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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라프
작품등록일 :
2023.05.12 23:43
최근연재일 :
2024.09.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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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18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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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 대회 (6)

DUMMY

숙소로 돌아온 이찬과 홍길동 사이에는 수상쩍은 기류가 흘렀다. 아마 서로의 격과 남은 상상력을 계산하는 중이리라. 그러나 그 기류는 오래가지 못했다. 30분의 정적 후, 홍길동은 허기가 졌는지 밖으로 나가 또 한 번 떡볶이를 사왔고 이찬은 떡볶이에 질려버렸다.


“떡볶이 언제까지 드실 거예요?”


[떡볶이는 언제 먹어도 맛있어. 어떤 사람이 개발했는지 만나보고 싶다니까.]


아마 떡볶이를 만든 인간은 이미 죽었을 수도 있다.

생존을 위해 이찬은 사흘 째 물리는 떡볶이를 먹어야만 했다. 떡볶이 세트를 모두 먹은 홍길동은 잠시 고민하는 척 한 후, 골아 떨어졌다. 그에 반해 이찬은 밤새 홍길동이 치른 경기를 돌려보고 그의 과거 행적, 전투 스타일 등 홍길동의 전력 분석을 하는데 시간을 모두 사용했다.

다음날, 밤새 홍길동의 전력을 분석하다 늦게 잔 이찬이 잠에서 깼을 때 홍길동은 이미 결투장으로 떠난 듯 자리에 없었다. 이찬은 투덜대며 결투장으로 향했고, 다행히 늦지 않게 도착했다.

대기실로 들어가려던 이찬은 문 앞의 경비병에 의해 지난 이틀간 쓰던 대기실이 아닌 다른 대기실로 안내되었다.


“여기도 나쁘지 않네.”


환한 조명에 푹신한 소파와 마실 음료와 간식, 대형 스크린까지 정말 맘에 쏙 드는 공간이었다. 아침부터 비몽사몽 대기실에 도착해 테이블 위에 올려진 과자를 집어먹고 물 한 잔 마신 이찬은 홍길동의 전력을 완벽히 분석하는데 성공했다.


첫째, 홍길동은 전투를 빠르게 끝내려고 한다.

상상력의 제약 때문인지 아니면 본인의 전투 스타일 때문인지 홍길동은 최대한 빨리 전투를 끝내려는 경향이 있다. 근거로는 지금 대회를 포함 대부분의 경기, 전투에서 그 시간이 20분을 넘어가는 경기가 손에 꼽았다. 다른 위인들의 평균 경기 시간이 25분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속도인 것이다.

둘째, 홍길동은 전력을 드러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역시나 모든 전투에서 홍길동은 자신의 격을 모두 드러내고 싸운 적이 없다. 이는 나쁘게 보면 거만이나, 다른 관점에서 본다면 그는 자신의 모든 격을 드러내지 않고도 전투를 가장 빨리 끝낸다는 것.

그렇게 이찬이 세운 홍길동에게서 이찬이 이길 수 있는 계획은 하나.


최대한 장기전으로 끌고 간다.


홍길동의 장기전 영상을 보면 뒤로 갈수록 확실히 지치고 힘든 모습을 보인다. 상상력의 소모 때문인지 급격이 힘들어한다. 이를 이용해 자신은 상상력의 소모를 최소화하며 상대의 상상력을 바닥으로 끌고 간다. 그러나 이 작전의 큰 변수는 자신의 상상력이다. 얼마전 존재격을 발현 후 죽어가는 여포를 위해 이찬은 자신의 투쟁 대회 상상력을 5000이나 여포에게 건넸다.


“이딴 건 필요 없었어.”

“그냥 고맙다고 하세요.”


