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중앙 도서관이 조선에 도착했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몰라젠장
작품등록일 :
2023.02.01 19:32
최근연재일 :
2023.04.04 21:58
연재수 :
67 회
조회수 :
141,405
추천수 :
3,976
글자수 :
345,144

작성
23.02.17 20:03
조회
2,099
추천
55
글자
10쪽

대나무 태엽 시계

DUMMY

장영실과 이천이 시계 제작에 들어가면서 그들은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러니까 지금 기계식 시계를 만들자고?”

“그렇습니다. 정확한 시계를 만드는 것이 낫지 않겠습니까.”

“이 기계식 시계의 문제점이 뭔지 아는 놈이 그래?”


지금 조선이 원하는 기계식 시계를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다.

문제는 이를 위해 지금의 종루를 대체할 건물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니 지금 이를 만드는 것은 안 된다는 게 이천의 생각이었다.


“강철의 품질이 좋으면 태엽을 만들어 작게 만들 수 있겠지. 근데 지금 강철 품질이 안 좋다는 것은 너도 알고 있는 일 아니더냐.”

“강철로 태엽을 만들 필요가 없다는 것 모르셨습니까?”

“응? 그게 정말이냐?”


이천은 장영실이 생각하는 것이 추를 이용하는 방식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장영실은 태엽을 이용한 방식으로 시계를 만들기를 원했으니.

이천은 장영실의 말을 통해 이를 안 후 자신이 착각했음을 깨달았다.


그러나 이를 알게 되었음에도 이천은 생각을 굽히지 않았다.

지금 장영실의 말대로 태엽 시계를 만들 수 있다고 한들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태엽으로 시계를 만들면 추를 이용한 것보다 수명이 줄어든다. 그건 어떻게 할 것이냐.”


태엽을 이용한 시계는 그 수명이 다른 시계와 비교할 때 짧은 수명을 지녔다.

이는 제대로 된 강철이 아닌 시계를 만들 때도 같을 터.

이런 생각을 했기에 이천은 장영실이 무슨 생각으로 이리 말하는지 궁금했다.


“태엽 시계의 수명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면 고치면 되는 일 아니겠습니까.”

“시계를 고친다? 그것을 자네나 내가 일일이 고칠 수 있을 것 같은가?”

“왜 저희가 고칠 것이라 이야기하십니까. 이곳에 저희와 같이 일하는 이들이 있지 않습니까.”


장영실의 말에 이천은 헛웃음을 지었다.

그동안 장영실과 그의 말에 심부름이나 하던 이들 아닌가.

그런 이들이 수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다니.

이천은 장영실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저들이 하는 일이 뭐가 있다고 뒷일을 맡기라는 것인가.”

“영감님, 저들에게 이 일을 맡기지 않는다면, 영감님께서 원하시는 항해가 시작될 때 영감님은 여기서 저와 같이 일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장영실의 답변을 들은 이천은 침묵을 택했다.

장영실이 말한 것처럼 그는 여러 나라에 항해하는 것을 원했다.

그러면서 지금처럼 많은 일을 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으니.

이천은 장영실의 말에 항복 선언을 할 수밖에 없었다.


“...알겠네. 자네 말대로 하지.”


그렇게 장영실의 말을 받아들인 이천은 조금 전 가진 궁금한 점을 물었다.


“그런데 태엽을 강철로 만들 필요가 없다는 것은 무슨 말인가?”

“태엽은 탄성이 높은 강철을 이용해 만드는 것 아닙니까.”

“책에는 그리 적혀 있었지.”

“그렇다면 강철 말고 탄성이 높은 재료를 찾으면 되는 일 아니겠습니까?”


장영실의 말을 들은 이천은 장영실의 말을 듣고 작게 탄성을 내뱉었다.

지금 문제라 할 수 있는 강철을 대신할 탄성이 좋은 재료.

집현전에 수록된 책 중 이를 다룬 책이 존재할 터이니.

이를 이용하기만 하면 되는 일 아니던가.


“자네 말이 옳군. 그 탄성이 뭘 의미하는 것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집현전에 존재하는 책을 뒤진다면 되는 일 아닌가.”

“예, 찾기만 하면 충분히 만들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이리 판단한 그들은 세종에게 이를 알렸다.

세종은 이들의 말을 흔쾌히 수락했다.

그 결과 집현전에 남아있는 관리들에게 어명이 내려졌으니.

집현전에 있는 관리들은 이 어명에 따라 탄성이 높은 재료를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천과 장영실의 예상과 달리 이를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집현전 관리들은 그들이 원하는 시일에 맞춰 찾을 수 없었다.

이에 이천과 장영실은 그들이 준 작은 단서를 바탕으로 탄성이 높은 재료를 찾기 시작했다.


