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를 마시는 용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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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잇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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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6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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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28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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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DUMMY

다음 날 아침.


이른 시간부터 피셀이 찾아왔다.

그는 작은 방에 있는 유일한 의자에 앉아 나를 가만히 쳐다봤다.


“흐음.... 집사에게 들었다. 어제 시종을 때렸다지?”

“예. 그가 맞을 짓을 해서 때린 겁니다.”

“이유는 나도 들었다. 그 시종 녀석이 네 물품을 훔치다 걸렸다고. 하지만 그건 너의 일방적 주장이라 들었다.”


차가운 분위기에도 나는 피식 웃음을 흘렸다.


“집사님도 어제 그 녀석 주머니에서 제 물건이 나오는 걸 보셨습니다. 일방적 주장이라 할 수는 없죠.”


소란에 사람들이 몰려왔을 때 기절한 녀석의 주머니에서 어머니의 목걸이 꺼냈다.

물론 내가 녀석이 기절한 틈에 넣어둔 거지만 말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런 것보다 지금의 나는 평민이고 그 녀석은 노예라는 사실이다.


“흠, 알았다. 뭐가 진실이든 그 정도는 눈감아 주도록 하지. 지금 바로 움직일 테니 따라 나와라.”

“예 단장님.”


이곳 폰 대륙에서 노예란 그저 말을 할 수 있는 가축 같은 존재.

평민이 죄 없는 노예를 폭행할 수는 없지만, 이유가 있다면 얼마든지 그럴 수 있는 세상인 거다.

거기다 저택의 손님 신분이라면 말할 필요도 없지.


“단장님, 성 밖으로 나가실 생각입니까?”


저택 앞에는 마차가 준비되어 있었다.

그건 누가 봐도 성 밖으로 나가기 위함이었다.


“타라. 우선 네가 로안을 보았다던 그 숲부터 가볼 것이다.”


나는 피셀의 명령대로 순순히 마차에 탔다.

과연 그는 신임 받는 가신이었다.

말 이용이 금지된 내성에서 이리 자유롭게 마차를 이용하는 걸 보면 말이다.


달그락, 달그락.


덕분에 편하게 성 밖으로 나설 수 있었다.

그렇게 마차가 내성을 지나 외성 입구에 도착했을 때쯤.

입구에서 미리 말을 타고 대기하던 병사들이 뒤따라오기 시작했다.

언뜻 봐도 50명이 넘는 숫자였다. 그중에는 기사도 한 명 있었다.


“흠... 얼마나 걸릴지 그게 문제군. 카살.”

“예.”

“로안 경이 어디로 간다는 말은 없었나? 들은 게 있다면 아무거라도 좋으니 말해봐라.”

“저도 거기까지는... 아! 숲에서 뭘 찾고 계시다 했습니다.”

“호오, 무엇을 말이냐?”


피셀이 처음으로 눈을 반짝이며 관심을 보였다.

나는 생각하는 척 인상을 찡그리다 천천히 입을 열었다.


“무슨 약초를 찾고 계시다 했는데.... 이름이 기억나질 않는군요. 제가 머리가 그리 좋은 편은 아니라서.”

“약초라.... 그럼 아직 그 숲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말이겠군! 당장 마차의 속도를 올려라!”


다급해진 피셀을 보니 절로 웃음이 새어 나왔다.

손으로 급하게 입을 가리지 않았다면 큰일이 났을 거다.


‘그래, 계속 그렇게 움직여라. 내가 원하는 상황이 만들어질 때까지.’


그는 이번 임무를 통해 서서히 룬터에게 쏠리는 영주의 관심을 되찾을 생각일 거다.

본인이 내가 영주의 신임을 얻기 위한 발판이라는 사실도 모른 채.

그 모습이 가소로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어찌나 가여운지.


-히이잉!


그렇게 한참을 달리던 마차는 내가 살던 마을에 도착해서야 멈추었다.

피셀은 내리자마자 병사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정비 후 바로 숲으로 움직일 것이다. 서둘러 준비하도록.”

“예!”


나는 병사들이 준비하는 동안 마을 구석에서 눈치를 살피는 촌장에게 다가갔다.

그는 나를 보고는 안도의 숨을 내뱉었다.


“아이구! 무사히 돌아왔구나! 그런데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냐?”

