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를 마시는 용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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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잇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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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6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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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29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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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DUMMY

늦은 밤.


나와 피셀은 어둠을 뚫고 아크노스 저택으로 돌아왔다.


“카살, 여기서 잠시 기다려라.”

“예, 단장님.”


확실히 마음이 급하긴 한가 보다.

웬만해서는 다음 날 보고할 만도 한데, 이런 늦은 밤에 영주를 만나러 가는 걸 보면 말이다.


‘이제 한 달 동안 이곳에 붙어 있을 이유는 만들었어. 이제 남은 건... 룬터를 만나는 거다.’


그를 만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심장이 두근거린다.

배신에 대한 증오, 그리움, 씁쓸함 등등 여러 감정이 한 번에 몰아쳤기 때문일 거다.

허나 한편으로는 나를 배신했던 그의 마음이 살짝은 이해도 간다.


‘본인의 의지보다는 귀족 녀석들 때문이 컸겠지. 내 희망 사항일지는 몰라도.’


룬터는 인간을 대표하는 용사.

그만큼 주변에서 날파리 같은 놈들이 끊임없이 달라붙었었다.

특히 권력층인 귀족들 같은 경우에는 본인의 이득을 위해 그를 이용하려 했었다.


‘그래 봤자 배신자라는 건 변하지 않....’


“카살 씨?”


그때 계단에서 내려온 시종이 나의 상념을 깼다.


“예. 맞습니다.”

“이쪽으로 오시죠. 안내해드리겠습니다.”


그는 저번에 방문했던 영주의 집무실이 아닌 침실로 안내했다.

과거에도 한 번 방문했던 적이 있어서 왠지 익숙함이 느껴지는 장소였다.

침실에 도착하자 늙은 영주가 침대에 앉아 피셀의 이야기를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클클, 로안 그자가 정말 그랬단 말이지?”

“예! 카살 저 아이의 말로는 한 달 뒤에 본인을 찾아오라 하였답니다.”

“한 달이라... 클클, 그 정도는 인재를 얻기 위함이라면 충분히 인내할 수 있는 시간이지. 저 아이를 가까이 데려와라.”

“예, 영주님.”


피셀이 내게 손짓했다.

가까이 다가가자 늙은 영주가 뱀 같은 미소를 지었다.


“네가 큰일을 해주었다. 로안이 네게 직접 찾아오라 말했던 거냐?”

“예. 이유는 알 수 없으나 그분은 기사님을 피하는 눈치였습니다.”

“흠... 그럼 어쩔 수 없이 네가 수고해주어야겠구나. 피셀한테는 들었다. 가문에서 일을 하기로 했다지. 가만 보자...”


영주가 주름진 턱을 쓰다듬으며 고민에 빠졌다.

내게 어떤 일을 시킬지 고민하는 걸 거다.

한참을 생각하던 그는 이내 눈을 빛내며 피셀을 쳐다봤다.


“피셀, 룬터의 성인식 이후 붙여줄 호위 시종들을 뽑았느냐?”

“죄송하지만, 그건 아직.... 도련님께서는 비슷한 나이의 시종을 원하시는데, 어린 시종 중에는 쓸만한 녀석들이 없습니다.”

“쯧, 까다로운 녀석 같으니라고. 도대체 누굴 닮아서 그러는 건지.”


누굴 닮긴. 당신을 닮았겠지.

속으로 그 생각을 삼킬 때 영주가 나를 보며 웃었다.


“피셀, 네가 이 녀석을 한번 시험해봐라. 호위 시종으로 쓸만한지 말이다.”

“예? 하지만 카살은 전투술을 배운 적이 없는 아이입니다만...”

“클클, 룬터의 성인식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았지 않느냐. 어린 나이부터 길잡이를 했다는 저 아이의 재능이 궁금하구나.”

“그러시다면... 제가 직접 확인해 보겠습니다.”


일이 내 생각보다 쉽게 풀려 입꼬리가 올라가려고 한다.

씰룩이는 입꼬리를 억지로 참지 않았다면 분명 웃었을 거다.


‘호위 시종이라면 나쁘지 않지.’


15살 성인식을 마친 자식에게 전투술을 배운 호위 시종을 붙여주는 건 칸 왕국만의 전통이다.

나는 과거에도 이 방법을 통해 호위 시종이 되어 룬터와 친해졌었다.

