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를 마시는 용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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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잇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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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6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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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10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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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화

DUMMY

신전 생활도 어느덧 6개월 차에 들어서던 날.


“후웁! 하아압!!”


나는 평소처럼 훈련하는 룬터를 지켜보았다.

녀석은 뭐가 마음에 들지 않는지 인상을 찡그리고 있었다.


“도련님, 무슨 문제라도 있으십니까?”


룬터가 휘두르던 검을 내리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휴우.... 그때 느꼈던 그 감각이 기억이 나지 않아.”

“그때라면 마물 히탄을 상대할 때를 말씀하시는 건지요.”

“맞아. 사실 녀석을 베었던 그 감각을 다시 느끼고 싶은데 아무리 휘둘러도 감이 안 잡혀. 뭐가 문젤까?”


이래서였나.

어쩐지 그 사건 이후로 몇 개월 동안 불만 없이 열심히 훈련한다 했더니.

나는 턱을 몇 번 쓰다듬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위기감의 부재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위기감?”

“예. 극도의 위기감 말입니다. 도련님의 재능은 그런 위기 속에서 개화하는 걸지도 모릅니다.”

“굉장히 안 좋은 거 같은데....”


당연히 안 좋다.

그런 재능은 한번이라도 삐끗하면 그대로 죽을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룬터에게는 축복일 거다.

그 실수를 바로잡아줄 내가 바로 옆에 있으니까.


“도련님, 마음을 너무 급하게 먹지 않아도 됩니다.”

“정말?”

“예. 어차피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는 위기는 어련히 오기 마련입니다.”

“....내 인생이 재수 없을 거라는 말이지?”


내가 룬터와 이런저런 이야기는 나누는 사이.

13호 아니 이제 11호가 된 녀석이 살금살금 다가왔다.


“21호!!”

“....선배님, 하나도 재미없거든요.”

“너 이제 안 놀라냐? 반응이 재미있었었는데 에이....”

“매일 당하다 보면 다 그렇게 됩니다!”


두 사람은 꼭 형제처럼 친근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5개월 동안 나를 제외하고 룬터가 가장 친하게 지낸 사람이 11호라 사실 당연한 일이다.


“아참! 선배님.”

“왜?”

“1호 아니, 심판의 용사님께서 이번에 D등급이 되셨다면서요?”


1호는 마물의 특수성을 인정받아 시험을 통과했다.

물론 인정해준 건 1차 시험뿐이었다.

나머지는 스스로의 힘으로 합격해서 용사가 된 것이다.


“어, 안 그래도 형이 편지를 보냈더라고. 그냥 지망생도 통신구를 사용하게 해주면 더 편할 텐데....”

“하하, 신전 규율이 그렇다니 어쩔 수 없죠. 축하한다고 전해주세요.”


룬터는 짧은 시간 만에 D등급 용사가 된 1호가 부러운 듯 보였다.


‘성장은 빠를지라도 그의 한계가 낮다는 걸 안다면 그다지 부럽지는 않을 텐데.’


A, B, C, D, E, F

총 여섯 단계로 나누어진 용사 등급.

하지만 승급 시험을 마친 지망생은 E등급으로 시작하게 된다.

최하위 F가 지망생을 위한 등급이 아니기 때문이다.


F는 바로 나와 같은 전투 보조.


신전도 양심은 있는지 함께 고생한 보조들에게 F등급 용사 자격을 준다.

그래 봤자 대륙 어디에도 F등급을 진짜 용사로 인정해주는 곳은 없지만.


‘일종의 생색내기....’


“카살!”

“...예?”


갑작스러운 부름에 룬터를 쳐다봤다.

녀석은 뭔 일이라도 있는지 눈이 반짝였다.


“내일 있을 승급 시험에 1호 선배가 도전할까? 11호 선배님은 어떻게 생각해요?”

“으음... 글쎄다. 그 사람이랑은 친하지 않아서 잘 모르겠네.”


현재 내가 속한 탑의 1호라면 과거 악의 용사였던 악시온.

나는 잠시 과거를 생각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할 겁니다.”

“카살, 진짜?”

“예. 그의 실력이라면 이미 합격점을 넘었습니다. 본인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하긴.... 1호 선배가 우리 탑에서 제일 강한 건 확실하지.”


