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 메이커(꿈의 설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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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lan
작품등록일 :
2024.05.08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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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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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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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부 - 드림 메이커 #1 (Chapter 9 - 승윤 )

DUMMY

Chapter 9 - 승윤


서울 외곽의 낡은 다세대 주택과 오래된 건물들이 다닥 다닥 붙어 있는 곳,

이 동네는 오래도록 재개발 계획이 오르 내리고 있으나 언제 시작 될지는 알 수가 없는 곳이다. 5가구가 쪽방 처럼 다닥 다닥 붙어 있는 다세대 주택의 방 하나를 월세로 승윤이 살고 있다. 이 곳 사람들 대부분은 실제 재개발이 된다면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해야 하는 처지이며 승윤도 다르지 않았다.


승윤은 11시가 넘은 시간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왔다. 집이라고 해봐야 작은 방 하나와 거실겸 주방이 있는 기껏 해봐야 채 10평이 될까 말까 하는 투룸이다. 굳이 위로를 하자면 이 다세대 주택에서 주인 집을 빼고는 승윤의 방이 나머지 5가구 중에서는 제일 크다는 정도다. 승윤은 문을 열고 들어 서자 습관처럼 냉장고에서 맥주를 꺼내 들고 소파에 앉아 생각에 잠겼다.


‘하~~! 어쩌다가 내가 이렇게 됬을까?

그 때 내가 숨길 려고만 하지 말고 솔직하게 실수를 인정하고 해결 했다면 어땠을까?

만약 그 때 내가 좀 더 좋은 곳에 병원을 열었다면···

병원이 정상적으로만 돌아갔다면···

그랬다면 불법인 줄 알면서도 그런 짓을 했을 까?’


매일 후회 해 봐야 바뀌지도 않을 과거의 잘못된 선택에 대한 후회를 하는 것으로 퇴근 후 시간을 시작하는 승윤이었다. 잠시 동안의 과거 회상에서 돌아온 승윤은 테이블 위에 있던 다이어리를 들고 무언가를 적는다. 승윤의 일기장이다. 어린 시절 부터 매일 습관적으로 일상을 적어 왔던 일기다. 하지만 어느 순간 부터 디시브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반응을 적은 일종의 관찰 일지로 바뀌어 있다.


‘2022년 8월 17일, 드디어 우려 했던 일이 벌어졌다. 나는 왜 그 노인이 사용하는 것을 막지 못했을까? 사장이 물었을 때 절대 안된다고 말렸어야 했는데 난 왜 그러지 못했을까?'

나는 그를 <디시브 이용자 1번>이라 불렀다.

이용자들의 이름을 알 수 없었기에 번호를 붙여서 기억하기 시작했는데 죽은 노인은 내가 처음 관찰을 시작한 이용자로 70대의 평범한 노인이었다. 첫 방문 했을 때 부터 삶에 대한 애착이 보이지 않았으나 디시브를 이용하고 점점 좋아 지는 듯 했다. 정신과를 전공하지 않아 자세하게는 모르겠으나 처음엔 우울증이나 무기력증에 디시브가 치료 장비로서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단 했었다.

다만 정신적인 면만 고려 하면 디시브가 치료 장비로서 효과가 있어 보이지만, 육체적인 부작용이 늘 걱정이었는데 결국 내 걱정이 이렇게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평소에 1번 노인은 한달에 한 번 꼴로 디시브를 이용했다. 하지만 근래에 갑자기 이용 주기가 짧아 지고 한달에 두번 이상 이용하려고 했고 당연히 매니저에 의해 저지를 당했다. 사장이 뭐라고 하던 나도 그 때 같이 말렸어야 했지만 객관적인 근거가 없다는 개소리를 하며 말리지 못했다.

내가 1번 이용자 나이를 생각해서 좀 더 신중하게 생각했다면 죽음을 막을 수 있었을까?

알아 본 바에 의하면 1번은 6회 사용시 부터 눈에 띄는 부작용이 나타났다고 한다. 사실 부작용의 징후가 보인 것은 세번째 이용시 부터 같다. 증세를 보면 RAM 수면 시작과 동시에 전신 경련 증세를 일으키기 시작 했고, 허리는 활 처럼 휜 상태에서 팔 다리가 바깥으로 뒤틀린 채로 몸이 굳어져서 덜덜 떨었다 한다. 나도 이런 모습을 몇 번 보았지만 그 때에 이용자 모두 목은 뒤로 젖혀진 채였다. 가까이서 확인 해보면 눈 동자에서 흰자가 검은자 보다 많이 보였다. 마치 영화에 나오는 좀비를 연상하게 하는 모습이었다.

