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정보
한스는 잠망경을 이용해서 0시 방향에서 벽을 타고 올라오는 미군 병사 한 분대를 발견했던 것 이다.
"허억.."
그 미군 병사들의 허리춤에는 수류탄이 매달려 있었다. 교회 벽에는 울퉁불퉁하게 벽돌이 돌출되어 있었고 그 벽돌에 발을 디디고는 천천히 올라오고 있었던 것이다. 맨 선두에 올라오고 있던 병사는 이제 기관총이 설치된 3층으로 진입하기 직전이었다. 한 발자국만 더 발을 디뎌서 올라가면 수류탄을 창문으로 넣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한스는 그 쪽을 향해 MP18을 긁었다.
츠킁 츠킁 츠킁
총알이 벽에 부딪치며 불꽃을 튀겼고, 벽을 타고 올라오던 미군 병사들은 모두 바닥으로 추락했다.
"으아악!"
한스가 외쳤다.
"놈들이 벽을 타고 올라오고 있었다!"
"기관총 탄이 다 떨어져 갑니다!"
"6시 쪽에서 놈들이 장갑차로 접근 중 입니다!"
한스는 6시 방향 창문으로 달려가서는 창문 밑에 엎드린 다음 잠망경을 슬쩍 올려보았다. 장갑차가 이 쪽으로 오고 있었고 그 뒤로 보병들이 허리를 숙이고 엄폐한채로 오고 있었다.
순간 장갑차가 교회 창문으로 기관총을 갈겨댔다.
탕! 타앙!
총알이 창문을 통해 날라왔고 한스는 잠망경을 다시 내리고는 몸을 엄폐했다.
"장갑차 온다! 엄폐해!"
한스는 막대형 수류탄을 꺼내고는 장갑차의 기관총 소리가 멎기를 기다렸다.
'좀 있으면 장전할거다!!'
드득 드드득
장갑차의 기관총 소리가 멈춘 그 순간, 한스는 창문을 향해 수류탄을 집어 던졌다. F-1 수류탄은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갔다.
쿠과광!
하지만 수류탄은 장갑차로부터 훨씬 앞쪽에 떨어졌고 주변에 먼지만 일으켰을뿐, 아무 피해도 주지 못했다.
미군의 장갑차는 바로 교회를 향해 직진하지 않고 보병들과 함께 골목으로 들어갔다. 한스가 외쳤다.
"장갑차 3시 방향으로 이동 중! 3시 방향 기관총 사수 주의하라!"
3시 방향에 거치된 독일군 기관총 사수는 틈만 나면 잽싸게 생쥐처럼 접근해오는 미군 보병들을 향해 기관총을 쉬지않고 긁어대고 있었다.
드득 드득 드득 드득
나름대로 능숙하게 기관총을 적당히 끊어서 쏘았지만, 기관총 총신이 벌겋게 달아올랐고 총신이 휘면서 점점 정확도가 떨어지고 있었다. 예광탄도 힘 없는 포물선을 그리고 있었다. 그것을 아는건지 미군 보병들도 골목에 엄폐한채로 때로는 과감히 몸을 움직여서 독일군의 기관총이 거치된 창문 쪽으로 조준사격을 했다.
타앙! 탕! 따앙!
모래주머니와 창틀, 심지어 창문 안쪽으로 총알이 쉿쉿대며 날아왔다. 하지만 사수는 눈이 벌개진 채로 계속 기관총을 긁었다.
드륵 드르륵
"이거 열 식혀야 해!"
기관총 사수와 부사수가 고개를 숙이고 뒤돌아보며 외쳤다.
"아무나 오줌 내놔! 빨리!!"
그 때 창 밖으로 총알이 쏟아졌고 기관총 사수와 부사수는 바싹 엎드렸다.
드르륵 드륵
"우아악! 이게 뭐냐!"
랄 분대장이 외쳤다.
"놈들 장갑차야!"
그 때 9시 방향 기관총 사수와 부사수도 허리를 숙였다.
"이 쪽에도 장갑차온다!"
탕!타앙!탕!
독일 병사들은 제각기 창문에서 총을 내밀고 사격했다.
탕! 타앙! 탕!
물론 병사들은 창문으로 고개 내밀었다가 혹시나 총을 맞을까봐, 총만 위로 들어올려서 허공으로 총을 쏘고 다시 총은 내리는 방식으로 총알만 낭비하고 있었다.
탕! 타앙!
조준사격을 하는 병사는 두 명 밖에 없었다.
따앙!땅!
보병 소대장이 외쳤다.
"조준해서 쏜다!! 총알만 낭비하고 있다!!"
타앙! 탕!