과거에도 녀석은 이때쯤 시험에 도전해 용사가 되었다.

내가 크게 개입한 게 없으니 그대로 흘러갈 확률이 높다.


‘이왕이면 녀석이 용사가 되기 전 어떻게든 피를 얻어내려 했는데....’


아쉽게도 아직까지는 마땅한 기회가 없었다.

다른 지망생들이야 방심했을 때 슬쩍 조금씩 피를 얻어 포식할 수 있었지만.

악시온은 경계가 너무 철저했던 탓이다.

거기다 룬터가 마물을 상대했다는 소문이 돌고는 그 경계가 더욱 심해졌다.


‘기다리면 반드시 기회는 온다. 급할 거 없어.’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혔다.

어차피 시간은 내 편이니까.



* * *



승급 시험 당일 날.


오늘은 훈련이 없는 날이라 룬터와 나는 방에 머물렀다.

이번 시험 무대는 신전 지하에 있는 던전이라 구경이 불가능했던 탓이다.


“하아.... 카살, 1호 선배는 잘하고 있을까?”

“그와는 딱히 친하지도 않은데 걱정이 됩니까?”

“음.... 그래도 같은 탑 소속이니까 잘 되었으면 해. 왠지 소속감이 있다고 해야 하나?”


녀석이 과거 우리의 뒤통수를 쳤다는 걸 알아도 과연 그럴까.

나는 불쾌한 기억을 지우기 위해 고개를 휙휙 저었다.


“그보다 급한 건 도련님입니다.”

“갑자기 나는 왜...”

“요즘 들어 성장이 멈추셨습니다. 이대로라면 용사가 되는데 상당히 시일이 걸릴 겁니다.”


룬터의 표정이 시무룩해졌다.

본인도 알 것이다. 내 말이 사실이라는 것쯤은.


“....훈련은 분명 열심히 하고 있어. 노력에 비해 성과가 없을 뿐이지.”

“그게 문제입니다. 용사는 단순히 오래 훈련했다고 해서 될 수 있는 존재가 아닙니다.”

“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는걸....”


나는 눈을 빛내며 룬터의 어깨를 잡았다.


“방법이 있다면 하시겠습니까?”

“카살, 진짜 방법이 있다고? 그럼 당연히 하지! 그 방법이라는 게 뭔데?”


걸려들었다. 그것도 아주 제대로.

허나 입질한 물고기를 바로 낚지는 않았다.

바늘이 제대로 걸리려면 뜸을 들여야 하니까.


“으음.... 그런데 조금 위험합니다. 죽을 일은 없는데 고생을 꽤나 해야 한다고 해야 하나.”

“까짓것 뭐가 문제야! 어서 방법을 말해봐!”

“정말 하실 겁니까?”

“그렇다니까! 나 룬터 드 아크노스의 이름을 걸고 무조건 할게!”


나는 확답을 받고 나서야 입꼬리를 올렸다.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던전에 들어가는 겁니다.”

“....던전? 하지만 던전은 승급 시험 장소잖아?”

“신전에서 보유한 던전은 종류가 다양합니다. 그중 지망생을 위한 훈련용 던전도 존재하죠.”

“그래?”

“예. 분명 실력 상승에 크게 도움이 될 겁니다.”


곰곰이 생각하던 룬터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런데 왜 다른 선배들은 이용하지 않는 거야? 그런 좋은 게 있다면 이용했어야 하잖아.”

“대부분 한 번쯤은 했을 겁니다.”


지망생 6개월 차 이상이라면 분명 이용했을 거다.

던전에 들어갈 수 있는 자격이 그때부터였으니까.


“으음, 11호 선배가 왜 나한테는 말을 안 해줬지....”


나는 그 이유를 잘 알았지만 따로 말하지는 않았다.


“도련님이, 말이 나온 김에 관리 사제에게 던전 허락을 신청하고 오시죠. 그럼 오늘 오후에는 들어갈 수 있을 겁니다.”

“지금 바로? 이왕이면 선배한테 물어보고 가려 했는데.... 그래! 까짓것 해보자.”


룬터가 벌떡 일어섰다.

그리고는 다녀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곧장 방을 나섰다.

확실히 결심이 서면 바로 움직이는 건 나와 많이 닮았다.