물론 그 당시는 노예 신분이라 내 의지가 아니었지만.


“그만 나가봐라... 잠이 쏟아지는구나.”

“예, 그럼 내일 다시 보고를 드리겠습니다.”


축객령에 피셀이 나를 데리고 밖으로 나왔다.

그는 저번에 썼던 숙소로 나를 안내해주고는 아침에 보자며 급하게 자리를 떠났다.


작은 방에 홀로 남은 나는 침대에 누워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며 손을 뻗어 주먹을 쥐었다.


꽈아악.


“룬터. 이번에도 네가 용사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마.”


이번에는 친구로서가 아닌 나를 위해서.

내가 녀석을 위해 희생했던 대가를 열 배 아니, 백배로 받아낼 것이다. 반드시.



* * *



이른 아침.


탕탕!!


“카살, 들어가겠다.”


피셀이 예의라는 건 조금도 없이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왔다.

뭐, 녀석 성격상 노크라도 한 게 대단하지만.


“무슨 일입니까?”

“따라와라. 영주님의 말씀대로 네게 호위 시종의 자격이 있는지 다른 시종들과 함께 시험할 것이다.”

“뭐 그러죠. 그런데 단장님.”


나가려던 피셀이 멈칫했다.


“무엇이냐.”

“시종은 노예의 업무가 아니었습니까? 저는 평민입니다만...”


칸 왕국에서 노예가 아님에도 시종을 하는 경우는 왕궁 시종을 제외하고는 없었다.


허나 이곳은 왕궁이 아닌 귀족 가문.

백작이야 알면서도 모른 척 명령했겠지만, 피셀은 전혀 생각하지 못한 눈치다. 뒷머리를 긁적이는 걸 보면.


“흐음... 이미 영주님의 명령이 떨어진 이상 어쩔 수 없다. 대신 일반 시종과는 다른 대우를 해주마.”

“약속하신 겁니다?”

“그게 뭐 어렵다고. 그만 떠들고 따라와라.”


내게는 아주 중요하다.

시종이라는 신분이 생각보다 제약이 많아서 말이지.


나는 피셀을 따라 저택 옆에 지어진 훈련장으로 향했다.

훈련장 안에는 이미 나와 함께 시험을 볼 시종 여럿이 대기하고 있었다.


“다들 여기로 모여라.”

“옛! 단장님.”


다들 앳되어 보이는 소년들.

기껏해야 나와 동갑이거나 한두 살이 많은 정도였다.

그들과 나는 피셀이 시키는 대로 각자 목검을 하나씩 들었다.


“우선 보자... 그래, 너!”


피셀이 소년 한 명을 지목했다.


“예, 옛!”

“허공에 검을 휘둘러 봐라.”

“예? 어떤 방식으로 휘두르시라는 건지...”

“그냥 휘두르라는 말이다. 네 마음껏.”

“아... 알겠습니다!”


소년이 입술을 꾹 깨물고는 검을 휘둘렀다.

눈빛에서 반드시 합격하겠다는 의지가 느껴졌다.


후웅!


하지만 아쉽게도 실력은 그러하지 못했다.

자세는 엉성하였고 검 끝은 휘두르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점점 비틀거렸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피셀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만. 휴우... 역시 어린 녀석들 중에는 눈에 차는 녀석이 없구나. 도련님의 고집만 아니었어도...”


아주 잠깐.

한숨을 내뱉는 피셀의 두 눈에 질투와 증오심이 비쳤다 사라졌다.

다른 시종들은 눈치채지 못한 모양이지만, 그의 기억 일부를 가진 나는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


‘멍청한 녀석. 룬터가 없었다 해도 그 간사한 늙은이가 널 아들로 생각했을 거 같으냐.’


아크노스 영주는 피셀을 그저 일 잘하는 가신일 뿐이자 덤으로 자신이 죽으라 명령하면 그리 할 수도 있는 충실한 노예 정도로 생각할 거다.

내 눈에는 수십 년을 모시면서도 그 사실을 모르는 녀석이 멍청하게 보일 뿐이었다.


“하... 이 녀석도 별로군. 도대체 이 많은 녀석들 중에 재능 있는 놈이 한 명도 없다니, 쯧.”

“죄, 죄송합니다!”

