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를 마시는 용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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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잇감
작품등록일 :
2021.07.26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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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16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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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쪽

22화

DUMMY

다음 날 아침.


웬일로 룬터가 일찍부터 일어나 1층으로 내려왔다. 그러고는 차를 훌쩍이는 나를 보고는 눈을 비비며 다가왔다.


“카살, 어제 이야기는 잘 된 거야?”

“예. 그들이 저희를 도와주기로 했습니다.”


나는 룬터에게 어제 일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어차피 말해줘 봤자 그렇구나 하며 넘길 녀석이니까.


“으으! 딱딱한 침대에서 잤더니 몸이 뻐근하네. 그럼 우린 언제부터 움직이는 거야?”

“비사르 사제와 병사들이 내려오면 바로 움직일 겁니다. 마침 다들 내려오는군요.”


계단을 내려오던 비사르는 나와 룬터를 보고는 허둥지둥 뛰어왔다.


“죄... 죄송합니다! 제가 더 일찍 일어나 대기했어야 했는데....”

“괜찮습니다. 그보다 제가 사제님에게 부탁드릴 게 하나 있는데.”

“말씀만 하시죠!”

“별건 아니고. 싸움 좀 하십니까?”


비사르의 표정이 당혹으로 물들었다.


“예...?”

“뭐, 자세한 건 가면서 이야기하도록 하고. 우선 이 로브부터 입으시죠.”


나는 미리 준비한 로브를 룬터와 비사르 사제에게 건네고, 대기하는 병사들을 쳐다봤다.


“병사분들은 밖으로 나가시면 길을 안내해줄 사람들이 있을 겁니다. 그들과 함께 도시를 수색해주세요.”

“예, 알겠습니다.”


병사들이 밖으로 나가자 로브를 후드까지 눌러쓴 룬터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카살, 우린 따로 움직이는 거야?”

“예. 갈 때가 있습니다. 시작하기 전에 명분을 만들 필요가 있어서요.”

“명분?”

“잠시 후면 알게 될 겁니다.”


나는 두 사람을 데리고 밖으로 나가 시끄러운 도시를 걸었다.

지금 가는 곳은 용병들이 관리하는 도박장 중 하나였다.


잠시 후, 도박장에 도착한 나는 안을 살폈다.


“으하하하!! 이 멍청한 새끼야, 내가 뭐라 했어! 홀에 걸어야 한다고 했잖아!”

“크으...!! 닥쳐! 안 그래도 터지기 직전이니까! 내가 이번에는 반드시 딴다!”

“크크, 이제 돈도 없는 놈이 큰 소리는.”


시장보다 더 시끌벅적한 소음들.

도박장에는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용병부터 시작해서 도시에 놀러 온 사람들까지.

나는 그중 한참 카드 게임에 빠져 있는 남자를 바라봤다.


‘도박 중독자라고 하더니 정보 하나는 정확하군.’


바로 저자가 살아서 도망쳤던 도적 삼인방 중 하나였다.


“도련님, 제가 괜찮다 할 때까지 절대 먼저 나서시면 안 됩니다.”

“응? 뭐 그 정도야.... 알겠어.”

“그럼 잠시 비사르 사제와 도박장이나 구경하고 계세요.”


나는 그 남자의 옆자리에 앉아 신전에서 지급한 임무 비용을 테이블에 올렸다.


툭.


금화와 은화가 가득 들어있던 만큼 꽤 묵직한 소음이 났다.

덕분에 카드를 만지작거리던 남자의 시선도 자연스럽게 나를 향했다.


“오.... 돈이 묵직하구만! 얼굴이 앳된 걸 보면 상인은 아니겠고.... 여행객?”


녀석은 내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는지 징그러운 미소를 지었다.


“하하, 여행객입니다. 중립 도시의 도박장이 유명하다길래 남쪽에서 놀러 왔죠.”

“이야, 남쪽이라면 좋은 곳에서 왔구만. 어이! 새 손님도 왔는데 어서 게임 시작하자고!”


남자가 도박장 직원에게 눈치를 주자, 그가 슬쩍 눈을 찡끗하고는 내게 카드를 돌렸다.

나는 패를 확인하고는 피식 웃음을 흘렸다.


“너무 좋은 패가 나왔군요.”

“으하하! 그래? 아무래도 자네 운이 좋은가 본데? 이번 판은 내가 졌구만!”

“에이, 겨우 한 판 이겼다고 운이 좋을 거까지야 있나요.”

“아니야 내가 가만 보니까 자네 오늘 도박장을 아주 잘 찾은 거 같아! 이런 날은 밤새도록 도박을 해야 한다고!”


남자는 돈을 잃었음에도 함박웃음을 지었다.

