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이등병의 1차 대전 생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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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rrhks404
작품등록일 :
2020.11.2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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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18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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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구르는 한스

DUMMY

탄약고에서 경계 근무를 서는 이등병이 쑥덕거렸다.


"어제 유령 봤다는거 정말일까?"


"유령은 무슨! 미친척해서 근무 열외되려고 수작부린거야!"


"예전에도 전투 안 나가려고 미친척했다가 얻어맞은 녀석 있었잖아! 그런 새끼들이 꼭 얻어맞으면 멀쩡해!"


"여단장님은 왜 여기까지 오시냐.."


예전이라면 번갈아가며 졸 수 있었는데 여단장이 20m 떨어진 건물에 자리를 잡은 바람에 병사들은 졸지도 못하고 근무를 서야 했다.


한스는 요나스와 함께 창문 밖으로 탄약고를 주시했다. 한스는 문득 이등병 시절 다른 동료들이 떠올랐다.


'안톤은 미쳤고 니클라스는..'


요나스가 중얼거렸다.


"뮐러 병장님은 살아계실까?"


한스가 말했다.


"그 시발놈...맨날 수색 때 나만 보냈잖아."


이등병 시절에 죽어라 굴렀던 것을 생각하면 한스는 억울해 뒤질 지경이었다. 요나스가 킬킬거리며 말했다.


"슐츠 중위 생각나냐?"


"슐츠 그 망할 새끼?"


한스도 낄낄거리다가 베르너, 리히터를 떠올리며 중얼거렸다.


"뮐러나 슐츠 정도면 괜찮았지. 아, 담배 있냐?"


"잠깐만."


요나스는 책상 위에 배낭에서 담배를 꺼내려다가 성경책을 떨어트렸다.




"으아악!!!"


"허억!!"


몇 년 간에 전쟁 경험으로 인해서 책을 떨어트리는 소리만 나도 심장이 쿵쿵거리고 반사적으로 몸이 긴장되었다. 한스가 요나스에게 말했다.


"중대장이 그딴거에 겁먹냐?"


"니는 전쟁영웅인데 유령에 벌벌 떨었잖아!"


요나스의 말에 한스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전쟁 영웅은 무슨..신경쇠약 걸린 병자일 뿐인데...'


요나스가 적포도주를 마시고는 말했다.


"한스 자네는 이등병 때부터 기계 같았네."


"뭐라고?"


"아무리 위험한 작전을 나가도 전혀 겁에 질리지도 않고 침착했지 않나? 그래서 뮐러 병장도 늘 자네를 보냈던거지."


요나스의 말에 한스는 허탈한 웃음이 나오기 시작했다.


"하...하하...시발.."


한스는 잔에 남은 적포도주를 모두 마시고는 말했다.


"나도 사실 존나게 무서웠네!"


"뭐? 자네가 무서웠다고?"


"어 존나 무서웠어!! 나도 매번 똥오줌지렸다고!!"


"우하하!!! 강철 사냥꾼이 똥오줌지렸다고!!"


요나스가 껄껄대며 웃기 시작했다.


"이거 전선기자한테 말해도 되냐?"


"말하면 죽인다!!"


"전쟁 영웅이 똥오줌을 지렸다!"


"푸하하 망할 놈의 전쟁영웅..."


"전쟁 끝나면 편지하라고..니클라스 부모님..."


"아..바그너도 같이 데려가자."


니클라스 이후로 한스는 계급이 올라갈수록 이름도 기억하지 못하는 수 많은 부하들이 목숨을 잃거나 부상을 당하는 광경을 일상적으로 봐야했다. 그들만 생각하면 마음이 무거웠다. 한스가 입을 열었다.


"집에 돌아가지 못하게 된 녀석들 가족은 우리가 책임져야 해. 전우회에서 도움을 줄 수 있을 거야."


요나스가 말했다.


"난 내가 실력이 좋아서 살아남은게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네. 그 녀석들 덕분이지."


전차전은 고도의 팀플레이였고, 요나스의 말대로 다른 전우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다른 전차병들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 이다. 잠시 뒤, 한스는 요나스와 거나하게 취해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얼간이 신병이 똥오줌을 지리고 있었지

궤도를 교체하기 위해 전차를 들었네

잠시 뒤 전차는 다시 가라앉았네

너는 다시 전차를 못타겠지

피 철철 피 철철 이런 개죽음이 있나

피 철철 피 철철 이런 개죽음이 있나


집에서 기다리는 에리카를 떠올리며

웃으며 달려오는 위생병을 바라보았네

피 철철 피 철철 이런 개죽음이 있나

피 철철 피 철철 이런 개죽음이 있나


전차장은 대가리를 쳐박고 있었네

포병놈의 야포는 불을 뿜어대고

전차에선 베이컨 굽는 냄새가 나고

신난 보병들이 양동이를 들고오네

피 철철 피 철철 이런 개죽음이 있나

피 철철 피 철철 이런 개죽음이 있나”


노래가 끝나고 요나스가 외쳤다.


"이제 우리 인생은 길다고!!"


