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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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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3.2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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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을 잃은 것은 아닙니까? (2)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류지호는 연말연시를 가족과 보냈다.

작년 한 해 열심히 달려온 걸 되돌아보고, 향후 10년을 계획하는 시간을 가졌다.

휴식을 취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류지호는 신정 설 연휴까지 쉬고 주안 스튜디오로 출근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주안 스튜디오 문이 굳게 닫혀있다.

공중전화에서 신사동 스튜디오로 전화를 걸었다.


“오늘까지 주안 스튜디오가 쉬는 날인가요?

- 오늘 양로원에 봉사활동 가는 날 일거예요. 대표님.

“양로원이요?”

- 오늘 양로원에 연탄 배달해주는 날이에요. 지금 주안 스튜디오에 계세요?

“혹시 양로원이 어디인지 알아요?

- 잠시만... 끊지 말고 기다려 주세요.


잠시 후. 양주연이 세 군데 양로원을 알려줬다.

류지호는 세 곳을 일일이 찾아다닌 끝에, 산곡동에 있는 양로원에서 주안 스튜디오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류지호는 잠시 직원들이 연탄을 나르고, 손빨래를 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봉사활동.


미국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꼭 필요한 요건 중 하나로 개인이 얼마나 자신의 삶에 충실하게 살아왔는지 보여줄 수 있는 수단이라고 한다.

그 수단을 잘 사용하면 대학 입학에서 가점을 얻을 수 있다.

거기에 SAT와 기타 학교 밖 활동들에서 특출한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류지호에게 봉사활동은 미국 대학에 입학하기 위한 말 그대로의 수단이었다.

사실 직접 봉사활동을 한 적은 별로 없다.

주로 기부만 해왔다.

막말로 돈만 댄 것이다.

류지호는 부끄러웠다.

진정성 있는 영화를 찍겠다면서 정작 얄팍하게 굴었다.


“어! 류 대표?”

“지호야!”


알은체를 하는 박상우와 심은주에게 대충 손을 들어준 류지호가 소매를 걷어붙였다.

류지호는 누구보다 열심히 일을 도왔다.

이번 봉사활동에 가온웨딩 스튜디오 사람들만 참여한 것이 아니다.

환자를 진찰하는 의료 봉사자 그리고 미용 봉사자도 함께했다.

신소연도 보였다.

그녀는 심은주와 함께 수건에 물을 적셔 몸이 불편한 할머니들을 닦아 주었다.

미용 봉사자가 어르신들의 머리를 만져줬다.

그러고 나면 박상우와 김준우가 어르신들의 영정사진을 찍었다.

그들은 류지호가 지시한 대로 CYC wall을 대신하는 흰색천과 조명까지 챙겨와 제대로 사진촬영을 했다.

굳이 류지호가 두 사람이 하는 일을 도울 필요는 없다.

류지호는 사인방과 함께 청소도구를 들고, 곳곳을 청소했다.


“계세요?”


류지호가 넓은 방의 문을 두드리며 안쪽에 대고 말했다.


“누구여?”


방 안쪽에서 할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작고 왜소한, 등이 굽은 할머니 한 분이 문을 열고 나오셨다.

한눈에 보기에도 안색도 좋지 못하고, 끼니를 제때 챙겨 드시긴 하시는지 야위었다.

류지호가 씩씩하게 인사했다.


“안녕 하세요 할머니. 봉사 활동 하러 왔어요.”

“아이구, 사진 찍어주러 오는 사진사 양반들인갑네. 이리 자주 안 와도 되는디.“


말씀은 이리하셨지만, 할머니는 류지호의 손을 덥석 잡으셨다.

얼굴이 밝아지시는 게, 사람이 찾아오기를 기다린 것만 같았다.

류지호가 신발을 벗고 방안으로 들어가자, 할머니 다섯 분이 낡은 텔레비전 앞에 모여 계시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 당시 텔레비전 방송은 오전 6시부터 10시까지 하고, 방송이 끊어졌다가 오후 5시 30분부터 자정까지만 방송했다.