나는 이런 방식으로 게임이 몇 차례 진행될 동안 계속해서 승리를 거뒀다.

그렇다고 내가 특별한 수작을 부린 건 아니었다.


‘나를 완전 돈 많은 애송이로 보고 있군.’


테이블에서 나를 제외한 사람들끼리 짜고 일부러 져주고 있는 거다.

도박꾼들이 호구를 털어먹을 때 쓰는 아주 기본적인 수법이었다.

아마 내 앳된 외모와 어수룩한 연기가 그런 착각을 하는데 단단히 한몫했을 것이다.


“그럼 다음 게임을 시작하겠습니다.”


직원이 패를 돌렸다.

역시나 이번에도 내 패는 상당히 좋았다.

하지만 나는 과감히 배팅을 포기하고 카드에서 손을 뗐다.

그에 당황한 건 카드를 줬던 직원과 용병이었다.


“....크흠, 패가 안 좋은가 봐?”

“예. 패가 안 좋네요. 이번 판은 제가 진 거 같습니다.”

“그, 그래? 뭐 한 번씩은 그럴 때도 있는 법이지! 자, 어서 다음 게임을 하자고!”


애써 괜찮은 척 웃어보지만 떨리는 저 눈빛.

혹여나 내가 당장이라도 게임을 그만둘까 봐 걱정하는 눈치다.

나를 판에 끌어들이기 위해 잃어 준 돈이 꽤 됐기 때문이겠지.


‘조금 더 놀려줘 볼까.’


게임이 여러 차례 진행될수록 용병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졌다.


“저는 죽겠습니다.”

“....또 패가 안 좋은 거야? 이 친구야 도박은 자신감이 중요하다고!”

“글쎄요. 이미 돈을 꽤 많이 따서 굳이 무리할 필요가 있나 싶네요.”


그렇게 용병과 몇 차례 더 놀아준 뒤 슬슬 일어날 준비를 했다.


“아저씨, 아무래도 저는 그만 일어나야겠네요. 덕분에 재미있었습니다.”

“어? 그, 그게 무슨 소리야! 이제 시작인데 벌써 일어나다니? 자네 먼 남쪽에서 놀러 왔다며! 그럼 끝까지 해야지!”

“저도 그러고야 싶은데....”

“싶은데...?”


나는 당황한 용병에게 씨익 미소를 지어주며 카드를 가리켰다.


“제가 남쪽에서 하던 게임이랑은 달라서 별로 흥미가 생기지 않네요. 카운트 카드 게임이라면 모를까....”


그 순간 용병의 눈이 반짝였다.

녀석은 일어서려는 나를 다급히 잡았다.


“이 친구야, 진작 말을 하지! 여기 도박장도 카운트 카드 게임을 즐겨한다고! 아하하, 그렇지?”

“맞습니다. 저희 도박장에서는 폰 대륙에 존재하는 각종 카드 게임을 전부 즐기실 수 있습니다.”

“들었지? 그럼 우리 한번 새 게임을 즐겨보는 게 어떨까? 자네도 이렇게 가면 아쉬울 거 아니야.”


나는 어설픈 미소를 지으며 못 이기는 척 자리에 앉았다.


“으음.... 사실 제가 밤에는 도시를 구경할 예정이라, 그럼 크게 몇 판만 할까요?”

“크게? 좋지! 마침 나도 얼마 전에 큰 의뢰를 해결해서 돈이라면 꽤 있거든! 한번 전부 불태워보자고!”

“전부라.... 좋습니다.”


물고기가 미끼를 물었다.

그것도 다시는 빠져나가지 못할 정도로 깊숙이.

그때 마침 직원이 카드를 테이블에 깔았다.


“인원이 두 명이니 카드는 10장만 놓겠습니다. 그럼 배팅 금액과 먼저 카드를 선택하실 분을 골라주시죠.”


한 장씩 차례대로 카드를 가져와 총 5장의 합이 누가 큰지 겨루는 간단한 게임.

용병이 나를 보고는 징그러운 미소를 지었다.


“이봐, 자네 얼마를 배팅할 생각이야? 나는 자네가 배팅하는 만큼 맞춰주도록 하지!”


‘조금 더 놀아줄까? 아니야, 이미 미끼는 단단히 물었어.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할 필요는 없겠지.’


나는 돈이 가득 든 주머니를 테이블 중앙으로 밀었다.


“아저씨께서 제게 카드 선택을 양보하신다면 제 돈을 전부 걸도록 하죠.”


용병의 두 눈에 욕심이 가득 차올랐다.

녀석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격하게 끄덕였다.


“당연하지! 멀리서 온 자네한테 그깟 양보 하나 못하겠어?”