“별거 아니니까 놀라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보다 제가 부탁드렸던 건...?”


떠나기 전 촌장에게만 몰래 부탁을 했었다.

숲에서 나는 약초 하나를 찾아달라고.


“이거 말이지?”


그가 내게 작은 주머니 하나를 건넸다.

그 안을 살펴보니 내가 말했던 약초가 적은 양이지만 들어 있었다.

내가 약초를 보며 희미하게 미소를 짓자 촌장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런데 수면 약초는 왜 찾아달라고 한 거냐? 어린놈이 밤에 잠을 못 자서 그런 건 아닐 테고...”


수면 약초라 알려진 이 옅은 노란색 식물.

불로 태워서 연기를 마시면 쉽게 잠을 잘 수 있다고 알려진 약초였다.


“제 앞날을 위해 쓸데가 있어서요.”


하지만 지금 내게 필요한 건 약초의 수면 효과가 아니라.

대륙에서 흔한 약초임에도 대부분이 모르는 환각을 심어주는 효과다.


“그래? 하여튼 연기를 너무 한 번에 많이 마시면 목이 상할 수도 있으니까 꼭 조심히 쓰거라.”

“예. 그럼 나중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나는 촌장에게 인사를 꾸벅하고 준비를 마친 병사들과 함께 곧장 숲으로 들어갔다.

당연히 숲에서 길 안내를 맡은 건 나였다.

피셀은 그런 내 바로 뒤에 붙어서 계속 말을 걸었다.


“이번 일을 제대로 도와준다면 너에게도 큰 보상을 내리겠다.”

“도대체 얼마나 큰 보상을 주시려고 자꾸 부담감을 주시는 겁니까.”

“내 이름을 걸고 네가 원하는 걸 하나 들어줄 것이다. 그러니 반드시 로안 경을 찾아야 한다.”

“예, 뭐 그러죠.”


녀석이 이곳에 로안이 없다는 사실을 안다면 어떤 표정을 지으려나.

아니, 내 말이 전부 거짓이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그것도 재미있을 거 같긴 하지만, 더 큰 재미를 위해 잠시 참아야겠지.’


나는 열심히 수색하는 척하며 품속에 있는 약초를 쓸 적당한 시기를 기다렸다.

환각 효과는 지금 가장 보고 싶은 상대를 보여주기에 조금 더 애간장을 태울 필요성이 있었다.

피셀이 로안의 환각을 볼 수 있게끔 말이다.


“흠... 생각보다 숲이 복잡해 수색하는 게 쉽지가 않군. 카살, 로안 경을 만났던 장소가 이 근처라 하였지?”

“예. 그런데 날이 어두워져서 정확한 장소를 찾는 게 쉽지가 않습니다.”


어느덧 해가 지고 달이 떠오른 상태였다.

피셀도 어둠 속에서 수색은 힘들다고 느꼈는지 한숨을 내뱉었다.


“휴우.... 첫날에 배가 부를 수는 없다는 건가. 오늘 수색은 중단한다.”


명령이 떨어지자 병사들이 순식간에 숲 공터에 야영지를 만들었다.

나는 작게 피어 올린 모닥불 앞에 앉아 힐끔 피셀을 쳐다봤다.

녀석은 저녁 식사인 스튜를 코로 먹는 건지 입으로 먹는 건지 모를 정도로 정신이 없어 보였다.


“피셀 단장님, 궁금한 게 있습니다.”

“뭐냐.”

“로안이라는 그분은 왜 찾으시려는 겁니까?”


당연히 이유는 알고 있었으나 모르는 척 물었다.

그러자 피셀이 먹던 스튜를 내려두고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크노스 가문에 영입하기 위함이지. 왕실 기시단 출신인 그자의 실력이 대단하다고 소문이 났거든.”

“그럼 단장님도 실제로 본 적은 없습니까?”

“영주님께서는 몇 번 보셨겠지만, 나는 아쉽게도 그럴 기회가 없었다.”

“흐음... 그렇군요. 그럼 단장님보다 그분이 강한 겁니까?”


그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질문이었다.

피셀도 그를 느꼈는지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


“....로안 경이 강한 건 사실이겠지만, 나 또한 훈련을 게을리 한 적이 없다. 아크노스 기사단의 단장은 아무나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그 말에서 넘쳐흐르는 자부심이 느껴졌다.

