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명탐정에게 MISS란 없다.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퓨전, 판타지

shabushabu0314
그림/삽화
샤브샤브에죽추가
작품등록일 :
2024.03.27 17:51
최근연재일 :
2024.09.17 22:00
연재수 :
132 회
조회수 :
1,276
추천수 :
3
글자수 :
694,051

작성
24.06.11 22:00
조회
7
추천
0
글자
11쪽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11)

DUMMY

‘방금 저 남자, 클로이군.’


카운터를 힐끗 쳐다본 에드워드는 금방 변장한 클로이를 알아봤다. 그녀가 커피 산 뒤 다시 밖으로 나가는 동안, 그는 모른 척 수첩을 꺼내 글씨를 적어 내려갔다.


‘47분 후에 움직이면 대략 시간이 맞겠어.’


클로이가 아직 카지노에 도착하지도 않았건만, 에드워드는 제이드가 당연히 자신의 부탁을 수용할 것이라 생각했다. 서서히 하늘이 주황빛으로 물들며 노을이 지고 있음에도, 그는 여유로웠다.


“.... 이만 일어나야겠어.”


카페의 벽시계를 확인한 에드워드는, 자신의 잔에 남아 있던 커피를 비우고 의자에서 몸을 일으켰다.


“어디에 가려는 거지?”


“방금 다녀온 경찰국외에 더 갈 곳이 있겠나?”


에드워드의 능청스러운 대답에 에반은 인상을 찌푸렸다.


“오, 할 말이 많아 보이는군, 걱정하지 말게. 사건이 해결되었으니 경찰국으로 가자는 거야.”


“사건이 해결되었다고?”


“지금쯤이면 경감님께서 아까 부탁드린 것을 찾았을 시간이거든. 이 사건의 가장 중요한 증거를 말이지.”


그의 말이 거슬린 에반은 순간 눈매가 날카로워졌다.


에드워드가 경찰국에 있는 동안 했던 말이나 행동 중, 그가 모르는 것이 있어서는 안 되었다. 그러나 경찰국 내부의 부하들이 감시를 소홀히 했는지, 지금 이 내용을 그는 전달받지 못했다.


“다만 경감님께서는 숲보다는 나무를 보시는 편이신지라, 증거를 보고도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모르실 테지. 내가 가서 단서들에 관해 설명을 드리고, 범인을 지목하면 이 사건은 끝날 걸세.”


옷매무새를 정돈한 에드워드는 모든 준비를 마쳤다. 이제 연극의 막을 올릴 시간이었다.


“이걸로 계약에 적혀있는 내 일은 끝이군. 조수를 풀어주게.”


그는 미끼를 던졌다. 일부러 조수를 언급해 에반이 인질에 집중하도록.


“..... 안 돼, 아직은 믿을 수 없다.”


“경찰국에 가서 카지노의 뜻대로 범인을 지목하겠다, 방금 말하지 않았나.”


에드워드는 더 이상은 못 참겠다는 듯이 에반을 향해 낮은 목소리로 경고했다.


“그래? 조수를 풀어주는 순간, 널 협박했던 카지노를 경관들이 오히려 습격하려는 건 아닌가? 네놈이 진실로 투기장을 범인으로 지목한다는 보장이 어디 있지?”


“경찰국의 부하가 생생하게 상황을 전달해 줄 텐데, 내가 수를 부릴 수 있는 여지나 있나? 허튼짓을 했다가는 조수의 목숨은 없다는 것 아주 잘 기억하고 있으니 걱정 말게.”


두 사람의 팽팽한 대립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에드워드는 결코 에반이 조수를 풀어주지 않으리란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는 조수를 걱정하는 척하며, 그가 자신을 의심하도록 유도했다.


“..... 내일 아침, 범인을 잡기 위해 경찰들이 움직일 거다. 그전에 조수가 내 곁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이 계약은 끝이야.”


마지막 제안이라는 듯이 에드워드가 선언하자, 에반은 그의 의도를 파악하고자 고민이 깊어졌다.


