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를 마시는 용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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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잇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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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6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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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24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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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14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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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화

DUMMY

크어어어어-!!!


룬터가 광장을 돌며 도망치기를 얼마나 반복했을까.

체력이 떨어지며 서서히 따라잡히던 녀석이 돌연 몸을 멈춰 세웠다.

내가 보기에는 녀석의 눈빛이 반쯤 맛이 간 상태였다.


“이이...!! 괴물 자식이!”


따라잡히면 죽는다는 공포와 괴물을 상대로 도망만 쳐야 한다는 분노.

서로 줄다리기를 하던 두 감정이 힘겨루기를 마쳤다.

드디어 차오른 분노가 공포를 넘어선 것이다.


“까짓것 네가 죽나 내가 죽나 한 번 해보자!!”


룬터는 괴물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검을 휘둘렀다.

무모한 행동이었다. 아니, 다른 사람이 보았다면 그렇게 생각했을 거다.

하지만 괴물의 등에 타 있던 나는 미소를 지었다.


‘그래, 바로 그거다.’


촤아아악-!!


역시나 결과는 룬터의 승리였다.


키아아아아악!!!


괴물의 주둥이 윗부분이 반으로 갈라지며 피가 울컥 뿜어졌다.

위험이 닥치니 꼭꼭 숨어 있던 재능이 폭발하듯 뛰쳐나온 것이다.

물론 정면으로 괴물의 힘을 받아친 룬터 또한 멀쩡하지는 않았다.


“커헉!!”


녀석은 격한 피를 토하며 광장 구석으로 날아갔다.

나는 그제야 괴물의 등에서 내려와 룬터에게 느긋이 다가갔다.


“도련님, 훌륭한 일격이었습니다. 마지막에 검을 비틀지만 않았다면 더 좋았겠지만요.”

“....카살, 너.... 어디 있다가 이제야.....”

“저는 도련님께서 시선을 끈 사이 괴물의 뒷부분을 공격하는 중이었습니다.”

“너...!”


억울했는지 뭐라 말을 하려던 녀석이 입을 닫았다.

부상이 생각보다 심각해 고통이 상당했기 때문일 거다.

나는 녀석을 반쯤 일으켜 신전에서 챙겨온 포션을 입가에 부어주었다.


“금방 괜찮아지실 겁니다.”

“끄읍.... 카살, 지금이라도 도망쳐야 하지 않을까? 저 녀석 정신을 차리면 달려들 거 같은데....”


룬터 말대로 괴물은 서서히 정신을 차려가고 있었다.

고통은 컸겠지만 생각보다 치명적인 부상은 아니었던 탓이다.

거기다 청소부는 뛰어난 회복력을 지닌 몬스터로 유명하기도 했다.


“다행히 도련님께서 치명상을 입히셔서 지금은 저 혼자서 잡을 수 있을 거 같군요.”


하지만 나는 거짓을 말했다.


“...너 혼자서?”

“예. 전부 도련님이 해내신 일입니다. 저였다면 절대 못 해냈을 겁니다.”

“아니 녀석이 그렇게 큰 부상을 입은 거 같지는 않은데....”

“큰 부상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당장이라도 쓰러지려고 하는군요. 살짝만 툭 쳐도 죽을 겁니다.”


긴가민가하던 룬터가 고개를 끄덕였다.


“휴우... 다행이다. 그럼 나는 카살만 믿을게. 아직 몸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아서 말이야.”

“잠시 눈을 붙이고 계세요. 금방 끝날 겁니다.”


나는 룬터의 어깨를 툭툭 쳐주고는 괴물에게 당당히 저벅저벅 걸어갔다.

마침 괴물도 정신을 차렸는지 분노를 곱씹으며 룬터를 찾고 있었다.

그러다 나를 발견하고는 괴성을 질렀다.


“끄어어어어....!!”

“재미있는 상황이야. 감히 네깟 놈이 내게 성을 내다니.”


두 눈만 한정해 악마의 힘을 끌어냈다.

무저갱 같은 악마의 눈이 개안하자 마주 보던 괴물이 몸을 움찔 떨었다.