“그럼 먼저 카드를 고르겠습니다.”


카드 한 장을 내 쪽으로 가져오며 힐끔 용병을 쳐다봤다.

녀석은 입가에 억지 미소를 지은 채 눈썹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하하.... 그 카드 괜찮겠어? 내가 보기에는 낮은 숫자일 거 같은데 말이야. 차라리 지금이라도 다른 카드로.....”

“괜찮습니다.”

“.....그럼 이번에는 내 차례구만.”


차례가 지날수록 서로 앞에 카드가 한 장씩 쌓여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고를 수 있는 카드가 두 장밖에 남지 않았을 때.


타앙!!


“이, 이게 무슨....!!”


용병이 테이블을 내리치며 억지로 짓던 미소 대신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그런 행동에도 나는 가볍게 웃어주고는 마지막 카드를 가져와 다섯 장을 뒤집었다.


카드의 숫자는 10, 8, 6, 4, 2.

그렇다면 저 용병이 가져간 카드는 9, 7, 5, 3, 1.

대충 계산해도 압도적인 내 승리였다.


“제 승리군요. 아무래도 아저씨 덕분에 즐거운 여행이 될 거 같습니다.”

“.....너 나한테 무슨 사기를 친 거냐.”

“사기라뇨? 카운트 게임에 사기가 있다는 말은 처음 들어봅니다만.”

“거짓말 하지마! 이 게임은 무효야!! 분명 네놈이 나한테 사기를 친 거라고!”


용병의 난동에 도박장 사람들의 시선이 모여들었다.

하긴, 불구경 다음으로 싸움 구경보다 재미난 건 없으니까.


“지금 돈을 주시지 않겠다는 말입니까?”

“못 줘! 아니 안 줘!! 넌 분명히 사기를 쳤어! 내가 질 리가 없었다고!!”


‘그야 당연하겠지.’


직원과 짜고 치는데 지는 게 웃기는 거다.

하지만 녀석이 카운트 게임을 한순간 절대 승리 규칙이 깨져버렸다.

내가 정말로 사기를 쳤기 때문이다.


-키히히!! 주인님, 저 건방진 녀석이 목숨 아까운 줄 모르나봅니다요!


미리 소환시켰던 벨이 투명 상태로 허공을 날아다니며 조잘거렸다.

카드 숫자를 내게 알려준 게 바로 녀석이었다.


“사기를 쳤다라.... 무슨 사기를요?”

“그, 그건..... 어쨌든! 넌 도박장에서 사기를 쳤으니 대가를 치러야 할 거다! 어이, 경비병!!”


도박장 경비병들이 건들거리며 사람들을 헤치고 다가왔다.

그들은 용병과 잘 아는 사이인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알릭, 이게 무슨 소란이야! 대장님이 한동안 조용히 있으라고 말했잖아!”

“닥쳐! 저 녀석이 나한테 사기를 쳤다고!”

“으음.... 저 어린놈이?”

“그렇다니까! 카운트 게임에서 내가 지는 게 말이 돼?”

“뭐? 확실히 그건 이상하긴 한데. 아니면 알릭 네가 실수를 했거나. 뭐, 욕심 많은 네가 그럴 리는 없겠지만.”


경비병들은 내 주변을 둘러싸고 사람들의 시선을 차단시켰다.

그러면서 눈을 부라리는 게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다.


“이봐, 꼬마. 아니 꼬마는 아닌가? 어쨌거나 도박장에서 사기를 쳤으면 대가를 치러야지.”

“저는 사기를 치지 않았습니다만.”

“그거야 조금 맞다 보면 알게 될..... 뭐야?”


그때 룬터와 비사르가 경비병들을 비집고 내 앞을 막아섰다.


“카살, 괜찮아?”

“예, 괜찮습니다. 그보다 저들이 저를 사기꾼으로 만들더군요.”

“뭐? 저런 나쁜 놈들이! 나도 똑똑히 봤는데 우길 걸 우겨야지! 카살은 게임에서 정당하게 이겼다고!”


룬터의 항변에 경비 대장으로 보이는 자가 눈을 부라렸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뭐?”

“큭큭, 어린 녀석들이 여기가 얼마나 위험한지도 모르고 까불기는! 도박장은 원래 그런 장소야.”

“이런 비겁한...!!”

“자, 그만 떠들고 이제 끝내자고. 형들이 적당히 때려줄 테니 걱정은 하지 말고! 으하하!!”


룬터의 손이 로브 속에 숨어 있는 검손잡이로 향했다.

나는 녀석이 검을 뽑기 전에 팔을 잡고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는 비사르 사제를 바라봤다.


