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명탐정에게 MISS란 없다.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퓨전, 판타지

shabushabu0314
그림/삽화
샤브샤브에죽추가
작품등록일 :
2024.03.27 17:51
최근연재일 :
2024.09.17 22:00
연재수 :
132 회
조회수 :
1,210
추천수 :
3
글자수 :
694,051

작성
24.06.15 22:00
조회
8
추천
0
글자
11쪽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15)

DUMMY

“크게 다치는 이가 없어야 할 텐데...”


에반과 에드워드를 데리고 창고에서 경찰국으로 복귀한 경감은, 곧바로 경관들에게 말에 타라고 지시했다.


그녀는 평소보다 날이 서 있었는데, 에드워드의 주먹질 때문도 있었지만 총격전을 염두에 둔 탓이 가장 컸다. 아무리 그 에드워드가 내놓은 계획이라지만, 많은 사람이 엮여 있어 돌발적인 일이 생길까 봐 경감은 불안했다.


“... 경감님, 에반 이사는 어떻게 할까요?”


그때 리사 경관이 경감에게 다가와, 평소보다 큰 목소리로 질문했다. 다들 말에 올라타느라 주변이 시끄러웠기에 소리를 높이는 것처럼 보였으나, 그녀는 일부러 들으란 듯이 한 행동이었다.


“혹시 모르니 내 눈이 닿는 곳에 두는 것이 낫겠어. 데리고 간다.”


경감은 잠시 고민하는 척을 하다가, 미리 말을 맞춘 대로 에반 이사를 경찰국에 두려 하지 않았다.


“밀콘!”


“네, 넵! 경감님. 부르셨습니까?”


수수하게 생긴 경관은 금방 그녀에게 다가왔다. 자신이 잘못한 것이 있어 경감이 불렀다고 생각했는지, 약간 겁을 먹은 듯 보였다.


“에반 이사를 카지노로 데려가려 하니, 네가 책임지고 감시해라. 다른 경관들도 몇 명 더 붙여줄 테니까.”


명령을 받은 밀런은 흠칫 놀랐다. 경감이 그동안 자신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에, 이런 막중한 임무를 맡겨준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왜, 불만이냐?”


경감이 한쪽 눈썹을 올리며 묻자, 밀런은 감정을 숨기며 다른 이유를 들었다.


“아, 아뇨.... 위험하지 않을까 해서 말입니다.”


“그가 순순히 경찰국에 잡혀온 것이 수상하기도 하고, 카지노와의 대치할 때 변수로서 이용할 수 있을지 모르니 데려가려는 거다.”


예전처럼 욕과 함께 시키는 대로 하라는 말을 들으려나 싶었지만, 의외로 경감은 친절히 설명해 주었다.


“네가 저번에 그랬잖냐. 경감님의 팀원은 이제 저들이 아니고 너희들이라면서.”


경감은 뒤를 돈 상태로, 그에게만 들릴 듯이 말했다. 머쓱한 표정을 숨기는 듯한 그녀의 행동에 밀런은 해가 서쪽에서 뜨려나 싶었다. 당황함에 대답이 늦어지는 동안, 경감은 이미 말 위에 올라타 버렸고 리사가 그 옆을 차지했다.


“참, 에드워드 경은....”


“-같이 갈 겁니다.”


클로이를 만나느라 잠시 자리를 비웠던 에드워드는, 어느새 다시 밖으로 나와 있었다. 그는 굳은 의지를 보였으나 경감은 만류했다.


“안 돼, 에드. 여기서 대기해.”


“싫습니다. 방금 전과 같이 돌발적으로 행동하지 않을 테니, 데려가시죠.”


에드워드는 뻔뻔하게도 자기 할 말만 하고는, 그대로 경감이 타고 있는 말에 올라탔다.


“야, 내리라고-!”


“방금 로이한테 카지노의 내부 구조나 뒷문 위치 같은 정보를 듣고 왔는데, 필요하시지 않으시다면 여기 있겠습니다.”


