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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러에이리
작품등록일 :
2024.05.08 10:26
최근연재일 :
2024.09.1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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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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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막(40)

DUMMY

“여기 밑으로 가면 마을이 있을까요?”

“욕지도는 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이런 식으로 가파른 비탈길 밑에 마을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예로부터 군사 거점으로서 훌륭한 곳으로 유명하죠.”

“본부장님은 어떻게 그렇게 잘 아십니까?”

“제가 해군 출신입니다.”

“응? 난 모르는데?”

“난 팀장이었잖아.”

“아! 그렇구낭. 몰랏땅.”

“진짜 절벽 밑에 숨어있는 것 같아요.”


조심조심 내려와 막상 마을 입구를 보니 평범한 어촌이 형성되어 있다.

화물차도 몇 대 보이고 외국 노동자들도 많이 보이는 것이, 보기보단 큰 마을인 것 같다.


마을 중간, 즈음에 우리가 예약한 펜션이 보인다.

어떻게 이 난 지역에 저렇게 예쁜 건물을 지었을지 극한 직업을 이룩하신 분들께 경외심을 보내며 펜션으로 입장했다.


예약확인하고 방을 안내하면서 필요한 부분을 설명하는 사장님의 말씀을 신중히 듣고 있던 ‘브로’가 심각하게 물어본다.


“여기 정육점이 있을까요?”

“그럼요, 바베큐에 쓸 고기들을 모두 취급하고 있습니다.”

“‘안동’, 소고기부터 사 오자! 조금 있으면 저녁인데 준비하고 밥 먹자.”

“그래, 안 프로님 사장님께 물어보고 소고기 좀 쓸어오세요.”

“‘아라’는 사장님 따라가서 바베큐 물품과 필요한 거 받아오고 ‘브로’ 우리는 밑반찬 꺼내놓고 상 차리자.”


펜션에 들어가서 방에도 들어가기 전에 저녁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얼마 후 커다란 스티로폼 박스에 꽤 많은 육 고기가 담겼는지 안 프로가 큰 덩치에 낑낑거리며 돌아왔고 ‘아라’는 작은 손수레에 장작과 숯 그리고 그릴을 싣고서 장날 할머니처럼 여유롭게 돌아오고 있다.


“‘아라’ 좀 알아봤어?”

“대부분 양식장에 고용된 외국 노동자들이고 그 외에는 가끔 많은 식자재를 옮기는 배를 수배하는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와우! 단번에 정보를 물어오다니 역시 대단하오. 여협.”

“항에서 대부분 물자를 움직이지만 양식장이나 무인도에는 이곳에서 움직인답니다. 또 여기 펜션 사장님이나 다른 마을 분들도 배로 양식장이나 배낚시 영업을 하시는 분들이라 배를 수배하는 사람의 정보는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무인도면 사람이 살 수 없는 섬 아냐?”

“‘브로’ 여기 욕지도는 서른아홉 개의 섬으로 되어있고 옛적에 이만이 넘는 사람이 활동하던 때도 있었던 곳이야, 지금은 삼천도 안되는 인구지만 전에 사람이 살던 섬이 지금은 사람이 없으니, 무인도야.”

“그럼, 무인도지만 집이나 사람이 살 수 있는 시설이 있다는 거?”

“그래, 그런 섬이 여기 몇 군데 있어, 그중 하나에 진 사장이 뭔가를 하는 거지.”

“아하! 완전 대박인데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지?”

“홍콩 주위 무인도가 예전에 그런 식으로 세 개의 범죄조직이 세력을 훈련 시킨 역사가 이쪽으로 넘어왔네?”

“그놈들이니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건가?”

“서해는 아무래도 위험하다 생각했겠지.”

“저녁을 일찍 먹고 일찍 자자, 새벽에 배들의 움직임을 한번 보고 정보도 얻어보자.”

“안 프로님은 어땠어요?”

“주기적으로 대량의 육 고기를 사 가는 사람이 있다는 걸 확인 했습니다.”

“캬! 역시, 자리 하나는 제대로 잡았어. 그렇지! ‘아라’?”

“네, 네, 훌륭한 선택 이셨습니다. 대협.”

“움, 하하하 여협의 정보 수집이 빛을 발한 게 아니겠소, 하하하!”


단숨에 굵직한 정보를 얻은 공을 서로에게 넘기며 웃음을 짓고 있는 사이 배속에서 고기 달라는 소리에 곧바로 우리는 서둘러 바베큐 준비를 했다.


화덕에 숯을 넣고 가스 토치로 충분히 가열한 다음 수제 인공장작으로 위를 덮어 불길이 타오르길 기다리며 정육점에서 쓸어온 고기를 분류하기 시작했다.