방송을 하지 않는 시간임에도 옹기종기 텔레비전 앞에 모여계시는 모습을 보며 괜히 가슴이 짠해지는 류지호다.

약간 어둑한 방안을 보고, 류지호가 형광등 스위치를 켰다.


딱. 툭.


형광등이 들어오지 않았다.


“어? 형광등이 안 들어오네요?”

“다마를 갈았는디 그러네. 전기 볼 줄 아는 사람을 불러야 한다는디....”

“아.....”


신포고 방송부 기술파트는 간단한 전기 쪽 문제는 해결할 줄 알았다.

마침 자신을 포함해 이재호와 한수호는 모두 기술파트다.


“할머니, 잠시 답답하셔도 조금만 계세요. 저희가 고쳐드릴게요.”

“전기도 볼 줄 알어?”


류지호가 할머니에게 미소를 지어보이고 방을 나섰다.

그는 할아버지들이 지내시는 방에서 청소를 하던 이재호를 불러냈다.


“형, 혹시 공구함 챙겨 왔어?”

“왜?”

“할머니들 지내시는 방에 형광등이 안 들어와.”

“지호야, 이참에 여기 형광등갓도 싹 다 갈아주자.”

“그럴까?”


류지호는 고우찬을 불러내 차를 몰고 양로원을 빠져나갔다.

30분여가 지나고 류지호와 고우찬이 돌아왔다.

형광등갓과 형광등도 넉넉하게 사 왔다.


“형들, 넉넉하게 사왔으니까, 낡은 것들은 모두 교체해줘.”


방송부 출신들이 흩어져 형광등을 갈기 시작했다.

그들에게 형광등을 교체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나 다름없다.

공구박스에서 펜치와 드라이버를 꺼내 기존에 오래되고 갓의 상부에 먼지까지 쌓여있는 형광등을 떼어내고 새것으로 교체했다.

할머니 한 분이 신기한 눈으로 류지호를 바라보며 물었다.


“학생이 그런 것도 할 줄 알아?”

“전문적인 건 못해도 이 정도는 할 수 있어요.”


류지호는 그렇게 말하면서 능숙하게 전선을 까고 연결했다.

텔레비전 앞에 모여 계시던 할머니들이 형광등을 통째로 교체하는 류지호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이게 뭐 대단한 거라고.’


매일 하릴없이 시간을 흘려보내시는 분들이다.

사소한 것에도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툭.


류지호는 능숙하게 절연테이프를 전선에 말았다.

마지막으로 천장에서 늘어뜨려진 철선에 형광등 고리를 걸어 매달았다.


깜박깜박.

팟.


어둑했던 방이 금세 환하게 밝아졌다.

할머니들은 손뼉을 치며 좋아 하셨다.

류지호가 작정하고 나서자 일이 커졌다.

손을 대기 시작하니까 의외로 손볼 곳이 많았다.

류지호는 다시 차를 몰고 시내로 나가 페인트며 각목과 못 등을 사가지고 왔다.

보수할 곳은 보수하고, 페인트가 벗겨져 흉물스러운 곳은 페인트를 덧칠하고. 못으로 고정해야 할 곳은 망치질을 했다.

의료 봉사자와 미용 봉사자들이 돌아가고, 주안 스튜디오 직원들은 오후 늦게야 작업을 마칠 수 있었다.

신소연이 물에 젖은 수건을 류지호에게 건네며 물었다.


“안쓰럽지?”

“어설픈 동정심은 티내지 말자. 저분들의 고충을 이해하는데 도움도 되지 않을뿐더러 저 분들에 대한 모욕일지도 몰라. 인간의 기본적인 걸 건드리면 누구나 싫어해. 때로는 화를 내겠지. 아닌가? 어르신들이 성을 내지 않고 억지로 고마운 척 하시려나?”


이전 삶에서 지겹게 겪어보았던 경험이다.

잘나고 돈 많은 사람들도 자존심을 건드리거나 억지로 위해주는 척하면 화를 낸다.

하물며 자존감이 바닥까지 떨어져 있는 사람에게 어설픈 연민과 동정심을 드러내면 두 번 상처를 주는 일이다.