“그들이 한 말에 의하면 탄성은 되돌아오는 성질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래, 활의 줄을 당겨서 쏘면 되돌아오는 것처럼 말이지.”

“그렇다면 이 활에 사용되는 뿔을 사용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각궁에 사용되는 뿔을 사용하자니 무식하기 짝이 없는 소리였다.

이리 생각한 이천은 한숨을 내쉬며 장영실에게 지금 상황이 얼마나 말이 안 되는지를 설명했다.


“각궁에 사용될 뿔을 이용하다니, 자네 제정신인가?”


장영실도 이천이 이런 답을 할 것을 알고 있었는지 부끄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를 본 이천은 장영실을 다독이며 일을 이어가고자 했다.


“정신 차리게. 자네가 원한 것은 추를 이용한 거대한 시계가 아니지 않은가.”

“죄송합니다. 제가 잠시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면 다시 논의하지. 자네가 말한 것처럼 활에 사용되는 재료를 사용하는 것은 좋지만, 기다란 줄을 만들어야 하니, 뿔 같은 것은 사용할 수 없네.”

“...그렇다면 대나무는 어떻겠습니까? 이것도 활에 사용되지 않았습니까?”


대나무라는 말을 들은 이천은 무릎을 '탁' 쳤다.

그가 생각할 때도 가느다란 실처럼 만들기에는 대나무가 좋아 보였으니, 이를 바탕으로 만드는 것이 나쁘지 않을 것이라 여긴 것이다.


“좋아! 이제 재료를 찾았으니 작업에 착수하지!”


그렇게 작업에 착수한 이들은 조금씩 시계를 만들어가기 시작했고, 그 결과 대나무를 이용한 태엽 시계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드디어 완성이다!”


비록 강철보다 탄성이 좋지 않은 대나무를 스프링으로 만들긴 했으나, 그래도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보면 문제는 없는 것이 틀림없었다.


“좋아, 이제 전하께···.”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갑작스러운 장영실의 제지에 이천은 당황했으나, 궁정의 분위기가 혼란스럽다는 것을 보고는 뭔가 일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명나라 사신이 온 것인가?”

“아무래도 시기가 시기이니 그렇지 않겠습니까?”


이를 생각한 그들이 명나라 사신을 의식해 그들의 눈앞에 보이는 시계를 옮길 때, 명나라에서 온 사신은 다른 대신들과 만났다.


“황제 폐하의 말씀대로 하겠다고 전해주게.”


영락제는 여진족의 제안을 받아들여 그들이 압록강에서 사는 것을 허가한 후 칙서를 내려 조선에 여진족들이 살 것을 명령했다.


이는 세종과 어떤 논의도 없던 것이니 세종은 이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나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영락제가 어떤 일을 할지 모르니, 세종은 영락제의 칙서를 받아들이겠다고 전했다.


이에 자신이 할 일을 마친 명나라의 사신이 자리를 떠나려던 그때, 세종은 생각난 것이 있기에 사신을 불렀다.


“그대를 보니 생각난 것이네만, 내 명나라가 천자로서의 위엄을 만방에 알리기 위해 원정을 한다고 하던데, 혹 조선도 이 원정에 참여할 수 있겠는지 황제 폐하께 알릴 수 있겠는가?”


이를 들은 명나라 사신은 세종이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오묘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 후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이렇게 명나라 사신이 나간 후, 대신들은 왜 명나라 사신에게 이런 말을 한 것인지를 물었다.


“전하, 어찌 저자에게 그리 말을 한 것인지 소신들이 알 수 있겠나이까?”

“슬슬 그대들에게 이를 알릴 때가 되긴 했군. 상선. 내 지밀(至密, 왕의 침실)에 있는 책들을 모두 가져와 줄 수 있겠는가?”


이를 들은 상선은 갑자기 자신을 부른 것에 당황했지만, 얼마 안 가 세종의 명을 받들어 세종의 침실에 있는 책들을 가져왔다.


이에 세종은 하나둘 자신의 책을 확인한 후 한 책을 고르고 이 책을 펼쳤다.

이런 행동을 지켜본 대신들이 세종의 행동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얼굴을 할 때, 유정현이 책에 보이는 익숙한 그림을 보고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저, 전하, 그것을 지금 공개하겠단 말씀이시옵나이까?”

“슬슬 이들에게 알려야하지 않겠는가.”


이를 들은 많은 이들이 지금 무슨 상황이 일어난 것인지 궁금해할 때, 유정현은 다른 대신들 모르게 한숨을 내쉰 후 지금 상황을 설명했다.


“지금 저 서책에 있는 그림은 전 세계만방을 그린 지도일세.”

“만방이라니 설마 저게 모든 땅을 그린 지도란 말씀이시옵니까?”“그렇네.”


