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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러에이리
작품등록일 :
2024.05.08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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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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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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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막(39)

DUMMY

감사한 마음으로 머리 좋은 ‘브로’와 저녁으로 국밥에 막걸리를 먹으면서 수육도 추가해 기분 좋게 하루를 마감하려는 때에 머리 나쁜 미친년에게서 채널 쓰리가 문을 열어 달라고 칭얼댄다.

똑똑 똑똑

조금 지체했더니 계속 노크를, 한다.

똑똑똑똑

똑똑똑똑


아라 ‘안동’, ‘브로’

아라 ‘안동’, ‘안동’

아라 ‘브로’, ‘브로’


안동 왜?

브로 왜?

아라 진 사장이 움직였어요.

안동 어디로?

브로 어디로?

아라 통영 쪽으로 이동해서 따라, 붙었는데 여객 터미널에서 배를 타는 바람에 놓쳤습니다.

안동 예정지는?

브로 예정지는?

아라 욕지도로 추정되는데 중간 경유지가 있어서 확실치 않습니다.

안동 지금 어디야?

브로 지금 어디야?

아라 통영입니다.

안동 내일 내가 내려갈 테니까 기다려, 수고했어.

브로 수고 했어.

아라 통영에서는 뭘 먹어야 할까요?

안동 점심엔 충무김밥 저녁엔 굴국밥에 막걸리.

브로 어딜 가나 소고기, 소고기, 소고기.

아라 네, 감사해요. 내일 봬요. 헌~터.

안동 헌터.

브로 헌터.


옆에 있던 ‘브로’가 ‘나도 헌터했다’ 중얼거리며 폰을 내린다.


“좋냐?”

“응, 좋아 내일 소고기지?”

“넌 뭘 본 거야?”

“응, 소고기, 소고기! 소고기?”

“그건 네가 한 거고 충무김밥 굴국밥 안 봤어?”

“봤지. 둘 다 밥이잖아, 고기는 소고기로 하자.”

“음, 그러네, 둘 다 밥이네. 고기는 소고기지.”


단숨에 설득당한 나는 ‘아라’에게도 알려줘야 하나 고민하다가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내일 출장 준비를 해야 했다.


“강 비서 내일 출근하면서 창원 공장 출장서 내고 바로 통영으로 출발 준비하도록.”

“네, 본부장님.”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내일 보자.”

“알았어.”


식당에서 나와 서로 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해 출발했다.



다음날 출근하자마자 통영으로 향했다.

이번은 청룡 전자 창원 공장부터 거제도 청룡 해운 조선소까지 일주일 동안 암행 순찰 식으로 출장을 신청했다.


나는 아저씨의 잔소리를 출정 곡으로 삼으며 천재 마린 헌터 안 프로에게 밴의 운전을 맡기고 ‘브로’와 출장 일정을 조율했다.


“욕지도 여객선 예약했어?”

“응, ‘아라’에게 우리 세 명이랑 밴이랑 같이 예약하라고, 했어.”

“언제 배가 출발하는 거야?”

“마지막 배가 오후 세 시 반에 있다고 해서 그걸로 끊었어.”

“도착하면 시간이 얼마 안 남네?”

“중간에 점심 먹고 나면 도착해서 한 두 시간 정도일걸.”

“그러면 점심은 뭐로 먹어야 하나?”

“난 전어회에 전어회 덮밥.”

“응, 웬일로 소고기는 빼냐?”

“뭔 소리야 저녁은 소고기로 해야지.”

“그런 거였어? 간식은 충무김밥 가득 사서 배에서 먹자.”

“오케이, 안 프로님 빨리 가요. 전어회와 전어회 덮밥이 기다려요.”

“예, 예, 빨리 갑니다요.”


신이 난 ‘브로’의 콧노래 소리를 들으며 눈을 감고 사색에, 잠겼다.

잠깐 졸았는데 ‘브로’가 흔들어서 깨운다.


“뭐야? ‘브로’ 왜 그래?”

“다 왔어. 전어가 기다려 빨리 내려.”

“‘아라’는 왔어?”

“응, 내가 자리 잡고 먼저 주문하라고 했어.”

“벌써? 어떻게?”

“주변 횟집에서 손님이 좀 붐비는 곳으로 자리 잡고 연락하라고 했어.”

“잘했다. 가자.”

“안 프로님, 빨리 가요.”

“예, 알겠습니다.”


그리 크지 않은 횟집으로 들어간 우리는 팔 인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에 앉아서 손을 흔드는 ‘아라’를 발견할 수 있었다.


“전어회 맞죠? 오 킬로 시켰어요, 그러니 여기 큰 자리를 주시네요. 헤헤”

“우리가 돼지야? 무슨 전어회를 오 킬로나 시키냐? 응!”