‘투기장을 고발하려는 것 같지가 않은데... 대체 무슨 생각이지?’


단편적인 정보로는 에드워드의 꿍꿍이를 모두 알 수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에반은 상황을 두고 보는 쪽을 선택했다.


“후우.... 여기서 잠깐 기다려.”


‘이럴 줄 알았으면, 어젯밤 카지노에서 그냥 쏴버릴 걸 그랬군.’


에반은 에드워드를 카페 안에 둔 채 먼저 밖으로 나왔다. 이를 본 몇몇의 부하들 또한 그의 뒤를 따라갔다.


옆 골목길에서 담배를 꺼내든 에반은 불을 붙이며 그들에게 명령했다.


“당장 가서 경관들에게 전해. 무슨 수를 써도 좋으니 에드워드가 경찰국에 있는 누군가와 대화를 나눈다면, 이를 토씨하나 틀리지 않게 나에게 가져오라고.”


평소 부하들 앞에서는 늘 무표정을 유지하던 에반이었으나, 지금은 뚜렷한 분노를 드러냈다.


“방금과 같이 내가 알지 못하는 정보가 생긴다면, 손수 즉결 처분을 해주지.”


살벌한 그의 말에 부하들은 잘못을 시인하듯 고개를 숙였고, 서둘러 그들 중 한 명이 경찰국으로 향했다. 다시 에드워드에게로 가려던 에반은, 부하 한 명이 헐레벌떡 뛰어 오는 것을 보고 걸음을 멈췄다.


“무슨 일이지?”


“제이드 이사님께서 탐정에게 보낸 경고가 있어, 전달을 드리러 왔습니다.”


“경고?”


생뚱맞은 이야기에 에반은 담배를 하나 더 꺼내 물었다. 부하는 그의 눈치를 보며, 카지노에서 일어난 일을 설명했다.


“제이드 이사님 방에서 탐정의 제자라는 자가 소란을 피웠다고 합니다. 상황을 보아하니 탐정이 의도했다기보다는, 우연히 정보를 얻은 어린 제자가 멋대로 뛰어든 것 같다고 합니다.”


부하가 전해온 내용은 어이가 없을 정도로 황당했다. 카지노에 외부인이 침입하게 된 상황부터 뜬금없는 탐정의 제자까지 지적할 내용이 너무 많아 에반은 잠시 할 말을 잃었다.


“그래서, 어떻게 됐지?”


“이사님께서 제자를 조수와 함께 가둬놓으라고 하셨답니다.”


에반은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가 내뱉었다. 제이드가 제자에 관한 일을 해프닝으로 치부한 것 같았으나, 그의 입장에서는 에드워드와 관련된 일이기에 왠지 쉽게 넘어가지지가 않았다.


“알겠다. 모두들 그만 가봐.”


꺼림칙했지만, 지금 자리를 비울 수도 없기에 에반은 남은 부하들을 물렸다. 혼자 남은 그는 답답한 상황에 구둣발로 담배의 남은 불을 짓이겼다.


‘끝까지 짜증 나게 하는군.... 그의 이름과 얽혔는데, 의도하지 않은 상황일리가 없지.’


더욱 에반은 에드워드를 믿기가 어려웠다. 이에 제이드가 경고를 명했음에도, 독단으로 판단해 에드워드에게 제자에 관한 이야기를 전달하지 않았다.


나쁘지 않은 생각이었으나, 에드워드는 이미 카지노에서 온 부하가 에반을 찾아온 것을 목격했다.


“어이, 아직도 기다려야 하나?”


기어코 에드워드는 한번 더 에반의 속을 긁으며, 카페 밖으로 나와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목에서 욕지거리가 튀어나오는 것을 참으며, 에반은 그의 뒤를 따라 걸었다.




.

.

.




“경감님, 다행히 아직 퇴근 전이셨군요.”


“뭐야, X... 왜 또 왔어?”