류지호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차라리 공무원처럼 구는 게 나을지도... 그렇다면 진심을 기대할 것도 바라지도 않을 테니까... 진심으로 돕는다는 건 쉬우면서도 어려울 수도....”


신소연이 물었다.


“넌 어떻게 그런 걸 다 알아?”

“실수를 통해 배우고, 바로잡으려고 노력하니까.”

“....흠.”


신소연이 묘한 눈으로 류지호를 바라보았다.

그 모습이 마치 여동생 류아라를 떠올리게 했다.

류지호는 저도 모르게 신소연의 머리를 쓰다듬어 줬다.


“학력고사는 잘 봤어?”

“빨리도 물어 본다.”


신소연이 붉어진 얼굴을 감추기 위해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저녁 먹으러 갑시다!”


류지호는 그간 자신의 무신경함을 반성하는 의미에서 봉사활동 나온 모두에게 저녁을 대접했다.


❉ ❉ ❉


류지호는 자리를 비웠던 3개월간의 사업체를 점검했다.

제일 먼저 비수기의 가온웨딩 스튜디오를 확인했다.

심재우 총괄이사, 박상우 주안 책임자, 박기표 편집팀장, 윤종원 촬영팀장, 경리 양주연 등이 참석해 회의를 진행했다.

래리 킴은 미국으로 돌아갔기 때문에 더 이상 회의에서 볼 수 없었다.

지난 89년 봄·가을 결혼시즌의 실적을 확인한 류지호가 탄성을 터트렸다.


“휘유~”


기대한 대로 결과가 나왔다.

인천과 서울 스튜디오를 합쳐 매출 10억을 돌파한 것이다.

매출의 대부분은 신사동 스튜디오에서 나왔다.


“인천과 서울의 매출비율이 대략 3:7이네요?”


류지호의 물음에 심재우가 대답했다.


“인천이 주로 D타입이 많이 팔려나갔다면, 서울은 기본이 R타입이 주로 팔렸거든.”


참고로 D타입은 30만원, R타입은 50만원이다.


“웨딩앨범이 포함된 패키지 상품도 예상외의 반응이네요?”


89년은 일종에 시범서비스였다.

본격적으로 판매되는 것은 올해부터다.


“이주희의 결혼식 촬영이 여성지 기사로 나가서 예약이 폭증했으니까. 매출 10억 달성의 일등공신은 결혼앨범이 포함된 패키지 상품이야.”


사실 거품이 한창 낀 시절만큼은 아니지만, 가격도 서울이 인천보다 조금 비쌌다.

가온웨딩 스튜디오는 명확하게 정찰제를 시행했다.

촬영기사가 사적으로 팁을 받는 것까지 일체 금지시켰다.

옵션도 없다.

철저하게 D, R, C, P, S의 다섯 단계의 상품으로 분류해 판매했다.


“경쟁 스튜디오들 상황은 어때요?”

“처음에는 D타입을 조금 빼앗겼어. 근데 한 달 지나니까 전달보다 예약률이 더 올라가더라.”


단 한 달이다.

가온웨딩 스튜디오와 새로 시장에 들어 온 업체들과의 희비가 엇갈렸다.

가온웨딩에 의뢰한 부부들은 대체로 만족했다.

반면에 다른 업체를 선택한 부부들은 대부분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다.


“우리 D타입은 경쟁업체의 기본 비디오에 비해 퀄리티가 높으니까. 우리 촬영기사와 편집기사들의 실력이 늘어가는 만큼 고객에게 전달되는 비디오의 품질도 더 좋아지고 있어. 경쟁이 될 리가 없지.”

“안심하긴 일러요.”

“암튼... 광고도 광고지만 입소문이 무섭더라.”

“그렇다고 광고나 잡지기사를 소홀히 하면 안 됩니다.”

“물론이지. 올해부터는 2월과 7월에 신문광고도 내려고.”


입소문은 매우 단순하다.

친구 무리에 결혼한 친구가 있다.

그 혹은 그녀가 결혼비디오를 모임에서 이야기를 한다.

모임의 사람들은 직장이나 가족모임에서 결혼비디오를 퍼트린다.