유정현의 말이 끝난 후 대신들이 당황한 기색으로 서책을 바라볼 때, 세종은 그들이 있는 조선의 위치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이 작은 땅이 조선이다.”


이후 세종은 그 옆에 있는 넓은 땅을 가리켰다.


“이 땅이 명나라가 지배하는 땅이다.”


그 후 세종은 책을 들고는 지도의 오른편에 있는 거대한 땅을 손바닥으로 치며 대신들에게 보여줬다.


“그리고 이 땅이 조선의 것이 될 땅이다.”


너무나 광활하기 짝이 없는 선언에 대신들이 당황하기 시작할 때, 정인지가 질문했다.


“저, 전하, 그렇다면 전하께서 이번에 그리 말씀하신 것은 저 땅에 가고자 함이시옵나이까?”

“그렇다. 보다 확실한 방법으로 이 땅에 가는 방법이 명나라에 있으니, 내가 명나라의 사신에게 정화의 원정에 관해 이야기한 것이다.”


이를 들은 다른 대신들이 너무나 당황한 나머지 어떤 말도 하지 않고 있을 때, 누군가 입을 열었다.


“전하, 소신을 보내주시옵소서.”


명나라 사신이 나간 것을 확인하고 세종에게 이 사실을 보고하려 한 이천이었다.


“이 땅에 가고 싶은 다른 이는 없는가?”


이를 들은 대신들이 어찌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있을 때, 유정현이 나섰다.


“소신도 정화의 원정에 참여하겠나이다.”

“...그대가 참여하겠단 말인가?”


너무나 예상치 못한 사람이었기에 세종이 당황하기 시작할 때, 다른 대신들은 유정현이 참여하겠다는 말을 듣고는 저것이 돈이 되는 기회라고 판단하고는 자신들도 그곳에 가고 싶다고 소리쳤다.


“전하, 소신을 보내주시옵소서!”


그렇게 한바탕 소란이 지나갔다.

1-s2.0-S0926669022005386-ga1.jpg

대나무는 현대에도 스프링으로 제작되고 있습니다.

지금 보이는 사진은 이 대나무 스프링과 관련된 연구를 다룬 논문에 있던 사진입니다.

다운로드 (1).jpg

다운로드 (2).jpg

태엽입니다. 대나무를 통해 만들어진 태엽도 이런 모습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국립 중앙 도서관이 조선에 도착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8 정화와의 만남 +5 23.03.06 1,604 50 11쪽
37 조선의 밖에서 일어나는 일 +5 23.03.05 1,741 52 16쪽
36 증기기관 +7 23.03.04 1,696 54 10쪽
35 산업의 쌀, 강철 +4 23.03.03 1,695 56 11쪽
34 바다를 정복하기 위한 도전 +5 23.03.02 1,706 53 11쪽
33 조선소 건설 +8 23.02.28 1,803 52 11쪽
32 양반들의 식사 +7 23.02.27 1,879 55 11쪽
31 오늘도 조선은 발전한다 +4 23.02.26 1,865 60 10쪽
30 미래의 지식을 가르치는 것. +3 23.02.25 1,910 48 10쪽
29 금은조공의 대체 +5 23.02.25 1,785 54 11쪽
28 연필의 가치는 얼마? +5 23.02.24 1,804 47 12쪽
27 더 나아진 식량 사정 +7 23.02.22 1,976 56 11쪽
26 압력솥으로 할 수 있는 일 +3 23.02.21 1,932 61 11쪽
25 비누 만들기 +5 23.02.20 1,953 62 11쪽
24 소금부터 유리까지 +7 23.02.19 2,017 61 11쪽
23 굴포 운하와 소금 +7 23.02.18 2,042 65 11쪽
» 대나무 태엽 시계 +3 23.02.17 2,100 55 10쪽
21 굴포 운하 건설 논의 +3 23.02.16 2,217 60 11쪽
20 여진족들과의 전투가 끝난 후 +2 23.02.15 2,373 54 11쪽
19 여진족과의 전투(2) +2 23.02.14 2,259 60 11쪽
18 여진족의 추측 +3 23.02.13 2,339 62 12쪽
17 여진족과의 전투(1) +5 23.02.12 2,538 60 11쪽
16 화폐 유통 +5 23.02.11 2,628 68 11쪽
15 감자 보급 +8 23.02.10 2,650 74 10쪽
14 직조기와 방적기, 농서의 보급 +7 23.02.09 2,694 72 11쪽
13 변화의 시작 +3 23.02.08 2,766 72 11쪽
12 집현전 관료들의 제안 +3 23.02.07 2,985 77 12쪽
11 산업혁명의 시작점 +4 23.02.06 3,167 83 11쪽
10 대마도 원정 논의(2) +2 23.02.05 3,109 80 10쪽
9 대마도 원정 논의(1) +8 23.02.04 3,496 79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