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명탐정에게 MISS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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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bushabu0314
그림/삽화
샤브샤브에죽추가
작품등록일 :
2024.03.27 17:51
최근연재일 :
2024.09.17 22:00
연재수 :
1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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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수 :
694,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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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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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17)

DUMMY

“자, 주사위 게임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본질은 똑같아.”


제이드는 책상 위에 여러 가지 주사위를 늘여놓고, 그중에서 보석이 박혀있는 4개의 주사위를 골라 손에 쥐었다. 그가 손을 쥐었다가 피는 것만으로도 주사위는 3개로 보이기도 했고, 6개로 늘어나기도 했다.


“화려함을 바탕으로 상대방의 시선을 묶어놓은 다음, 태연한 표정으로 페이크를 거는 거지.”


이내 제이드는 손을 모두 펼쳤으나, 주사위는 한 개도 남아있지 않았다. 마치 마술 같은 광경에 배럴과 에반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가, 이내 제이드의 손을 잡아챘다.


“야, 야!”


“어라, 진짜 없잖아? 어디 숨긴 거야?”


손을 샅샅이 확인하고 나서도, 두 사람은 미심쩍은 눈으로 제이드를 쳐다봤다.


“기술 알려달라며! 너희들이 지금 배우는 사람의 태도냐?”


제이드는 벌컥 짜증을 낸 뒤 설명을 계속했지만, 그들은 늘 듣는 둥 마는 둥 했다. 이에 비하면 지금 눈앞에 있는 이는 얼마나 착한지, 제이드가 설명을 멈췄는데도 가만히 기다리고만 있었다.


‘쓸데없는 감상을...’


생각을 털어버리기 위해 고개를 저으며 손을 움직이려는 순간, 자신의 허락이 없었는데도 집무실의 문이 벌컥 열렸다.


“참 좋은 거 가르치고 있다.”


“게임에 대해 알려 달라 그런 건, 이쪽이거든?”


집무실 앞에 도착하자마자 에드워드가 문을 열어버리는 바람에, 문 앞을 지키고 있던 부하들은 어쩔 줄 몰라했다. 당황한 것은 안에 있던 이도 마찬가지였다.


“어쩐 일이야?”


“.... 티타임이나 가질까 하고.”


성의 없는 핑계에 레온은 잠시 인상을 찌푸리는데 그쳤으나, 제이드는 날카롭게 반응했다.


“누구 맘대로 티타임이야, 여긴 술밖에 없다니까. 약속도 없이 왔으면 앞에서 좀 기다리든가, 우리 애들은 왜 괴롭혀?”


카지노 앞에 물난리가 났던 날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오늘, 에드워드는 일부러 이곳에 방문했다. 확실한 목적이 있긴 했지만, 단순히 카지노를 둘러보고자 하는 마음도 있었다.


많은 인력이 빠졌음에도 카지노는 제이드의 지휘 아래 여전히 굳건할뿐더러, 남은 이들 사이에 끈끈함까지 생겼다. 이전보다도 경호 체계는 빈틈이 없어 보였고, 일주일 전 일 때문에 어수선할 법도 하건만 평소와 같이 화려한 모습을 유지했다.


“생각보다 멀쩡하네. 경감님하고 잘 마무리했나 봐?”


“자기, 눈에 뭐가 들어가서 잘 안 보이면 내가 빼줘?”


제이드는 간식 옆에 놓인 포크를 슬며시 만지작거렸다. 뻔뻔스레 구는 에드워드가 오늘따라 좀 거슬린듯했다.


“이번 일로 피해가 심각하셨나요?”


두 사람의 기싸움을 중재하고자, 레온은 괜히 앞에 놓인 치즈를 포크로 집어 먹었다.


“그럼, 지금의 카지노는 망하기 직전이라 할 수 있지.”


“스스로 뿌린 씨앗이야.”


푸욱-


사족을 붙이는 에드워드의 모습에 제이드는 올리브 절임을 포크로 찍어 내렸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제이드도 에반과 그를 따르던 부하들이 잡혀가는 것까지는 피할 수 없는 출혈이라 여겼다. 아무리 배신자였던 경관이라지만, 에반이 그를 죽인 것은 사실이기에 부정할 생각은 없었다. 문제는...


“손님이 없어. 텅텅 비었다고! 에반이 벌인 일들이 우리와 무관하다고 밝혔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당연히 꺼림칙하겠지!”


제이드는 올리브 절임을 몇 개나 더 포크로 찍었다. 올리브에 구멍이 뚫릴수록, 그의 분노가 더 심해지는 것 같았다.


“카지노 수익이 떨어지는 것도 뼈아프지만, 그 이득을 투기장이 쓸어가고 있는데 퍽이나 멀쩡하겠다!”


