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 메이커(꿈의 설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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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lan
작품등록일 :
2024.05.08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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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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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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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부 - 호창의 이야기 (Chapter 17 - 초상 )

DUMMY

Chapter 17 - 초상


미라의 대화 기술에 술술 이야기를 하는 주인 아줌마는 이노인의 죽음에 대해 비교적 상세하게 이야기 한다.


“아니, 술 때문에 죽은 건 아니야. 그랬으면 우리 영감이 가도 먼저 가야제.”


“왜요? 바깥 어르신이 술을 많이 드시나봐요..호호”


“그 영감탱이는 아주 웬수 처럼 퍼 마시지, 근데 이 영감님은 아니여.

사실 나도 처음에는 언제 부턴가 이영감이 갑자기 술을 마시길래 이게 술 때문이 아닌가 생각했지.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그건 또 아닌 것 같았어, 술이 문제면 우리 영감부터 저 세상 갔지.

그 영감 언제부터인가 머시 좀 이상 했거든.”


“뭐가요? 뭐가 이상 했어요?”


“진기 엄마 죽고 난 이후로 술을 많이 마시긴 했는데, 근디 그렇게 술을 자주 마시던 사람이 어느 날 부터 술도 딱 끊더라고.

그러더니 갑자기 얼굴색도 밝아지고 실실 웃고 다니더라고.

그 전에는 영 인상이 말이 아니었거든”


“갑자기요, 무슨 좋은 일이 있었나봐요?

여자친구 생기셨나?”


“그러게, 처음에는 우리도 아가씨 말대로 이영감이 새 마누라라도 얻었나 했지.

근데 그건 아니고 내가 우리 영감하고 이야기 하는 걸 들었는데···

거 뭐라더라 머시기 드리미에 가서 진기 엄마를 만나고 왔다나 어쨋다나 이상한 말을 하더라고..

난 처음에 저 양반이 정신이 살짝 어떻게 됬나 했어.”


“저 어머니 잠깐만요.

혹시 이노인이 말씀 하신게 드림메이커 아니예요?”


“드리미 뭐 그래 그거 맞는 거 같구만.

내가 영어는 까막눈이라 모르겄는데 그거 맞네 그거.

그런데 아가씨는 그걸 어디서 들었어?”


“저도 이영감님께 들었죠.

원래 자기 이야기 글에 실는걸 절대로 안하신다고 했다가 거기 가서 아내분 꿈 꾸고 기분이 좋아져서 인터뷰도 하신다고 했거든요.

그 드림메이커에 돈만 주면 막 꾸고 싶은 꿈을 꾸게 해준다나 그러시던데···”


“오메. 아가씨 한테도 그런 말을 했어?

우리도 처음엔 저게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린가 했지.

그런데 이영감이 갔다오면 항상 표정이 밝아져서 오더라고.”


“그래요? 인상이 밝아지면 좋은 거 아니예요?”


“물론 좋지 좋은데 그게 다 좋지만은 않았나벼.

우리 영감이 그러던데 이영감이 죽기 몇 달 전 부터인가 갑자기 머리가 아프다고 했다더라고.

그래서 우리 영감이 약이라도 먹던지 하랬더니 시간 지나면 나아진다고 한사코 거부하더래.”


“어르신들 다 약 그렇죠, 약 안좋아들 하시죠.”


“우리도 뭐 아가씨 처럼 그렇게 생각했지 뭐.

그런데 언제더라 한번은 우리 영감이랑 둘이서 막걸리를 마시다가··· 둘이 친구라서 자주 한두잔 마시고 그랬거든..

하여튼 간에 그 날은 머리가 아프다고 해서 술 한잔도 채 마시기 전에 옆으로 푹 꼬꾸라 지더라고, 그러더니 몸을 요렇게 구부리고 벌벌벌 떨면서 코피를 줄줄 흘리는데···

아이구야 무서라, 내가 송장 치는 줄 알고 얼마나 놀랬던지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네.”


“그래서요 어머니”


“그래서는 뭐가 그래서야, 내가 놀래가지고 아주 119 부르고 난리도 아니었어.

