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명탐정에게 MISS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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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bushabu0314
그림/삽화
샤브샤브에죽추가
작품등록일 :
2024.03.27 17:51
최근연재일 :
2024.09.17 22:00
연재수 :
1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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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4,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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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6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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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16)

DUMMY

카가각-


심장을 노리고 들어온 에반의 단도를 칼로 쳐내며, 클로이는 제이드의 앞을 막아섰다. 에반은 총을 떨어뜨리고도 여전히 제이드를 향한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채앵-


과격한 에반의 비해 제이드는 넋을 잃을 사람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반쯤은 어찌 되든 상관없다는 듯이, 두 사람의 싸움을 힘없이 바라볼 뿐이었다.


‘이 자는 누구지? 탐정이 보낸 건가?’


처음에는 갑자기 튀어나온 클로이에 대한 의문이 먼저였지만, 공방이 계속될수록 에반은 당황했다. 아무리 칼을 뻗어도 그녀가 모든 공격을 방어해 냈기에, 이래서야 제이드를 죽이기 어렵다는 판단이 든 것이다.


‘하는 수 없지. 아쉽지만, 계획을 먼저 실행하는 수밖에.’


몇 번 더 단도를 휘두르며 에반은 바닥에 떨어진 총과 최대한 가까운 위치로 이동했다. 단도를 고쳐 잡아 찌를 것처럼 굴던 그는, 클로이가 이에 방어하려 자세를 바꾸는 사이 급히 몸을 틀었다.


“어딜!”


에반이 총을 되찾는 것을 클로이 또한 염두에 두었기에, 그녀는 재빠르게 반응했다. 두 사람의 승부는, 누가 손에 총을 쥐는 것인가로 결정될 것만 같았다.


타악-


가장 먼저 총에 닿은 사람은 에반이었다. 하지만 그 총으로 제이드나 클로이를 겨누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클로이가 자신에게 달려들고 있기에, 이 짧은 1초가 지나면 그녀의 공격에 총을 떨어뜨리게 될 것이었다.


‘상관없다. 내가 바라는 건...!’


타앙-


에반은 결국 방아쇠를 당겼다. 총알은 아무에게도 닿지 않은 채 그대로 벽에 박혔고, 클로이는 에반의 팔을 꺾어 총을 놓치게 한 뒤 아예 그를 포박했다.


“에반 이사, 발버둥은 그만둬. 이제 당신은 아무도 해칠 수 없어.”


“날 잡았으니, 이겼다고 생각하나?”


몸이 구속되었음에도 에반은 코웃음을 치며, 무언가를 기대하고 있었다. 그의 시선을 따라 클로이도 앞을 바라봤으나, 아직도 연기가 가라앉지 않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탕-


오른쪽 부근에서 다시금 총성이 울려 퍼지자, 클로이는 혹여나 다른 지원군이 있나 싶어 주위를 살폈다. 그동안 총성은 멈추지 않고, 곳곳에서 띄엄띄엄 이어졌다. 이내 작은 비명 소리까지 나자, 긴장감과 공포감이 공간을 채웠다.


“당신, 설마...!”


“이틀 전, 카지노에서 너희들이 벌었던 일이 인상적이더군.”


앞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총소리가 울리기 시작하면, 사람들이 두려움에 물드는 것은 당연했다.


다만 그날 밤보다 문제가 되는 것은, 모두 무기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었다. 홀 안에 있던 사람들은 대부분 빈손이었기에 탈출을 택했지만, 지금은 모두 총을 가지고 있기에 자신을 보호하려 발포할 가능성이 더 컸다.


경감이 그토록 우려했던 총격전이 에반으로 인해 시작되고 있었다.


“이걸로, 카지노는 끝이다.”


비소를 머금은 채 에반은 단언을 내렸다.


총격전이 벌어지면 카지노는 사람 한 두 명을 해친 정도가 아닌, 제국을 향해 집단적인 공격을 한 것으로 치부될 것이다. 심각한 반사회적인 집단으로 낙인찍혀버린 이상, 이사인 제이드는 여기서 빠져나갈 수 없을뿐더러 카지노는 문을 닫게 될 것이 분명했다.


비록 제이드를 제 손으로 죽이지 못한 것은 아쉬웠지만, 몇 년간 준비해 왔던 복수는 성공적으로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


날카로운 총성 속, 어디선가 피아노의 건반 소리가 울렸다. 작은 단음으로 시작하던 멜로디는, 악기가 더해지며 점점 소리를 키워갔다. 난데없는 노랫소리에 사람들은 당황했는지, 점점 총성이 줄어들고 있었다.