이로 인해 여포는 겨우 목숨을 부지했지만 이찬의 남은 상상력은 겨우 3,700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므로 상상력의 소모가 1000으로 이찬의 격 중 그 폭이 가장 큰 격인 「유척당지지」나 「정벌」은 최대한 아껴 두면서 새로 얻은 「한계 돌파」와 「중력장」으로 최대한 버티면서 후반까지 끌고 가는 것이 이찬이 생각한 유일한 승리 플랜인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뉴턴의 「중력장」과 무디트의 「한계 돌파」, 그 둘의 숙련도를 올릴 필요가 있었다. 마침 며칠 전 직원에게 안내 받은 연습 장소가 있었기에 그곳으로 가서 격을 연습해보기로 했다.


[NO IMAGINATION ZONE]


직역하자면 ‘상상력이 없는 장소’이지만, 이때 'IMAGINATION' 즉, 상상력은 상상력의 한계를 뜻한다. 그러므로 이곳은 ‘상상력의 한계가 없는 장소’인 것.


왜 이렇게 지은 거야.


이찬은 망설임 없이 ‘NO IMAGINATION ZONE’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곳엔 결승전이기 때문인지 이찬 밖에 없었다. 그는 속으로 잘됐다고 생각하며 상태창을 켰다.


<정보>

이름: 이찬

나이: 18세

성주(星主): 없음

존재격: ???(???)

고유격: [폭풍(풍백)(현재 ‘봉인 상태’입니다)]. [유척당지지(광개토대왕)]. [정벌(광개토대왕)]. [한계 돌파(무디트)]. [중력장(뉴턴)]. [???(???)]

공통격: [행간이동]. [야간시]. [요리]. [심호흡].

상상력: 제한 없음(투쟁 대회)


‘제한 없음.’


그 글자를 보자마자 이찬은 마치 부자가 된 것만 같았다.


이대로 살고 싶다.


오죽하면 잠시뿐이지만 자신의 최종 목표인 ‘아윤 구출’도 잊어버렸으니. 그러나 다행히 정신을 차린 그는 눈앞의 더미를 향해 중력장을 발현해 아래로 짓누르고, ‘한계 돌파’를 발현해 더미를 찢어발겼다. 그 자리에는 또 다시 더미가 생겨났고, 이찬은 그것을 또 한 번 같은 방법으로 더미를 없앴다. 그는 경기가 시작되는 시간인 21시까지 더미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총 10시간이었다. 이찬은 중력장을 한 곳에 집중시키는 방법과 한계 돌파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몇 번이고 격을 발현했다. 최대한 상상력을 아끼며 격을 사용하는 방법도 터득했다.


4시간 경과.

마침내 이찬의 손짓에 따라 조금씩 중력장이 이동하는 것이 느껴졌다. 한계 돌파도 조금씩 근력과 지구력이 늘어나는 것이 보였다.


5시간 경과.

마침내 중력장은 이찬이 마음대로 조종이 가능해졌고, 한계 돌파는 무디트처럼 근육이 붙는다거나 하는 변화는 보이지 않았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지치기는커녕 더 속도는 더 빨라지고, 주먹은 묵직해지고 활기는 넘쳐흐르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가공할 성과였다. 특이한 점은 이찬이 5시간이 넘게 격을 무리하게 사용했음에도 배가 고프지 않았고, 피곤하지도, 힘들지도 않았다. 마치 이찬의 몸이 그 시간대에 멈춰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종종 유척당지지와 정벌까지도 끊임 없이 연습하며 홍길동을 이길 준비를 모두 마쳤다.


7시간 경과.

이찬은 자신이 우승한 뒤의 일을 생각했다. 옥황상제에게 아윤의 위치를 알아내고, 풍백, 우사와 함께 마신 벨리알에게서 아윤을 구한다.

그러나 변수가 있었다. 그곳이 마신 벨리알의 본거지라는 것. 혹여나 그곳에 있는 벨리알이 본신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행성과 많이 떨어져있는 풍백과 우사 만으로는 아마 절대 벨리알을 이길 수 없을 것이었다.

