다.
"으악!!!"
앙뚜완은 오토 위에 올라탄 채로 몇 대 더 후려치려고 하고 있었다. 오토는 순간 땅에 못이 박힌 나무토막이 떨어진 것을 발견했다.
'!!!'
앙뚜완은 눈에서 불꽃을 뿜고 있었다.
퍼억!!
오토는 못이 박혀있는 나무토막으로 손을 뻗었다. 이제 군사 재판이고 뭐고 알바 아니었다. 그 때, 카리우스와 비트만이 달려와 양쪽에서 앙뚜완을 막았다.
"이 새끼 말려!!!"
집행유예 부대원들도 우르르 달려나왔다. 좀머가 분노했다.
"시발!!! 장교라고 이렇게 사람 패도 되냐!! 시발!!!"
스테판 또한 증오스러운 표정으로 앙뚜완을 바라보았다.
"저 새끼가!!!"
앙뚜완이 더 이상 주먹을 날리지 않기에 카리우스와 비트만은 앙뚜완을 풀어주었다. 그 순간 다시 앙뚜완이 달려들었다.
"우와왁!!!"
"저 새끼 잡아!!!"
다시 티거 중전차 대대원들이 앙뚜완을 말렸고, 집행유예 부대원들이 수근거렸다.
"집행유예 부대원은 사람도 아니라 이건가?"
"이유 없이 사람을 패도 되는건가?"
헤어만 중대장이 와서 이 광경을 보고 외쳤다.
"이게 무슨 일인가!!"
여전히 눈깔이 돌아있는 앙뚜완이 분노를 억누르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헤어만 중대장은 굳이 이런 일을 상부에 보고하고 싶지는 않았기에 집행유예 부대원들에게 외쳤다.
"뭘 구경하고 있나!! 가서 잠이나 자!!"
집행유예 부대원들은 다시 느릿느릿 오두막으로 갔다. 좀머가 시불거렸다.
"시발!!! 아주 집행유예 부대원들은...시발!!! 사람으로도 안 보는군..."
"재수없는 새끼들..."
오토는 아직도 한쪽 얼굴이 얼얼했다.
'이런 시발...'
스테판이 오토에게 말했다.
"잠깐 나와보게."
스테판은 오토를 오두막 밖으로 불러낸 다음 말했다.
"그 새끼 갑자기 왜 그러냐?"
"몰라 시발.."
스테판은 뭔가를 계산하는 듯 했다.
"그 새끼 전사 안하면 우리라도 직접 죽이는게 좋을 것 같은데..."
오토도 불현듯 머리 속에 생각이 떠올랐다. 앙뚜완을 죽이지 않으면 피크 사건은 평생 꼬리표가 될 가능성이 높았다. 어차피 전쟁터에서는 몰래 뒤통수에 총 갈겨도 묻히는게 대부분이다. 오토가 말했다.
"쓸데없는 소리하지 말고 잠이나 자자."
그리고 다음날, 오토, 스테판, 좀머는 제각기 T-34 3대를 이끌고는 티거 중대와 같이 전투를 하게 되었다. 오토는 미하엘 비트만의 티거 전차 소대를 뒤에서 엄호하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 스테판이 앙뚜완의 티거 전차 소대를, 좀머는 카리우스의 티거 소대를 엄호하게 될 것 이었다.
미하엘 비트만이 지도를 보면서 자신의 소대 전차장들에게 작전을 말했다. 오토가 물었다.
"27구역 지형을 정찰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비트만은 오토에게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오토가 속으로 이를 갈았다.
'집행유예 부대원이라 무시하는건가!!'
오토는 다시 외쳤다.
"제가 소련군이라면 27구역 덤불에 대전차포를 엄폐했을 것 입니다!"
비트만이 말했다.
"27구역은 이미 정찰했네."
그렇게 티거 중전차 대대는 소대별로 나뉘어서 정해진 경로로 전진했다. 한편, 스테판은 T-34의 전차장이자 포수로 근무하고 있었다. 스테판은 앞서서 전진하고 있는 앙뚜완의 티거 전차를 노려보았다.
'이따 전투 시작만 해봐라...'
스테판은 주포를 앙뚜완의 티거가 있는 1시로 겨누었다. 앙뚜완은 티거 해치를 열고 그 위로 상체를 내밀고 있었다.
'좆같은 새끼...'
30분 뒤, 티거 중전차 대대와 집행유예 부대의 T-34들은 소련군의 전차, 대전차포와 치열한 교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티잉!! 쿠과광!! 콰광!!
치열한 교전 끝에 비트만 소대와 오토의 T-34는 거점을 점령하는데 성공했다. 뒤이어 앙뚜완의 티거 소대와 스테판의 T-34가 현재 오토가 있는 확인점으로 오고 있었다. 앙뚜완의 티거 포탑에는 측면에 숫자가 쓰여있었기 때문에 식별이 쉬웠다. 오토는 앙뚜완의 티거가 격파되지 않은 것을 보고 실망했다.
'이런 시발...'