“끄... 끄으으으.....”


예로부터 약자에게 공포를 심어준다고 전해진 악마의 눈.

녀석은 룬터와 반대로 공포가 분노를 이겼다.

나는 가만히 멈춰 있는 녀석의 주둥이에 검을 겨눴다.


“걱정하지 마. 고통은 잠시일 테니까.”

“끄으.....”


녀석도 이대로 있다면 죽는다는 걸 알아차린 걸까.

공포로 짓눌린 몸을 억지로 움직이려고 했다.

하지만 나는 그보다 빨리 검을 벌린 주둥이 사이로 찔러 넣어 기운을 안쪽으로 흘려보냈다.


푸욱!


단 한방.

그 한방에 괴물은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숨을 거뒀다.

나는 검에 묻은 녹색 피를 털어내고는 룬터를 쳐다봤다.


“제가 말씀드렸죠. 살짝만 건드려도 죽을 거 같다고.”



* * *



“카살, 도대체 뭘 하려는 거야....?”


한 시간 동안 휴식을 취한 룬터가 내게 물으며 다가왔다.


“보물을 찾고 있습니다.”

“으윽! 냄새.... 이 괴물 몸통을 해체하는 거랑 보물이랑 무슨 상관인데?”

“녀석 몸 안에 그 보물이 숨겨져 있거든요. 이제 거의 다 했습니다. 슬슬....”


그 순간 너덜너덜해진 괴물의 사체 사이로 반짝이는 노란 구슬이 보였다.

나는 망설임 없이 깊게 손을 찔러 넣어 그 구슬을 꺼냈다.


“바로 이걸 찾고 있었습니다. 가까이서 보시겠습니까?”

“우욱!! 아, 아니야.... 나는 조금만 뒤에 있을게.”


룬터의 반응이 웃겨 피식 웃음이 나왔다.

확실히 구슬에 덕지덕지 녹색 피가 묻어 있어 냄새가 심하긴 했다.

하지만 녀석도 이 구슬의 가치를 안다면 생각이 바뀔 거다.


‘아무래도 내가 전부 먹는 것보다는 반씩 먹는 게 좋겠지.’


검으로 구술의 반을 뚝 잘라 룬터에게 내밀었다.

얼떨결에 구슬을 받아든 녀석은 한껏 인상을 구겼다.

손에 누린내가 나는 진득한 피가 묻었기 때문이다.


“카살, 이 냄새 나는 걸 왜 나한테....”

“드세요.”

“....농담이지? 제발 농담이라고 해줘.”

“진심입니다. 남쪽에서는 구하기 힘든 보물이니 드시는 게 좋을 겁니다.”

“아니 도대체 이게 뭐길래.....”


나는 먼저 손에 들고 있던 반쪽 구슬을 먹어 치우고 룬터를 빤히 쳐다봤다.

그에 녀석은 잠시 망설이다 결국 노란 구슬을 입에 넣었다.


“우웁!! 크으..... 냄새만큼이나 맛도 역겨워!”

“저를 믿는다면 다 드세요. 후회하지 않을 겁니다.”

“....카살, 진짜 넌 나쁜 녀석이야. 이게 뭔지도 알려주지 않으면서 무조건 먹으라니....”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룬터는 남은 구슬을 꼭꼭 씹어 먹었다.

나는 녀석이 구슬을 전부 넘길 때까지 기다리다 그제야 입을 열었다.


“청소부의 독입니다. 정확히는 독을 만드는 기관인 심장이죠.”

“....뭐? 도, 독? 우엑!!”

“지금 뱉어 봤자 이미 몸으로 다 흡수되었을 겁니다. 쓸데없는 짓일 뿐이죠.”


룬터의 표정이 꽤 재미있게 변했다.


“카살.... 내가 혹시 너한테 실수한 게 있다면 말로 하자고.... 아무리 그래도 독을 먹이는 건....”

“설마 제가 나쁜 의도로 그랬겠습니까.”

“하지만 방금 분명 독이라고....”

“분명 사람들한테는 그렇게 알려져 있습니다만.”