하긴, 무려 백작 가문의 기사 단장이니 그럴 만도.


‘물론 진짜 로안과 붙는다면 자신의 주제를 깨닫겠지만 말이야.’


과거에 우연히 만났던 로안은 뭐랄까.

사람인데 괴물이라는 말이 너무나 잘 어울리는 존재라 해야 하나.

그 당시 용사의 길을 걷던 룬터를 상대로 일대일 무승부를 이루었으니 따로 말할 것도 없을 거다.


“힘내십쇼. 제가 최선을 다해 도와드리겠습니다.”

“고맙다. 반드시 그래야지, 영주님을 위해서라도.”


과연 그게 영주를 위함일지 피셀 자신을 위함일지.

확실한 건 그 두 사람이 원하는 대로 상황이 흘러가지는 않을 거라는 사실이다.

그들은 이미 내가 설계한 판에서 춤을 추는 인형들에 불과하니까.



* * *



수색 5일 차.


“여기는 몬스터의 흔적 말고는 없습니다!”

“여기도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수색에서 돌아온 병사들이 보고를 올리자 피셀이 인상을 찡그렸다.

5일 동안 열심히 숲을 뒤졌음에도 이렇다 할 성과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으음... 그 사이에 숲을 나간 건가. 카살, 네 생각은 어떠냐?”

“확신할 수는 없지만... 제 생각에는 아직 로안 경께서 이곳에 있다고 봅니다.”

“호오, 그 이유는?”


나는 어떻게든 희망을 붙잡으려는 그에게 씨익 웃어주며 입을 열었다.


“저희가 열심히 수색했다 해도 아직 숲 전체 규모에 비하면 절반도 되지 않습니다.”

“그건 그렇지...”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이 나간 흔적이 없습니다. 그분이 다른 왕국으로 간 게 아니라면 반드시 흔적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집중적으로 수색한 장소는 아크노스와 블란스 영지의 입구.

타 왕국까지 총 4개의 영지와 연결된 이 숲에서 빠져나가려면 반드시 그 두 곳을 들려야 하는 구조였다.

로안은 지금까지 우리가 속한 칸 왕국에서만 활동했으니까.


“으음... 맞는 말이군. 하지만 오늘까지 특별한 성과를 얻어내지 못한다면 내일은 돌아가야 한다.”

“수색을 중단한다는 말씀입니까?”

“영주님께서 그만 돌아오라고 하시더군.”


왠지 아까 통신구를 들고 누구와 심각하게 이야기를 나눈다 했더니.

아무래도 그 상대가 영주였나 보다.

하긴, 가문에서 할 일이 많은 피셀을 언제까지 여기에 둘 수는 없었겠지.


“그럼 오늘이 마지막 수색이 되겠군요.”

“그래서 오늘만큼은 밤까지 수색할 생각이다. 조금 힘들더라도 최선을 다해주도록 하여라.”

“예 알겠습니다.”


나는 본능적으로 바로 오늘이 기회라는 걸 알았다.

그렇게 잠시 밤이 되기를 기다렸다가 주머니에서 몰래 약초를 꺼내 손에 쥐었다.


‘몇 방울 정도면 되려나.’


피셀이 안 보는 사이에 손끝을 물어 피 몇 방울을 약초 위에 흘렸다.

특별한 힘이 담겼다는 악마의 피 특성을 이용해 환각을 강화할 목적이었다.

그리고는 조심스럽게 손으로 쥐어 짜낸 약초의 즙을 미리 준비한 물에 섞었다.


“단장님, 더우실 텐데 물이라도 한잔하시죠.”

“흠, 마침 목이 말랐는데 고맙다.”


다행히 숲 중심부가 비이상적으로 더웠던 탓에 피셀은 아무런 의심도 없이 물을 마셨다.


그렇게 몇 분이 지났을까.

갑자기 그가 이상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으음... 엇! 카살, 방금 저 앞에 사람이 지나가지 않았나?”

“사람이요?”

“그래, 분명 병사는 아니었어! 금발 머리였던 거... 설마 로안 경인가! 카살, 당장 나를 따라와라!”

“수색 중인 병사들은 안 부르고요?”

“그럴 시간 없다!”


드디어 기다렸던 환각을 보기 시작했나 보다.

