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로자
공산주의는 생각보다 쉽게 진압되었고, 많은 독일인들이 이를 환영했다.
"공산주의자들은 영국놈이나 프랑스놈들보다 징그럽군.."
자유군단에 들어간 헤이든은 동료들의 환호를 받으며 영웅심에 고취되었다. 헤이든은 해골 무늬가 그려진 자신이 조종한 A7V 앞에서 전우들과 포즈를 취했고, 크라우제가 이를 촬영했다.
퍼엉!
한 젊은이가 외쳤다.
"그 공산주의자 새끼들만 없었다면 프랑스 남부까지 우리가 먹는건데 말이야!"
헤이든이 A7V 위로 올라간 다음, 해골 무늬가 그려진 자유군단의 깃발을 치켜들고는 외쳤다.
"그 더러운 매국노들때문에 남부까지 진출하지 못한 걸세! 그 놈들만 없었다면 프랑스 남부까지 차지했을걸세!"
"그게 정말인가?"
"그렇네! 내가 티거 조종수였잖은가!"
헤이든은 눈이 벌겋게 충혈된 상태로 자유군단 깃발을 휘날렸다. 공산주의자들은 아직도 끈질기게 저항하고 있었다. 에밋이 외쳤다.
"그 시발놈들 눈에 띄면 바로 사살해!!"
"포로는 없다!!"
이 때, 한스는 사령부로 있던 호텔에서 지도판을 보며 작전을 짜고 있었다. 그 때 한 병사가 와서 보고했다.
"로자 룩셈부르크, 레오 요기헤스, 칼 리프크네히트를 생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따가 가겠네."
이 셋은 호텔 중앙홀로 병사들에 의해 질질 끌려나오고 있었다. 병사들이 이들을 보고 비웃었다.
"저기 늙은 절름발이 창녀가 있네!!"
로자 룩셈부르크는 생포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절대 굴하지 않고 용감한 표정이었다. 다리를 절뚝거리면서도 허리만은 꼿꼿하게 세웠다.
반면 레오 요기헤스와 칼 리프크네히트는 누가 봐도 벌벌 떨고 불안해하고 있었다. 로자 룩셈부르크의 당당한 모습에 한 병사가 열받았는지, 레오 요기헤스의 대가리를 소총 개머리판으로 내려쳤다.
퍽!
"꺄악! 안돼!!"
로자 룩셈부르크는 자신의 남편 레오 요기헤스를 사랑했던 것 이다. 레오 요기헤스는 멍청하게도 벌벌 떨며 똥오줌을 지린 채로 질질 짜고 있었다.
"으...으으..."
"이 년한테 재미있는 것을 보여주지!!"
병사들은 로자 룩셈부르크와 레오 요기헤스를 방으로 끌고 갔다. 여인의 찢어지는 듯한 비명소리가 들렸다.
"꺄악!!! 꺄아아악!!!!"
칼 리프크네히트는 바지에 오줌을 지린 채로 눈을 굴리고 있었다.
'으...으어어어...'
레오 요기헤스는 자신의 아내가 추악한 짓을 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저 벌벌 떨고 있을 따름이었다. 한 병사가 증오심에 가득 찬 눈으로 레오 요기헤스를 바라보며 외쳤다.
"이 시발 새끼는 실컷 선동할 때는 겁이 없어보이더니 지 몸에 상처나는 것은 무서워하는군!"
레오 요기헤스는 병사들에게 반 병신이 되도록 쳐맞았다.
퍽!! 퍼억!!
"얼굴은 치지마!! 복부만 치라고!"
레오 요기헤스는 바지에 똥오줌을 지린 상태로 반병신이 되었다. 한 병사는 장난기가 들었다.
"더한 장난 좀 쳐볼까?"
30분 뒤, 레오 요기헤스는 원인 모르겠지만 치질에 걸려 있었고, 한 병사가 와서 문을 두드리고는 외쳤다.
"로자 룩셈부르크 저 년 데려가!!"
