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트키 들고 무한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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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흔캐
작품등록일 :
2023.07.09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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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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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2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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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남자

DUMMY

두 남자와 한 여자는 왕궁으로 들어섰다.

본등이라 불린, 키가 크고 발목까지 내려오는 녹색 옷을 입은 남자는 여전히 손톱을 잘근잘근 씹고 있었다.


접견실로 안내된 그들이 자리에 앉기도 전에 상위사자들의 장, 금후가 그들에게 말했다.


"언비 공주가 난설에 들어간 게 확실한가?"


동극제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확실하오. 내 동료 하나가 같이 있을 거요."

"그 동료는 왜 따라간 거지?"

"그건 그의 개인적인 사정이라 말해줄 수 없소."


금후가 탁상을 쾅 내리쳤다. 성격이 불 같은 사내였다.


"난설로 들어가는 사람을 말리지는 못할 망정 따라갔다고?"

"물에 빠져 죽을 뻔한 그녀를 구한 것은 우리요. 우리의 잘못처럼 말하지 말아줬으면 좋겠군."


동극제는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대화를 지켜보던 본등이 황급히 끼어들었다.


"금후 님, 이 자들의 말이 맞습니다. 이들은 언비 공주에겐 은인입니다."


금후는 분을 이기지 못해 씩씩거리고 있었다.

본등이 그들에게 말했다.


"비상 사태이니 부디 이해해 주시길. 동료와 연락할 수단이 있으신지?"

"연락할 수단은 없소."

"언비 공주는 쉽게 곁을 내주는 사람이 아닌데, 어떻게 모르는 남자와 난설로 들어갈 수가 있지?"


본등은 혼잣말을 뱉으며 침통하게 고개를 숙였다.


"공주가 그렇게 소중하다면 왜 평소에 감시를 붙여놓지 않은 거지?"


동극제가 물었다. 상황에 맞지 않는 말이었으므로 두녹이 화들짝 놀라 금후와 본등의 눈치를 살폈다.

본등이 화를 억누르는 기색으로 말했다.


"말했지 않소, 곁을 잘 내주지 않는다고. 그리고 원래가 천방지축이라 며칠씩 사라지는 일이 잦았소."

"본등, 말을 조심해라! 일국의 공주시다."


본등은 금후의 말엔 대답하지 않은 채 일행에게 말했다.


"그리고 보시다시피 왕국으로 승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기틀이 덜 잡혔소."


그 때 어깨에 붉은 휘장을 얹은 왕국의 상위사자 한 명이 뛰어들어왔다.


"금후 님, 선발대 편성이 완료되었습니다."

"일지무장도 포함했느냐?"

"예, 그렇습니다."

"바로 출발하지."


금후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그는 동극제와 두녹, 매구를 가리키며 말했다.


"세 분을 정중히 모셔라."


그리고 금후는 벌떡 일어나 접견실을 나가려 했다.


"저도 따라가고 싶습니다, 금후 님!"


본등이 그를 따라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금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물을 밀어내는 네 이능을 가지고 무얼 할 수 있다는 말이냐?"

"하지만···"

"그만. 얌전히 기다리거라."


금후는 문을 쾅 닫고 나가 버렸다.

본등은 머리를 감싸쥐고 뭔가를 고민하고 있었다.


동극제가 그에게 말했다.


"언비와 자네는 각별한 사이인 것 같군."

"언비는 나와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소꿉친구요."


두녹이 그를 달래기 위해 말했다.


"우리의 동료는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는 이능자라오. 너무 걱정하지는 마시게."

"······."


"보아하니 당신은 그 책이 무엇인지도 알고 있나 보군."


동극제의 말에 본등은 생각에 잠겨 멍하니 말했다.


"그녀가 난설로 돌아갈 정도였다면 첫째 공주가 남긴 유품일 거요."


매구가 물었다.


"유품이라 하면 죽은 이가 남긴 것인지요?"