“되었다. 다음은... 그래, 너! 검을 휘둘러 봐라.”


어느새 나와 남색 머리 소년만 남았다.

지목당한 소년이 앞으로 나와 자세를 취했다.

다른 시종들과 달리 제법 그럴싸한 자세였는데 사실 그도 그럴 만한 게.


‘피셀이 재미있는 짓을 했어. 직접 검술까지 가르치고 말이야.’


저 소년은 피셀이 비밀리에 심어둔 시종이었다.

원래 목적은 자신의 정보원으로 쓰기 위해서였는데, 이번 호위 시종에 뽑으려는 생각인 거다.

그럼 룬터를 더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을 테니까.


그런데 더 재미난 사실은.


‘내 손에 죽었던 녀석을 다시 만나는 것도... 나름 신선한 기분이야.’


소년은 룬터에게 수작을 부리려다 내게 걸려 죽음을 맞았었다.

만약 그때 내가 ‘우연히’ 녀석의 피를 섭취하지 않았다면 룬터는 죽었을지도 모른다.


“후읍! 하아압!!”


쇄애액-!


소년이 휘두르는 검이 허공을 날카롭게 갈랐다.

정예 병사급은 될 정도로 꽤 괜찮은 실력이었다.

그 모습을 보고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고 있던 피셀이 손을 들었다.


“그만 되었다! 넌 합격이다.”

“가, 감사합니다!”

“뒤로 가 있어라. 다음은... 카살! 네 차례다.”


드디어 마지막까지 기다리던 내 차례가 왔다.

나는 소년이 그랬던 것처럼 자세를 취하고 목검을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


‘과하지 않게 적당히.’


부우웅!


과도하게 힘이 실린 아니, 그런 척하는 검이 매섭게 바람을 갈랐다.

실력자들이 본다면 힘은 좋으나 전체적으로 어설프다 평가를 내릴만한 일격이었다.

그리고 그건 피셀도 마찬가지일 거다.


“흠... 다시 휘둘러 봐라.”

“하압!!”


나는 그의 주문대로 몇 번이고 검을 휘둘렀다.

허나 방금 전과 마찬가지로 힘은 있으나 무언가 어설펐다.


“카살, 그만해도 좋다.”

“휴우... 단장님, 저는 어떻습니까?”


잠시 고민하던 피셀이 입을 열었다.


“...합격이다. 너와 저 소년 두 사람은 지금부터 도련님의 호위 시종이다. 앞으로 언행을 더욱 조심하도록 하여라.”

“예! 단장님.”


이미 예상했던 결과인 만큼 살포시 웃음이 새어 나왔다.

과거에도 의도한 건 아니라 해도 이런 방식으로 합격했었다.

만약 내가 이 자리에서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었다면 절대로 뽑히지 않았을 거다.

저 소년이 룬터에게 신임을 얻는데 방해가 되는 존재가 될 테니까.



* * *



호위 시종이 된 뒤로는 일과가 변했다.


“어이, 자세를 똑바로 유지해라! 내려치기부터 다시다!”

“옙!”


오전에는 피셀을 비롯한 기사들에게 돌아가며 검술을 배웠고.


“카살, 아크노스 가문의 역사에 대해 말해 보거라.”

“대 아크노스 가문은 120년 전...”


오후에는 집사가 붙여준 선생들에게 기본적인 예법과 역사에 대해 배웠다.

호위 시종이 된 이상 이 정도는 다 알아야 한다는 집사의 고집 때문에.


‘지루해 죽겠네.’


물론 이미 다 아는 내 입장에서는 지루하다 못해 하품이 나오는 상황이었다.

거기다 일부러 서툰 척하는 연기를 하는 건 또 얼마나 힘든지.

그런데 나와 함께 호위 시종이 된 이 녀석은 그 사실도 모르고.


“큭큭, 카살. 나처럼 재능이 없으면 노력이라도 해야지. 아! 평민이라고 내 앞에서 거들먹 되려는 건 아니겠지?”


툭하면 재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시비를 걸어왔다.

과거에도 그러다 나한테 처맞았던 걸 안다면 그러지 못할 텐데 말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아직은 티를 내서는 안 되는 시기였다.


‘슬슬 룬터가 돌아올 때가 된 거 같은데.’


녀석은 성인식 전통에 따라 며칠 전부터 주변 영지를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자신이 후계자임을 알림과 동시에 귀족들과 화합을 위해서였다.