요나스가 창 밖을 보며 외쳤다.


"난 살았다!! 난 살았다고!!!!"


잠시 뒤, 한스는 요나스와 함께 건물 옥상 위로 올라가서 오줌을 갈겼다.


쉬이이 쉬이


여기저기 포탄에 박살난 건물들에 달빛이 드리웠다. 탄약 보관소 옆에서는 여전히 병사들이 열심히 경계 근무를 서고 있었다. 한스는 술병을 입에 갖다댔지만 술이 다 떨어져있었다. 요나스가 외쳤다.


"내가 가져오겠네!"


한스가 말했다.


"아닐세! 내가 갖고 오지!"


그렇게 한스는 계단으로 1층으로 내려갔다. 근데 책상에 누군가 엎드려있었다.


'??'


"자..자네 누군가!!"


"으허억!!"


요나스가 고개를 들었다.


"한스?"


한스의 이마에 식은 땀이 흘렀다.


"자..자네 여기서 뭐하나?"


"나? 아까부터 자고 있었는데?"


"뭔소리야 너 아까 전에 나랑 옥상에서 술 마셨잖아!!"


"그게 뭔 소리야?"


"아까 나랑 노래 부르다가 옥상 올라갔잖아!!"


"나..난 아냐!! 난 계속 잤어!!"


한스의 얼굴이 시퍼렇게 질려서는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건물 밖으로 뛰쳐나갔다. 탄약고에서 근무 서고 있던 이등병들이 외쳤다.


"여단장님!!"


요나스가 따라갔다.


"우아악!! 우와왁!!"


한스가 외쳤다.


"사령부로 가!!"


요나스가 질질 짜며 외쳤다.


"시발!! 흐어억!!"


한스와 요나스는 시꺼먼 어둠 속에서 헤매기 시작했다. 요나스가 질질 짰다.


"우..우리가 죄를 너무 많이 지었어!"


한스가 외쳤다.


"이 쪽 길 맞지?"


"난 너 따라가는건데?"


한스와 요나스는 어둠 속을 걸어갔다. 요나스가 말했다.


"여기 아까 왔던 곳 아냐?"


"이..이상하다?"


요나스가 두리번거렸다. 그 때 한스가 요나스를 끌어들이며 입에 손을 갖다댔다.


"쉬이잇!!!"


한스와 요나스는 건물 모퉁이 뒤에서 고개를 빼꼼 내밀고는 술에 취한 두 미군 병사를 보았다.


"해리!! 술 있냐!!"


'허어억!!'


한스와 요나스의 얼굴은 시퍼렇게 질렸다. 요나스가 권총을 꺼내들자 한스가 막고는 고개를 저었다.


'저렇게 취한거보면 여긴 미군 점령 구역이야!!'


한스는 요나스와 함께 권총을 들고는 조심조심 주위를 경계하며 걸어갔다.


'이 쪽 골목으로!'


발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한스는 요나스와 함께 좁은 골목을 따라 허리를 숙이고 걸어갔다.


그 때 영어와 함께 손전등 불빛이 앞에서 비춰지는 것이 보였다.


'시..시발!!'


'엎드려!!'


한스는 요나스와 골목에 머리를 감싸고 엎드렸다. 군화 소리로 보면 서너명은 되는 것 같았다. 미군 분대장이 외쳤다.


"요즘 보슈 새끼들이 쥐새끼처럼 살금살금 이 곳을 기어다닌다! 발견하면 확 목을 따버려라! 알겠나!!"


"네!"


저벅 저벅 저벅 저벅


"싱겁게 뭔 휴전이냐!"


저벅 저벅


손전등이 사방을 비추었고, 잠시 뒤 군화 소리가 멀어졌다. 한스와 요나스는 일어난 다음 큰 길목을 잽싸게 건넜다.


'이 쪽이야!'


그렇게 큰 길가를 지난 다음 잽싸게 골목으로 달리는데, 또 다시 군화 소리가 들려왔다.


저벅 저벅


"좀만 버텼으면 진급인데 벌써 휴전이라니.."


"보슈 놈들 대가리에 총알 날리고 싶었는데 말입니다!"


저벅 저벅


손전등 불빛이 구석구석을 비추었다.


"이런 골목까지 샅샅이 수색해라! 안 그러면 니들이 뒤진다!"


"네!"


한 미군 병사는 손전등을 이용해서 골목 구석구석을 살폈다.


"어?"


"뭐 있냐?"


"이상 없습니다!"


한스와 요나스는 건물 안에서 엎드린 채로 숨을 죽이고 있었다.


'헉..허억...'


'가..갔나?'


그 때 미군 병장의 목소리가 들렸다.


"건물 내부에 숨었을 수 있으니까 구석구석 수색한다!"


순간, 한스와 요나스가 숨어있는 건물의 깨진 창문으로 손전등 불빛이 들어왔다. 그리고 불빛은 건물 구석구석을 비추었다.


'으아악!!!'


한스와 요나스는 창가 밑에서 등을 기댄 채로 권총을 들고는 똥오줌을 지리고 있었다. 한스는 방아쇠에 손가락을 얹었다.