소리를 내지른 그는 5-6개의 올리브를 한 입에 집어넣었다. 쓴맛과 신맛이 잔뜩 올라오자, 그는 이제야 조금 진정이 되는 듯했다.


“-꼬장꼬장하신 경감님께서 투기장도 처벌을 받을 거라 하셨지만, 가능하겠어?”


한참을 우물거린 끝에 올리브를 삼킨 그는, 반박해 보란 듯이 에드워드를 쳐다봤다. 시선을 받고도 에드워드는 한숨을 내쉬며, 물끄러미 주사위를 바라보기만 했다.


얄밉기는 했지만, 제이드의 말을 부정할 수 없었다. 투기장이 개입했다는 점은 분명했으나, 에드워드조차 이번 일에서는 명확한 증거를 잡기가 어려웠다. 당장 벌어지는 일들을 수습하며 막느라, 조사를 할 시간이 그로서도 부족했었다.


“으음, 조수님. 아니, 조수가 아니었지. 좀 늦었지만, 이름이?”


자신이 이겼다고 생각한 제이드는 조금 기분이 풀어졌다. 그는 에드워드가 난감해하는 것을 알고, 승자가 패자에게 자비를 베풀 듯 다른 이야기를 꺼내 주제를 돌렸다.


“레온이라고 불러주세요.”


“아, 그래. 레온, 다친 상처는 괜찮니?”


“.... 다쳤어?”


처음 듣는 이야기에 에드워드는 레온을 바라봤으나, 그 또한 놀란 눈치였다. 레온은 레지스탕스 말고는 다친 것을 알리지 않았기에, 추궁받게 되자 우물쭈물 말을 흐렸다.


‘어쩐지 대표가 나한테 화가 나있는 것 같더라니...’


에드워드는 레온이 아픈 줄 몰랐기에 추가적인 부탁을 남겼었다. 대표가 이를 오해했다는 것을 깨달은 그는 이마를 짚었다.


“어라, 떠본 것이었는데 진짜였구나? 어쩐지 ‘로이’의 행동이 이상했거든. 지혈을 영 어색하게 하더라고.”


이미 숨기긴 어렵다고 판단했는지, 레온은 사실대로 털어놨다.


“.... 방탄복이 불량이었는지 생각보다 고통이 커서, 죽은 척하기가 어려울 정도였어. 원래는 클로이가 다가와 지혈하는 척하면서 옷에 있는 총알을 챙기기로 했는데, 내가 다른 행동을 하니 클로이도 상황을 파악하느라 자세가 흔들렸지.”


한순간에 계획이 무너질 수도 있던 상황이었으나, 대표의 대처능력은 가히 뛰어났다.


“동료가 제이드 이사님에게 총을 쏴서 시선을 끄는 새에, 파악이 끝난 클로이가 진통제를 입 안에 넣어주었어. 고통이 가시자 나도 계획대로 행동했고 그 뒤로는 문제없었지. 상처도 다 나았는걸.”


대표를 언급할 수 없는 레온은 에둘러 말하며, 괜찮다는 듯이 웃음을 지어 보였다. 완치했다고는 말했지만, 사실 그는 아직도 멍이 남아있었다.


‘.... 우연이겠지.’


의외의 변수를 들은 에드워드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운이 없었다 정도로 치부할만한 일이었지만, 무언가 그는 껄끄러웠다. 불량품에 신경이 쏠린 에드워드와 달리, 제이드는 다른 것이 궁금했다.


“문제가 없기는, 그때 스펜이 네 죽음을 확인하려 들었잖아. 내가 나서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용케도 안 들켰더라?”


“아, 간단한 분장을 해놨었거든요. 보통 살아있는지를 확인하려면 가슴에 머리를 대어 심박을 재는 것이 정확하지만, 피범벅이다 보니 그렇게까지 하기는 어려울 거라고 동료가 그랬어요.”


이미 다른 이들이 죽음을 선언했기에, 확인만 하면 되는 상황에서 머리에 굳이 피를 묻힐 사람은 드물었다.


“그렇다면 목이랑 손목을 만져볼 확률이 높으니, 그 부분을 미리 두꺼운 위장용 피부로 겹쳐 심박이 느껴지지 않도록 조치해 놓은 것이죠.”


‘동료, 라... 준비성 하나는 철저한 자였지.’


제이드는 레온의 설명을 들으며, 순수하게 감탄했다. 스펜이 오기 전 호텔 방에서 계획을 점검할 때도 지금과 비슷한 기분이었다.


레온이 총에 맞을 위치, 총성과 함께 터지도록 준비한 가짜 피, 총알이 통과하지 않을 테니 궤적이 될 부분을 묘하게 가리고, 총알이 벽에 박힌 흔적까지 미리 만들어 놓았다.