“평소에 우리를 돼지로 알고 있었다는 거네. 우리 돼지 ‘브로’가 무척 기뻐하겠는걸.”

“나 돼지 아니거든! ‘아라’ 주문은 일 인당 이 킬로 이렇게 시켜야지?!”

“그러네, ‘아라’가 잘못했네. 사장님 여기 삼 킬로 추가요.”

“돼지 맞고만, 혼자서 이 킬로 다 먹고 이분이랑 내가 남긴 거 차지하려고 그러는 줄 내가 모를 줄 알았어요?”

“오! 그것도 좋은데 ‘브로’ 앞으로는 그렇게 하자.”

“뭔 소리야! 남이 남긴 걸 어떻게 먹어?”

“그러네, 그러면 먹기 전에 미리 덜어내면 되지.”

“음, 찬성. 난 안 프로님, 과 함께 할게.”

“그건 아니지, 우리에겐 평등한 방법이 있잖아.”

“좋아, 안내면 꽁지 가위, 바위, 보!”

“우하하하, 안 프로 저와 한 팀이 되었습니다. 잘 부탁합니다.”

“아니 이럴 수가? 내가 지다니.”


세상을 다 잃은 모습의 ‘브로’를 보던 ‘아라’가 대뜸 성질을 부린다.


“내가 왜요? 왜 사람을 차별해요?”

“몰라서 물어? 넌 여자 돼지잖아.”

“뭐라고요? 말 다 했어요.”

“아니, 다 안 했어, 많이 먹어! ‘브로’ 한테 많이 주지 마.”

“진짜 내가 돼지예요?”

“돼지라니 ‘아라’는 많이 안 먹어, 그렇지 ‘아라’?”

“둘 다 그만 해요. 내가 진짜......”


‘미친년’을 연신 중얼거리며 고개를 흔드는데 내가 속으로 첨부했다.

‘머리 나쁜’이 빠졌잖아! ‘아라’ 똑바로 하자.


“새꼬시로 시켰지?”

“그럼요, 당연하죠.”

“잘했구려, ‘아라’ 여협 점점 강호에 적응하는 게 빨라지는구려.”

“별말씀을 ‘안동’ 대협 제발 정상적으로 살면 안 될까요?”

“하하하, 대협이라니 가분한 말씀 이시오. 하하하!”


조용히 우리가 하는 꼴을 보던 안 프로가 결정적으로 ‘아라’의 순식간에 변화하는 대처에 고개를 주억거리며 ‘굉장해 얼마나 연습을, 해야 하는 거지?’ 알 수 없는 말을 하며 눈을 초롱초롱하게 뜨며 한순간이라도 놓치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아라’를 바라본다.


“안 프로님 ‘아라’가 이쁘긴 해도 그렇게 쳐다보면 건방져집니다.”

“예? 저는 유부남입니다. 절대 그런 이유로 본 게 아닙니다.”

“누가 뭐래요, 그냥 빤히 쳐다보면 콧대가 높아진다는 말이지.”

“아! 예.”

“방금 저 예쁘다고 한 거 맞아요?”

“‘아라’, 그게 그렇게 들렸어? 이상하네, 내 귀에는 그게 아닌데.”

“아! 제가 누굴 상대하는지 깜박했네요, 죄송합니다.”


우리가 서로에게 칭찬을 남발하는 사이에 전어회가 나왔다.


“우와 ‘안동’ 보여? 보이지! 살결이 부르르 떨리는 이 싱싱함이?”

“응, 싱싱하네. 배속에, 넣으면 헤엄을 치며 놀겠다. 그렇지 ‘아라’?”

“네, 네, 그만, 하고 드세요.”

“안 프로님 많이 드세요.”


전어가 1kg씩 담겨 있는 접시 여덟 개 중 한 개씩이 ‘아라’와 안 프로에게 그리고 세 개씩 나와 ‘브로’의 앞에 놓였다.

나는 접시 하나를 안 프로 앞에 내밀자 당연하다는 듯 자기 접시에서 반을 덜어내 내 접시에 담았다.

옆을 보니 ‘아라’와 ‘브로’가 서로 많이 먹으라며 자기 접시에 있는 전어회를 사수하고 있다.

애들도 아니고 먹는 것 가지고 양보를 심하게 조장하고 있다.


사장님께서 서비스로 전어구이를 내어왔다.

바싹하게 구운 것이, 입에 군침을 돌게 한다.

일 인당 한 마리인 거 같은데, ‘브로’가 보기 전에 나는 얼른 한 마리를 머리부터 통을 입에 쑤셔 넣었다.

‘와그작 쩌걱쩌걱’ 우와 이 식감에 이 고소함이 입에서 넘쳐흘러 홍수가 날 것 같았다.