에드워드는 그 길로 경찰국에 찾아가,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마침 퇴근할 시간인지라 경찰국은 입구부터 북적거렸다. 당직이 아닌 이들은 집으로 향했기에, 루테마저도 복잡한 표정으로 짐을 챙기는 중이었다.


“이번 경관 살인 사건의 범인, 알아냈습니다.”


그는 사무실과 집무실을 잇는 문 사이에 서서, 폭탄이 될 말을 내뱉었다. 사무실 안에는 오늘 당직인 리사 경관과 함께, 아직 1-2명의 경관이 남아있었다.


이를 알면서도 다시 에드워드가 입을 열려하자, 루테는 손을 뻗어 재빨리 그의 입을 막았다. 하지 말라고 하는 경고보다 이쪽이 더 나음을 그녀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리사, 나 잠깐 나갔다 올게.”


“네, 네~ 다녀오세요!”


그녀도 에드워드의 말에 적잖이 당황했는지, 답지 않게 삑사리가 날 정도였다. 두 사람은 엉킨 채 사무실 밖을 빠져나갔고, 루테는 에드워드를 끌고 경찰국 뒤편 담배를 피우는 곳으로 갔다.


“너, XX. 뭐 하는 건데.”


에드워드는 대답 없이 루테가 데려간 장소를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차양이 있으니 위쪽에 목소리는 들리겠지만 모습은 보이지 않을 거고... 이쪽은 벽과 담벼락 사이 틈이 좁아 사람이 숨어있을 순 없군. 전반적으로 나무가 우거져 있어 나와 경감님이 잘 보이진 않겠어.’


루테는 급한 마음에 익숙한 곳으로 데려왔을 뿐이지만, 에드워드는 이곳이 마음에 들어 웃음을 지었다. 이를 본 루테의 눈썹이 더 위로 올라가자, 그는 해명했다.


“밀담을 나누기에 좋은 장소군요. 마음에 딱 듭니다.”


“그걸 아는 놈이 사무실에서 그딴 식으로 떠들어?”


“퇴근하시려는 모습을 보니 그만 마음이 급해져서요.”


되지도 않는 변명에 루테는 혀를 찼지만, 에드워드가 수첩을 내밀자 그녀는 묵묵히 눈으로 글씨를 읽었다.


“지금부터 하는 얘기는 경감님과 리사 경관님만 알고 계셔야 합니다.”


에드워드는 주위를 대충 둘러보며 서두를 꺼냈다. 마치 비밀스러운 얘기를 하기 전 사람이 있는 지를 확인하는 듯한 태도였다.


그는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면서도, 수첩에서 손을 떼지 않은 채 계속해서 무언가를 적어 내려갔다. 에드워드가 글을 쓸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 루테는 일부러 담배를 하나 꺼내 피웠다.


“이번 사건, 투기장의 개입이 아닌지 의심하셨지요. 저도 처음에는 그렇게 판단했으나, 조사를 해보니 다른 결론이 나더군요. 이번 사건은 투기장과 무관한 카지노의 단독 소행입니다."


“..... 진심이냐?”


루테는 에드워드의 말이 거짓말인 것을 알면서도 최선을 다해 맞장구를 쳤다. 수첩에 써져 있는 글씨가 점점 길어져만 갔다.


“어젯밤, 경관들을 구해준 이후 저는 카지노에 붙잡혔습니다. 게다가 조수가 인질로 잡혀 협박을 받고 있는 중입니다.”


“큭, 조수가?!”


순간적으로 클로이를 발음하려던 루테는 수첩을 보고 말을 바꿨다. 어정쩡한 발음에 에드워드가 삐뚜름한 표정을 짓자, 그녀는 혼신의 연기를 다해 무마했다.


“괜찮은 거야?”


“무사하긴 합니다만 제가 카지노를 범인으로 언급한 순간, 위험해질 겁니다. 그러니... 부탁이 있습니다. 경감님”


“말해봐. 가능한 협조 해줄게.”