"그렇소. 첫째 공주는··· 아니, 내가 외부인들에게 무슨 말까지 하고 있는지 모르겠군. 잊어버리시오."


그리고 본등은 자리에서 일어나 접견실을 나갔다.


"조금 기다리시면 안내해줄 사람이 올 거요. 편히들 쉬시오."


왕국이 발칵 뒤집어진 듯 접견실 바깥 복도에서는 사람 여럿이 뛰어다니고 있었다.

무언가를 찾는 듯 큰 목소리가 여러 번 들렸다.


"이제 어떡합니까, 동극제 님?"

"로구쇠를 믿고 기다리는 수밖에."


그리고 그들은 호화로운 객실로 안내되었다.


며칠 후, 로구쇠와 언비는 피투성이가 된 몸으로 함께 바라안에 도착했다.

둘은 왕국의 병사들에게 들것으로 들려 이송되었고, 그 소식은 곧 체류하던 셋의 귀에도 들어왔다.


"둘 다 크게 다쳤단 말인가?"


두녹과 동극제의 방을 살펴주던 하인이 말했다.


"예, 그렇습니다. 특히 언비 공주님께서는 아직까지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하십니다."

"언비 공주가···?"


그리고 동극제와 두녹은 길을 물어 로구쇠가 있는 치료소로 달려갔다.

매구는 혹여 사람들이 그녀의 기에 눌려 기절하는 것을 막기 위해 방에만 있으라는 동극제의 지시가 내려진 후였다.


신원을 밝히고 치료소에 들어선 그들의 눈에 로구쇠가 누워 있는 것이 보였다.

그는 어찌나 심하게 다쳤는지 온몸에 피로 물든 붕대를 친친 감고 죽은 듯이 눈을 감고 있었다.


두녹은 로구쇠에게 달려들어 손을 잡았다.


"로구쇠! 자네 괜찮은가?"


그리고 그는 본능적으로 로구쇠의 맥을 짚었다.

그런 그의 손을 로구쇠의 손이 꽉 틀어잡았다.


"귀청 떨어지겠소, 영감."


로구쇠가 눈을 반만 뜨고 말했다.

로구쇠는 말을 하는 것조차 매우 고통스러운 듯, 얼굴을 잔뜩 일그러뜨리고 있었다.


"어쩌다 그렇게 다쳤느냐?"

"역귀들 손이 제법 맵더군요. 게다가 비까지 오고··· 크윽."


로구쇠는 심한 고통에 몸을 뒤틀었다.


"그래··· 죽지 않고 돌아와서 다행이구나."


누군가 뒤에서 저어··· 하고 말을 꺼냈다.

돌아보니 치료소에서 일하는 간호사인 듯했다.


"절대 안정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진작 죽었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처입니다."

"언비는 어디 있소?"


동극제가 물었다.


"언비 공주님은 왕궁 안에서 치료받고 계십니다."

"알겠소. 상태를 확인했으니 바로 물러나겠소. 그를 잘 부탁···"


그 때 치료소의 문을 누군가 발로 쾅 차며 들어왔다.

콧김을 씩씩거리며 들어온 사람은 덩치가 매우 큰 사내였다.


"로구쇠란 놈이 누구냐?"


덩치 큰 사내가 외쳤다.

방금 그들과 대화하던 간호사가 그 쪽으로 다가갔다.


"저, 로구쇠 님은 절대 안정이 필요한 상태입니다만, 어떤 일로···"

"비켜!"


그녀는 말을 끝마치기도 전에 덩치 큰 사내에게 떠밀려 넘어졌다.

사내는 흉흉한 기세로 주변을 둘러보다가 이내 그들에게 성큼성큼 다가왔다.


"너희들이로군. 외부인 주제에 언비 공주님을 죽게 만들 뻔한 사람들이."

"그게 무슨 말이지?"


동극제의 말에 사내는 고함을 질렀다.


"저 놈이 우리 병사들을 피해 도망치는 바람에 언비 공주님은 지금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단 말이다!