일단 이찬은 다른 것은 차치하고 먼저 격의 크기를 키우는데 집중했다.


마침내 9시간 경과.

아직 한 시간이 남았음에도 문 앞을 지키던 경비병이 문을 두드리며 어서 나오라며 재촉했고 문을 열고 나온 이찬은 알 수 없는 쾌감과 상쾌함을 느꼈다.


“한 시간 전에는 대기실로 가서 대기하시라는 회장님의 명령이 있었습니다.”

“알겠습니다.”


대기실로 돌아가는 길.

대기실의 입구에서 수상한 격이 느껴졌다. 하지만 별 대수롭지않게 생각한 이찬은 문을 열고 대기실로 입장했다. 그곳에서도 이찬은 쉬지 않았다. 계속 홍길동의 전투를 보며 자신이 놓친 무언가가 없는지 꼼꼼히 확인하며 격 또한 그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오 이거 맛있다.”

이찬은 테이블 위에 놓여져 있는 쿠키를 하나 집어먹으며 결승전 생방송 준비중인 채팅창으로 들어갔다. 그곳에서는 한창 이찬 vs 홍길동으로 달아올라 있었다.


[익명 53248: 이건 무조건 홍길동이 이길 수 밖에 없다니까 저거 못봤어? 홍길동은 격 다 쓰지도 않고 올라왔다니까]

[익명 692: ㄹㅇ 아무리 광개토대왕 후계자니 뭐니 해도 이 업계 베테랑은 이길 수가 없어]

[익명 6645: 그래도 일말의 가능성도 없나?]

[익병: 그딴건 없어 절대 불가능해]


대부분의 신들은 홍길동에게 손을 들어주었고, 드물게 자신의 편을 들어주는 신들의 의견은 친홍길동파에게 처참히 짓밟힐 뿐이었다.


‘이 사람들이 뭘 몰라도 너무 모르네.’


이찬의 10시간동안 이어졌던 끝없는 노력을 모르는 그들은 제멋대로 낭설을 퍼뜨리기 일수였다.

그리고 마침내.


[안녕하세요~! 정확히 저녁 9시에 도착한 리오스예요~! 오늘 드디어 마지막 날! 4일차!! 결승전!! 홍길동 대 이찬의 대결! 정말 기대되시죠? 저도 정말 기대를 감출 수 없는데요~? 이제 두 선수를 만나볼까요?!]


“경기 시작합니다. 선수 두 분은 밖으로 나와주세요.”


심판의 안내에 따라 마침내 결투장으로 올라선 홍길동과 이찬은 잠깐의 대화를 나누었다.


“아침부터 어디 가셨어요? 일어났는데 안 계셔서 뭔가 했죠.”

[아침부터 할 일이 있어서. 너는 지금까지 뭘 했길래 안 보였어?]

“보시면 알아요. 진짜 깜짝 놀라실 겁니다.

[기대 할게?]


[익명 1023: 뭐야 저 둘 아는 사이임?]

[익명 38221: 여기 와서 친해졌다는 거 같던데?]

[익명 5056: 이거 생각보다 더 흥미진진한데]

[익명 53248: 어차피 홍길동이 이기게 되어 있다고~~]


“투쟁 시작!”


심판의 휘슬 소리와 함께 마침내 투쟁 대회의 결승전이 시작되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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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전지의 신 (3) 23.05.30 60 0 10쪽
23 전지의 신 (2) 23.05.30 67 0 10쪽
22 전지의 신 (1) 23.05.29 59 0 11쪽
21 페공전쟁 (3) 23.05.28 53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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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조력자 (5) 23.05.24 63 0 9쪽
17 조력자 (4) 23.05.23 61 0 11쪽
16 조력자 (3) 23.05.22 64 0 11쪽
15 조력자 (2) 23.05.21 69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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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투쟁 대회 (7) 23.05.19 111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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