병사들은 로자 룩셈부르크의 옷을 추스리고 얼굴에 묻은 피를 닦고는 한스 파이퍼에게 보냈다. 로자 룩셈부르크는 치욕스러운 일을 당했음에도, 최대한 절뚝거리지 않으며 마치 여왕처럼 당당하게 걸어갔다.
'나는 틀리지 않았다...'
로자 룩셈부르크는 한스 파이퍼의 책상 앞에 앉혀졌다. 지도판을 바라보던 한스는 바움쿠헨이 들어있는 접시를 내밀었다.
"한 입 먹겠습니까?"
하지만 로자 룩셈부르크는 고개를 돌렸다. 결국 한스는 손가락으로 바움쿠헨을 집어 먹었고, 로자 룩셈부르크가 말했다.
"내 가방에 책이 있습니다. 그것을 꺼내 주십시오."
한스가 병사에게 고갯짓을 했고 그 병사는 로자 룩셈부르크의 가방에 있던 책을 꺼내왔다. 제목은 파우스트였다. 한스는 그 책을 살펴보았다. 무기 따위는 없었고, 한스는 그 책을 로자 룩셈부르크에게 건네주었다. 한스는 서류 작업을 하다가 고개를 들어보니 로자 룩셈부르크는 그저 조용히 책을 읽을 따름이었다.
"이길거라 생각했습니까?"
한스의 말에 로자 룩셈부르크는 책에서 눈을 때고 한스를 쳐다보았다. 한스가 말을 이었다.
"두 달 전까지 전쟁터에서 총들고 싸우던 싸우던 녀석들입니다. 프랑스군과 미군 전차와 맞서던 녀석들인데 건물 점거하고 모래주머니 쌓아두면 뭐합니까?"
로자 룩셈부르크가 당당하고 초연하게 말했다.
"전쟁은 부르주아가 자원을 지배하기 위해서 일으키는 대량 학살입니다. 애초에 전쟁을 나가지 말고 복무를 거부했어야.."
로자 룩셈부르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한스는 웃기 시작했다.
"으하하!!! 복무를 거부하래!! 하하!!! 켁...켁..."
웃다가 바움쿠헨이 목에 걸렸고 한스는 서둘러 적포도주를 한모금 마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에서는 계속 웃음이 실실 나왔다. 한스는 애써 웃음을 참으며 말을 이었다.
"전쟁 복무 거부하라는 분이 평화적인 방법을 쓰지 그랬습니까? 도대체 어린 여자들까지 선동한 이유는 뭡니까?"
한스의 표정은 아까와는 달리 굳어있었고 진지했다. 로자 룩셈부르크는 아무 말이 없었고 한스는 며칠 전부터 정말로 궁금했던 것을 물어보았다.
"고등학교도 졸업 못하고 얼마 전까지 참호 속에서 4년간 시체 썩는 냄새 맡던 녀석들을 굳이 지금 자극한 이유가 뭡니까? 사람 죽는거 실제로 본적은 있습니까?"
한스가 속으로 생각했다.
'이런 년은 딱 일주일이라도 참호에 쳐박아둬야 하는건데...'
로자 룩셈부르크는 고개를 뻣뻣이 처들고 말했다.
"불필요한 희생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하지만 혁명을 위해서라면 어느 정도의 폭력과 희생은 감수해야 합니다."
한스는 47살의 로자 룩셈부르크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얼마 전에 무참하게 죽은 이보네라는 20살짜리 여인을 떠올렸다. 그녀는 결국 숨을 거두었다. 한스는 로자 룩셈부르크 이 인간의 멱살을 붙잡고 창문 밖으로 던져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전쟁도 끝났는데 이 년 때문에 내가 또 사람을 죽였어!!!!!!!!!!!!!!!!!능력도 없으면 설치지나 말던가!!! 이 망할 년 때문에!!!!'
하지만 한스는 당연히 그렇게 하지는 않고 다시 서류를 작성하며 로자 룩셈부르크를 이송시키라고 명령했다. 한 장교가 한스에게 말했다.
"잘 이송되는지 확인할까요?"
"그럴 필요없네. 나이도 들었는데 설마 별 일 있겠나?"