나는 피식 웃어주고는 손에 묻은 노란색 액체를 룬터의 어깨 상처에 문질렀다.

그러자 포션 덕분에 거의 다 회복되었던 상처가 완전히 아물었다.


“어... 어?”

“사실은 놀라운 효과를 지닌 보물입니다. 자체 회복력을 영구적으로 상승시켜주기 때문이죠.”

“....진짜면 대박인데? 카살! 넌 도대체 이런 건 또 어디서 알아낸 거야?”


구슬의 효능을 확인한 룬터의 표정이 밝아졌다.

녀석은 자신의 몸에서 서서히 사라지는 상처 흔적들이 만족스러운 듯 보였다.


“신전에 있던 책에서 읽었습니다.”

“아하, 책에서..... 아! 그런데 나는 왜 몰랐지? 이 정도로 대단한 보물이라면 들어 볼 만도 한데 말이야.”

“그게 뭐 중요하겠습니까. 도련님께서 괴물을 물리쳤다는 게 중요하죠.”


룬터가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나는 저런 괴물을 용사도 아닌 우리가 잡았다는 게 아직도 안 믿겨. 아까 나 진짜 죽을 뻔했다니까?”

“잘 하셨습니다.”


나는 룬터의 푸념을 들어주며 그저 웃었다.

사실 세상에 알려진 대로 청소부의 심장은 독이 맞았다.

그것도 평범한 사람이 조금이라도 먹는다면 즉사할 정도로 지독한.

그럼에도 우리가 멀쩡한 이유는 단 하나.


‘나한테 감사하라고 룬터.’


내가 그 독 성분을 피와 함께 전부 빼냈기 때문이다.

피를 마음대로 다룰 수 있는 카이악 종족만이 가능한 일이랄까.

그러니 세상에는 심장의 이런 효능이 알려지지 않은 거다.


“아까 내가 이렇게 팍! 하고 검을....”

“도련님.”

“어?”

“그만 돌아가도록 하죠. 시간이 많이 늦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있던 일은 비밀로 하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룬터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귀찮은 일을 피하기 위해서라 해두죠.”

“으음, 뭐 상관은 없을 거 같기는 한데... 어차피 청소부란 녀석이 죽은 이상 문제도 없을 테고.... 알았어! 네 말대로 하자.”


부담스러울 정도로 믿음이 가득 담긴 저 눈빛.

지금 상태라면 내가 뭘 하자고 해도 녀석은 그대로 따라줄 것이다.

그걸 노리고 천천히 조금씩 녀석이 내게 의지하게 만들었던 거니까.



* * *



룬터와 던전에 다녀온 지 10일째가 넘어가던 날.


“20호님.”


훈련이 막 끝나 기숙사에 들어가려던 찰나 제론 사제가 찾아왔다.

그는 무슨 일이 있는지 꽤 복잡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제론 사제님, 무슨 일이십니까?”

“음, 다름이 아니라 상부에서 20호님에게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또요?”



룬터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옆에 있던 나는 녀석의 어깨를 토닥이고는 사제를 쳐다봤다.


“사제님, 이번에는 어떤 명령이 떨어진 겁니까?”

“그게....”

“괜찮습니다. 편하게 말씀하세요.”

“....혹시 20호님이 신전에 올 당시 공격했던 도적 녀석들을 기억하십니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녀석들이라면 당연히 기억하고 있다.

도적 대장의 피를 통해 보았던 더 세밀한 기억들까지 모두.


“물론입니다.”

“그 녀석들이 현재 중립 도시에 있다고 합니다. 이번 명령은 그 녀석들을 잡아 오라는 겁니다.”

“으음....”


나도 모르게 인상을 찡그렸다.

당연히 다시 명령이 떨어질 거라는 사실은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터무니없는 명령이 떨어질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사제님. 제가 몇 가지만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임무에 도움이 된다면 얼마든지 답해드리겠습니다.”

“녀석들의 위치를 파악했는데 왜 신전에서는 아직까지 잡지 않은 겁니까?”

“그건....”


