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쓰는 철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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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루틀
작품등록일 :
2024.03.08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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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7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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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28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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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안전한 동거

DUMMY

내 사업체다.

아니, 우리의 사업체다.


작가 동네 협동조합 시스템으로 가는 매니지먼트&출판사.


제작 관련 사항을 모두 배웠으나 현장과는 괴리감이 컸다. 특히 서점 관련 마케팅과 수수료, 수금, 창고 이용료, 인쇄소와 제본소, 잉크 값은 우리가 거래하려던 곳과 단가 자체가 굉장히 달랐다.


“우리가 꿈에서 살았던 거야.”

“그러나 찝찝하지. 김숙영 밀어내고 들어가는 거로 보이면 할 말이 없어.”

“남의 말로 사는 인생이었나? 우리 꼴리는 대로 살기로 한 거 아니었어? 누가 뭐라든 제대로 된 작가 동네로 만들려면 현실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어. 우리 원고는 곧바로 링의 중심에 설 테지만, 그 경쟁력 외에 더 필요한 게 있다는 걸 알았잖아.”


도착해서 차에서 내리지 못하고 우리는 주차장에 붙박은 채 다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제작비 단가를 내리는 대신 안전한 우산 아래에서 그늘과 비를 피하면서 도전할 것이냐, 여러 곳의 배를 불려주면서 헝그리 정신으로 도전하다가 망할 것이냐였다.


정창식은 우리가 만든 작가들의 사랑방이 오래도록 유지되길 바라면서 파격적인 제안을 해준 것이다. 안 받을 이유가 없었다.


특히 1쇄 선인세 없이 제작하는 건 작가들에게 너무도 불행한 조건이 되는 걸 깨달은 순간 자본의 수혜가 몹시 간절해졌다.


이곳에 오기 전에 우리는 우리에게 원고를 주기로 한 작가들에게 일일이 변화가 생겼음을 털어놓았다.

다른 곳보다 월등한 인세를 주는 건 확실하지만 약속한 금액엔 도달하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대신 회계를 있는 그대로 까겠다고.


실현된 이익으로 인쇄소, 제본소, 물류 창고를 비롯한 기초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고, 이 관리직 인원들에게 월급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작가들에겐 주면서 그 책을 만드는 구성원들에게 소홀할 순 없었다.


정창식 대표와 만나서 들은 얘기를 작가들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매니지먼트&출판사지만 작가 협동조합의 성격을 더 짙게 가져가겠다고, 초심은 지켜가겠다고 약속했다.


―다른 출판사하고 똑같은 시스템이어도 너희들한테 원고 줄 텐데, 뭘. 동생들이 뭔가를 해보겠다는데 줘야지.

―그럼. 돈은 못 보태도 원고는 보태줘야지.


현이숙과 홍선화가 쿨하게 이해했다.

나조희는 걱정 지긋한 눈으로 우리를 바라봤다.


―약속 지키려고 애쓰다가 병 나지 말고, 편하게 일해. 벌면 좋고, 못 벌면 또 쓰면 되지. 또 해보고 성에 안 차면 다음 원고는 다른 곳으로 가지고 가면 된다. 안 그렇겠나?


그 말에 우리는 고개를 숙였다.

가난한 작가로 살면서도 마음은 한없이 부자인 그녀들. 조급할 게 하나 없는 그녀들을 보면서 나는 이번 생이 또 새삼 마음에 들었다.


균형과 조율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게 경영이었다. 왜 출판사 덩치는 커지고 있고, 자산이 얼마짜리, 얼마짜리 하면서도 영세하다는 건지 비로소 이해되었다.


“올라가자. 기다리시겠다.”


우리는 올라갔고,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었다. 3년간 기획, 편집을 제외한 모든 걸 현장의 언어로, 현장 감각으로 배워야 했다.


“독립 출판으로 내 책 한 권 내고 말 거면 몰라도 우리한테 이 시스템은 매우 필요하더군요. 작가님들에게 큰 실수할 뻔했어요.”


나는 정창식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그는 심준구를 필두로 우리에게 손을 내밀었다. 우리의 선택을 환영한다는 뜻이었다.