그는 아무도 없는 숲을 향해 미친 듯이 달려나갔다.

나도 그를 재빨리 따라가며 입꼬리를 올렸다.


“멍청한 놈이기는 해도 실력은 진짜라 살짝 걱정했는데 이건 뭐... 너무 쉬운데?”


이럴 줄 알았다면 굳이 피를 사용하지 않았어도 가능했을 거 같다.

뭐, 녀석이 그만큼 간절하니 쉽게 통한 것도 있겠지만.


타다닥!!


“로안 경, 잠시 멈춰 주십쇼! 나는 아크노스 가문에서 보낸 기사 피셀입니다!”


어쨌거나 피셀은 자신의 환상인 로안을 잡기 위해 계속해서 숲을 질주했다.

문제는 이대로 가만히 뒀다가는 타 왕국까지 넘어갈 기세라는 건데.

내가 피셀을 따라잡는 게 생각보다 쉽지가 않았다.


“허억! 후우.... 이 약해빠진 빌어먹을 신체!”


그 조금 따라갔다고 벌써 숨이 벅차오른다.

쓰레기 기사 3인방과 한 방울이지만 피셀의 피를 마셔 육체가 강화되었을 텐데도 이런 꼴이라니.


‘최소 1단계 진화만 했다면...’


그랬다면 신체 변형을 통해 쉽게 따라잡았을 텐데.


“로안 경!! 잠시만 내 이야기를...”


나는 아쉬움을 다시며 점점 멀어지는 피셀을 바라봤다.

다행히 환각 유지 시간은 그리 길지가 않다. 기껏해야 몇 분 정도 되려나?

내 피를 섞어 강화했다 해도 피셀 정도의 강자라면 그 시간이 더 짧을 것이다.


“허억! 피셀 단장님!”


그 예상이 맞았는지 10분 정도 달려가니 그가 숲 한가운데 멈춰 서 있었다.

나는 숨을 헐떡이며 그에게 다가갔다.


“후우... 괜찮으십니까?”

“...젠장! 놓쳐버렸다. 도대체 그가 왜 도망치는 건지... 이해를 할 수가 없군.”


나는 환각이 끝났음을 알고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저.... 사실 여기 오는 도중에 제가 로안 경을 만났습니다.”

“뭐? 그게 사실이냐? 그는 지금 어디에 있지? 당장 날 그리로 안내해라!”

“일단 진정하십쇼. 로안 경께서 현재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 기사님을 만날 수가 없다고 하셨습니다.”

“그런...”


피셀은 눈에 띌 정도로 풀이 죽었다.

그 모습이 꼭 비오는 날 주인에게 버림받은 강아지처럼 보였다.

나는 입가에 지어지려는 미소를 감추며 그의 등을 두드렸다.


“너무 실망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가 로안 경께 간곡히 부탁을 드렸더니, 그분께서 ‘제게’ 한 달 뒤에 다시 찾아오라 하셨습니다.”

“...그 말이 사실이냐?”

“예, 물론이죠. ‘제가’ 찾아오면 만나주겠다 하셨습니다.”


피셀의 표정이 눈에 띌 정도로 밝아졌다.

하여간 과거나 지금이나 단순하다니까.


“카살, 당장 나와 함께 영주님에게 가야겠다. 이 사실을 보고드릴 것이다.”

“예? 저보고 아크노스 성에 또 가라는 말입니까? 그건 조금... 저도 먹고살려면 일을 해야 하는데...”


내가 망설이는 척을 하자 피셀이 눈을 빛내며 어깨를 붙잡았다.


“내가 전부 보상하겠다! 아니, 차라리 이참에 아크노스 가문에서 일하는 건 어떠냐? 내가 영주님께 말씀드려 네 편의를 최대한 봐주겠다.”


그래, 바로 그거지.

그게 내가 원하던 답이다.

나는 그제야 못 이기는 척 고개를 끄덕였다.


“충성을 다해서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내 목표는 오직 하나.

나는 룬터를 이용해 다시 한번 ‘용사의 길’을 걷고, 미친 황제로부터 세상을 구원할 것이다. 과거에 그리했던 것처럼.


그리고 모든 일이 끝났을 때.


룬터와 세상 사람들을 마음껏 비웃어줄 것이다.

미친 황제보다 더 악한 내가 지배하는 세상에 온 것을 환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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