이런 증세는 사용 횟수가 늘어 날 수록 점점 심해졌다.

어느 순간은 갑자기 증세가 완화 되는 듯 하기도 했지만 이용 빈도가 늘면서 다시 점점 심해졌다. 1번도 다른 사용자들 처럼 어느 날 갑자기 드림 메이커에 오지 않게, 아니 오지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되었는데 오늘 내 눈 앞에서 더 이상 오지 못하게 되는 상황을 확인 하고야 만 것이다.

나이가 나이인 만큼 월 1회 이용하는 것도 이미 우려 하고 있었는데, 이용 회수를 갑자기 늘려 방문하게 되면서 디시브의 주파수가 주는 부하를 그의 뇌가 감당하기 힘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결국 1번을 사망에 이르게 한 것 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나는 그 어떤 말도 경찰에게 할 수 없었다. 경찰이 질문하는 그 순간 나는 잘 못 말 했다간 나 역시 공법으로 몰릴 것 같아서 두려웠다.


사실 1번을 관찰 하기 전부터 이미 관찰 하던 다른 이용자들이 갑자기 방문을 끊은 경우가 종종 있었다. 디시브는 혼자의 의지로 끊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나는 그들 모두에게서 안 좋은 결과가 있었을 거란 추측을 하고 있다. 그 추측의 근거는 그 사람들 모두 1번 이용자와 같은 격렬한 신체 경련 부작용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중 일부는 두통과 코피를 자주 흘려서 걱정 된다는 말과 시간이 감에 따라 그 증세가 점점 심해진다고 걱정하면서 괜찮은지 종종 물어 오기도 했다. 물론 부작용에 대해서는 원론적으로 대답만 해야 하는 내 입장에서는 뭐라고 개인적으로 더 말 해 줄 수 없었다.

양심에 따라 코피와 두통 뿐만이 아니라 잠이 든 상태에서 발생하는 사지 경련이 더 큰 문제라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 말을 했다간 무슨 일이 벌어질 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나는 또다시 예전처럼 사실을 밝히는 대신 진실 뒤에 숨는 것을 택했다.

사실 드림 메이커가 나의 소유가 아니기 때문에 잘 못 되어도 누가 내 책임은 딱히 물을 일이 없다. 그런 안일한 생각이 굳이 내가 나서 진실을 밝히려 하지 않는 또 하나의 변명 아닌 변명이라 할 수 있겠다.

다만, 그나마 남아 있는 의사라는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이렇게 글로서 라도 그들의 상황을 정리하는 것으로 스스로 자위 하고 싶다.


많은 이용자들이 행복한 꿈을 꾸었다고 하는 그 순간 실은 자신들의 몸에 얼마나 강한 자극이 전해진 것인지 알게 되더라도···.

그 자극에 의한 온 몸이 경련을 일으킬 만큼 강한 자극이 뇌에 전해 졌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해도···

그러다 저 노인처럼 의식 하지도 못한 채 죽어 버릴 수도 있다는 걸 안다 해도···

그들은 아마 디시브를 계속 이용 할 것이다.


호창이가 더 걱정 스럽다.

말려야 하는데 너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차마 입이 떨어 지지 않는다. 아마 이젠 내가 말려도 안 될 것이다. 호창이의 몸에서도 이미 오래 전에 부작용이 시작 되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젠 돌이키기엔 너무 늦어 버린 것 같다.‘


승윤은 다이어리를 닫고 테이블 위의 맥주를 들어서 다시 한모금 마시며 혼잣말로 중얼 거렸다.


“에이, 젠장. 내가 알바가 뭐야?

사람들이 너무 좋아 한다고 하니까 난 그걸로 된거지 뭐.

뭔 일이 생겨도 사장이 알아서 하겠지 뭐.

그나 저나 호창이 얘는 괜찮겠지?

얘도 경련이 심하던데 무슨 일이라도 생기기 전에 어떻게던 이 쯤에서 그만 사용하게 해야 되는데 이걸 어떻게 말하지?”