오토는 T-34를 타고 본부에 복귀하면서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현재 T-34에는 헤어만 중대장에게 보급 받은 MP40가 한 정 있었다. 오토가 속으로 생각했다.
'이걸로 저 새끼 죽일까?'
하지만 그 날 티거 중전차 대대는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게 되었다. 오토는 생각할수록 열받기 그지없었다. 현재 오토는 3달이나 집행유예 부대에서 더 버텨야 했다.
'3달이면 전쟁 다 끝나겠다!!!'
그 때, 헤어만 중대장이 와서 외쳤다.
"이 임무를 성공하게 되면 한 달 감면이다!!"
'하..한 달 감면?'
오토, 스테판, 좀머는 모두 임무에 자원했다. 그리고 다음 날, 오토는 T-34 관측창을 통하여 전통 의상을 휘날리며 말을 타고 달려오는 수 많은 쿠반 카자크인들을 바라보았다. 이들은 장검을 하늘 높이 쳐들고 있었다. 말발굽은 우렁차게 대지를 두들겼다.
드그덕 드그덕 드그덕 드그덕
"자유 사격!!! 유탄 연속 장전!!!"
드르륵 드르륵
티잉!!
드그덕 드그덕 드그덕 드그덕
쿠반 카자크인들이 타고 있는 말들이 기관총이나 유탄을 맞고 쓰러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장검을 높이 치켜들고는 독일군의 진지로 달려가고 있었다. 집행유예 부대원들은 팬티에 똥오줌을 지리며 이들에게 기관총을 긁었다.
드륵 드르륵 드르륵
히이잉!! 이히이이잉!!!
오토와 집행유예 부대원들은 머리 속으로 아무 생각을 할 틈도 없이 이들을 향해 계속해서 기관총과 유탄을 긁었다. 포와 기관총으로 방어했음에도 불구하고 쿠반 카자크 기병대는 뿌연 먼지를 일으키며 집행유예 부대원에게 달려오고 있었다. 집행유예 부대원들은 기관총을 버리고 냅다 참호 속으로 들어갔다.
"으아아악!!!"
드그덕 드그덕
만약 조금만 더 늦게 들어갔다면 두개골이 말발굽에 박살났을 것 이었다.
한 시간 뒤, 오토와 전차병들은 완전히 넋이 나간 상태로 T-34의 해치를 열고는 밖으로 나왔다. 들판에는 상당히 값 비싼 말들의 시체가 널려 있었다.
에밀, 요하네스, 마티아스, 알프레트 모두 팬티에 똥오줌을 지린 상태였다.
"으...으아아..."
쿠반 카자크의 기병대와 싸울 것이라는 소식에 다들 좋아했었다. 기병대를 만만하게 본 것 이었다. 하지만 몇 집행유예 부대원들은 말발굽에 짓밟혀서 팔다리가 부러지는 등 많은 피해를 입은 상태였다. 하지만 그 날 저녁 살아남은 집행유예 부대원들은 말고기 미트볼을 먹을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롬멜 사단장이 직접 집행유예 부대원들을 격려했다.
"귀관들의 용감한 전투로 중요한 거점을 방어하는데 성공했다!!"
참고로 집행유예 부대원들이 방어를 유지한 덕분에 앙뚜완이 속한 티거 중전차 대대는 중요한 소련군의 방어선을 돌파한 상황이었다. 롬멜 사단장이 외쳤다.
"귀관들의 용맹과 희생 정신을 기리기 위하여 내가 특별히 상을 내리겠다!!"
그렇게 집행유예 부대원들은 롬멜이 사인한 '롬멜 보병 전술' 책을 한 권씩 받았다. 롬멜은 뿌듯한 표정으로 집행유예 부대원들을 바라보았다. 집행유예 부대원들은 모두 억지로 기뻐하는 표정을 지었다.
'담배나 줄 것이지!!!'
오토는 집행유예 부대원들과 오두막으로 향했다. 그 때, 익숙한 얼굴이 눈에 띄었다. 권츄베르트였다.
'저 변태 새끼가 왜 여기 있어!!'
권츄베르트는 포로를 학대했다가 하이에의 고발로 군사 재판을 받았지만 증거불충분으로 무죄 판결을 받고 후방에 배치되었다가 롬멜 사단에 배속된 것 이었다. 그 때 좀머가 외쳤다.
"저거 봐!! 여자들이야!!"
소련군 포로들이 잡혀왔는데 이들 중에는 젊은 여자들도 많았던 것 이다. 50대에 고참 카리세프는 혹시나 어린 여자 포로들이 독일군에게 전쟁 범죄를 당하는 것은 아닌가 걱정했다.
'절대로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독일군은 여자 포로를 모두 권츄베르트에게 보냈다. 참고로 이 때 권츄베르트는 붉은색 팬티를 입고 있었다. 카리세프가 항의했다.
"어떻게 저런 인간한테 여자 포로 관리를 맡길 수 있단 말이오!! 여자 포로에 대한 학대는 절대 있어서는 안 될 것 이오!!"
오토, 스테판, 좀머 등 집행유예 부대원들이 카리세프 등 남자 포로를 관리하는 역할을 했다.
