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를 마시는 용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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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잇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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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6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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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27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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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DUMMY

“쓰읍.... 하아! 조금 아쉬운데.... 지금 상태로는 어쩔 수 없나.”


나는 수배자 삼인방의 피를 조금씩 전부 마셨다.

마음 같아서야 통째로 먹어치워 버리고 싶다만, 현재 능력으로는 이 정도가 한계였다.

여기서 더 먹으면 나약한 육체가 버티지 못할 것이다.

그래도 잠깐 사이에 달라진 육체를 보니 만족스럽다.


꽈아악!


강하게 쥔 주먹 사이로 힘이 넘쳐흐른다.

하얀 피부와 얇은 팔은 그대로였지만 속은 완전히 바뀌었다.

동물의 피를 수십 번 마신 것보다 더 큰 변화였다.


“그럼 마을로 돌아가기 전에 먼저....”


서-걱!


나는 망설임 없이 세 명의 머리를 잘라내서 천에 대충 담았다.

이 머리야말로 주민들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물품이다.

그리고는 개미를 쫓아낸 나뭇잎의 효과가 끝나기 전에 서둘러 걸음을 옮겼다.


잠시 후.


2시간에 걸쳐 마을 입구에 도착하자 안이 소란스러웠다.

창과 가죽 갑옷으로 무장한 병사들이 주민들을 한곳에 모아 핍박하는 중이었다.


“감히! 겁도 없이 수배자를 돕다니.... 음? 넌 누구냐!”


기사로 보이는 자가 내게 물었다.

나는 그에게 대답하기 전, 바닥에 무릎을 꿇은 촌장을 쳐다봤다.

어릴 적 고생을 하도 해서 무릎도 안 좋은 사람인데 저러고 있으니 마음이 쓰린다.


“저는 이 마을에 살고 있는 카살이라 합니다.”

“카살? 오호! 그럼 네가 수배자들을 블란스로 안내해 주었다는 그 길잡이냐?”

“예, 맞습니다. 제가 원해서 한 건 아니지만 말입니다.”

“원했든 아니든 중요한 건 수배자들을 도왔다는 것이다! 네 녀석도 당장 무릎을 꿇고....”


나는 기사가 움직이기 전에 손에 들고 있던 천을 바닥을 던지듯 내려놓았다.


툭!

데구르르...


열린 천에서 피 묻은 머리가 나오자 잠시 정적이 흘렀다.

기사는 손으로 눈을 비비고는 그중 하나를 들어 자세히 살폈다.


“이건 분명 수배자 파이론이군.... 지금 당장 내가 이해할 수 있게끔 상황을 설명해야 할 거다.”

“보시다시피 세 명 다 죽었습니다. 이것으로 마을에 대한 오해는 풀린 것이겠지요.”

“....네가 기사 출신인 이 세 명을 전부다 죽였다는 말이냐?”


기사의 두 눈이 가늘어졌다.

호흡이 느려지고 근육이 팽창한 걸 보니 나를 경계하는 모양새다.

그 반응이 재미있어 조금 더 놀려줄까 고민하다 그냥 어깨를 으쓱였다.

나는 이런 상황을 예상했던 만큼 답변 또한 미리 준비해두었다.


“설마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도와주신 분이 있습니다.”

“그자가 누구냐. 지금 어디에 있지?”

“어디로 가신지는 저도 모릅니다. 다만.... 그분께서는 자신을 방랑기사 로안이라 하셨습니다.”


이번에는 기사뿐만 아니라 주변을 둘러쌓던 병사들의 두 눈이 찢어져라 커졌다.

내가 언급한 로안이라는 자가 이곳 왕국에서 상당히 유명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로안 그자가..... 너! 그 말 사실이겠지?”

“예 물론입니다. 그분이 아니셨다면 저는 이들이 수배자라는 사실도 몰랐을 겁니다.”

“....최근 들어 잠잠하더니 범죄자 사냥을 아직도 하고 있던 건가.”


범죄자 사냥꾼.

방랑기사 로안의 또다른 별명이었다.

왕실에 촉망받던 기사였던 그는 범죄자들에게 가족을 잃은 뒤부터 세상을 떠돌며 범죄자들을 사냥하는 중이었다.


물론 숲에서 그를 만났다는 건 전부다 거짓말이지만.