“사제님, 아까 제 부탁을 들어주신다 하셨죠?”

“예? 아, 예! 제가 어떤 일을.... 어, 어!!”

“제 부탁은 사제님의 싸움 실력을 구경하는 겁니다.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혀, 형제님!!”


비사르의 뒷덜미를 잡고 그대로 경비병에게 던졌다.

얼떨결에 녀석을 받아든 경비병들은 인상을 찡그렸다.


“뭐야 이 자식은! 밟아!!”

“예 형님!”


기껏해야 청년도 되지 못한 어린 소년.

경비병들은 그런 소년을 향해 가차 없이 발을 내뻗었다.


퍼억! 퍽! 퍼억!


정말이지 그 모습이 얼마나 안타까운지 절로 눈살이 찌푸려졌다.

룬터도 마찬가지인지 몸을 들썩였다.

아마 내가 꽉 붙잡지 않았다면 당장 달려 나가 경비병들을 때려눕혔겠지.


“카살! 어서 이거 놔! 사제님이 저딴 녀석들한테.....”

“괜찮을 겁니다. 뭐, 녀석들은 괜찮지 않겠지만요.”

“뭐? 그게 무슨....”

“비사르 사제는 도련님 생각처럼 그리 온순한 사람이 아닙니다. 본 모습은 짐승에 가깝죠.”


바로 그때였다.

두드려 맞기만 하던 비사르가 조용히 몸을 일으킨 건.


퍼억! 퍼억!


“어쭈! 이 녀석이 버텨? 얘들아 매가 부족한가 보다!”

“더 세게 밟아!!”


녀석은 쏟아지는 공격에도 묵묵히 몸을 세우고 로브 후드를 뒤로 젖혔다.

그리고는 입술을 꽉 깨물고 경비병들을 노려봤다.


“.....이 짐승만도 못한 인간들!!”


비사르는 앳된 얼굴은 그대로나 눈빛이 변해 있었다.

과거 전장에서 내가 직접 보았던 광기에 물든 그 눈빛이다.

혹시나 어릴 때는 멀쩡할까 했는데 역시 녀석은 그 광기를 처음부터 타고났던 거다.


“이게 뭐라는 거야! 몇 대 처맞았더니.... 잠깐. 이 녀석 얼굴이 왠지 낯익은....”


콰앙!!


단 한방.

비사르가 휘두른 주먹에 경비병의 얼굴이 뭉개졌다.

그 경비병은 허공을 날아가 바닥을 여러 번 구른 뒤에야 멈췄다.


“뭐, 뭐야! 저 녀석이 왜....”

“....잠깐만. 저 애송이 얼굴 어디서 본 거 같지 않냐?”

“어? 그러고 보니 어제 대장님이 절대 건드리지 말라 했던 신전 사제랑 비슷한데....?”

“그럴 리가! 그 녀석들이라면 다른 용병조가 감시하기로 했잖아!”

“이 새끼야, 그거야 나도 모르지! 왜 나한테 성질이야!”


경비병들도 뒤늦게 비사르의 정체를 알아챘다.

하지만 너무 늦은 감이 있었다.

나는 그제야 룬터의 팔을 놓아주며 웃었다.


“비사르 사제는 누가 걱정해줘야 할 만큼 약한 사람이 아닙니다.”

“아니.... 카살, 사제가 언제부터 저렇게.....”

“신성력을 오러 방식으로 운용해 기사처럼 신체를 강화했기 때문이죠.”


그건 비사르만이 가능한 일이었다.

녀석은 보통의 사제라면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불가능했을 일을 너무나 쉽게 했다.

누군가에게 배운 게 아니라 타고난 재능 덕분일 거다.


퍼억!! 퍼억!!


“이야... 진짜 잘 싸우네. 카살, 저 정도라면 최소 평기사급은 되지 않을까? 아이고야! 저 사람 죽은 건 아닌가 몰라.”


룬터는 마음을 놓았는지 이제는 미소까지 지으며 구경했다.

자신도 이제부터 고생 꽤나 해야 한다는 사실은 전혀 모르고.


“도련님, 슬슬 준비하시죠.”

“뭘?”

“뒷수습 말입니다. 저들이 먼저 사제를 건드렸으니 이번 사건은 그냥 넘어갈 수 없지 않습니까. 우선 심문관님을 부르도록 하죠.”

“잠깐! 카살, 너 처음부터 이걸 노리고.....”


나는 그저 말없이 웃음을 지었다.


‘고맙다 비사르.’


녀석의 희생으로 명분을 얻었다.

단순히 범인을 잡는 게 아니라.

도시의 지배자 중 하나인 용병 대장까지 쓸어버릴 커다란 명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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