“안전한 동거로 삼 년만 가보겠습니다.”

“다 빼먹고 가세요. 나는 문학이 발전하길 바랍니다.”


그는 말하면서 소파 탁자의 서랍을 열어 도장과 인주를 꺼냈다.


발행인이 심준구라서 우리는 심준구가 대표로 접인, 간인하지만 임프린트 명단에 나와 부건, 나영이 들어가 있다.


해외 팀은 독립된 개체로 두었다.


“해외 팀은 사실 다른 대표님과 제휴한 거라서, 그분이 몇 권은 진행해 보겠답니다.”

“박용구 대표는 성공할 겁니다. 잘했어요. 황금알은 거기 둬야지.”


황금알 낳을 것으로 보면서도 욕심내지 않는다. 이러니 미안해진다.


“내수 시장 활성화합시다. 책 읽는 대한민국이 내가 꿈꾸는 나라거든요.”


***


현이숙은 제 시집 원고와 내 소설에 들어갈 철학 해설 8편을 써서 출판사로 들어왔다.

백선희와 동행했다.


“나, 이거 해보고 싶었거든.”


현이숙이 제 원고를 싹 프린트해서 한 권으로 묶어 서류 봉투에 넣어왔다.


“아니, 누나.”

“USB도 가지고 왔어. 이렇게 내려놓고 싶어서. 원고 받는 기분 좋지 않아?”

“좋습니다.”


심준구가 어느새 봉투를 열어 시를 펼쳐 읽고 있었다.

소설집에 실을 해설 에세이는 정종현이 먼저 받아서 읽기 시작했고.


부건은 빨리 원고가 보고 싶어서 현이숙이 건넨 USB를 꽂고는 재빨리 폴더를 열었다.


“누님, 시 한 편씩 저장했어요?”


부건이 놀라서 물었다. 이걸 언제 다 열어서 프린트하나 하는 표정이었는데 현이숙은 매우 당당하게 한마디 했다.


“어.”

“부건아, 해설 수필부터 꺼내줘.”


나는 나대로 정종현이 읽고 있는 해설 에세이가 더 급했다. 어떻게 썼는지 궁금했다.

노가다는 부건이 하면 되고.


“좋다. 역시, 역시야!”


정종현이 읽은 걸 김은희에게 넘겼다.


부건은 해설 에세이 먼저 열어 프린트를 누르곤 시를 열어 프린트 누르고, 열고 프린트 누르길 반복했다. 80회 넘게 반복한 뒤에야 제 몫으로 묶음이 된 시집을 펼쳐 들었다.


원고는 모니터로 읽는 것과 프린트해서 활자로 읽는 게 달랐다. 해서 초견일 때는 모니터로 읽지만 조금 더 집중해서 읽어야 할 원고일 때는 무조건 프린트한다.


“다음에는요 시집 한 권을 폴더 하나에 저장하세요.”

“그렇게 했는데?”


그렇게 했다.

표제작이 될 제목으로 폴더를 만들어 시 제목을 적고 131122, 140109식으로 시를 쓴 연도와 월, 일을 기록하면서 날짜별로 수록해서 정리했다.

작가 입장에선 훨씬 유리한 저장이다.


“야, 너희들 우리 간 다음에 읽고 커피는 줘야 하는 거 아니니?”

“언니, 제가 드릴게요. 죄송해요.”


나영이 벌떡 일어나선 싱크대 쪽으로 갔다.


“너희 진짜 매월 말일에 원고비 정산해?”

“10일까지 정산해서 25일에 드릴게요.”

“그거 매달 계산하기 복잡할 텐데. 다음 쇄 찍을 때 그전 쇄를 정산하면 쉬울 거고.”

“사천구백 권 팔고도 정산하지 않는 거, 그건 사기죠.”


열린 문학도 이 시스템으로 가기로 했다. 준비 중이었다면서, 우리 하는 김에 하겠다고.

여기서 또 계산기를 꺼내 숫자를 두드리던 백선희가 스윽, 몸을 일으켰다.