“오! 때깔 좋은데 여기도 사육장이 있나?”

“‘브로’ 여기 육지에서 한 시간 거리야 웬만한 시골보단 더 유통이 발달한 곳이다.”

“엥, 나는 해(海)외라서 너무 멀게 생각했네.”

“구울 순서대로 정렬 좀 하고 메인 불잡이는 내가, 서브 불잡이는 ‘브로’가 하고 고기 공급은 안 프로님이 맡아주시고 불맛 들린 고기 분배는 ‘아라’가 맡아서 움직여 줘.”


처음엔 일 초 따리, 차돌박이로 시작해서 삼 초 따리, 우삼겹 그리고 오 초 따리, 꽃살 칠 초 따리, 갈빗살 마지막으로 십 초 따리, 등심까지 순서대로 불의세기에 따라서 약간의 융통성을 발휘하며 메인 불잡이가 선봉에서 고기를 넘기면 서브 불잡이가 거의 똑같은 시간으로 뒤집어 굽고 불맛 들린 고기 분배를 넘긴다.


“전투에 앞서 여러분의 행운을 빕니다. 작전~ 개시!”

“““접수”””


우리는 화덕의 화력이 풍부해, 졌을 때 그릴을 장착하고 전투를 시작했다.


처음엔 더듬더니 팀원들이 차츰 안정되게 불맛 들린 고기를 생산하고 내 입으로 공급되기 시작했다.


“음, 이거지! 풍부한 불맛과 향을 품은 육즙의 향연! 사르륵 녹아드는 육질은 정말 천상에, 오른 느낌이구나.”

“마이따! 마이떠! 느므 마이따!”

“정말 다르군요. 본부장님 따르면서 식도락을 다시 겪어봅니다.”

“조아여! 마시서여!”

“타이밍을 놓치면 맛이 떨어집니다. 잘 받아서 넘기세요.”

“예, 집중하고 있습니다. 본부장님.”


우리는 손과 입을 조금도 쉬지 않고 전투에 임하여 마침내 마지막 적을 입으로 매장하고 우리 팀은 배를 두들기며 쓰러지듯 제자리에서 무너졌다.


그렇게 하루를 마감하고 다음 날 새벽에 정보 수집에 나섰다.


낚싯대와 장비를 들고 방파제 여기저기로 개인적으로 흩어져 이동해서 적당한 자리를 차지하고서 염장 새우를 바늘에 끼우고는 멋지게 캐스팅을, 하고서는 눈은 바다가 아닌 주위를 쉴 틈 없이 스캔하며 정보 입수에 총력을 기울였다.


두세 시간 낚시를 겸한 정보 수집을 마치고 펜션으로 돌아온 나는 또 한 번 서해 마린보이임을 자각했다.


“안동, 나 감성돔 잡았어! 사 짜야! 사 짜!”

“본부장님, 저도 아침거리 잡아 왔습니다. 고등어 비슷한데 조금 큽니다.”

“저도요, 이게 고등어는 아닌 것 같은데 커요.”

“‘안동’, 회로 만들어 먹자.”


한두 마리도 아니고 세 개의 살림 통에 가득한 고기를 보니 한순간 멍하다.

감성돔에 대전갱이가 십수 마리다.

정보 수집하러 보냈더니 만선을 이루고 돌아왔다. 나만 빼고.


“펜션 사장님께 회로 만들어 달라고 하고 매운탕도 부탁드리자.”

“내가 가지고 사장님께 갔다 올게.”

“같이 가요, 혼자서 힘들어요.”

“예, 그게 좋겠네요 같이 갑시다.”


나는 다리에 힘이 풀려 제자리에 앉으며, 엉덩이를 흔들며 살림 통을 들고 펜션 사장님께 몰려가는 그들을 보며 정신이 가출 직전임을 느꼈다.

천재 마린 헌터들에게 나는 한없이 초라하기 짝이 없는 찌그러진 마린 보이였다.


고등어회와 대 전갱이회 그리고 감성돔회까지 그리고 부산물로 끓인 매운탕으로 푸짐한 아침상이 펼쳐졌다.

고등어회는 사장님 표 양식장 고등어로 손님께 맛보기로 내주시는데 이렇게 많은 고기를 잡아 온 손님은 처음이란다.


“전갱이와 고등어는 비슷하네, 지방질이 많아서 된장 비율을 높여서 먹으면 고소하고 담백한 맛을 느낄 수 있겠다.”

“그럼, 감성돔은?”

“자기 취향대로 먹는 게 최고지?”

“넌 어떻게 먹을 거야?”

“난, 고추냉이를 간장에 묽게 풀어서 살짝 묻혀서 먹는 거야.”