예정된 다툼이기는 했지만, 어쩜 저리도 말을 이쁘게 하는지 경감은 홱 고개를 돌려버렸다. 짜증 나 보이는 경감의 기분은 신경도 쓰지 않으며, 에드워드는 자세를 편히 고친 뒤 리사 경관에게 말을 남겼다.


“저 없는 동안, 로이를 잘 부탁드립니다.”


겉으로는 당부의 말이었으나, 리사는 그 속에 숨은 뜻을 알아차렸다.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화가 끝나자, 경감은 출발을 명했고 그들은 모두 카지노로 달려갔다.


다그닥 다그닥-


수도를 가로지르며 경관들은 말을 몰았다. 바람 한 점 없는 맑은 날씨를 만끽하며 출근하던 사람들은, 아침부터 다급한 그들의 모습에 의아해하는 눈치였다.


대부분은 별 일이 아니라 치부했지만, 카지노에 가까워지자 그곳의 사람들은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끼고 허둥지둥 자리를 피했다.


“.... 너, 투기장 놈이지?”


말을 몰고 있던 밀콘은 뒤에서 들린 에반의 목소리에 움찔했다. 그는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은 채 속도를 조금 올릴 뿐이었다.


“카지노에 도착하면 내 수갑을 허술하게 풀어놓고, 가지고 있는 총을 넘겨라.”


도착 지점에 가까워진 것을 안 에반은 그에게 명령을 내렸다. 말의 고삐를 쥔 밀콘의 손이 조금 떨렸으나, 이내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부디, 한 번 더 내게 운이 따라줬으면 좋겠군.’


어젯밤부터 에반은 행운의 신이 자신에게 웃어주고 있음을 느꼈다. 한 장의 카드만 맞아떨어진다면 그는 바라던 풀하우스를 만들 수 있었다.


히이잉-


말들이 달린 끝에, 그들은 각자 다른 생각을 가진 채 카지노 앞에 도착했다.


화려한 카지노는 평소와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카펫과 함께 고풍스러움을 자랑하던 입구 쪽은 곳곳에 바리케이드가 쳐져 있었고, 카지노의 부하들이 그 뒤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이대로 순순히 체포되지 않겠다는 그들의 의지가 보이는 듯했다.


“전원, 대기해라. 내가 명령을 내리기 전까지는 절대 공격하지 않도록. 분위기 휩쓸리지 마라.”


아직 싸움이 시작되지도 않았건만, 두 집단 사이에는 벌써부터 전운이 감돌고 있었다. 경감은 유혈사태 없이 일이 해결되길 바랐기에, 경관들에게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특히나 에드워드에게는 한 번 더 경고를 남겼다.


“너는, 허튼 짓은 물론이고. 내 옆에서 떨어질 생각하지 마라.”


“걱정 마십시오.”


에드워드의 대답이 영 믿음직스럽지는 못했지만, 경감은 혀를 한 번 차는 선에서 마무리 한 뒤 앞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화려한 금발이 카지노의 바리케이드 사이로 언뜻 보였기에, 경감은 제이드가 나타난 것을 인식했다.


“-가만히 있.... -말로...”


드문드문 들려오는 소리로 보니, 그도 경감과 마찬가지로 같은 내용을 부하들에게 당부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상대방이 대화를 원한다는 것을 본 경감은 상황 자체가 나쁘지 않다 판단을 내렸다.


“오래간만이네요, 경감님?”


“다신 볼일이 없었으면 했는데 말이야.”


준비가 끝난 제이드는 대담하게 부하들을 뒤에 둔 채, 앞으로 걸어 나왔다. 이에 화답하듯 경감 또한 앞쪽으로 이동해, 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 보았다.


“어제 카지노에서 네가 사람을 죽였다고 목격 증언이 들어왔거든. 얌전히 나랑 같이 가줬으면 좋겠는데?”


“죄송하지만, 카지노에서 그런 일은 일절 없었답니다. 저야말로 이만 돌아가 주셨으면 좋겠네요. 안 그래도 요즘 매출이 누구 때문에 저조한 터라.”