“내가 등단하고 나서 시집을 안 낸 거 다 알 거야. 먹고 사느라. 그렇다고 시를 완전히 놓은 건 또 아니거든. 어느 날 시가 오면 쓰고, 쓰고, 그랬거든.”

“오! 우리 주는 거예요?”

“백 편 정도 된다. 봐줘.”


백선희가 USB를 하나 꺼내선 부건 앞으로 밀었다. 네가 열어서 노가다 또 뛰라는 건데.


나는 부건이 호기심에 얼른 USB를 꽂는 걸 보고는 원고에 눈을 주었다.


【넌 대체 커서 뭐가 되려고 그러니?


엄마는 공부는 뒷전인 채 소설과 시를 읽느라 밤새우는 내게 지청구를 늘어놓기 일쑤였다. 그때마다 나는 책 읽는 시인이 될 거라고 대답했다.

아무리 책을 읽어도 누가 뭐라고 하지 않는 직업은 내 기준에 시인 말고는 없었다.


저저, 허풍쟁이 저거.

시인은 아무나 되는 줄 알아?


엄마는 내 대답을 일갈하면서도 내 손에 들린 책을 빼앗지 않았다.


닫힌 문 안에 담긴 채 나는 허풍쟁이가 되어 소설과 시가 펼쳐놓은 글자를 헤엄치고 다녔다.


······(중략)······


해리 프랑크푸르트도 헛소리 좀 해본 듯하다. 허풍과 헛소리, 거짓말을 능숙하게 구별해 낸다는 건 경험의 산물이 아니겠는가.】


동네 산책하면서 겪은 일, 사람들과 만나서 수다 떨다가 나온 일, 독서하다가 책과 책이 연결되는 지점을 찾아낸 일을 연결하여 철학자와 그들의 주장을 펼쳐놓았다.


능청맞고 해학적이고, 무엇보다 쉽다.


“나는 이거 당장 번역해서 소설 사이에 끼운다.”

“수정하고 싶은 덴 없어?”

“번역하다가 의미가 살짝 틀어져야 할 거 같으면 전화할게.”

“정 작가님 뜻대로.”

“현아, 간다. 원고 좋다.”


정종현이 현이숙 보다 한 살 많다 보니 이들은 정 작가, 현아, 편히 부른다. 이게 또 보기 좋다. 듣기 좋고. 대화에 리듬이 실리는 듯해서.


여기서 나는 역자인 정종현에게 원작자로서 미뤄왔던 부탁을 한다.


“종현이 형, 줄리안 바지니는 철학 잡지를 만들었거든. 철학을 대중적으로 소비해야 한다고. 나도 동의해. 내 소설이 철학 잡지의 연장이길 바라고.”

“역자 후기에 그렇게 써달라는 거지?”

“어. 읽을거리에 지나지 않을 잡지로서의 소설집. 나는 그걸 바라. 우리 출판물들도 나는 대중적으로 읽히는 소설, 시, 산문이길 바라고. 그게 질적 저하를 말하는 게 아니라는 건 알 거고.”


혼재와 변증의 시대를 건너왔으나 여전히 문학은 혼재와 변증의 시대에 놓여 있다.


역사를 복원한-웹소설에선 대체 역사와 판타지로 분류하여 역사를 저변에 두고 상상력을 발휘하지만 본격 문학에선 소설적 복원물로 대한다. 고증과 자료에 철저히 집중한 복원물과 에로티시즘에 집중한 소설들, 그 사이를 뚫고 들어온 LGBTQ, 소비하고 가볍게 사는 칙릿과 천박하고 저속한 대중적 문화 감상물로 들어온 키치, 미시적 담론을 다룬 개인 서사, 역사적 이념과 당대성을 버무린 정통 서사까지 최근의 문단은 한 마디로 텍스트가 폭발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읽을 게 없었다.

이 지점에서 내가 내릴 결론은 하나였다.


문학은 대중 잡지 정도로 가볍게 다뤄져도 좋겠다는 것. 그렇다고 스낵 컬처를 표방하는 웹소설과 같으면 안 되고.

