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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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라프
작품등록일 :
2023.05.12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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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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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29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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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의 신 (1)

DUMMY

“응? 마나 폭풍의 신?”


[그게 무슨 소리야? 마나 폭풍의 신?]


“아니 마나 폭풍의 신이 저한테 뭔가를 보냈다고······.”


[그런 신이 있어? 난생 처음들어보는·····어?]


우사는 1달전 있었던 일을 다시 떠올렸다.


[마나 폭풍!]


“알고 계세요?”


[이 행성에 몇 개월 주기로 찾아오는 마나의 집결이 있대. 이 행성의 인간들이 그걸 견뎌서 내 신언을 견딜 수 있던 거야.]


“그럼 이 신은·····.”


[아마 이 행성을 만들었거나 관장하고 있는 신이겠지.]


“그 정도의 고위급 신이면······보상도 어느정도 좋지 않을까요?”


[열어봐.]


보상이 들어있는 선물 상자를 클릭하자 화려한 이펙트가 번쩍이며 빛났고 서서히 이펙트가 수그러들며 시험관에 담긴 물약이 이찬을 반겼다.


<아이템 정보>


아이템 이름: 마나 증폭 물약

아이템 등급: A+(소모품)

아이템 설명: 마나 폭풍을 만들려던 한 페케니아 출신 지신의 물약. 마나를 증폭시킨다.

10분간 대상의 상상력을 2배 증폭시킨다.


[괜찮은데? 그 아이 구할 때 필요할 수도 있어. 그 놈 주민이 필요했을 거야. 그래서 그 아이를 납치해서 주민으로 만든 거고. 불가피하게 놈과 싸워야 할 때 써.]


“그 전에 써야할 상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왜?]


“그 마신의 복마전으로 가기 전 들러야 할 곳이 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그 물약을 쓸 상황이 생길 수도 있고요.”


가스페르와 이노(다이노소어에서 이와 노를 가져왔다. 이찬이 지어줬음.)가 새로 동료가 되어 합류했다. 가스페르는 「관념화」도 진행된 마당에 뭐가 두렵겠냐며 이찬을 따랐고, 이노도 자신의 행성으로 돌아가기 위해 이찬을 따랐다.


[그게 무슨 소리야? 갈 데가 있다고?]


“이제 설명해 드릴게요. 가스페르의 「관념화」를 비롯해 두 달간 생긴 이야기 전부.”


***


때는 바야흐로 이찬과 프로네르의 대화 직후.

궁궐과 조금 떨어진 한 고을에 자리잡은 이찬은 풍백에게 말을 걸었다.


“풍백.”


-그래.


“저를 당신의 서재로 보내주세요.”


-그곳의 책은 이미 모두 보지 않았나? 책도 너희 집으로 옮겨갔다며.


“영 찝찝한 구석이 있어서요. 책, 거기 있는 게 다가 아니잖아요?”


-용케도 알아냈군. 어떻게 이동하려고?


“눈이 조금 뜨였어요. 이 정도면 한 번 가본 곳은 갈 수 있어요.”


-그래. 그곳에서 보자.


거의 실눈에 가까운 눈을 바라보고 이동하려 했으나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이찬은 멈추지 않을 수 없었다..


“이찬?”


그 목소리는 가스페르의 것이었다.


“가스페르? 왜 여기 계십니까?”

“높은 건물에 자리를 잡으려고 보니 거기 계셔서 한번 만나 뵈러 왔습니다. 근데 어디 가십니까?”

“아 잠깐 여기 그······.”


이찬이 말을 흐리는 것을 본 가스페르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이찬에게 제안했다.


“다른 세계로······가려고 하시는군요.”

“예?”

“알고 있습니다. 당신이 이쪽 세계 사람이 아니라는걸. 저도 데려가 주십시오.”

“힘들 겁니다. 저도 지금 굉장히 힘들거든요.”

“하핫 생명의 은인께 도움이 된다면야 뭘 마다하겠습니까. 절 데려가 주십시오.”


가스페르의 똥고집에 이찬은 하는 수 없이 풍백의 서재에 같이 가게 되었다.


실눈에 가깝게 뜨여 있는 눈을 바라본 이찬과 이찬의 어깨에 손을 올린 가스페르가 같이 풍백의 서재로 옮겨졌다. 이동 도중 시스템의 경고성이 발했지만,


[경고! 현재 스페셜 시나리오가 종료되지 않았습니다! 다른 행성으로 이동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경고만 할 뿐, 별다른 징조가 보이지 않았기에 아랑곳 않고 이동했다.