“그러면 뭐가 좋은데?”

“고추냉이는 감성돔의 찰진 조직의 맛을 절정으로 이끌어 주는 역할을 해주거든.”

“좋았어. 난 고추냉이 파.”

“저도, 저도요.”


아들 둘에 딸 하나를 둔 흐뭇한 아빠 미소를, 띄고 있던 안 프로가 눈짓으로 먹자며 재촉한다.


“먼저 고등어회부터 된장 칠에 초장 삼 비율 대로 섞어 소스를 만들고 두툼한 고등어회 한 점을 소스에 듬뿍 찍어 입으로 넣으면...... 음,...... 사각사각하는 소리가 입안에서 들리는 것 같은 식감을 느끼면서도 된장의 구수함과 고등어의 고소함이 비린 향을 무시하며 담백한 맛을 더한다.”

“그으냐, 마이떠어! 마이떠어!”

“마시서여, 저어마아 마시서여!”

“조스니다 마시서니다.”


입에 가득 회를 넣고서는 이상한 외계어를 사용하며 엄지척을 남발하고 있다.

음, 또 버릇이 도지려고 한다.

안돼! 가운데, 손가락을 잡고서 잠시 삼재 신공을 운용하여 심신을 다스렸다.


“이젠 전갱이회를 먹어 볼까? 두툼한 전갱이회 한 점을 소스에 듬뿍 찍어 입에 넣어서......

쩝쩝...... 고등어보단 고소함이 덜하고 담백하고 감칠맛이 넘치는 게 막상막하의 맛이다.”

“읍......읍......읍......”

“아암...... 얌...... 야냠...... 암”

“음...... 흠...... 음......”


이젠 말도 잊고 먹기에만 정신일도를 쏟고 있다.


“마지막으로 감성돔회를 먹어 볼까? 고추냉이를 간장에 풀어 만들어 낸 소스를 얇게 정돈된 감성돔회를 두 점 젓가락에 집어 입으로 ...... 찰진 맛이 입안에서 엉겨 붙어 떨어지질 않는다. 고추냉이의 쌉쌀한 맛과 향이 풍미를 더한다.”

“최고......”

“조아......”

“정말 좋습니다. 후아! 맛있습니다.”


여기서 마지막으로 욕지도의 명물 달달한 고구마 동동주를 한 사발 하면 좋겠지만 아침에는 먹으면 안 된다.

음료수보다 달고 맛있는데 한 사발이면 웬만한 장정도 취한다.


우리는 아침부터 저 넓은 태평양을 한 바퀴 돌고 돌아 욕지도에서 멈춘 회 맛 삼매경에서 내리며 모두 만족한 미소를 머금고 하루를 시작했다.


행복한 아침을 마치고 정보 수집 활동을 시작했다.

물론, 낚시 장비는 모두 압수했다.

정보가 우선이다.

내 정신건강을 위해.


진 사장을 감시하던 구정물도 분명 이곳에 왔을 텐데 내가 찾으러 다녀야 하나,


화물차에서 선착장에 정박 중인 자그만 운송용 배에 외국 노동자 몇이 부지런히 정체 모를 상자들을 옮기는 걸 지켜보면서 이곳은 지켜야 하는데......


고민 중에 통신이 들어왔다.


“‘안동’ 안면이 있는 자가 보여요.”

“‘아라’ 여협 그대의 능력은 가히 천하 일절이라 할만하오, 잡아 오시오.”

“주위에 사람들이 있습니다. 유인한다 해도 운반이 어렵습니다.”

“‘브로’ 밴으로 지원해 줘.”

“오케이, 출발했어.”

“역시 빠르군. 좋아! 둘 다 조심해. 가끔 실력이 좋은 돌연변이 이레귤러도 존재하니까.”

“알았어요.”


솜씨 좋은 심부름꾼이 있으니, 고민이 줄어드는군.


이러면 상황이 복잡해질 수 있다.


어디에서 도사견을 기르고 있는지만 확인하고 다음에 불곰과 양패구상 할 때까지 기다리려고 했는데 구정물이 물을 흐려버렸다.


구정물의 정보를 확인하고 결정지어야겠다.


지원이라도 오면 당장이라도 여기서 빠져야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천천히 움직여서 정보를 충분히 수집해야 한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났을 때 통신이 왔다.


“곤충 채집 완료, 돌아갑니다.”

“선착장에서 보자. 조금 풍경이 좋은 곳으로 이동해야겠다.”

“알았어, 얼마 안 남았다. 기다려.”

“오케이.”


머리 좋은 ‘브로’와 머리 나쁜 ‘아라’의 콤비네이션이 잘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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