내 기억이 맞다면 룬터가 저택으로 돌아오는 건 5일 뒤.

그리고 피셀이 질투를 참지 못하고 영주를 살해하는 건 20일 뒤 정도.


‘그 전에 최소 1단계 진화를 맞춰야 해.’


생각보다 시간이 다급했다.

진화를 하려면 피를 마셔야 하는데, 시종 신분으로는 그게 쉽지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내성에서 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았다.


“스미스 할아버지, 안녕하십니까.”

“오! 카살이구나. 그래, 오늘도 열심히 공부한 거냐?”


스미스라는 노인이 나를 환하게 반겨주었다.

그는 아크노스 가문의 죄수들을 처단하는 처형인이었다.

그래서인지 나를 제외한 시종들은 다 그를 두려워하며 거리를 뒀다.


“예. 할아버지는 오늘도 한 건 하셨나 보네요?”


나는 그의 피 묻은 장갑을 보며 물었다.

스미스는 난처하게 허허 웃더니 뒷머리를 긁적였다.


“이거 참 직업이라 어쩔 수가 없구나. 어린 너에게는 별로 보여주고 싶지 않은 모습이다만...”

“괜찮습니다. 할아버지는 가문을 위해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시는 거잖습니까.”

“...카살,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거냐?”

“물론입니다. 영주님께서도 분명 스미스 할아버지의 높은 충성심을 알고 계실 겁니다.”


감동이라도 받았는지 스미스의 두 눈이 흔들렸다.

그는 급하게 손으로 두 눈을 가렸다.


“하 참... 이거 늙어서 그런가... 괜히 아들이 생각나는구만... 녀석도 너처럼 그런 말을 해주고는 했었지...”

“아들이라면... 20년 전 낙마 사고로 돌아가셨다던... 아! 제가 말실수를 했습니다.”


말실수는 맞는데 고의적이랄까.

내가 스미스의 감정을 제대로 건드렸는지 그의 표정이 침울해졌다.

나는 올라가려는 입꼬리를 숨기지 않은 채 고개 숙인 그에게 다가가 어깨를 토닥였다.


툭툭.


“할아버지, 오늘 같은 날은 술이라도 한잔하면서 쉬세요. 남은 일은 제가 해드리겠습니다.”


오후에 처형한 시체를 불태우는 작업을 말함이었다.

원래는 처형과 동시에 했어야 할 일인데, 밤에 태우라는 영주의 명령 때문에 시간이 변경되었다.


“아이구 됐다, 이놈아. 아무리 힘들어도 그렇지 시체 처리를 어린 너한테...”

“저는 정말 괜찮습니다. 친할아버지가 생각나서 그래요. 이대로 가면 제 마음이 불편할 거 같아요.”

“...카살, 정말 괜찮겠냐? 사람시체는 생각보다 징그럽단다.”

“시체라면 어릴 적부터 이미 여러 번 봤습니다. 폰 대륙은 그런 곳이잖아요.”


할아버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평민이 그리 살기 좋은 땅은 아닐 거야. 나도 너처럼 어릴 적 처음 시체를 보았단다.”

“그러시니까 저한테 맡기고 그만 들어가세요. 안 그러면 저 화냅니다.”


스미스는 못 이기는 척 고개를 몇 번 돌아보다가 자리를 떠났다.

확실히 아들 이야기가 제대로 먹혔나 보다.

직업 정신이 너무 투철한 노인네라 슬슬 포기해야 하나 싶었는데 다행히 아닐 수 없다.


“하아... 며칠 동안 고생한 보람이 있구나. 드디어 기회가 오다니.”


이미 시체를 불태울 준비가 끝난 처형장으로 들어갔다.

처형장 중심 짚단과 나무 위에는 목이 잘린 시체 세 구가 얌전히 누워 있었다.

나는 그중 제일 오른쪽에 위치한 건장한 청년의 시체에 손을 올렸다.


꽈드득!


강하게 쥔 손아귀로 시체에서 빠져나온 핏물이 스며들었다.

아직 혀로 핥지도 않았건만 며칠 만에 보는 피라 그런지 벌써부터 심장이 두근거린다.


“기뻐해라. 이 세상의 진정한 주인이 될 나를 위한 양식이 된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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