“후 힘드네.”


옆을 본 이찬은 크게 놀라지 않았다.

기절한 채 누워있는 가스페르가 쓰러져 있었다.


처음 온 사람들은 다 이랬으니까.


격이 낮은 인간은 이동시 노출되는 상상력의 양이 많아 기절하는 모양. 그 아이도 기절했던 것은 피차일반이었다.

이찬은 서재를 바라보았다.

책 없이 위치한 서재는 말 그대로 휑했다.


[이곳이 나의 1서재다.]


자신의 권역으로 들어와 기운을 차린 풍백은 이리저리 떠들기 시작했다.


[이곳 또한 결국 내 행성의 일부. 어둠뿐이지만 일정한 깨달음을 얻으면 내 진짜 행성을 볼 수 있을 것이다.]


“2서재는 어떻게 가죠?”


[그 또한 짧지 않다. 내입으로 말하긴 그렇지만 이 구조는 《관념》내에서도 손꼽히게 어려운 격이 깃들어 있다.]


“고지식하셨네요.”


[그런 소리 많이 듣는다.]


그렇게 한참을 서재에 붙들려 이리보고 저리보고 하다 보니 어느새 가스페르가 정신을 차렸다.


“으·······여긴 어딥니까?”


그렇게 말하는 가스페르의 눈은 황금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가스페르·······눈이·····.”

“예? 내 눈이 왜·······.”


주머니에서 거울을 꺼낸 가스페르의 얼굴은 경악으로 물들었다.


“이게 대체 뭡니까?”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가스페르의 눈은 다시 갈색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가스페르의 반응이 이상했다.


“뭔가 이상합니다. 몸이 가볍고, 정신이 맑습니다. 말로 형용할 수 없는·····.”


확실히 수상한 징조였으나 지금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다시 서재에서 뒤적이는 이찬을 보며 가스페르는 묘한 의문을 가졌다.


‘저 사람도 그렇게 똑똑한 건 아닌가········.’


아무튼 가스페르도 달려가 이찬의 곁에서 단서를 찾기 시작했다.

그렇게 적지 않은 시간이 흘러갔다.

이찬은 결국 풍백에게 구애에 가까운 부탁을 시전했다.


[뭐냐 더럽게.]


“아 진짜 모르겠어요. 한번만 알려주세요.”


결국 이찬의 부탁에 못 이긴 풍백은 세 번째 서재의 맨 꼭대기에서 무언가를 꺼내왔다.

그것은 은은한 상상력이 감도는 펜던트였다. 그것을 꺼내어 두 번째 서랍의 가운데에 꽂아 넣었다. 그리고 풍백은 이찬에게 말했다.


[다음엔 혼자 올 수 있도록 하게.]


주변의 환경이 홀로그램처럼 변화하기 시작했다. 암흑이 멋진 절경으로 화했다.

여느 5성급 호텔에도 꿀리지 않는 멋진 풍경. 소파와 TV, 그 위 복층까지. 어느 하나 부족한 것이 없는 멋진 펜트하우스였다..

창문에 비치는 바깥에는 울창한 나무로 이루어진 공원과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주거지. 은은하게 불어오는 산들바람.

삼박자가 완벽한 장소였다.


[나의 고유성. 「폭풍의 눈」일세. 성전이 일어나기 전에는 매우 유명한 관광지였지.]


어쩐지 그곳을 매우 그리워하는 듯한 말투였다.

그 말에 이찬이 반색했다.


“지금도 충분히 멋진데요?”


[그렇게 보이는가.]


풍백이 손가락을 튕기자 그 모든 것들이 한순간에 불모지로 일그러졌다.

나무들이 울창하던 공원은 불타는 지옥으로. 그만큼 많던 주거지들은 하나같이 악마의 소굴이 되었다. 은은히 불어오던 산들바람은 잿가루 섞인 폭풍으로 변해 주변의 모든 것들을 집어삼켰다. <올림포스>와의 성전으로 인한 피해를 복구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이게 대체 뭡니까?”


이찬의 옆에서 그것을 모두 지켜본 가스페르도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이게 성전의 참혹함이다. 전쟁터에서 죽어 이곳으로 온 영혼들은 다시 전쟁의 참혹함을 맛봐야 했고, 평화로운 삶을 살던 우리 주민들은 모두 소멸해 뿔뿔이 흩어졌다.]


울분을 토하는듯 떨리는 목소리.