그곳은 그곳의 문법이 있고, 이곳엔 이곳의 문법이 있다. 서로의 고유 공간은 건드리지 않는 게 좋다.


“종현아, 시 읽고 가자. 우리 어차피 여기서 퇴근이야. 시 읽고 저녁 먹고 가자. 밥은 내가 살게.”


김은희가 심준구가 읽고 있는 시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워낙 등단 전부터 좋아하던 시인이다. 현이숙의 시집이 우리 작가 동네 1호 시집으로 나올 거라는 말에 김은희는 원고 상태로 먼저 읽고 싶은 것이다.


등단은 여기서 제일 늦지만 나이는 제일 많다. 등단 후 김은희는 모두의 언니, 누나가 되었다. 우리는 제법 김은희의 말을 잘 들었다.


시집도 잘하면 번역해서 가지고 나가야 하기에 정종현도 군말 없이 앉았다. 심준구는 읽으면서 표시하기에 누구도 흩트리면 안 되고, 부건이 읽다가 백선희 시를 프린트하느라 내려놓은 묶음을 집어 들었다. 김은희는 나영이 읽고 내려놓은 페이지들을 집어 들었다.


읽는 동안 행복한 사람들이다.


“1호 시집으로 딱 좋네.”


정종현은 너덧 편 읽다가 바로 감탄했다.


“저는 선희 누님 시도 좋은데요.”


부건은 백선희의 시를 먼저 들었다. 현이숙의 시를 20여 편 읽은 터라 백선희가 더 궁금했던 것이다.

베일에 싸인 시인이나 마찬가지다. 시 등단 후 꼭 한 번 문예지에 시를 실었다. 그때 3편 싣고 5만 원 받았다.


조금의 낭만도 허락하지 않는 게 시인의 삶이라는 걸 알고 난 후 평생 꿈꾸었던 시인의 삶에서 뒷걸음질 쳤다.


“내 영혼의 기록이 오만 원이더라고. 완전 멘붕. 바로 후퇴했잖아.”


문예지에 실리는 시인들 숫자와 소설 숫자, 비평 원고 등을 계산하면 문예지 한 권에 지급하는 원고료가 나왔기에 원고료를 더 달라는 말도 하지 못했다. 문예지 판매 부수는 빤하고. 도리 없이 시를 포기했다.


시집 판매 부수는 문예지보다 더 안 팔리는 장르다 보니 인세 10%를 계산하면 도저히 한 편도 더 쓸 수 없었다고.

그래 놓고는 일기 쓰듯 시를 쓰고 있었다.


“오만 원 받느니 내 일기장에 기록하는 게 낫겠더라고. 청탁 없이 시가 올 때 한 편씩 쓰니까 좋더라. 오만 원에 날짜 쫓기면서 쓰는 건 아니지 않니?”


그렇게 써 내려간 시가 100여 편.


“솎아서 한 권이 되면 좋고, 안 되면 더 모으고. 일단 봐줘. 너희들 창업에 도움이 되면 좋고. 그 덕에 나도 용돈 좀 쏠쏠하게 타고. 대신 너희가 아니라고 하면 접을 거야.”

“잘하셨어요. 진짜 누나가 쓴 시 읽어보고 싶었거든요.”


나는 백선희의 저 마음이 모든 작가에게 흘러가기를 바랐다.


원고가 들어왔다.

서류 정리도 끝났다.


나는 사무실에서 쓸 비용을 당장 벌기 위해 문산 문예지에 포스트 모더니즘을 규정하는 비평 원고를 넘겼다.


나와 심준구가 비평해서 번 돈으로 우리는 에어컨을 돌렸고, 식사를 해결했고, 물과 전기를 썼고, 프린트하면서 잉크 토너를 충당했다.


그러다가 임프린트가 되어 경영에 필요한 돈이 들어왔는데, 우리 중 누구도 꺼내쓰자고 말하지 않는다. 철저히 책 만드는 비용으로.

한 권이라도 더 만들고, 한 푼이라도 더 줄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그 시스템은 결국 작가로서의 우리에게 돌아올 혜택이 될 테니.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한 편 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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