그런데 119가 도착 하기도 전에 언제 그랬냐는 듯 갑자기 정신을 차리더라고···

우리는 그래도 겁이 나서 119 타고 병원 가라고 했는데 한사코 괜찮다고 그냥 돌려 보내더라고···”


“아이고, 왜 병원을 안가셨을까요?”


“우리도 그게 궁금 해서 물어봤어.

그런데 이노인이 그러더만 이미 병원에 가봤데, 근데 뭐 딱히 이상이 없다고 가봐야 돈만 쓴다고 한사코 안간다고 하더라고.

우리야 뭐 의사가 이상 없다니까 그런가보다 했지···

그래도 거시기 아무래도 머가 찝찝한게, 아무리 생각에는 나는 그게 거기 드리미인가 거기 때문인 것 같아.

그 양반 거기 간 후 얼마 안돼서 부터 머리 아프다는 이야기를 종종 했거든, 그러다가 그 사달이 난거니까.”


“와 어머니 되게 상세하게 기억 하시네요.”


“우리 영감이 이노인이 갑자기 또 술을 끊었다고 자기랑 안 마셔 준다고 하도 툴툴 거려서 내가 당신도 술 끊으라고 맨날 우리 영감을 뭐라고 했거든 그래서 기억하지.”


“그러셨구나. 평소에 어르신이 건강하셨다고 했죠?”


“그럼, 그 전에는 내내 건강했어.

마누라 죽고 나서 장례 치르고 하루 이틀 몸져 누운거 빼곤 특별히 아프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으니까.

거기 드리미인가 그거 때문이라니까.

내가 그 때 119 부른 이후에도 이 영감이 머리를 이렇게 움켜 쥐고는 이렇게 쭈그리고 앉아서는 코피를 줄줄 흘리는 걸 몇 번이나 더 봤다니까.”


“아! 진짜 그랬어요?

그 정도면 진짜 많이 아프셨을 것 같은데요.”


“그럼, 여간 아파 하는게 아니었어.

사람이 무슨 사시 나무 떨듯이 덜덜 떨었다니까.

내가 아무리 봐도 이영감 죽은 이유가 그거 말고는 없어.”


“그런 일이 있었구나···”


“한날은 이영감이 대신 우리 영감 돈 내 준다고 같이 드리미 가자고 했어.

마침 내가 그 때 옆에 있어서 결사 반대 했잖아.

아주 내가 거기 가면 이혼 한다고 난리 난리 떨어서 겨우 뜯어 말렸네”


“진짜 큰 일 날 뻔 하셨네요”


“말도 말아. 그 때 우리 영감도 따라 갔으면 ···아이고 말하기도 숭악하네.

어쨌든 그 후에도 내가 몇 번이나 병원 한번 가보라고 했는데, 그러면 뭐해 본인이 기어이 안가는 걸.

이 영감 죽은 그 날 아침에도 말여, 이영감이 우리 집에 들러서는 평소에 진기 엄마가 좋아하던 음료수를 한박스를 사더라고. 그래서 내가 서비스로 박카스 하나 마시라고 줬지.

그랬더니 여기서 마시다가 또 갑자기 막 코피를 줄줄 흘리면서 발작을 하는데···.

아이구 내가 그 모습은 아주 아무리 보고 또 봐도 적응이 안되, 볼 때 마다 그냥 송장 치르는 거 아닌가 싶어서 ···

아휴~! 지금 생각해도 심장이 벌렁벌렁하네.”


“그런 일이 있었군요.

어머니 정말 감사해요 저는 그런 일이 있었는지 전혀 몰랐어요.

그런데 이영감님 장례식은 어디서 해요?

설마 자식들이 자기 아버지 장례식도 그냥 넘어가진 않겠죠?”


“장례식은 또 알아서 뭐하게?


“모르면 그냥 지나가도 알게 됬는데 조문이라도 가야 예의 일 것 같아서요.”


“그려 아가씨 그게 예의지. 요즘 젊은 사람들 같지 않게 예의는 있구만.”