‘이 곡은....’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던 제이드는, 재즈 음악에 고개를 들었다.


세 사람이서 카지노와 관련된 계획을 짤 때면 늘 갔던 술집에서, 지겹도록 틀어놓았던 노래 같았다. 아직 돈이 넉넉하지 않았을 시절이라, 싼 맥주를 시켜놓고 즐겁게 얘기하던 순간이 그의 머릿속에 스쳐 지나갔다.


“.... 하-”


무심코 제이드는 에반을 내려다봤다.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것을, 그도 떠올렸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선이 마주친 순간, 제이드는 모든 것을 인정해야만 했다.


그의 눈동자에는 증오 외에 담긴 것이 없다는 것을 말이다.


“카지노가, 끝이라고?”


에반이 한 말을 곱씹듯 중얼거린 제이드는 옆의 기둥을 잡고 일어났다. 아직도 온전히 몸에 힘이 들어가진 않았지만, 적어도 에드워드에게 전해 들었던 것들을 떠올릴 정도는 되었다.


“글쎄? 에반, 너는 내가 도박에서 지는 걸 본 적 있니?”


제이드는 평소처럼 차갑게 내려앉은 눈동자와 함께, 에반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행운의 신은 언제나 내 편이란다.”


여유를 되찾은 제이드의 모습에 발끈한 에반이 뭐라 말하려 했으나, 한 경관의 외침에 묻혀버렸다.


“위다-!”


음악이 어디서 흘러나오는지 찾던 경관과 카지노의 부하들은 모두 고개를 들었다. 하얀 연기 속에서도 뚜렷하게 반짝이는 카지노의 네온사인 뒤에, 에드워드가 서 있었다.


“열심들이시군. 계속하시지 그래?”


에드워드는 네온사인에 몸을 기댄 채, 팔짱을 끼고 그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마치 흥미로운 공연을 보고 있는 듯한 그의 행동에, 몇몇 이들은 얼굴을 붉혔고 격양된 자들은 화를 참지 못했다.


타앙-탕!


‘이크, 도발한 효과가 이렇게 좋을 줄이야.’


총소리가 울리기 전, 에드워드는 재빨리 네온사인 뒤로 몸을 숨겼다. 처음엔 한 두발이었으나, 어째선지 총격이 조금 더 거세져 있었다. 자신이 미움 살 짓을 한 것도 아닌데, 총구가 다 이곳으로 향하는 듯했다.


‘무리도 아닌가. 양쪽의 배신자들이 모두 나를 주시했을 테니, 그들로선 계획을 자꾸 틀어지게 만드는 내가 귀찮았겠지.’


주르륵-


이틀간의 울화를 풀 듯 총을 쏘던 그들은, 문득 이상함을 느끼고 멈췄다. 네온사인 뒤로 물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는 것을 알아챘기 때문이었다.


“뭐... 뭐야?”


♬♪♬♩♬-


경관들과 카지노의 부하들이 당황하는 것을 본 에드워드는 턴테이블의 음악을 바꿨다.


좀 더 경쾌한 재즈가 흘러나오자, 멈춘 총소리가 다시 시작되었다. 하지만 아까와는 느낌이 완전히 달랐다. 에드워드를 노린다기보다는, 네온사인의 글자 사이를 1-2발씩만 맞추고 있었다.


투웅-


얼마 지나지 않아, 경관과 카지노의 부하들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인지했다. 네온사인의 얇은 철판을 뚫고 지나갔을 총알의 소리가 무언가 이상함을 몇몇이 느낀 것이다.


촤아아악-


다만 이미 너무 늦어버린 시점이었다. 그들이 자각했을 때는 이미 네온사인 뒤에서 물이 엄청나게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으아악!”


폭포처럼 쏟아져 내리는 물에 그들은 모두 옆과 뒤로 뛰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한순간에 무릎까지 차오르는 물에 의해, 넘어지는 자들부터 미끄러지는 사람까지 난장판이 되었다.


“... 무, 슨...”


카지노의 입구 안쪽에 서 있던 이들에게는 오히려 장관이었다. 지붕을 타고 물이 쏟아져 내려 일시적으로 바깥과 건물 안쪽이 물로 벽이 생겼는데, 꽤나 낭만적인 풍경처럼 보였다. 멍하니 그걸 바라보던 다른 이들과 달리 에반은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오, 말끔해졌군.”


삽시간에 물에 쓸려 모든 것이 정리되었다. 시끄러웠던 총성도, 사람들 사이를 가로막던 연기도 한순간에 사라졌다. 위에서 지켜보던 에드워드는 물줄기가 약해지자 음악을 껐고, 일순간 공간 자체가 조용해졌다.