오스카 바르크만은 자신의 전우들과 함께 군용트럭에 로자 룩셈부르크, 레오 요기헤스, 칼 리 프크네히트를 태우고 어딘가로 떠났다. 로자 룩셈부르크는 오스카 바르크만, 로버트, 브랜틀리 등을 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불길한 육감을 느꼈지만 더 당당한 자세로 허리를 펴고 앉아 있었다. 오스카 바르크만이 군용 트럭 안에서 담배를 피우며 로자 룩셈부르크를 보고 생각했다.
'내 애미랑 닮았군...'
봉기도 거의 다 진압되었기에 한스는 이 서류만 작성하면 다시 학교를 다니고 일상 생활로 돌아갈 수 있었다. 돌아가면 분명 어머니가 한스가 좋아하는 으깬 감자 요리를 해놓고는 한스를 기다리고 있을 것 이었다. 조만간 집도 사고 그 곳에서 에밀라와 아이들과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을 것 이다.
한스는 서둘러서 서류를 작성했다.
'이것만...이것만 끝나면 학비도 지원받고 꿀 빨면서 군에 남을 수 있다...'
한스는 몇 시간에 걸려 겨우 서류 작업을 다 마치고는 침대에 드러누웠다. 며칠 동안 잠을 거의 자지 못했기에 한스는 푹 골아떨어졌다.
그리고 이 순간, 레오 요기헤스, 로자 룩셈부르크, 칼 리프크네히트는 오스카 바르크만의 장난질에 의해 베를린 동물원에 호랑이 우리 속에 넣어졌다. 레오 요기헤스는 완전히 정신이 나간 상태로 외쳤다.
"으아악!! 살려줘!! 살려줘!!!"
로자 룩셈부르크의 치마는 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으...으으..."
칼 리프크네히트가 레오 요기헤스의 아가리를 틀어막았다.
"쉿! 조용해! 제발 닥치라고!!"
'으...으아아...'
이 우리 속에는 성체 호랑이가 한 마리 살고 있었다. 이 호랑이는 번식을 못해서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었고, 우리 내부에 있는 나무를 발톱으로 긁고는 자신의 발톱을 혀로 핥는 것이 취미였다. 이렇게 하면 발톱이 날카로워지기 때문이었다. 수컷 호랑이는 영토를 넑히고 싶었지만, 기껏해야 자신의 발톱자국이 난 나무를 한 번 더 긁고 오줌을 싸는 것이 전부였다. 계속해서 이 우리 속에서 살다보니 야생성은 흐릿해졌고, 사육사가 주는 먹이를 받아먹는 것이 전부였다. 구경꾼들은 맨날 드러누워서 잠만 자는 호랑이를 보며 지루해했다.
그런데 이 호랑이는 자신의 영토를 침입한 인간의 소리를 이미 감지하고 있었다. 사육사나 우리를 청소하는 사람들이 들어오는 것은 종종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익숙한 냄새가 아니었으며, 현재 우리 속에 들어온 생물체들은 공포에 질린 피식자의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이는 꽤나 호랑이의 관심을 끌었고, 호랑이는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 거대한 앞발이 번갈아가며 땅을 디뎠고, 호랑이가 걸을 때마다 어깨와 등의 근육이 움직였다.
로자 룩셈부르크는 눈을 크게 뜨고 어둠 속에서 걸어나오는 이 거대한 생명체를 바라보고는 이미 피투성이가 된 치마에 똥오줌을 지렸다.
'아...아아....'
머리 속은 새하얗게 되었고 어둠 속에서 눈은 이 포식자에게 집중했다. 뒤에 철장이 있었지만 로자 룩셈부르크는 차마 철장을 잡고 기어나간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자신의 남편 레오 요기헤스는 철장에 매달려서 외쳤다.
"으아악!! 사람 살려!! 사람 살려!!"
오스카 바르크만과 동부전선 출신 자유군단 병사들이 이 광경을 흥미롭게 바라보았다. 칼 리프크네히트는 쭈구려앉은 채로 벌벌 떨었다.