“먼저 사무실로 돌아가고 나면, 저는 투기장을 범인이라 지목할 것입니다. 이후 경감님께서는 투기장을 급습할 것처럼 경관들을 모아주십시오. 그 사이에 조수를 구출해 내겠습니다.”


“.... 가능하겠어?”


“감시를 받고 있어 제가 직접 움직일 수는 없지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생각보다 카지노는 속이 많이 곪아있기 때문에, 계획대로만 된다면 구출이 어렵진 않을 겁니다.”


에드워드는 자신감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카지노를 얕보는 것처럼 그들이 느끼게 하기 위해서였다.


“아침이 오기 전, 조수를 구출할 수 있을 겁니다. 무사히 인질을 구하고 나면, 투기장 대신 카지노로 향하셔서 그들을 잡으시면 됩니다. 증거는 제가 아까 부탁드린 것이면 충분할 겁니다.”


“..... 좋아. 해보자고."


경감은 잠시 동안 침묵했다. 수첩에 써져 있는 내용을 선뜻 진행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고민은 있었지만 언제나 그렇듯, 루테는 에드워드의 계획을 수락해 주었다.


“걱정 마십시오. 제가 언제 실망시켜 드린 적 있습니까.”


“제발 다치지나 마라.”


에드워드를 향해 반사적으로 걱정을 전한 루테는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 대부분 라울에 대한 불만이었고, 곧 대화를 시작할 때부터 주변에 있던 인기척이 사라지는 것을 두 사람은 인지했다.


‘에반의 귀에 모든 얘기가 들어가겠군. 남은 건....’


카지노에 있는 레지스탕스와 클로이가 활약할 차례였다. 내일이면 숨겨져 있던 진실이 낱낱이 드러날 것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회귀한 명탐정에게 MISS란 없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04 case 7 : 황태자 폐위 사건 (16) 24.07.07 8 0 12쪽
103 case 7 : 황태자 폐위 사건 (15) 24.07.06 8 0 11쪽
102 case 7 : 황태자 폐위 사건 (14) 24.07.05 9 0 11쪽
101 case 7 : 황태자 폐위 사건 (13) 24.07.04 6 0 11쪽
100 case 7 : 황태자 폐위 사건 (12) 24.07.03 7 0 12쪽
99 case 7 : 황태자 폐위 사건 (11) 24.07.02 7 0 12쪽
98 case 7 : 황태자 폐위 사건 (10) 24.07.01 8 0 12쪽
97 case 7 : 황태자 폐위 사건 (9) 24.06.30 9 0 11쪽
96 case 7 : 황태자 폐위 사건 (8) 24.06.29 8 0 11쪽
95 case 7 : 황태자 폐위 사건 (7) 24.06.28 8 0 12쪽
94 case 7 : 황태자 폐위 사건 (6) 24.06.27 8 0 11쪽
93 case 7 : 황태자 폐위 사건 (5) 24.06.26 6 0 11쪽
92 case 7 : 황태자 폐위 사건 (4) 24.06.25 9 0 11쪽
91 case 7 : 황태자 폐위 사건 (3) 24.06.24 10 0 11쪽
90 case 7 : 황태자 폐위 사건 (2) 24.06.23 6 0 11쪽
89 case 7 : 황태자 폐위 사건 (1) 24.06.22 10 0 11쪽
88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21) 24.06.21 7 0 11쪽
87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20) 24.06.20 10 0 11쪽
86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19) 24.06.19 8 0 12쪽
85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18) 24.06.18 9 0 11쪽
84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17) 24.06.17 8 0 11쪽
83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16) 24.06.16 8 0 11쪽
82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15) 24.06.15 9 0 11쪽
81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14) 24.06.14 7 0 11쪽
80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13) 24.06.13 8 0 11쪽
79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12) 24.06.12 8 0 11쪽
»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11) 24.06.11 8 0 11쪽
77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10) 24.06.10 5 0 11쪽
76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9) 24.06.09 8 0 11쪽
75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8) 24.06.08 6 0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