“그럼요, 제가 또 예의 빼면 시체죠···호호호”


“가만 있어봐라 우리 영감이 어제 어디다 적어뒀는데···”


가게 주인 할머니는 이노인의 장례가 치러지는 장례식장 이름과 위치를 미라에게 알려 주었다. 그리고 그 곳에 자식들이 와 있다는 것도 슬쩍 귀뜸 해 주었다. 오버스럽게 감사를 표하고 가게를 나온 미라는 몇 군데 가게를 더 돌며 이노인에 대한 정보를 물었다. 30여년간 살았던 동네였던 데다 주변 이웃들과의 관계가 나쁘지 않아서여서 동네 사람들로 부터 이낙천에 대해 이런 저런 다른 이야기들을 좀 더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정작 미라가 알고 싶어하는 사망 전 후의 이야기와 드림 메이커에 관련 된 이야기는 슈퍼에서 들은 이야기와 크게 더 나은 것이 없었다.


그들 모두의 공통적인 이야기는 자식 셋이 미국에 있으나 죽은 이노인과 오래도록 연락이 없으며, 아내가 죽고 침통해 하던 이 노인이 언제부터인가 갑자기 밝아졌다는 것이 모두에게서 공통적으로 들은 정보였다.


미라는 더이상 동네에서 정보를 모으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판단하고 이쯤에서 탐문을 접고 이노인의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그 곳에서 이노인의 자식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 볼 생각이었다.


장례식장에 도착한 미라는 잠시 장례식을 찾지 못해 두리번 거렸다. 이낙천이라는 이름은 금방 찾았지만 생각보다 너무도 초라한 식장 탓에 깅가밍가 했다. 낙천의 장례식장은 자식들의 사회적인 지위에 비해서 너무도 썰렁하고 조용했다. 사뭇 초라함마저 느껴지는 낙천의 빈소 앞에서 미라는 혼잣말을 했다.


“이건 뭐 일가 친척도 없나? 뭐가 이리 조용해?


입구에는 변변한 화환도 없고 일가 친척도 없는지 빈소 안은 앉아 있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 영정 사진에 절을 하고 일어서며 상주들을 마주 보자 두 형제와 딸의 눈빛에서 알 수 없는 경계심이 번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런 그들의 경계심 때문인지 알 수 없는 차가움 마저 느껴 지는 듯 했다. 상주에게 절을 하며 미라가 느끼는 감정 중 또 하나는 침착함이라고 말 할 수 있을 만큼 차분한 자식들의 모습이었다. 그들의 표정이나 행동은 일년 사이 부모를 여윈 사람들이라고 하기엔 너무도 담담했다.


미라는 빈소에서 나와 접객실에 앉아서 도우미 아줌마가 음식과 소고기 국을 후루룩 후루룩 먹으며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인터뷰를 하고 싶어도 사람 이라고는 미라와 도우미 아줌마 밖에 없어 미라는 살짝 당황했다. 미라가 소고기 국을 한 두 숟가락 떠서 먹을 때 쯤 이 노인의 딸로 보이는 여자가 쭈뼛거리며 미라쪽으로 다가왔다.


Chapter 17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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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5부 - 드림 메이커 #1 (Chapter 12 - 은정 ) 24.09.02 10 0 9쪽
84 5부 - 드림 메이커 #1 (Chapter 11 - 드림 디자이너 ) 24.08.30 8 0 11쪽
83 5부 - 드림 메이커 #1 (Chapter 10 - 승윤 ) 24.08.29 9 0 10쪽
82 5부 - 드림 메이커 #1 (Chapter 9 - 승윤 ) 24.08.28 9 0 9쪽
81 5부 - 드림 메이커 #1 (Chapter 8 - 영욱 ) 24.08.27 7 0 9쪽
80 5부 - 드림 메이커 #1 (Chapter 7 - 썬키즈 ) 24.08.26 9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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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5부 - 드림 메이커 #1 (Chapter 5 - 유산 ) 24.08.22 10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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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5부 - 드림 메이커 #1 (Chapter 1 - 노브제 ) 24.08.16 8 0 9쪽
73 4부 - 호창의 이야기 (Chapter 19 - 여론 ) 24.08.15 8 0 12쪽
72 4부 - 호창의 이야기 (Chapter 18 - 지은 ) 24.08.14 10 0 9쪽
» 4부 - 호창의 이야기 (Chapter 17 - 초상 ) 24.08.13 10 0 9쪽
70 4부 - 호창의 이야기 (Chapter 16 - 이노인 ) 24.08.12 11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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