“....알았다. 어쨌든 수배자의 목을 가져왔으니 이 이상 죄는 묻지 않겠다.”


다행히 기사는 내 말을 믿어주었고 병사들에게 수배자들의 머리통을 챙기라 지시하고는 나를 쳐다봤다.

그런데 그 눈빛의 느낌이 뭐랄까.

왠지 귀찮은 일이 생길 거 같은 기분이랄까.


“카살이라 했나? 너는 나와 함께 가주어야겠다. 방금 했던 말을 영주님께 똑같이 말씀드려라.”

“로안이란 분을 만났다는 사실을 말입니까?”

“그래. 지금 당장 출발할 거니 준비할 게 있다면 서둘러 챙겨서 나와라.”


역시나 이런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니까.

나는 집으로 들어가 짐을 챙기며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안 그래도 무슨 변명을 하며 따라갈까 했는데, 알아서 같이 가달라니까 다행이야.”


그는 꿈에도 모르겠지만, 나는 처음부터 녀석을 따라갈 생각이었다.

과거에는 노예 신분으로 방문했던 아크노스 성에 가기 위해서.


나는 그곳에 가서 다시 한번 녀석을 만나게 될 거다.

내 유일한 친구였었던 룬터 드 아크노스를.



* * *



드르륵.


아크노스 성으로 향하던 마차가 멈춰 섰다.


“기사님! 내성 앞에 왔습니다요!”

“흠, 여기부터는 걸어서 가도록 하지.”


나는 기사를 따라 마차에서 내려 주변을 둘러보았다.

높은 성벽과 그를 지키는 각종 무기와 병사들.

역시나 익숙함이 느껴지는 장소였다.


“카살, 이쪽으로 따라와라.”

“예 기사님.”


기사와 나는 내성문을 지나 정원을 걸었다.

여전히 쓸데없이 아주 기다란 정원이었다. 이럴 거였다면 마차를 탔어야 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겠지만.

허나 이곳 아크노스 내성에서는 영주의 허락 없이 말을 탈 수가 없었다.


‘그러고 보니 아크노스 영주도 아직 살아있겠군.’


룬터의 아버지인 그는 의심이 굉장히 많은 자였다.

누가 말을 해줘도 잘 믿지 않고 꼭 눈으로 확인해야만 하는 믿는 성격이었다.

그래서 기사도 굳이 나를 데려온 것일 거다.


잠시 후 기사와 나는 거대한 저택 앞에서 멈추어 섰다.

저택은 왕국의 실세라는 백작 가문답게 단순히 크기만 한 게 아니라 아름답게 꾸며져 있었다.


“카살, 넌 여기서 잠시 기다려라.”

“예.”


기사는 홀로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보고와 함께 영주의 허락을 맡기 위함일 거다.


나는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바쁘게 돌아다니는 시종들이 지켜보았다.

그중 익숙한 얼굴도 몇 명 있었다.

당시에는 나도 저들과 똑같은 노예 신분으로 왔던지라 다시 보는 그들이 왠지 모르게 반가웠다.


‘물론 노예 생활 자체가 그리 평탄하지는 않았지만....’


그 당시 같은 노예 중에 나를 지독히도 괴롭혔던 녀석들이 있었다.

그중 제일 심했던 녀석이 론이라는 놈인데.

지켜보던 시종들조차 치를 떨 정도로 정말 악독하게 나를 괴롭혔다.


그때 멍하니 서 있는 내게 저택에서 나온 시종이 다가왔다.


“그쪽이 카살 씨입니까?”

“예 맞습니다.”

“저를 따라오시죠. 영주님께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시종을 따라 저택으로 들어갔다.

넓은 중앙 계단을 따라 위층으로 올라가자 경계를 서고 있던 기사들이 인상을 찡그린 채 다가왔다.


“어이, 무기를 들고 있다면 지금 당장 전부 꺼내라.”

“없습니다.”

“그래도 검문은 해야 한다. 양팔을 활짝 들어라.”


명령대로 팔을 들어 올리니 대머리 기사가 거친 손길로 몸을 수색했다.

언뜻 보면 기사의 행동이 과격해 보이나 사실 그리 나쁜 자는 아니었다.

그는 과거에 내게 잘해주던 몇 없던 사람 중 하나였다.