게다가 몇몇을 완벽히 카지노의 부하들로 변장시켜, 레온이 총에 맞고 쓰러지자 호텔 방 밖으로 꺼내는 것까지 물 흐르듯이 이뤄졌다.


“..... 제이드 이사.”


제이드의 반응을 보고 있던 에드워드는 이곳에 온 목적이 다시 상기되었다. 그는 불량품에 대한 의문을 우선 제쳐두고, 코트 주머니에 넣어놨던 어떤 물건을 확인했다.


“묻고 싶은 것이 있다.”


“하명하시지요.”


진지한 에드워드의 분위기를 못 참겠다는 듯이, 제이드는 장난스럽게 굴었다. 에드워드는 그의 태도에도 이번에는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만큼 제이드의 대답이 중요했기 때문이었다.


“왜, 그날 나에게 사건 의뢰를 했지?”


정확하게는, 제이드의 신뢰가 어디서 기인했는지 에드워드는 의심했다. 에드워드가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내민 것도 사실이나, 제이드의 변덕이라면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도 존재했었다. 하지만 제이드는 카지노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모두 순순히 이행했다.


“..... 도박사의 직감, 이랄까?”


뜻밖의 질문에도 제이드는 금방 대답을 내놨다. 그에게는 그다지 어려운 질문이 아니었다.


“가끔 그럴 순간이 올 때가 있거든.”


아까 숨겨놓았던 주사위를 하나 꺼낸 제이드는 여러 번 주사위를 튕겼다. 3번 연속으로 6이 나오자, 레온은 신기한지 주사위를 이리저리 확인했다.


“이건 아무런 장치가 없는 주사위야. 방금까지 6이 3번 나온 건 우연이지. 다음번에도 6이 나올까?”


잠시 생각해 보던 레온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확률적으로도, 심정적으로도 있을 수 없는 가능성 같았다. 당연한 반응을 보며 제이드는 주사위를 다시금 던졌다.


“4번째가 아니라 10번째 같은 수가 나왔다고 할지라도, 확신이 들면 나는 베팅해.”


탁자에 떨어져 데굴데굴 굴러가던 주사위는, 제이드가 말을 끝냄과 동시에 6을 가리킨 채 멈춰 섰다.


이 대답에 에드워드도 반 정도 확신이 들었으나, 아직은 조금 부족했다.


“하나만 더, 질문해도 되나?”


“재밌네, 이번엔 어떤 걸 물어보려고?”


4번 연속 6이 나온 것에 레온은 어지간히 놀랐는지, 반짝거리는 눈으로 제이드를 바라봤다. 맞장구쳐주는 관객이 있으면 더 즐거운 법이기에, 제이드는 신이 나서 몇 가지 주사위 묘기를 더 선보였다.


“..... 배럴 이사는 왜 죽인 거지?”


투두둑-


제이드의 손에서 10개의 주사위가 단번에 떨어져 내렸다. 그뿐일까 찬물을 부어버린 듯이, 방안은 무거운 침묵이 가득했다. 레온조차 아무 말도 못 한 채, 바닥으로 떨어진 주사위를 말없이 주웠다.


“자기, 평소에 분위기 파악 못한다는 말 많이 듣지?”


에드워드가 알아서 판단하라는 듯이 어깨를 으쓱하자, 제이드는 더 열이 받았다.


‘내가 꼭 진실을 말해줄 필요도 없고, 대답해줘야 할 의무도 없지만...’


그는 아까부터 계속 자신이 베팅의 순간에 놓여있다는 직감이 들었다. 어떤 선택을 하던 자유였지만, 결과는 오로지 자신의 몫이기에 제이드는 감정을 잠시 내려놓았다.


“어디까지 알아?”


“카지노는 배럴이 투기장과의 총격전에서 사망했다고 발표했지. 소문으로는 제이드 이사가 카지노를 차지하고자 그를 죽였다고 하고.”


“자기는 어떻게 생각하는데?”


“두 이야기 모두 반씩 틀린 것 같더군.”


제이드는 에드워드가 어렴풋이 진실을 알고 있음을 눈치챘다. 그럼에도 제이드가 입을 열기까지에는 한참의 시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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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case 7 : 황태자 폐위 사건 (10) 24.07.01 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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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20) 24.06.20 10 0 11쪽
86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19) 24.06.19 8 0 12쪽
85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18) 24.06.18 9 0 11쪽
»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17) 24.06.17 8 0 11쪽
83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16) 24.06.16 8 0 11쪽
82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15) 24.06.15 9 0 11쪽
81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14) 24.06.14 7 0 11쪽
80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13) 24.06.13 8 0 11쪽
79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12) 24.06.12 8 0 11쪽
78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11) 24.06.11 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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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9) 24.06.09 8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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