하지만 총알 소리가 사방에서 메아리쳤기에 보병 소대장의 명령은 패닉에 빠진 병사들에게 들리지 않았다. 사방에서 미군은 장갑차에 엄호를 받으며 점점 죄어오고 있었다.
한스가 외쳤다.
"옥상으로 올라가서 놈들 병력이 어느 정도인지 봐야..."
순간 익숙한 소리가 들렸고 한스는 반사적으로 허리를 숙였다.
쉬이잇! 쿠과광!
야포가 어디선가 곡사로 독일군이 머물고 있는 교회 옥상을 향해 포탄을 발사한 것이었다. 옥상에서 포탄이 폭발하면서 사방으로 뿌연 먼지가 뿜어져나왔고 천정이 흔들리며 여기저기서 파편이 떨어졌다. 기관총 열을 식히기 위해 통에 미리 받아둔 오줌의 표면이 덜덜 진동했다.
'초탄이 적중하다니!'
올라프는 똥오줌을 지린채로 엎드린채로 양손으로 귀를 막았다.
"어버버...으허허허..."
다시 포탄이 날라왔다.
쿠과광!
한스는 양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패닉에 쌓인 병사들을 보았다.
'이대로 질 순 없다!!'
한스가 권총을 들고 목청껏 고함을 외쳤다.
"조만간 전차부대가 온다! 침착하라! 지원부대가 올때까지만 버티면 된다!!"
크리스티안이 속으로 생각했다.
'아직도 안 오잖아! 오토바이 병이랑 장갑차 모두 격파된거야! 올거면 한참 전에 왔어야 해!'
한스는 지휘를 위해 1층으로 달려갔다. 1층에서는 공병과 보병들이 창문 옆에서 적군에게 총격을 가하고 있었다.
타앙! 탕!
그 때 누군가 외쳤다.
"가스!가스다!"
한스는 재빨리 방독면을 썼다. 그런데 아까 전에 총을 맞고 들것 위에 누워있는 부상병이 한스의 눈에 띄었다.
'저..저거!!'
한스는 재빨리 달려가서 근처에 있는 부상병의 가방에서 방독면을 꺼내어 씌워주었다.
한스는 다른 병사에게 손짓해서 들것을 양쪽에서 들고 부상병을 2층으로 운반했다. 독가스는 아래쪽에 모이는 성질이 있기에 가능하면 위층에 있는 것이 안전하기 때문이었다.
"허억...허억..."
방독면 내부가 입김으로 뿌옇게 되었다. 방독면을 낀 상태에서 좁은 계단으로 부상병을 운반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한스는 겨우 2층으로 부상병을 옮기고는 다시 1층으로 내려갔다. 1층에서 병사들은 방독면을 낀 채로 똥오줌을 지리고는 벌벌 떨면서 창문 옆에 붙었다가 소총을 발사하고 다시 엄폐하는 것을 반복했다.
타앙! 탕!
사방이 먼지로 뿌옇게 되어서 이 쪽에서는 적을 조준 사격하기도 어려웠다. 하지만 미군은 먼지 속에서 독일군의 총구가 번쩍이는 것을 보면서 정확히 이 쪽으로 지향 사격을 하고 있었다.
탕! 타앙!!
"총알 날라온다!! 조심해!!"
한스는 남은 탄약을 검토했다.
"이것 뿐인가?"
공병 분대장이 외쳤다.
"더 이상 남은 탄약이 없습니다!"
한 보병이 외쳤다.
"놈들이 바로 근처 골목까지 접근했습니다!"
한스가 외쳤다.
"탄을 아껴!! 조준 사격한다!! 착검하고 백병전 준비해!!"
한 이등병은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착검했다.
샤사삭
그 때 보병 소대장이 계단 위에서 내려와서 외쳤다.
"사령부와 통신선이 연결되었습니다!! 아군 전차 부대 지원이 오고 있습니다! 르노 FT 3대, LK II 2대!! 마크 전차도 두 대 추가로 오고 있습니다!!"
"사..살았다!"
"이제 포위된건 놈들이다!!"
위층에 있던 지크프리트 4인조도 이 소식을 듣고는 기뻐했다.
"좋았어!!"
랄 분대장이 지크프리트 4인조에게 외쳤다.
"훌륭한 보병은 다른 부대에 의존하지 않는다! 전차 부대가 놈들을 격파할 수 있도록 우리도 끝까지 싸운다!!"
그렇게 랄 분대장과 지크프리트 4인조도 창문에서 창문을 옮겨가며 적을 향해 소총을 사격했다.
타앙! 탕!!
그렇게 독일군은 장갑차 두 대를 노획하고 적 야포 1문을 격파하고 많은 미군 병사들을 포로로 잡았다. 독일군 부상병은 위생병의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한스는 기진맥진한 상태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 부상병은 위생병의 치료를 받더니 한스를 향해 고맙다는 뜻인지 고개를 까닥거렸다.