정말이지 이렇게 다시 보니 얼마나 반가운지 모르겠다.


“흠! 다행히 무기는 없군. 좋다, 들어가도록.”


다시 시종을 따라 복도를 걸었다.

시종은 화려한 금색 문이 달린 끝방까지 가서야 멈추어 섰다.


똑똑!


“영주님! 카살 씨를 데려왔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시종이 낑낑거리며 문을 열었다. 그마저도 양쪽 다 열 생각은 하지 못하고 한쪽만 겨우 열었다.

영주의 안전을 위해 문을 통짜 강철로 만들고 그 위에 금을 씌운 탓이었다.


“휴우.... 카살 씨, 그럼 들어가시죠. 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


나는 걸음을 옮기면서 내 표정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원하는 걸 얻으려면 의심 많은 영주를 완벽히 속여야 한다.


저벅저벅.


거대한 방 중심에 늙은 영주가 푹신한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 주위에는 나를 데려온 기사와 한눈에 봐도 강해 보이는 젊은 기사가 함께 있었다.


“클클, 어리다 하여 얼마나 어리겠나 했더니 생각보다 더 어리구나. 네가 카살이란 그 아이냐.”


영주가 눈을 뱀처럼 가늘게 뜬 채 내게 물었다.

정말이지 오랜만에 겪어도 여전히 불쾌한 시선이다.


“예. 제가 카살입니다, 영주님.”

“그래, 네가 로안을 만났다지?”

“맞습니다.”

“지금 당장 그자의 생김새를 말해봐라.”


의도가 뻔히 보인다.

내 말이 사실인지 파악하려는 거겠지.


“그분은 금색 머리카락과 그에 잘 어울리는 준수한 외모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흐음... 그게 끝인가?”

“그리고 입술 쪽에 특이한 흉터가 있었는데 흉터가 꼭 문양 같았습니다.”

“호오... 덩치는 어땠지?”

“제 기억으로는 저쪽에 서 계신 기사님과 비슷했던 것 같습니다.”

“목소리는?”

“꼭 귀족분과 대화를 나누는 거 같을 정도로 중후하면서도 기품이 있었습니다.”


쏟아지는 질문에 내가 전부 대답을 하자 영주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클클, 그 정도면 되었다. 정말 로안을 만났나 보구나.”


거짓말이 아니라 정말로 만나긴 했었지.

물론 현재가 아닌 과거에.


그때 영주가 뒤에 서 있는 기사를 향해 손을 까닥거렸다.


“로안이 내 영지에 있다고 하니 네가 직접 찾아서 데려와라. 이번에는 반드시 그를 내 밑에 둘 것이다.”

“예, 영주님.”

“그만 다들 나가봐라. 쉬고 싶구나.”


영주의 축객령에 밖으로 나가자, 나를 데려왔던 기사가 영주와 있던 젊은 기사에게 고개를 꾸벅 숙였다.


“그럼 단장님. 저는 이 아이를 돌려보내고 오겠습니다.”

“되었다.”

“예?”

“그 아이는 나와 함께 움직일 것이다. 로안 경의 얼굴을 아는 이가 한 명 필요하다.”

“그러시다면야.... 그럼 저는 원래 업무로 복귀하겠습니다.”


아무리 상급자의 명령이라 해도 저런 무책임한 녀석을 봤나.

본인이 나를 데려올 때는 언제고 냉큼 도망쳐버리다니.

하여튼 기사란 녀석들은.


‘뭐, 내가 원하던 상황이었지만.’


영주가 그런 지시를 내릴 거라는 사실도.

단장이란 이 녀석이 이렇게 나올 거라는 사실도 이미 전부 알고 있었다.

두 사람의 성격이야 과거에 충분히 경험했으니까.


“카살이라 했나?”

“예.”

“나는 아크노스 가문의 기사단을 담당하는 피셀이다. 편히 피셀 단장이라 부르도록.”


곰처럼 듬직한 체격에 무표정한 얼굴.

피셀 단장은 아크노스 영주가 가장 아끼는 가신이다.

후계자이자 아들인 룬터의 말보다 그의 말을 더 믿을 정도이니 뭐.

영주가 얼마나 그에게 의지하는지는 따로 말하지 않아도 모두가 알 것이다.


‘그것 때문에 가문이 쉽게 무너져 버렸지.’