“룬터. 오늘부터 확실히 구르게 될 테니까 실력 상승은 걱정하지 말라고.”


지망생들이 그 좋은 던전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

오후가 되면 룬터는 그 답을 몸으로 깨닫게 될 것이다.

나는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며 눈을 감고 오후가 되길 기다렸다.


그렇게 얼마나 흘렀을까.


감았던 눈을 뜨니 룬터가 와 있었다.

녀석은 일어난 나를 보고는 손을 흔들었다.


“안 그래도 깨우려 했는데 딱 맞춰서 일어났네.”

“던전 허가는 받으신 겁니까?”

“응! 점심시간 이후부터 입장 허가를 받았어. 그런데 사제님이 나를 이상하게 쳐다보던데.... 내 착각인가?”


착각은 아닐 거다.

관리 사제라면 던전이 어떤 곳인지 잘 알 터이니.

이제 막 초짜를 벗어난 룬터가 이상하게 보였겠지.


“착각일 겁니다. 그럼 늦기 전에 식사를 하고 바로 가시죠.”

“그래!”


나는 룬터와 관리인이 방으로 가져다준 음식으로 가볍게 식사를 마쳤다.

그리고는 곧장 방어구와 무기를 챙기고 던전이 있는 지하로 내려갔다.


“오.... 카살, 여기 조금 오싹하지 않아? 몸도 으슬으슬 한 거 같아.”


지하에 처음 방문한 룬터가 엄살을 부렸다.

녀석은 신기하다는 듯이 지하에 있는 넓은 광장을 구경했다.

광장에는 각 방향에 총 10개의 철문과 그를 관리하는 사제가 있었다.

그중 첫날 만났던 제론이라는 사제가 우리에게 다가왔다.


“21호님 오랜만입니다.”

“어? 제론 사제님! 안녕하세요.”

“하하, 밝은 성격은 여전하시군요. 그럼 입장하실 던전을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이쪽으로 오시죠.”


그는 제일 왼쪽에 있는 문으로 우릴 데리고 갔다.

위에 1이라는 숫자가 적힌 강철 문이었다.


“21호님, 이미 아시겠지만 다시 한번 주의사항을 전달해드리겠습니다. 던전에 입장하면 7일 동안 나오실 수 없습니다.”

“예? 7일이요?”

“음? 모르셨습니까?”


룬터가 나를 쳐다봤다.

나는 자연스럽게 그 시선을 회피했다.

사제는 고개를 갸웃거리고 계속 입을 열었다.


“어쨌든 7일 동안은 나올 수 없습니다. 안에 식량이 전부 마련되어 있으니 생존에는 문제가 없을 겁니다.”

“.....사제님. 그럼 그동안 제 훈련은 어떻게 되는 거죠? 교관님께 말을 안 드렸는데....”

“하하! 괜찮습니다. 허가를 받으실 때 이미 내용이 교관에게 전달되거든요.”


룬터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걸 이제야 깨달은 듯 보였다.


“카살..... 너 다 알고 있었지?”

“몰랐습니다.”

“거짓말 하지마! 몰랐다면서 왜 내 시선을 피하는 건데?”

“음, 문이 열렸군요. 그만 들어가시죠.”


룬터는 한숨을 내쉬며 열린 문으로 터벅터벅 걸어갔다.


“하아.... 왠지 불안한데.... 음? 카살, 넌 왜 안와?”


고개를 갸웃거리는 녀석에게 나는 작은 미소를 지어주었다.


“도련님. 철문 위에 적힌 숫자를 다시 확인하시죠.”

“1이라 적혀 있잖아. 그게 왜?”

“아쉽게도 제1 던전은 1인용 던전입니다. 도련님 혼자 들어가셔야 한다는 말이죠.”

“뭐? 아니 그런 게.....”


때마침 지켜보던 제론이 룬터를 강제로 밀어 넣었다.


“자, 자! 저도 일이 있으니 어서 들어가시죠.”

“아니 잠깐만요! 뭔가 잘못된 거 같습니다! 저 던전 신청을 취소할게요!”

“예, 아쉽게도 한번 신청하면 취소는 불가능합니다. 그럼 안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시길!”

“어... 어!!”


