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영웅들의 라이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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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8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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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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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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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원전투, 워커와의 첫만남

DUMMY

불꽃놀이하듯이 쉴새없이 불기둥이 솟구치는 사이, 바로 아래 산등성이까지 적군이 새까맣게 올라오고있다.


노란군복을 입고 따발총을 든 인민군들이 아무런 방해도 없이 올라가지않는가.

하늘의 헬기를 향해 손 흔드는 빌어먹을 놈까지.


“다음엔 기체에 기관총을 달아야겠어. 저놈들을 다 쓸어버리게 말이야.”


일방적으로 당하는 아군을 보며 워커가 분노하는건 당연하지만..


빈틈없이 촘촘히 떨어지는 맹렬한 포격속에 누가 두려움을 떨쳐내고 박격포라도 제대로 날릴수있을까.

아군 진지에서 저 거침없는 발걸음을 가로막을 수단이 없다면..


“왜 아군은 포격하지 않는거냐!!”


그렇다면 당연히 후방에서 포병의 지원이 있어야하지 않는가.


이러고 지체하면 아군참호속으로 놈들이 뛰어드는건 시간문제일터, 놈들과 섞여 포격이 힘들어지기전에 빨리 지원해야한다.


하지만 남쪽 산너머 험한지형에서는 아무런 포성도 울리지않았다.

빌어먹을.


“비행전투단에 연락하게. 저곳을 폭격하라고해!!”


워커가 화풀이하듯 손가락을 멀리있는 적 포병대를 가리키며 조종사에게 악썼다.

헬기는 그대로 전장을 지나 더 동쪽으로 향했다.


수안보 남쪽, 춘천사단이 있는곳이다.


여기도 전투는 치열하지만 아군도 포격을 하고있다.

양쪽의 치열한 포격전, 위태롭지만 그렇게 열세로 보이지 않는다.


그래 이게 정상이지.


그런데 왜 아까 전장은 그모양 그꼴이었는가.

줄곳 그쪽 전투장면이 머리에 떠나지 않는다.


“린치, 조금전 전장으로 다시 돌아가야겠어.”


떠나온지 얼마 안됐으니 다시 돌아가면 삼십분쯤 지났을것이다.


거긴 어떻게 됐을까?

아까 그꼴이면 이미 아군진지는 피탈됐을텐데..


제발, 무사하길 빌었지만..


역시나 전장에 거의 도착했지만 아까 들렸던 포성은 이제 들리지않는다.

빌어먹을, 전투가 벌써 끝났는가.


“그래, 함락되는게 당연하겠지. 난 뭘 기대한거지?”


워커가 체념하고 있을때.


“오~~ 아직 뺏기지 않았는데요? 지금도 싸우고 있습니다.”


조종사 린치 대위의 감탄스런 목소리가 들리자, 그가 가리키는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의 말대로 참호근처에서 근접전이 벌어지고있다.

그래서 포격이 멈춘것이다.


포격으로 나무하나 남아나지 않아 민둥산이 된 산봉우리, 파헤쳐지고 헝클어진 진지안에 깨알같이 빼곡히 보이는것, 그건 철모였다.


“그래, 용케 다들 살아있었어. 그리고..”


그리고..

목이 탁 막힌 워커는 모래가 섞여 까끌한 침을 억지로 삼키고있다.

가슴속에서 울컥한 무언가가 치밀어 올라오고있다.


저렇게 용감하게 싸우고있다니!!


혼이 나가도 이상하지 않을 포격에 당했지만, 아무일 없다는듯이, 아니.. 마치 적에게 분풀이하듯이 맹렬하게 싸우고있질 않는가.


아군 진지의 맨아래 참호에서는 곳곳에서 육박전이 벌어지며 피아가 뒤엉켜 살육이 벌어지는 아수라장속에서도 적어도 아군은 밀리지 않고있다.


아니, 오히려 압도하고 있질 않은가.


잠시후 먼 하늘에서 굉음을 울리며 나타난 아군전투기들, 아까 요청했던 폭격기가 이제야 나타났다.


“그래 퍼부어!! 저놈들 다 박살내버려!!”


워커가 전투기를 향해 주먹을 내지르자, 린치가 그모습이 웃긴지 씨익 웃는다.

전투기가 정찰기를 지나친 잠시후 북쪽마을이 화염에 휩싸이고있다.


치열한 혈투.


한숨도 쉬지않고 쏟아지는 포화와 끊임없이 올라오는 적들때문에 정신차리기도 쉽지않은 전장에서, 정찰기 한대가 바로 머리위를 오가며 정신사납게 하고있다니..


성질나서 격추시키고 싶었지만 기체에 달린 문양을 보고 참았다.

별세개 마크가 달린 정찰기.


그리고 무선으로 사단지휘소에서 빨리 지휘소로 오라는 연락이 왔다.


순간 직감했다.

그 잠자리 같은놈 때문이겠지.


국민학교에 있는 사단지휘소에 도착해 운동장에 정찰기가 착륙해있는걸 보아하니 내 예상이 맞았다.