서울에서만 일 년에 최소 10만 명이 결혼을 한다.

최소 5만 쌍이다.

강남은 대한민국에서 소득수준이 제일 높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동네다.

한번 입소문이 터지니 제휴계약을 맺은 4군데 예식장의 거의 모든 예식에서 비디오 촬영을 했다.


“제휴계약을 맺지 않은 예식장에서도 의뢰가 들어와. 예비부부들의 선호도를 면밀히 검토해서 최근 제휴 예식장 한 곳을 더 추가했어. 강북에도 두 군데 제휴예식장을 추가할 계획이야.”

“래리 아저씨가 빠져나간 자리를 채워야죠?”

“이참에 전반적으로 체계 좀 확실히 잡자.”


박상우가 앓은 소리를 했다.


“사진만 찍게 해준다며? 근데 이게 뭐냐? 판 사진관 운영할 때보다 더 빡세.”

“돈도 돈이지만 도대체가 사람이 부족해서 일을 꾸려나갈 수가 없다.”


심재우까지 강력하게 인력충원을 요구했지만, 류지호에게는 먹히지 않았다.


“매출이 늘었다는 것에 고무되어, 다들 초심을 잃으신 건 아닙니까?”

“......”

“촬영기사들이 혼자 하루 다섯 탕을 뛰고, 편집기사는 매일 밤을 새우다시피하는 바람에 탈진할 지경이야. 다들 병원에 드러누울 정도라고. 안 그래, 윤 팀장?”


윤종원이 얼른 대답했다.


“기사들이 퍼질 정도는 아닌데... 힘들기는 합니다.”


류지호가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입을 열었다.


“윤 팀장님, 영화 스태프들은 새벽 6시부터 모여서 해질 때까지 촬영합니다. 우리 가온웨딩 기사들보다 훨씬 적은 돈을 받고요. 그에 비하면 일주일에 이틀, 하루 반나절 일하고 드러누울 정도라고요?”


류지호의 지적에 슬그머니 고개를 숙이는 윤종원이다.


“편집팀의 고충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현재 기사들이 하루 평균 몇 개를 편집합니까?”


박기표가 대답했다.


“보통 3개 정도 합니다. 작년 9월에는 혼자 5편을 편집했습니다.”

“제가 볼 때 가장 시급한 인력은 경영지원과 관리 그리고 편집팀입니다.”

“......”

“해서 묻습니다. 몇 명을 충원하면 되겠습니까?”


심재우가 즉각 대답했다.


"한 30명이면 그럭저럭 꾸려나갈 것 같아."

“모두가 의견을 조율한 겁니까?”


일행이 고개를 끄덕였다.


"너무 많습니다. 한 번 뽑으면 함부로 줄이지 못하는 것이 인력 아닙니까? 두루뭉술하게 말하지 말고, 충원할 부서와 숫자를 구체적으로 말해보세요.“


심재우가 자신의 앞에 놓인 서류철을 들춰보며 생각을 정리했다.

헛기침을 한 번 한 후 입을 열었다.


“일단 사무직부터. 총무팀, 인사팀, 고객팀, 영업팀, 홍보팀. 현장부서는 촬영팀, 편집팀, 기술지원팀. 구체적으로 들어가서 사무직은 경력직 최소 5명, 신입사업 10명, 현장부서는 시급한 편집기사 최소 2명, 촬영팀 5명 이상, 기술지원팀은 장비관리와 구매까지 담당할 3명. 그 외에 고객팀은 상담 여직원 다수.”


류지호가 팔짱을 끼고 생각에 잠겼다.

일행은 류지호가 입을 열 때까지 잠자코 있었다.

마침내 생각을 정리한 류지호가 입을 뗐다.


“인사, 영업, 홍보, 촬영팀은 일단 보류합니다. 총무와 고객팀장은 경력직으로, 편집팀원은 최대 2명 혹은 경력자 1명과 보조기사 2명. 기술지원팀은 촬영기사 중에서 지원자를 받아보세요. 지원자가 있다면 어시스턴트 한 명을 뽑습니다. 고객상담실 직원은 최대 3명. 제 생각은 이 정도입니다.”