"으아...으아아..."
호랑이는 칼 리프크네히트에게 호기심을 느끼며 거대한 앞발로 툭툭 쳐보았다. 칼 리프크네히트는 어둠 속에서 이 거대한 호랑이의 두 눈을 볼 수 있었다. 칼 리프크네히트는 팬티에 똥오줌을 완전히 지린 채로 양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있었다. 호랑이는 배가 불렀지만 신경이 상당히 날카로워져있었다. 레오 요기헤스는 철장에 매달린 채로 비명을 질렀다.
"살려줘!! 마르크스 좆같은 새끼!! 마르크스 시발놈!! 내가 속았어!! 살려줘!!"
칼 리프크네히트를 앞발로 툭툭 치던 호랑이는 잠시 뒤로 물러나서 엉덩이를 뒤로 뺀 자세를 취하더니, 달려들어서 칼 리프크네히트에게 달려들고는 앞발로 칼 리프크네히트의 대가리를 후려쳤다. 칼 리프크네히트의 두개골이 박살났다. 로자 룩셈부르크가 비명을 질렀다.
"꺄아악!!!"
호랑이는 칼 리프크네히트의 뒷목을 잡은 채로 질질 끌며 자신이 늘 편하게 식사를 하던 곳으로 가기 잽싸게 달려가려고 했다. 그런데 이 시발 놈의 레오 요기헤스는 계속 비명을 질러댔다.
"으아악!! 아아악!! 아아아악!!"
동물원의 다른 동물들이 이 소리를 듣고 모두 신경이 날카로워졌다.
"끽!!끽끽!!"
"크르렁!! 크르렁!!"
칼 리프크네히트만 자신의 보금자리로 가져가서 장난을 치려던 호랑이는 기분이 잡치기 시작했다. 결국 칼 리프크네히트를 내팽겨친 호랑이는 철장에 매달린 채로 등을 보이고 있는 레오 요기헤스에게로 엄청난 속도로 달려들면서 점프해서 뒷목을 낚아챘다. 오스카 바르크만은 짜릿한 전율을 느끼며 감탄했다.
"와오!"
호랑이는 레오 요기헤스의 뒷목을 낚아챈 채로 자신의 우리 속을 신나게 뛰어다녔다. 레오 요기헤스는 살아있는 채로 팔을 움직여댔고 그럴 때마다 호랑이는 레오 요기헤스의 뒷목을 잡은 채로 흔들었다. 여태까지 여왕처럼 고고한 자세로 있던 로자 룩셈부르크가 완전히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는 비명을 질렀다.
"안돼!! 안돼!! 안돼!!! 안돼!! 안돼!!! 안돼!!"
동물원의 동물들은 이 비명소리에 더욱 소리를 질러댔다.
"끼룩!! 끼룩!!"
"캬아악!! 캬아악!!"
베를린 동물원에서는 작은 축제가 벌어졌다. 아직 레오 요기헤스는 살아있었지만 호랑이는 일부러 숨통을 뜯지 않고는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창자를 맛보기 시작했다. 커다란 이빨과 호랑이의 입이 피투성이가 되었고, 호랑이는 생전 처음 맛보는 별미를 느꼈다. 로자 룩셈부르크는 기절해있었지만 레오 요기헤스는 온 정신이 말짱히 깨어 있었고 산채로 먹히는 고통을 느껴야했다. 호랑이는 레오 요기헤스의 창자만 몽땅 뜯어먹은 다음에 칼 리프크네히트에게로 천천히 걸어갔다. 호랑이는 창자가 맛있다는 것을 깨달았던 것 이다.
로버트가 말했다.
"저 년은 안 죽일거야?"
"호랑이도 배가 부를 것 같은데? 세 명 다 먹지는 못하겠지."
오스카 바르크만이 중얼거렸다.
"이대로 끝나는게 아쉽긴한데..."
오스카 바르크만은 철장 속에 로자 룩셈부르크에게 소총을 겨눈 다음 발사했다.
타앙!
그렇게 로자 룩셈부르크는 붉은 로자가 되었다.
Comment '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