헬기옆을 지나갈때 미군대위가 살살 웃으며 경례한다.


어쭈.. 군기 봐라.

그래도 애써 웃어주고 상황실에 들어가니 왠 불독 한마리가 나를 반겼다.


사단참모들이 모두 정렬해있는 모습이...

이놈들 모두 쫄았구나.


미 8군사령관 워커 중장, 음.. 쫄만한가?


“오~~ 만나서 반갑습니다.”


내가 경례하자 불독이 반갑게 꼬리를 흔든다.


지금 전장이 위급한 상황에서 한가하게 한담이나 나눌때가 아니기에..

난 단도직입으로 물었다. 영어로..


“무슨일로 사령관께서 친히 오신겁니까?”


“전선을 시찰하는중입니다. 당신 부대의 전투에 크게 감명받았습니다.”


“감사힙니다. 사령관 각하.”


최대한 깍듯하게.

영어로 대화해서 그럴까? 중년남자의 얼굴엔 호의가 가득하지 않나.


이 양반, 이제와 이러는게 미군에게서 내 평판을 못들었나본데..

하긴 한국에 온지 얼마 안됐을테니.


“그런데 사령관 각하. 정말 놀랐습니다. 전장에 그렇게 돌아다니시면 위험하지 않습니까? ”


“하하. 지휘관이 사령부에만 있으면 전쟁에서 이길수 없는법입니다. 항상 답은 전장에 있습니다.”


박성우가 나를 쳐다보며 웃고있다.

그래, 어디서 많이 듣던말이지?


안다, 알아. 녀석아.

이양반 나랑 같은과다.


후에 낙동강방어전때 이양반 하루를 멀다하고 강위를 정찰기로 날아다녔다.


일부러 자신이 왔다는걸 알리기위해 최대한 고도를 낮춰 날개에 박힌 별문양을 보여주기도하고, 병사들을 향해 손을 흔들거나 크게 소리치기도 했다.

다 장병들의 사기를 올리기 위해서겠지.


그래서였을까? 나중에 전선으로 가다가 길에서 교통사고로 죽고말지만.


작고 통통한 몸에 배가 툭 튀어나온 싸움닭같은 체형과 불독같은 얼굴.

그런데 저런 미소라니 아.. 안어울리는데?


“사단장, 얘기해 보십시오. 가장 큰 어려움이 뭡니까? 말씀해 보십시오.”


오. 정말?

이게 웬 떡인가?


“전투를 보셨으니 아시겠지만 제 부대엔 포병대가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도 궁금하더군요. 왜 그렇습니까?”


그.. 그럼. 말 잘해야하는데.

난 최대한 예의를 차리며 쉽게 한강후퇴부터 설명했다.


침삼키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게, 일렬로 선 녀석들도 대충 무슨소리를 하는지 눈치챘나보다.

그래 제군들, 지금이 하이라이트다.


“그렇게 된거군요. 알겠습니다. 내 돌아가서 최대한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 오늘 한국사단의 전투력에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만일 여러분에게 포병이 있다면 이번 전쟁에 큰 도움이 될것입니다.”


그리고는 워커가 다시 떠났다.



지금 국군의 편제가 다시 바뀌었다.


최근 인민군 부대의 수가 늘어났다.

아군도 전쟁동안 후방에서 부지런히 징집하고 편제를 만들어 보강에 힘쓰고있다.


동부전선을 담당할 군단이 새로 생겼고, 기존의 육본직할 사단이 모두 배속되었다.


그리고 이럴수가.


“사단장님. 김명국 대령님이 준장으로 승진하시면서 신설 군단장이 되셨답니다.”


활짝 웃으며하는 박성우의 말에 할말을 잃었다.


그 양반이 이번전쟁에 한게 뭐가 있다고.

아, 한건 있구나. 좀 진정되면 축하통신이나 해야겠다.



대구 8군 사령부.


“한대령이라는자 인상적이더군.”


“하하. 보셨군요. 네 유능한 사람입니다. 한국군의 젊은 지휘관중엔 유능한 장교가 꽤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사람입니다.”


“장군도 잘 아는가보군.”


“네. 그래도 한국군에서 말이 제일 잘통하기도 하니까요.”


워커의 참모역인 처치 소장이 웃는다.


“한국군의 사단 몇이 포병대가 없다더군. 놀랄 일이 아닌가. 이대로 방치하다간 나중에 골치아플 일이 생길걸세. 부대편성을 지원할 방법을 찾아보게.”


다음날 사단의 포병출신 인원들을 후방으로 차출하라는 군단의 명령이 있었다.

워커가 약속을 지키려나 보구나.


워커가 지도를 유심히 들여다 보고있다.


“지금 예하사단의 전개현황은 어떻게 되는가?”


“25사단의 연대가 오늘 도착합니다.”


이로서 일본에 있는 미 8군의 3개사단이 모두 현해탄을 건넜다.

미 기병사단은 영동으로 가서 대전의 미 24사단 뒤를 받치고, 미 25사단은 예비대로 대구에 둘 계획이다.