말을 망설이던 제론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사실 신전에서 녀석들을 추적하던 도중 도시에서 흔적을 놓쳤습니다. 하지만 아직 도시에 있는 건 사실입니다.”

“도시 주변을 감시하고 있는 거군요.”

“예 맞습니다. 녀석들이 밖으로 나온다면 바로 알아챌 수 있을 겁니다.”


그럴 줄 알았다. 신전 놈들 일 처리 방식이야 과거부터 어설펐던 것으로 유명했으니까.

나는 제론을 빤히 쳐다보며 턱을 쓰다듬었다.


“흐음, 신전에서도 하지 못한 일을 저희 도련님에게 명령으로 내린다라.”

“....죄송합니다. 저도 상부에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잘 모르기 때문에....”

“지원은 어떻게 해주실 생각입니까?”


어차피 명령이 떨어진 이상 피할 방법이 없다.

그렇다면 최대한 우리에게 득이 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수밖에.


“견습 사제 한 명과 정예 병사 열을 붙여드리겠습니다. 또한 넉넉한 비용까지 드릴 예정입니다.”

“저번보다는 낫군요.”

“....제가 할 말이 없습니다.”


견습이라도 사제가 포함되어 있다면 나쁘지는 않았다.

사제는 치료뿐만 아니라 다양한 능력은 지닌 인재였으니까.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룬터를 바라봤다.


“도련님, 내일 아침에 가도록 하죠.”

“....카살. 네가 말했던 기다리면 어련히 시련이 찾아온다는 게 이런 거였을까.”


아쉽게도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룬터 입장에서야 시련이 찾아온다 생각하겠지만, 실상은 내가 시련을 불러오는 거다.

녀석을 하루라도 빨리 용사로 만들기 위해서.



* * *



다음 날 아침.


룬터와 준비를 끝내고 정문으로 가자 저번처럼 사람이 모여 있었다.

건장한 체격과 제대로 된 무장을 갖춘 열 명의 병사와 어린 사제 한 명이었다.

나는 그중 어린 사제에게 시선이 갔다.


“아, 안녕하십니까! 저는 견습 사제의 길을 걷고 있는 비사르라고 합니다! 자... 잘 부탁드립니다!”


‘설마 지원해준다는 게 비사르일 줄이야.... 왠지 흔쾌히 사제를 지원해준다 했더니.’


회귀 전 전장에서 녀석을 처음 만났던 게 기억이 난다.

사제이면서도 간단한 회복술조차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던 녀석의 모습이.

그래서인지 입에서 절로 한숨이 새어 나왔다.


“하아.... 이번에도 쉽지 않겠어. 망할 신전 놈들.”

“예? 호, 혹시 제가 무슨 잘못이라도.....”

“아무것도 아닙니다.”

“예, 옙! 시키실 일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다른 건 됐습니다. 사고만 치지 마세요. 부탁드리는 겁니다.”

“예에....”


비사르의 얼굴이 울상이 됐다.

룬터는 그런 녀석이 마음에 든 눈치였다.


“하하! 카살, 왜 사제님을 괴롭히는 거야. 우리보다 몇 살이나 어린 거 같은데 잘 대해줘야지. 비사르 사제님이라 하셨죠?”

“마, 맞습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20호님!”

“20호는 무슨! 편하게 형이라 불러!”

“예? 혀... 형이요?”


나는 두 사람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과거 비사르를 제일 질색하던 게 바로 룬터였다.


‘과연 이번에는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흘러갈지....’


신성력을 제대로 다루지 못함에도 비사르가 사제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단 하나.

녀석은 신전이 보유한 최초의 전투 사제였다.

다른 사제가 부상자를 치료할 때 녀석은 철퇴를 들고 마물을 때려잡았다.


다만 작은 문제라면.

전투에 들어서면 확 바뀌면 성격 때문인데.


“카살, 그만 가자.”

“예 도련님.”


그거야 뭐 내가 신경 쓸 문제는 아니겠지.

아니, 신경 쓰고 싶지 않다는 게 속마음일 거다.

애를 키우는 건 지금 룬터 하나만으로도 충분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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