역시나 그는 경감의 말에 따라주지 않았으나, 묘하게 완전히 거부하는 것 같은 태도도 아니었다. 이상함을 느낀 경감은 계속해서 대화를 시도했다.


“.... 제이드 이사, 당신도 느끼고 있지 않나? 이제 끝이 났다는 걸 말이야.”


“하, 그런 실례되는 말씀을 눈 하나 깜박하지 않고 하세요?”


코웃음 치며 경감을 잠시 노려본 제이드는, 다시 시선을 옮겨 경관 쪽을 훑었다. 대략적인 인원을 확인하는 것 같아 보였지만, 에드워드는 그가 자신을 찾기 위함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재밌는 장난감을 발견한 아이처럼 제이드는 눈을 휘어 접으며 웃었다.


“안녕, 자기? 못 본 지 이틀도 안 되었는데 시간이 엄청 오래 지난 것 같네.”


태연하게 인사하는 제이드를 에드워드는 무심하게 보기만 할 뿐 대답하지 않았다.


“너무해. 장난 좀 쳤다고 벌써 날 미워하는 거야? 그러면 안 되지. 난 자기가 한 짓들 다 용서했는데.”


명백한 도발을 경감도 보고만 있을 수 없기에, 길지 않던 대화는 결국 끝이 났다.


“그만! 더 이상 네 말장난에 놀아줄 시간 없어, 제이드 이사. 체포에 응하지 않겠다면.... 무력으로라도 집행하도록 하지.”


마지막으로 경감이 선언하자, 느슨해졌던 긴장감이 다시 팽팽해졌다. 카지노의 부하들은 제이드를 지키고자 이미 준비를 마쳤고, 경관들도 마찬가지였다. 제이드의 대답에 따라 상황은 급변하게 될 것이었다.


“이런...”


잠시 침묵하던 제이드는 한탄과 함께 입을 열었으나, 끝까지 말할 수 없었다.


카앙-


제이드와 경감 사이로 떨어진, 작은 금속 공이 소음과 함께 모두의 시선을 빼앗아 버렸다.


“경감님!”


“이사님!”


쉬이이익-


바닥에 그것이 떨어진 순간, 두 사람 모두 재빨리 고개를 들어 어디서 시작된 것인지 확인했다. 카지노의 2층에서 사라지는 그림자를 본 제이드와 경감은 우연찮게 서로 눈이 마주쳤으나, 거기까지였다.


각자의 부하들이 상사들을 잡아끌어 뒤로 숨겼고, 하얀 연기가 중앙에 가득 찼다.


제이드는 몇 번이나 본 연기였으나, 저번 것들과는 조금 달랐다. 외부인데도 연기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고, 농도도 훨씬 강하며 미세한 향이 느껴졌다. 게다가 바람도 없는 탓에 효과가 더욱 강하게 느껴지는 것만 같았다.


“이사님, 괜찮으십니까? 뒤에 계셔 주십시오!”


연기는 자욱하게 퍼져 아군들 사이에서도 손에 닿을 정도의 가까운 거리가 아니면, 누군지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제이드는 자신을 우악스럽게 잡은 부하의 손을 불쾌하다는 듯이 쳐내며, 입구 바로 옆 기둥으로 이동했다.


‘일이 벌어지면, 입구 옆 기둥에 숨어계십시오. 그래야, 제가 지켜드릴 수 있습니다.’


탐정의 제자가 자신에게 한 부탁을 떠올린 제이드는, 연극에서 맡은 배역을 수행하듯이 바로 움직였다.


타다닥-


그때 누군가 달려오는 소리가 제이드의 귀에 들렸다. 탐정의 제자인지 아직은 알 수 없기에, 그는 총을 꺼내 상대방을 겨눴다.


“제이드, 괜찮아. 나야.”


방아쇠를 당길 틈도 없이, 가까이 다가온 이는 총구를 맨손으로 잡아 힘으로 방향을 틀었다. 당황스러운 상황이었으나, 익숙한 목소리에 제이드는 안심했다.