잠시 뒤 한스는 장갑차를 타고는 사령부로 돌아갔다. 오스카 폰 후티어 장군이 조만간 사령부를 방문하기로 되어 있었다.
'꿀꺽!'
한스는 후티어 장군에게 경례를 하고는 현재 상황을 보고하였다. 후티어가 말했다.
"생각보다 빨리 이 곳을 점령했군."
후티어 장군은 무표정할 때도 눈빛이 무시무시했기 때문에 한스는 후티어 장군에게 보고를 할 때마다 언제나 쫄렸다.
'꿀꺽!'
한스는 긴장한 상태로 후티어의 말을 기다렸다.
"자네가 이번 전투에서 최전선에서 앞장서서 싸우며 병사들에게 모범을 보였다고 들었네."
후티어의 표정은 칭찬인지 혼내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한스는 굳은 자세로 계속 앞만 바라보았다.
'치..칭찬인가?'
"파이퍼 준장 외에는 다들 나가있게."
다른 장교들이 우르르 나갔고 한스는 식은 땀이 삐질삐질 나기 시작했다.
'내..내가 뭐 잘못한거 있나?'
후티어가 목소리를 낮추고는 한스에게 말했다.
"앞으로는 가능하면 사령부에만 있게."
한스는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놈들의 공세가 있나? 아니면 놈들이 후방 교란 부대를?'
후티어가 더 목소리를 낮추고 말했다.
"아직 정해진 것은 없지만 협상이 이루어질 수도 있네."
'!!!'
잠시 뒤 후티어가 군 사령부로 돌아가기 위해 장갑차를 탑승했고 한스는 후티어에게 경례를 했다.
'협상이 된다고?'
사실 몇 년간 전선에서 병사들끼리 조만간 전쟁이 끝난다느니 이런 소문은 계속해서 돌았었다. 하지만 후티어한테 직접 들었으니 이건 확실한 정보일 것이 분명했다.
한스는 자신의 자리에 앉아서 어제 짰던 전투 계획을 검토해보았다.
'어차피 쓸모도 없는 땅인데 굳이 이렇게?'
한스는 머리가 아파오는 것을 느꼈다.
'할건 해야지..'
이 때, 전차 부대 3대대장 바그너는 오토바이병 펠릭스와 함께 시가지를 정찰하고 있었다. 이는 한스 파이퍼 여단장이 직접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정찰을 하고 다니던 것을 보고 바그너 자신도 위험을 감수하고 정찰을 했던 것 이다. 바그너는 지도에 메모를 하며 식은 땀을 흘렸다.
'이..이거 생각보다 엄청 위험한데...'
펠릭스도 하얗게 질린 얼굴로 바그너에게 물었다.
"계..계속 갈까요?"
바그너가 외쳤다.
"이제 돌아가게!!"
펠릭스는 빠른 속도로 오토바이를 운전했다. 그 때 펠릭스가 사색이 된 얼굴로 바그너를 바라보며 외쳤다.
"연료가 떨어졌습니다!!"
"뭐라고!! 저 쪽 담벼락 안으로 들어가!!"
끼이익!!
마침 그 담벼락 안에는 오토바이를 숨겨두기에도 좋은 헛간도 있었고 짚더미도 아주 높게 쌓여 있었다. 그래서 바그너와 펠릭스는 헛간에 오토바이를 주차시켜놓고는, 오토바이 안에 있는 MP18은 꺼낸 다음, 짚더미를 가져와서 오토바이를 엄폐했다. 바그너가 말했다.
"일단 걸어간 다음 장갑차 지원 받고 돌아와서 연료 채운 다음 오토바이는 회수한다!!"
바그너는 펠릭스와 함께 마구간 밖으로 나가려는 순간
'아니!!'
바그너는 서둘러 펠릭스와 함께 마구간 안으로 들어왔다.
'시발!!!'
바그너와 펠릭스는 마구간 짚더미 뒤에 숨어서 웅크린 채로 숨었다. 점점 발소리는 다가워졌다. 펠릭스가 멍청하게도 고개를 들어올리려고 하자 바그너는 펠릭스의 대가리를 눌렀다.
저벅 저벅 저벅 저벅
걸음 소리는 한 사람의 걸음 소리가 아니었다. 바그너는 마구간 틈으로 미군 병사 두 명과 한 60대 정도로 보이는 여성을 볼 수 있었다. 그 미군 병사는 그 나이 든 여성에게 돈을 주고는 무언가를 거래하고 있었다. 바그너는 자신의 손에 들린 MP18을 들여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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