류지호의 말이 끝나자마자 심재우가 즉각 반발했다.


"너무 해. 류 대표는 눈으로 못 봤으니까, 우리가 어떤 상태인지 모르지만, 이제는 지쳐서 정말 죽을 판이야. 10명 충원해서는 어림도 없어."

"그럼, 15명만 충원하세요. 홍보는 WaW에서 서포트 할 거고, 영업은 심 이사님이 당분간 고생해주시고요. 윤 팀장님?"

“예?”

“메인으로 올릴만한 보조기사 없습니까?”

“둘 정도는 메인 시켜도 될 거 같습니다.”

“올해부터 영화하는 후배들 많이 쓰세요. 대신 우리 보조기사들을 어시로 꼭 붙여주시고요. 스튜디오를 떠난 기사는 없습니까?”

“없습니다.”

“매 시즌 스튜디오 촬영기사는 최소한 10명을 유지해주세요. 그 외에 영화팀이든 홍보영상을 찍었든 윤 팀장님이 판단해서 촬영을 맡겨도 되겠다 싶으면 일을 맡기시고요.”

“알겠습니다.”

“앞으로 심 이사님을 중심으로 업무를 조율해주세요. 저는 미국을 자주 오가게 될 거라 세세한 것까지 챙기지 못합니다.”


류지호가 회의에 참석한 면면들을 잠시 둘러봤다.

한명 한명과 눈을 마주치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은 창업공신이나 마찬가집니다. 좀 더 책임감을 가지고 업무에 임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가온웨딩이 최고가 되면 여러분에 대한 대우도 최고가 될 겁니다. 힘들더라도 조금만 인내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반드시 고생한 만큼의 보상이 여러분에게 돌아갈 것이라 약속드립니다.”


박상우가 너스레를 떨었다.


"하하하. 이거 혹 떼려다 혹 붙였나? 창업공신이라고 추켜세우면서 목에다 은근히 족쇄를 채워버리네.“


윤종원이 장담했다.


“비디오 촬영 부분은 걱정 마세요. 제 후배들 중에 프리랜서도 많고, 영화하는 후배들도 많고. 아무튼 일당 받고 일할 놈들은 많으니 그에 대해서는 걱정 붙들어 매도됩니다.”


류지호가 윤종원에게 고개를 가볍게 숙여 고마움을 표하고 입을 열었다.


“사무직은 경력자를 우선해서 섭외하세요. 신 변호사와 의논하시면 유능한 사람들로 소개를 받을 수 있을 겁니다. 당분간은 이 상태로 운영하되, 그 이상의 인력충원은 스튜디오가 더 커지면 심도 있게 고려해보죠."


심재우가 화제를 돌렸다.


“이제 경쟁이 치열해 질 텐데, 새로운 상품을 내놔야 하지 않아?”

“우선 다른 업체들이 어떻게 하는 지 보자고요. 당장 경쟁업체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난다고 미리 우리 무기를 꺼내들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그들이 하는 걸 지켜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류지호는 앞서가지 말 것을 당부했다.


“그럼 일단 지켜보는 것으로 하고, 인력충원 문제도 지시한 대로 처리할게.”


심재우가 결론을 내렸다.

기대 이상으로 매출이 늘어나자, 가온웨딩의 수뇌부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보며 욕심을 냈다.

가온웨딩 스튜디오의 기초가 튼튼하냐 묻는다면 냉정하게 말해서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작년 한 해 스튜디오의 덩치를 급격하게 키우고, 곧바로 결혼시즌을 맞이했다.

적어도 한 두 시즌은 내실을 다질 필요성이 있다.

개구리는 더 멀리 뛰기 위해 잠깐 움츠린다는 말이 있다.

곧 맞이할 봄 시즌은 더 멀리 뛰기 위해 잠시 움츠리는 시간이 될 것이다.


"수고하셨습니다!"

“류 대표가 오랜만에 출근했는데, 전체 회식 한 번 해야지.”


당연히 심재우의 제안에 반대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작가의말

즐겁고 보람 찬 하루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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