맛있다! 맛있다! 맛있다!

눈을 감고 음미하는 중에 투닥투닥 하는 소리가 들리기에 눈을 떠니 접시에 담겨 있던,

내 전어구이가 없어졌다.

이럴 수가? 난 거침없이 사장님을 호출했다.

도둑을 잡아야 했다.


“사장님, 전어구이 사 인분 더 주세요.”

“‘안동’, 브라보!”


‘브로’만 내게 호응하고 있고 두 사람은 전어구이와 입으로 씨름하고 있다.


마무리로 밥을 먹어야 한다.

우리는 전어회 덮밥을 인원수대로 시켰다.


“나 처음 봐요, 인원, 수 대로 주문하는 거?”

“나도 그러네요.”

“내가 돼지야? 마무리 밥은 일 인분이 답이지.”

“그러게, 우리가 돼지야? 마지막 밥을 몇 인분씩 먹게?”

“......”


우리는 배 출항 시간에 쫓겨 대충 허기를 해결하고 다른 볼일을 보기 위해 빨리 움직였다.


“사장님, 충무김밥 여기 있는 거 모두 다 싸주세요.”

“예? 이거 이십 인분도 넘습니다.”

“엥, 그것, 밖에 안 돼요?”

“‘브로’ 간식으로 그거 면 됐지. 저녁에 소고기 먹을 자리는 남겨 둬야지.”

“간식이 조금 모자라면 어쩌지?”

“그럼, 저녁을 빨리 먹으면, 되지.”

“사장님, 최대한 다 싸주세요.”

“예, 알겠습니다.”


‘일행이 많은가 보네.’ 하며 사장님은 부지런히 도시락을 챙기기 시작했다.



매표소에서 본인 확인하고 표를 수령하고 조금 기다리니 승선 신호를 보내는 선원을 볼 수 있었다.


“승선하자.”

“안 프로님 밴 주차하고 상갑판으로 오세요.”

“예, 알겠습니다.”


‘브로’가 신나는 몸놀림으로 앞장서고 ‘아라’가 뒤따른다.

나는 안 프로에게 상갑판으로 오라고 전한 뒤 승선 라인으로 움직여 표를 확인하는 선원에게 표를 보이고 승선했다.


차를 후진으로 여객선에 주차하고 있는 안 프로의 얼굴은 거무죽죽하게 죽어가고 있었다.


‘브로’와 난 충무김밥을 보고 이걸 언제 까나? 지금 까나? 배가 출발하고 나면 까나?

지금 까면 ‘아라’와 안 프로가 입을 거들 가능성이 있다.


배가 활발하게 움직임을 보이면 그때 ‘브로’와 꼬마김밥과 오징어무침의 환상적인 조합을 즐기는 게 좋을 것 같다.


배가 움직이며 뱃고동 소리가 울린다.

오늘은 날씨가 좋은지 바다가 호수처럼 잔잔하다.

이러면 작전에 지장이 있다.


여객선의 즐거운 몸부림을 느낄 수 없는 잔잔한 바다에 슬픈지 환한 얼굴로 안 프로가 상갑판으로 올라오고 있다.


어쩔 수 없다.

여객선 상갑판에 고정되어, 있는 평상에 충무김밥을 펼쳤다.

욕지도 가는 한 시간을 즐겁게 해줄 꼬마김밥과 오징어무침이 일 인분씩 도시락으로 포장되어 수북이 쌓여있다.

‘브로’ 준비, 됐나? 오랜만에 해상전이다.

눈물을 머금고 후퇴했던 진해 해전이 생각나지만, 오늘은 씩씩하게 전투에 임할 것이다.


꼬마김밥이 한입에 쏙 들어가서 김 특유의 바다 내음이 가시기 전에 오징어무침 안에 섞박지를 한 입 씹어 물고 오징어 다리 하나도 손에 들고 입으로 가져간다.


음, 여러 식감이 어우러지며 고소 담백하고 짭짤한 맛이 한꺼번에 혀를 마비시킨다.

‘브로’와 난 손으로 먹고 있는데 ‘아라’와 안 프로는 이쑤시개를 이용해 간식타임을 즐기고 있다.


배를 두드리고 트림 한 번 하고 나니 욕지도에 입항하고 있다.

시간, 때우기에는 간식보다 좋은 건 없을 것이다.


여객선에서 하선하고 밴이 나오는 것을 보며 바로 탑승하고 예약된 펜션으로 움직였다.


항에서 왼쪽으로 오 분 정도 움직였을 때 네비가 안내하는 해안으로 내려가는 가파른 도로에서 안 프로가 주춤거리며 눈치만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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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서막(48) 24.07.08 54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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