25사단의 선두부대인 마이켈리스 대령이 이끄는 27연대가 포항에 도착했다.


“그럼 27연대를 북쪽으로 보내게. 한국군의 뒤를 받치게 해야겠어. 한국군에 포병대가 생길때까지 화력을 지원하도록.”


27연대는 도착하자마자 북쪽으로 보내져 곧 국군 1사단과 합동작전을 하게된다.

워커가 27연대의 쓰임새에 대해 영감을 얻게된 계기가 아마 이때부터 아닐까.


낙동강의 수호자.

마이켈리스 27연대의 별명이었다.


워커는 나중에 27연대에 2개 포병중대를 보강해 강력한 화력을 가진 최강의 부대로 만들었다.


그리고 낙동강 전선에서 소방수로 여기저기 불끄게했다.

곧 무너지기직전의 위태로운 전장에는 언제나 마이켈리스가 출동했다.


패튼 휘하 장군중 기동전에 가장 이해도가 높았다더니 이게 유명한 워커의 기동방어였다.


물론 나에게도 왔었고..


워커의 의도대로 위기가 닥친 전선마다 출동했던 마이켈리스는 강력한 화력을 이용한 전투력으로 언제나 위기를 진정시켰다.


워커가 낙동강을 성공적으로 방어한 가장 큰 원동력은 무엇일까.

아마도 예비대로 사용한 해병여단과 강력한 소방수의 마이켈리스 연대 덕분일것이다.


그러나, 이때까지도 워커는 꿈에도 모르고 있었다.


미 24사단이 대전을 방어하고 있을때, 워커에게는 치명적인 2가지 위험이 서서히 목을 조이고 있다는것을.


무정이 뿌린 2개의 독침.

각각 동쪽과 서쪽에서였다.


그 동쪽의 독침이 목덜미에 꽃히기 직전이었다.


그것도 바로 내지역에서..

빌어먹을...




작가의말

이 당시 1군단은 수도. 1. 2사단 3개로 편성됐습니다. 이중 수도사단은 경부 축선을 보호하는 역할이었고 2사단은 병력과 지원부족으로군단 예비대로 있다가 며칠후 각 사단 병력 보충용으로 해체되고 맙니다.


결국 중동부의 무정을 막는건 기존 춘천, 강릉사단에서 1사단 하나 추가됐을 뿐이죠.

중동부 전선에 북한군의 예비대가 속속 합류하자 육본에서는 이렇게 위험이 고조된 전선을 막기 위해 2군단을 신설한겁니다.

기존 춘천, 강릉사단과 동해안을 방어하던 육본 직할 연대를 3사단으로 증편해 여기에 속하게 합니다.

이렇게 낙동강까지 이어진 것이죠. (나중에 수도사단도 동부로 이동)


사실 남한 형편에 드라마틱한 병력 증가는 당분간 힘들죠.

다만 미국 증원군이 건너오고 있는 중입니다. 그때까지 잘 버티는게 급선무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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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 한국 해병대, 전설의 시작 1 24.09.17 16 0 10쪽
145 국가를 구하는 부대기동 2 24.09.16 15 0 10쪽
144 국가를 구하는 부대기동 1 24.09.15 20 0 10쪽
143 발등의 불 24.09.14 19 0 10쪽
142 낙동강전투 서막, 채학산의 죽음. 24.09.13 20 0 10쪽
141 워커, 필사의 각오를 밝히다 2 24.09.12 19 0 10쪽
140 워커, 필사의 각오를 밝히다 1 24.09.11 20 0 10쪽
139 화령장전투, 사상 첫 한미연합작전 24.09.10 20 0 10쪽
138 화령장 전투. 결국 독침을 막은건 국민이었다 24.09.09 22 0 10쪽
137 화령장전투 , 독침 살갗을 파고들다 24.09.08 22 0 10쪽
» 미원전투, 워커와의 첫만남 24.09.07 25 0 10쪽
135 미8군사령관 워커, 드디어 한국으로 넘어오다 24.09.06 21 0 10쪽
134 음성전투. 계속 날아가는 독침 24.09.05 27 0 10쪽
133 음성전투, 덫을 놓다 24.09.04 25 0 9쪽
132 동락전투, 국군 최초의 승전보 24.09.03 29 0 9쪽
131 동락전투, 전쟁중에도 애기는 생기는 법 24.09.02 28 0 10쪽
130 동락전투, 바우연대 24.09.01 31 0 9쪽
129 지연전 시작되다 24.08.31 30 0 9쪽
128 독침 하나, 인민 15사단 24.08.30 32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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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인민 2군단장 무정 2 24.08.28 32 1 9쪽
125 인민 2군단장 무정 1 24.08.27 32 1 9쪽
124 스미스 특임대, 미국 참전의 신호탄 24.08.26 33 1 8쪽
123 풍덕천 전투, 희망의 불씨는 이어지고.. 24.08.25 31 1 9쪽
122 한강방어선, 무너지다 24.08.24 32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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