“에반! 어디 있다 이제 와!”


제이드가 투덜댔음에도 에반은 그저 미소 짓고 있었다. 지금 상황에서 웃음이 나오냐고 쏘아붙이려 했지만, 제이드는 순간 이상한 기분이 들어 총을 바라봤다. 자각하지 못한 새에 자신의 총에 다시 안전장치가 걸려있었다.


‘.... 왜?’


고개를 들어 질문을 하려 했으나, 말이 나오지 않았다. 에반이 총을 들어 올리는 모습만이 천천히 눈에 들어올 뿐이었다.


‘이사님을 죽이려 하는 자가 카지노 안에 있습니다.’


에드워드의 말을 전한 제자의 목소리가 다시 귀에 맴도는 것 같았다. 그 말을 들은 이후, 제이드는 모든 사람을 의심했으나, 지금 눈앞에 있는 이는 예외였다.


문득 제이드는 왜 에드워드가 많은 것들을 숨긴 채, 번거로운 방법을 택했는지 이해가 갔다.


‘피해야 하는데.’


머릿속에서는 경고음이 쉴 새 없이 울렸다. 가만히 있는다면 이대로 죽음뿐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으나 몸이 움직이질 않았다. 어떤 사실을 그가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카아앙-!


체념과 결단 사이를 쇠가 부딪치는 소리가 갈랐다. 에반이 쥐고 있던 총은 바닥에 떨어졌고, 그는 본능적으로 공격받은 손을 감쌌다.


“.... 거기까지입니다, 에반 이사.”


탐정의 제자가 아닌, 조수로서 모습을 드러낸 클로이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회귀한 명탐정에게 MISS란 없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04 case 7 : 황태자 폐위 사건 (16) 24.07.07 7 0 12쪽
103 case 7 : 황태자 폐위 사건 (15) 24.07.06 7 0 11쪽
102 case 7 : 황태자 폐위 사건 (14) 24.07.05 8 0 11쪽
101 case 7 : 황태자 폐위 사건 (13) 24.07.04 6 0 11쪽
100 case 7 : 황태자 폐위 사건 (12) 24.07.03 6 0 12쪽
99 case 7 : 황태자 폐위 사건 (11) 24.07.02 6 0 12쪽
98 case 7 : 황태자 폐위 사건 (10) 24.07.01 7 0 12쪽
97 case 7 : 황태자 폐위 사건 (9) 24.06.30 8 0 11쪽
96 case 7 : 황태자 폐위 사건 (8) 24.06.29 8 0 11쪽
95 case 7 : 황태자 폐위 사건 (7) 24.06.28 7 0 12쪽
94 case 7 : 황태자 폐위 사건 (6) 24.06.27 7 0 11쪽
93 case 7 : 황태자 폐위 사건 (5) 24.06.26 6 0 11쪽
92 case 7 : 황태자 폐위 사건 (4) 24.06.25 8 0 11쪽
91 case 7 : 황태자 폐위 사건 (3) 24.06.24 10 0 11쪽
90 case 7 : 황태자 폐위 사건 (2) 24.06.23 6 0 11쪽
89 case 7 : 황태자 폐위 사건 (1) 24.06.22 9 0 11쪽
88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21) 24.06.21 7 0 11쪽
87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20) 24.06.20 9 0 11쪽
86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19) 24.06.19 7 0 12쪽
85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18) 24.06.18 8 0 11쪽
84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17) 24.06.17 7 0 11쪽
83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16) 24.06.16 8 0 11쪽
»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15) 24.06.15 9 0 11쪽
81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14) 24.06.14 7 0 11쪽
80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13) 24.06.13 8 0 11쪽
79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12) 24.06.12 7 0 11쪽
78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11) 24.06.11 7 0 11쪽
77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10) 24.06.10 5 0 11쪽
76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9) 24.06.09 8 0 11쪽
75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8) 24.06.08 5 0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