룬터의 발악에도 제론 사제는 가차 없이 문을 닫았다.

그리고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나를 보고는 씨익 웃었다.


“그럼 저는 이만....”

“아! 제론 사제님, 잠시만요.”

“예?”

“도련님이 던전에 있을 동안 외출 허가를 받고 싶습니다.”


사실 외출이야말로 룬터를 던전에 밀어 넣은 진짜 목적이다.

뭐, 녀석도 안에서 고생하며 실력도 꽤 상승할 터이니 좋은 일이기도 하고.


“흠.... 알겠습니다. 원래는 직접 관리과에 신청하셔야 하지만, 제가 마침 가는 길이 그렇게 처리해드리죠.”

“감사합니다.”


제론에게 감사를 전하고 곧장 정문으로 향했다.

7일이란 시간을 얻었지만 계획한 일을 전부 진행하려면 서둘러야 했다.


‘우선 북쪽 도시부터 가는 게 좋겠지.’


나는 밖으로 나가기 전 신전 경비병에게 말을 빌렸다.

북쪽 도시가 신전과 가깝다고 해도 걸어가기에는 조금 먼 거리였다.


다그닥, 다그닥!


말을 타고 달리니 시원한 바람이 머리를 쓸어 넘겼다.

나는 그 시원함을 즐기며 오랜만에 벨을 불렀다.


“벨.”

-주인님!! 섭섭합니다요!

“부르자마자 또 뭔 헛소리야.”

-제가 싫어하는 신전에 가신 것도 모자라서 이제는 불러주지도 않지 않습니까요!


한 달 만에 벨을 보니 쥐어박고 싶은 욕구가 치밀어 오른다.

어떻게 저리 얄밉게 생긴 건지.


“아쉽게도 너와 농담할 시간은 없어. 피는 얼마나 남았어?”

-로안의 피는 거의 바닥났습니다요! 새로 보내주신 피와 피셀의 피라면 아직 여유분이 있습죠!


새로운 피라면 몰래 조금씩 모은 지망생들의 피를 말함이었다.

나는 그렇게 모은 피를 한 번씩 벨을 불러 저장시켰었다.


“흠.... 로안의 피가 생각보다 빨리 바닥났는데.”

-에헤헤! 주인님께서 포식하는 양을 하루 세 방울로 늘리셔서 어쩔 수가 없습니다요!


하루 한 방울로도 벅차던 포식 양의 증가.

내가 6개월 동안 꾸준히 피를 마시며 그릇을 넓히기 위해 노력한 결과였다.

하지만 만족하기에는 살짝 부족하다.


“2단계 진화에 들어서려면 로안의 피가 더 필요할 거 같은데.... 이번에는 피셀의 피를 이용해야 하나.”

-오오! 벌써 2단계 진화를 하시려는 겁니까?

“가능하다면.”

-주인님! 그럼 차라리 룬터 그 녀석의 피를 이용하는 건 어떻습니까요?


그게 좋은 방법이라는 건 알지만.

나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건 안 돼. 아깝거든.”

-에헤.... 너무 아껴 드시려는 거 아닙니까요? 그러다 음식이 상할 수가 있습니다요.

“아쉬워도 3단계 진화를 생각하면 어쩔 수 없어.”


나도 안다. 지금 룬터의 피를 포식한다면 진화 2단계에 진입할 수 있다는 것 정도는.

하지만 더 먼 미래를 생각하며 욕망을 참는 거다.


-주인님, 내성 때문에 그런 겁니까요?

“어.”


한 번이라도 포식한 피에 생기는 내성 효과.

그 효과 탓에 똑같은 피는 마실 때마다 효과가 줄어든다.

그렇기에 최고의 효율을 만끽하려면 기다려야 하는 거다.

정말 필요한 순간이 올 때까지 말이다.


“이제 보이는군.”

-에헤헤! 규모는 큰데 성벽이 없는 신기한 구조군요!


그때 한참을 달린 끝에 저 멀리 북쪽 도시가 보였다.

벨의 말처럼 꽤 큰 규모에 비해 성벽이나 지키는 경비병조차 보이지 않았다.

저곳이 주인이 없는 중립 도시였기 때문에.


‘그리고 내 2단계 진화를 도와줄 완벽한 장소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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