쿵 쿵 쿵 쿵


심장이 엄청나게 뛰었지만 몸은 차분해지고 손가락은 언제라도 방아쇠를 당길 준비를 하고 있었다. 발각된다면 먼저 총을 쏴야 했다.


'흐..흐억...'


한스는 양손으로 권총을 든채로 서서히 몸을 돌렸다. 그 때, 손전등 불빛이 건물 내부에서 사라졌다.


"이상 무!"


저벅 저벅 저벅


"담배 있냐?"


미군의 발소리와 목소리가 멀어졌음에도 한스와 요나스는 꼼짝도 하지 않고 있었다. 요나스가 천천히 일어나서 문을 열고 나가려는 순간, 한스가 요나스를 붙잡았다.


'기다려!'


한스는 요나스에게 위로 올라가자고 수신호를 보냈다.


'옥상으로 올라가서 놈들 위치 확인하고 가자!'


그렇게 한스는 요나스와 함께 어두컴컴한 건물의 계단을 한 발자국씩 올라갔다.


삐걱 삐걱


그렇게 한스는 요나스와 함께 3층 건물 옥상에 올라가서 납작하게 엎드렸다. 대각선 위치 건물에는 불이 켜져 있었기 때문에 그쪽에서 볼 수 없도록 낮은 자세로 퇴로를 찾았다.


'저 쪽으로 가면 되겠다!'


그 때 요나스가 한스를 쿡쿡 찔렀다.


'뭐야?'


한스는 불이 켜진 건물 창문으로 한스는 독일 장교 한 명을 발견했다.


'포..포로?'


요나스가 식은 땀을 흘리며 어떻게 하냐고 수신호를 보냈다. 한스가 속으로 생각했다.


'이..일단 우리부터 살고 봐야지!!'


한스는 3분 정도를 관찰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 방에는 독일 장교 한 명 밖에는 없는 듯 했다.


'휴전 협정 체결되었다고 미군 장교들도 술쳐먹고 있나?"


결국 한스는 요나스와 함께 우측에 있는 건물로 점프했다.


퍽!


'으익!!'


한스와 요나스는 다시 독일 장교가 있는 건물 옥상으로 점프했다.


퍽!


그 다음, 요나스는 옥상에서 기다렸고, 한스는 조심스럽게 옥상에서 계단을 통해 독일 장교가 있는 방으로 내려갔다. 한스는 권총을 들고는 주변을 샅샅이 살폈다.


'헉...허억...'


다행히 방에는 아무도 없었고 한스는 살금살금 움직여 의자에 묶인 채로 졸고 있는 독일 장교를 깨웠다.


'일어나!'


'??허억!! 여단장님?'


"쉬이..."


그 독일 장교가 고개를 끄덕이자 한스는 재빨리 밧줄을 풀고는 따라오라고 하고는 같이 옥상으로 올라갔다.


한스가 속삭였다.


"따라오게! 퇴로는 확보해두었네!"


그렇게 한스, 요나스, 독일군 장교는 옆에 건물 지붕으로 점프했다.


"허억!!"


그 독일군 장교는 로렉 소위였다. 로렉이 한스를 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여..여단장님이 나를 구하러 직접 와주셨다!!!'


한스는 지붕 위에서 로렉에게 퇴로를 설명했다.


"미군 보병들이 정찰하고 있으니 유의하게!"


로렉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빠..빨리 가야할 겁니다! 놈들은 20분에 한 번씩 저를 감시하러 올라오..."


'뭐라고?'


그 때, 불이 켜져있던 건물 쪽에서 난리가 났다.


"시발!! 그 새끼 어딨어!!"


"포로가 탈출했다!!"


"잡아!!"


한스가 낮은 목소리로 외쳤다.


"저 옆 건물 지붕으로 뛰어!!"


지금 한스, 요나스, 로렉이 있는 3층 건물의 지붕은 경사진 형태였고, 옆에는 2층짜리 건물이 있었다. 한스는 그 경사를 따라 내려간 다음 2층 건물로 점프했다.


'으악!!'


요나스와 로렉도 한스를 따라 점프했다.


"윽!!"


요나스가 슬쩍 길가를 내려다보고는 외쳤다.


"밑으로는 못 가겠는데?"


미군 병사들이 손전등을 들고는 사방에서 수색하고 있었다. 그 때, 로렉 소위를 감시하던 미군 장교는 옥상으로 가는 문이 열린 것을 발견하고는 권총을 들고 옥상으로 올라갔다.


"이 쪽이다!! 옥상으로 탈출했어!!"


그 미군 장교는 옥상 위에서 하늘을 향해 조명탄을 발사했다.


퍼엉!!


붉은 조명탄이 하늘 위로 솟구쳤다. 미군 장교가 병사들을 불렀다.


"놈은 옥상으로 탈출했다!! 다른 건물 옥상에 있을거다!!"


한스가 외쳤다.


"튀어!!"


'난 왜 이등병때부터 맨날 구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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