“지금부터 배신자들을 체포한다. 저항한다면 거칠게 제압해도 좋다!”


“입구 바리케이드 바깥쪽에 있는 이들은, 더 이상 카지노의 일원이 아니다. 경관들을 도와 저들을 체포하는데 협조하도록!”


연기가 걷히고 상황이 적나라하게 드러나자, 경감과 제이드는 기다렸다는 듯이 명령했다.


경감은 처음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은 채 서 있었고, 배신자가 아니었던 경관들은 전부 그 뒤에 있었다. 카지노 쪽도 마찬가지로, 에반의 부하가 아닌 이들은 입구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전투에 임하지 말라는 상관의 명령을 가장 우선시했기 때문이다.


앞쪽에서 총을 꺼내든 채 전투를 벌이고 있는 이들은 각자의 배신자들이었다.


“겨... 경감님! 아닙니다, 저는 단지 동료들이 걱정되어...!”


배신자로 지목된 이들은 사색이 되었다. 그들은 각자의 상관에게 처지를 설명하며, 자신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중에서도 밀콘은 가장 먼저 경감에게 달려가, 무릎까지 꿇으며 억울하다 소리쳤다.


“아, 밀콘. 다른 경관들을 구하기 위해서 그랬다고?”


“그렇습니다! 카지노 쪽에서 총을 발포한 줄 알고, 혹여나 다친 동료들이 있다면 그들을 보호하려 앞으로 나선 것입니다. 배신자들이라니요, 경감님. 제발 저를 믿어주십시오.”


밀콘은 간절하게 경감을 바라보며, 오해라고 그녀를 설득했다. 경감은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밀콘에게 몸을 숙였다.


‘흠, 말려야 되나?’


이를 지켜보던 에드워드는 잠시 고민했지만, 괜히 끼어드는 것보다는 할 일을 하기로 했다. 저 불쌍한 이가 목숨은 건지길 잠시 기도하며, 그는 네온사인에서 천천히 내려갔다.


“네 눈엔, 클로이에게 제압되어 있는 에반 이사가 안 보이나?”


“....! 그, 그건.”


“다른 경관들이 결백을 주장해도 기차 찰 판인데, 에반 이사를 책임지고 감시하라고 명령까지 받은 네가 저 앞에서 싸우고 있다는 건....”


경감은 단숨에 밀콘의 멱살을 잡아챘다. 어쩔 수 없이 그녀와 얼굴이 가까워진 밀콘은 자신이 단단히 실수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차라리 도망치는 것이 그에게는 훨씬 나은 선택지였던 것이다.


“XX, 네가 나를 얼마나 호구로 봤으면 이러겠어?”


그동안 참아왔던 성질을 경감이 터트렸는지, 밀콘의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에드워드는 이를 못 들은 척하며, 클로이의 곁으로 다가갔다.


“클로이, 고생 많았어. 다친 곳은...”


“아하, 그쪽이 진짜 조수였나 봐?”


에드워드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제이드가 순서를 가로챘다. 그는 아까보다 기운을 차렸는지 날이 조금 서있었다.


“어쩐지 함께 오래 일했을 조수에게, 약간의 믿음조차 보여주지 않고 너무 싸고돈다 했지. 가짜인 줄은 정말 생각도 못했네.”


“이미 대충은 눈치채고 있었으면서 핀잔주기는.”


에드워드는 대충 맞장구를 쳐주며, 에반에게 다가갔다. 그는 이 모든 상황이 믿기지가 않는지, 배신자들이 체포되는 광경을 무력하게 보고 있었다.


“그러게 내가 경고했지 않나, 에반 이사.”


주머니에서 포도사탕을 하나 꺼내 입에 굴린 에드워드는 짙은 미소를 지었다. 오래간만에 느껴지는 단맛이었다.


“뼈저리게, 후회할 거라고.”


에반은 제이드를 죽이는 것도 카지노를 무너뜨리는 것도, 전부 에드워드가 훼방을 놓아 실패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극심한 분노가 그를 뒤덮었지만, 에반의 손에는 더 이상 남은 카드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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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case 7 : 황태자 폐위 사건 (7) 24.06.28 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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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19) 24.06.19 8 0 12쪽
85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18) 24.06.18 9 0 11쪽
84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17) 24.06.17 8 0 11쪽
»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16) 24.06.16 9 0 11쪽
82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15) 24.06.15 9 0 11쪽
81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14) 24.06.14 8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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