이 책임을 어떻게 질 테냐!"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군. 똑바로 설명을···"


뒤에서 로구쇠가 입을 열었다.

그는 고통을 참는 듯 얼굴이 잔뜩 구겨져 있었다.


"무기를 잔뜩 든 놈들이 저기 공주가 있다! 하면서 우르르 뛰어오는데 너 같으면 도망 안 치겠냐?"

"뭐라고!"


로구쇠는 대답도 하지 못하고 고통을 이기지 못해 혼절했다.

그런 그에게 간호사와 의원이 달라붙었다.

동극제는 손을 들었다.


"나가서 얘기하도록 하지.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


사내는 씩씩대며 밖으로 나왔다.

두녹이 그를 진정시키려 부드럽게 말했다.


"그는 언비 공주를 말리지 못한다는 걸 알고 함께 따라간 거요.

물에 빠진 언비 공주를 구해준 것도 그였소."


그러나 사내는 말이 통하는 상태가 아니었다.


"그런 놈이 왜 도망쳤냔 말이다! 눈 앞에서 갑자기 사라져버린 저 놈을 찾느라 반나절을 꼬박 날렸다!

그 시간만 버리지 않았어도 언비 공주님이 저렇게까지 되진 않았어!"


가만히 듣고 있던 동극제가 입을 열었다.


"입 닥쳐라."

"뭐라고?"

"왕국 사람들이란 게 죄다 하나같이 무례하군. 왕국이 되었다는 우쭐함에 취한 건가?"

"네 이놈!"


덩치 큰 사내는 분을 이기지 못하고 등에 걸고 있던 도끼를 뽑아 내리쳤다.

동극제는 옆으로 돌아 도끼를 피하며 번개같이 칼을 뽑아 그의 목을 겨누려고 했다.

그러나 사내는 덩치에 걸맞지 않은 속도로 도끼를 수습해 재빠르게 뒤로 물러났다.

동극제가 앞으로 뛰쳐나가며 칼을 휘둘렀고, 사내가 도끼날로 칼을 막았다. 두 사람의 무기가 허공에서 날카롭게 부딪쳤다.


두 사람이 얼굴을 맞댄 순간 덩치 큰 사내가 동극제에게 분노에 찬 얼굴로 일갈했다.


"나는 바라안의 일지무장 양쇠다. 감히 왕국을 모욕한 대가로 팔 하나를 가져가겠다."

"그렇다면 나 역시 내 동료를 모욕한 대가로 네놈의 팔 하나를 가져가겠다."

"뭣이!"


양쇠는 도끼를 휘둘러 동극제를 떨쳐냈다.

동극제가 사내의 몸을 칼로 찔러들어갔으나 양쇠는 능숙하게 도끼의 옆면과 날을 이용해 쳐냈다.


동극제는 양쇠의 도끼를 정면으로 막으면 칼이 부러진다는 걸 알기에 그가 짧게 휘두르는 도끼를 피하면서 칼을 내찔렀다.


그가 도끼를 들어올릴 틈을 주지 않기 위해 동극제가 쉴새없이 찔러들어오는 공격을 막으며 양쇠 역시 크게 휘두를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치열한 공방전에 주변의 공기가 저릿저릿하게 울렸다.


그러기를 얼마간, 동극제가 칼을 거둔 틈을 이용해 양쇠가 도끼의 넓은 면으로 동극제를 확 밀쳤다.

무거운 도끼 때문에 자세가 무너진 그를 향해 양쇠가 도끼를 옆으로 크게 휘둘렀다.

그러나 동극제는 몸을 낮춰 도끼를 피하고 텅 빈 남자의 오른쪽 발에 칼을 찔러넣었다.


양쇠가 크게 울부짖었다. 도끼를 놓치고 주저앉은 양쇠에게 동극제가 칼을 들이밀었다.


"서로 팔을 걸었으니, 약속은 지키시겠지."


동극제가 칼을 높게 든 순간, 뒤에서 본등의 외침이 들렸다.


"양쇠, 무슨 짓을 하는 게냐!"