아직도 그날이 생생히 기억난다.

내가 노예 생활에 익숙해졌을 때쯤.

갑작스럽게 피셀이 늙은 영주를 살해하고 도망쳤던 그 사건이.


“카살, 오늘은 여기서 쉬면 된다. 시종에게 말을 해두었으니 필요한 게 있다면 그에게 말해라.”

“예 알겠습니다.”


피셀은 나를 저택 안에 있는 작은 방으로 안내해 주었다.

작아도 나름 있을 건 다 있는 그런 방이었다.

나는 그가 나간 뒤 침대에 앉아 입꼬리를 살며시 올렸다.


내 손끝에 피 한 방울이 묻어 있었는데.

녀석이 방심했을 때 실수인 척 손톱으로 피부를 긁어 얻어낸 값진 피였다.

보통의 기사였다면 버럭 화를 냈겠지만.


“다행히 둔한 건 여전하군.”


피셀은 그런 가벼운 일 따위는 의식조차 하지 않는 인간이다.

그저 잠깐 뒤를 돌아보는 게 끝이었으니 말이다.


할짝.


혹여라도 흘릴까 혀로 조심스럽게 피를 맛보았다.

짜릿한 기분과 함께 피셀의 기억 일부가 흘러들어왔다.

과거에는 끝까지 알아내지 못했던 녀석이 배신한 이유를 알아내는 게 목적이었다.

다행히도 머릿속에 떠도는 기억 중에 내가 찾는 게 있었다.


“으음.... 이런 황당한 이유 때문이었다니.”


그런데 내 예상과 달리 녀석이 배신한 이유가 다름 아닌 질투심 때문이었다.


고아였던 피셀은 자신을 거둬서 키워준 영주를 아버지라 생각했다.

헌데 늦게 태어난 룬터가 커가면서 자신의 입지와 영주의 관심이 줄어들자 참을 수 없는 질투심을 느낀 거다.

그 질투심의 끝이 결국 영주를 죽이는 것이었고.


정말 황당한 이유가 아닐 수 없었다.

과거에 이 사실을 알아내기 위해 룬터와 둘이 고생했던 걸 생각하면.

아니 과거에는 차라리 알아내지 못한 게 다행일지도 모르겠다.


“하마터면 대륙에 난리가 날 뻔했군.”


그 당시의 룬터였다면 정말 미친 짓을 했을 테니까.

뭐, 과거로 되돌아온 이상 이제는 나와 상관없는 일이겠지만.


끼이익-


나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섰다.

안에만 있으라는 지시는 없었으니 오랜만에 저택을 잠시 돌아볼 생각이었다.

이왕이면 여기 어딘가에 있을 어린 룬터를 보면 더 좋고 말이다.


“엇! 함부로 돌아다니시면 안 됩니다!”


하지만 얼마 가기도 전에 어떤 시종 한 명이 나를 막아섰다.

투박한 갈색 머리에 둥그런 눈을 가진 남자.

기억에 있는 반가운 얼굴이다. 그래도 확인은 해야겠지.


“이름이?”

“예? 아, 저는 론입니다. 피셀 단장님께서 저보고 손님을 담당하라고...”


나는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주먹을 내뻗었다.


퍼억!


“어억!!”


얼굴에 제대로 주먹을 맞은 론이 바닥에 쓰러졌다.

표정을 보니 상당히 당황한 기색이다.


“왜... 왜 이러십니까!”

“그냥 기분이 나빠서.”

“예...? 그게 무슨...?”


바로 이 녀석이다. 내가 노예 생활을 할 당시에 나를 지독히도 괴롭혔던 놈이.

어느 날 참지 못하고 그 이유를 물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 그가 했던 답이 ‘그냥 기분이 나뻐서’였다.


“일단 맞다 보면 뭘 잘못했는지 떠오를 거야. 안 떠오르면 어쩔 수 없고.”

“아, 아니! 잠시만...!”


퍼억!


그래서 나도 그냥 패는 거다.

과거의 나였다면 웃으며 넘어갔을지 몰라도, 현재의 나는 너그러운 사람 아니, 악마라 해야 하나?

어쨌거나 너그럽지 않았으니까.


‘내게 다시 기회를 준 게 신이든 그 누구든.’


죽기 전에 말했던 대로 후회 없는 인생을 살아주리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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