[나를 믿어주고, 나를 위해 싸워준 나의 주민들은 이제 없다. 이 행성은 겨우 존재만을 유지하는 장소가 되었다. 신들은 주민을 모두 잃으면 행성이 ‘황폐화’된다. 그리고 황폐화가 100%가 되는 순간. 신은 그 존재 가치를 잃고 소멸하는 것이지.]


실제로 「폭풍의 눈」의 대부분은 황폐화 되어 아무 생명체가 살 수 없게 되었다.


“그럼 어떡합니까? 풍백! 당신의 존재가 사라지는 것 아닙니까?”


[난 죽진 않을 거다. 너의 몸에 귀속된 신분이니.]


··········.


“제가 막겠습니다.”


[무엇을 말이냐.]


“저 황폐화를 제가 막겠습니다.”


[무슨. 저 황폐화를 막는 건 불가능하다! 저걸 막으려면 막대한 상상력이 필요해. 최소 20명 주민 분량의 상상력이 필요하다. 대체 무슨 수로 저걸 막으려는 거냐! 지금은 때가 아니다. 2층으로 가거라 그곳에 내 2서재가 있다.]


치미는 분노를 삼킨 이찬은 가스페르와 함께 풍백이 살던 집의 2층으로 올랐다.

그곳에는 풍백의 2서재가 고요한 격을 풍기었다.

1서재와는 격이 다른 양의 책이 이찬을 반겼다. 이를 모두 읽으려면 시간이 꽤나 걸릴 것이었기에 이찬은 모두 제쳐두고 행동자에 관한 책을 찾아 나섰다.

책은 가나다순으로 배열되어 있었기에 그는 달리고 달려 서재의 ‘ㅎ’구간에 도달했다.


이찬은 말없이 책을 하나 꺼냈었다.


『행동자』

-필리브크랩트


지금의 이찬에게 가장 직관적이고 도움이 되는 세 글자였다. 이찬은 책을 펼쳐 그 누구도 읽지 못할 속도로 그것을 속독하기 시작했다. 가스페르의 시점에선 중간중간 눈에 띄는 단어만이 가스페르의 당황을 일깨웠다.


《관념》의 주적이자 이레귤러.

척살 대상.

세상의 《보편자》가 되려고 함.

신이 아님에도 신에 필적하는 격을 소유.


어딜 보아도 부정적인 단어와 문장의 조합뿐이었다.

가스페르는 이찬의 얼굴을 힐끔 쳐다봤다.

심기가 불편한 것 같진 않았다.


“예상했던 범주내 입니다.”


그렇게 이찬은 한 마디를 남기고는 무수히 많은 책장의 파도 속으로 휩쓸려 갔다.

가만히 있을 순 없겠다고 생각한 것인지 가스페르도 책자를 열심히 넘겨가며 책을 읽었다.

책을 읽다 만 가스페르가 책의 표지를 들여다 보았다.


『관념화에 관하여』

-필리브크랩트


아까 이찬이 읽던 책의 저자와 같은 사람이었다.

「관념화」.

이를 읽어보니 가스페르는 자신에게 일어난 일이 이 현상과 관련이 있음을 지레 짐작했다.


하나. 「관념화」의 대상이 자신이 살던 세계 이외의 세계를 모를 것.

둘. 대상의 주변에 행동자가 있어 《관념》의 존재를 일깨울 수 있을 것.

셋. 하나에 위반하지 않는 선에서 대상이 다른 세계에 대한 의문을 품을 것.

넷. 인간일 것.


다른 조항은 모두 이해되었으나 네 번째 조건만큼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나 다음 페이지는 가스페르의 소름을 돋게 하기에 충분했다.


관념화의 증표

하나, 몸이 가벼워진다.

둘, 정신이 맑아진다.

셋, 눈이 일정시간 황금빛으로 빛난다.


모두 가스페르가 겪었던 증상들이었다.


위 세 가지가 모두 해당된다면 당신은 관념화가 일어났고, 그에 따른 고유격이 생겼음을 의미한다.


가스페르가 고유격에 관해 생각하고 있던 와중


쿠당탕

와르르르


무언가 쓰러지는 소리와 함께 책장이 안쪽으로 무너지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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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전지의 신 (4) 23.06.01 52 0 10쪽
24 전지의 신 (3) 23.05.30 60 0 10쪽
23 전지의 신 (2) 23.05.30 67 0 10쪽
» 전지의 신 (1) 23.05.29 60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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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페공전쟁 (2) 23.05.26 65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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