양쇠는 뒤를 돌아보고 일어나려 하였으나 고통 때문에 무릎을 꿇은 채 고개를 숙였다.


"본등 님, 그게 아니라 저···"

"은인의 상태를 보고 오라 하였더니, 이리 무례한 짓을 하고 있었더냐!"


본등의 무시무시한 외침에 양쇠는 더욱 고개를 숙였다.

본등이 양쇠를 뒤로하고 동극제에게 다가왔다.


"저, 동극제 님. 괜찮으십니까? 다친 곳은···"

"참으로 절묘한 순간에 나타나 주시는군. 언비는 깨어났는가?"

"아니, 아직이시오."

"아직 깨어나지 않았다고?"


동극제는 본등을 쳐다보며 말했다.


"그렇다면 너는 언비를 그렇게 걱정했으면서, 왜 지금 그녀의 곁에 있지 않고 이리로 온 거지?"

"예?"

"네가 잔뜩 흥분한 양쇠를 부추겨 우리를 해하려 했던 것이 아니더냐?"


동극제는 조용히 말했다. 본등은 당황한 얼굴에 이내 미소를 띠며 말했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저도 경황이 없어 뒤늦게 떠올라서 달려온 것입니다만."

"로구쇠는 표면적으로는 언비 공주의 은인이다. 하지만 오해가 있었더라도 너는 그녀를 위태하게 만든 로구쇠가 못내 미웠겠지.

그래서 흥분한 양쇠를 부추겼고, 그가 불리해지자 상황을 무마하기 위해 나온 게 아니더냐?"


양쇠는 땅을 바라본 채 말이 없었다.

그러나 본등은 더 크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하, 이거 제가 어지간히 밉보였나 보군요. 아무리 그래도 공주의 은인께 그런 짓은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는 지나가는 말처럼 덧붙였다.


"···그리고 만에 하나 제가 그랬더라도, 두 분께는 그 힘센 이능자 아가씨가 있으니 어떻게든 되지 않았겠습니까?

지금은 어디 갔는지 안 보이지만요."


그리고 그는 양쇠를 일으켜 언비가 있는 궁전으로 향했다.

그의 뒷모습을 보며 두녹이 말했다.


"무서운 사내로군요."

"틈을 주지 않는군. 어쨌든 로구쇠를 치료해야 하니, 그를 등지는 건 좋을 게 없소."


그리고 동극제는 칼을 옆으로 확 뿌린 후 칼집에 집어넣었다.


"언비 공주에게 말씀하실 겁니까? 그가 저희를 해하려 했을지도 모른다고···."

"아니, 그는 우리의 최대 약점을 쥔 사람이오. 그가 저렇게 행동할 수 있는 이유지."

"그게 무엇입니까?"


동극제는 두녹을 바라보며 천천히 말했다.


"그는 매구가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는 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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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강한 충격 24.01.29 14 0 12쪽
20 비상 24.01.28 14 0 11쪽
19 무서운 여자 24.01.27 20 0 12쪽
» 무서운 남자 24.01.26 18 0 13쪽
17 송곳니 24.01.25 24 0 12쪽
16 실종, 그리고 폭발 24.01.24 19 0 13쪽
15 연화 24.01.23 23 0 13쪽
14 1,500킬로그램 24.01.22 26 0 13쪽
13 불신과 균열 24.01.21 25 0 14쪽
12 금지된 구역으로 24.01.20 32 0 11쪽
11 믿을 수 없는 제안 24.01.19 33 0 13쪽
10 500년 전 24.01.18 39 0 13쪽
9 학살 24.01.17 41 1 12쪽
8 천년여우 24.01.16 41 1 12쪽
7 의기투합 24.01.15 54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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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낯선 도시 천강 24.01.10 74 1 11쪽
3 이름 없는 남자 24.01.09 88 1 11쪽
2 600살이 넘은 꼬마 23.07.09 147 1 11쪽
1 새로운 시대 23.07.09 254 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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