"닥치고 얌전히 있어!!"
소련군 여자 포로들은 공포에 질린 얼굴로 권츄베르트를 바라보았다. 붉은 팬티만 입고 있는 근육질에 거구에 권츄베르트는 여자 포로들로 하여금 공포심에 질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안나라는 세탁병 출신 여군은 솔방울로 앞머리를 말고 있었다. 포로가 되기 전에 앞머리를 말고 있다가 미쳐 풀지 못하고 포로로 잡힌 것 이었다. 권츄베르트는 눈을 크게 뜨고는 안나의 머리를 바라보았다. 안나는 공포에 질려서 눈물을 흘렸다.
"꺄악!!"
이리나가 속으로 생각했다.
'미인계로 꼬드기면 편하게 포로 생활할 수 있을거야!!'
참고로 이리나는 세탁병으로 복무할때도 미인계를 이용하여 편하게 군복무를 할 수 있었다. 이리나가 권츄베르트 앞으로 가서 애교를 부리며 말했다.
"8시간 동안 아무 것도 못 먹었어요."
권츄베르트는 이리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이리나는 갈색 머리를 기르고 있었다. 물론 군에서 머리를 기르는 것은 금지였지만 이리나는 세탁병이기도 했고 소련군 장교가 이리나를 좋아했기에 이를 내버려두었다. 이리나가 속으로 생각했다.
'독일놈도 남자일 뿐이지...'
권츄베르트가 외쳤다.
"새끼...기열!!!!"
"꺄악!!"
권츄베르트가 자리에서 일어서서 외쳤다.
"이런 기열 찐빠들을 보았나!!! 내가 진정한 기합으로 만들어주지!!!"
그렇게 소련 여군 포로들은 권츄베르트에게 모조리 머리를 삭발당했다. 이리나가 울면서 애원했다.
"싫어요!! 조금이라도 남겨주세요!!!"
하지만 권츄베르트에게는 그 어떠한 자비도 없었고 이리나, 안나, 그 외 소련 여군 포로들은 모조리 머리카락이 한 올도 없이 다 밀려버리고 말았다. 다들 울고 난리가 난 상태였다.
"싫어!!!"
이 광경을 본 좀머가 외쳤다.
"저..저거 너무한거 아닌가?"
다른 집행유예 부대원이 외쳤다.
"저런 변태 새끼들한테 여자 포로들을 맡기다니!"
스테판이 말했다.
"냅두게."
권츄베르트는 여자 포로들에게 구보를 시켰다.
"유령 잡는 용사! 육군! 우리는 육군! 젊은 피가 끓는 정열 어느 누가 막으랴!!"
여자 포로들도 모두 이 노래를 따라해야 했다.
"유령 잡는 용사! 으흐흑 육군! 우리는 육군! 으흐흑 젊은 피가 끓는 정열 어느 누가 막으랴!! 으아앙!"
"싸워서 이기고 지면은 죽어라 헤이빠빠리빠 헤이빠빠리빠"
"싸워서 이기고 지면은 죽어라 헤이빠빠리빠 헤이빠빠리빠"
"라이라이라이라이 차차차 라이라이라이라이 차차차"
"라이라이라이라이 차차차 라이라이라이라이 차차차"
"더 크게!! 라이라이라이차!!"
"라이라이라이차!! 으아앙 흐앙!!"
"새끼 기열!!! 누가 눈물을 보이나!!! 우크라이라이라이차!!"
"우크라이라이라이차!!!"
권츄베르트는 은혜를 베풀어 여자 포로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헛간에 들어가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허락해주었다.
"전원!! 휴식!!"
소련군 여자 포로들은 울면서 헛간으로 들어갔다. 베라가 외쳤다.
"그 시발 새끼 죽여버릴거야!!!"
소련 여군들은 고된 전쟁으로 살도 빠지고 생리도 끊긴 상태였다. 그럼에도 발싸개로 쓰라고 보급받은 천으로 브레지어를 만들기도 하고 평소에도 솔방을로 머리를 마는 등 외모에 신경을 쓰고 있었던 것 이다. 포로 수용소로 갈 것은 예상했지만 이렇게 머리를 삭발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안나가 흐느끼면서 말했다.
"화장실 가고 싶어."
이리나 또한 질질 짜면서 말했다.
"같이 가자."
그렇게 소련 여군들은 같이 화장실로 갔다. 롬멜은 혹시나 여자 포로에 대한 학대가 있을까봐 그래도 여군 포로들을 위한 화장실과 남자 화장실도 따로 만들어둔 상태였다. 근데 남자 화장실에서 이상한 소리가 났다. 고참 카리세프가 울부짖는 소리 같기도 했다. 안나가 말했다.
"이거 카리세프 목소린데? 가봐야 하나?"
이리나가 흐느끼며 말했다.
"몰라...그딴거 알바냐...우리가 이 꼴이 됐는데..."
"이게 다 남자들 때문이야. 우릴 제대로 지켜주지 못했어."
"맞아..흑흑..무능력해.."
그렇게 안나와 이리나는 여자 포로들이 있는 헛간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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