자신 때문에 디시브에 빠진 호창을 이제 와서 걱정하는 승윤이다. 이미 몇몇 사람들이 치명적인 부작용을 보이고 있었기에 호창에게 미안함과 걱정이 앞섰다. 항상 저질러 놓고 후회를 하는 승윤,


“하~! 내가 그 때 그냥 무시 했어야 되는데···”


숨기고 있던 사실이지만 호창이 가족의 사망으로 힘들어 하고 있을 때 승윤이 그를 찾아 간 것은 순수하게 자신의 의지만은 아니었다.


******


몇년 전 호창이 아내인 지혜마저 떠나 보내고 힘들어 하고 있던 그 때, 승윤은 갑작스런 호출로 사장실로 불려 갔다.

사장실 문을 열고 들어 서자 덕수가 쇼파를 가리키며 앉으라고 한다.


“어서 오세요 1번 드림 디자이너님”


“사장님 무슨 일로 저를 다 부르셨습니까?”


“내가 꼭 무슨 일이 있어야만 부르나요. 거기 서 있지 말고 일단 이리 좀 앉으세요.”


승윤이 어정쩡하게 서 있다 자리에 앉자 덕수가 안면에 웃음을 띄고 말한다.


“편하게 앉아요 내가 뭐 잡아 먹을 것도 아닌데···허허허

내가 우리 1번 디자이너님 부른건 다른 게 아니라···

우리 드림 디자이너 1번님을 제가 영입 하고 나서 한번도 우리 둘이서만 이야기를 나눠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서요.”


“예..? 저희가 따로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눌 만한 게 없어 보이는데요.

뭐, 특별히 하실 말씀이라도 있으신가요?”


“별거 아닌데요···아니지 뭐 특별하다면 특별하다고 할 수도 있겠군요.”


“특별하다니요? 무슨 말씀이 시길래?”


“친구분 중에 정치인 있죠?”


순간 호창이 번뜩 떠올랐 으나 승윤은 짐짓 모른 척 시치미를 떼며 대답한다.


“아···니요. 제가 정치인을 어떻게 알겠습니까?”


“모르신다··· 어허 이거 유감인데요.”


Chapter 9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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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6부 - 드림 메이커 #2 (Chapter 2 - 꿈과 현실) 24.09.16 7 0 10쪽
94 6부 - 드림 메이커 #2 (Chapter 1 - 취재) 24.09.13 7 0 10쪽
93 5부 - 드림 메이커 #1 (Chapter 20 - 여론) 24.09.12 9 0 12쪽
92 5부 - 드림 메이커 #1 (Chapter 19 - 목줄) 24.09.11 7 0 10쪽
91 5부 - 드림 메이커 #1 (Chapter 18 - 길들이기) 24.09.10 7 0 10쪽
90 5부 - 드림 메이커 #1 (Chapter 17 - 질투) 24.09.09 8 0 9쪽
89 5부 - 드림 메이커 #1 (Chapter 16 - 밀당) 24.09.06 9 0 9쪽
88 5부 - 드림 메이커 #1 (Chapter 15 - 드림 엔지니어) 24.09.05 9 0 10쪽
87 5부 - 드림 메이커 #1 (Chapter 14 - 진태) 24.09.04 7 0 10쪽
86 5부 - 드림 메이커 #1 (Chapter 13 - 드림 인포) 24.09.03 10 0 11쪽
85 5부 - 드림 메이커 #1 (Chapter 12 - 은정 ) 24.09.02 10 0 9쪽
84 5부 - 드림 메이커 #1 (Chapter 11 - 드림 디자이너 ) 24.08.30 8 0 11쪽
83 5부 - 드림 메이커 #1 (Chapter 10 - 승윤 ) 24.08.29 9 0 10쪽
» 5부 - 드림 메이커 #1 (Chapter 9 - 승윤 ) 24.08.28 9 0 9쪽
81 5부 - 드림 메이커 #1 (Chapter 8 - 영욱 ) 24.08.27 7 0 9쪽
80 5부 - 드림 메이커 #1 (Chapter 7 - 썬키즈 ) 24.08.26 9 0 9쪽
79 5부 - 드림 메이커 #1 (Chapter 6 - 디시브 ) 24.08.23 10 0 9쪽
78 5부 - 드림 메이커 #1 (Chapter 5 - 유산 ) 24.08.22 10 0 10쪽
77 5부 - 드림 메이커 #1 (Chapter 4 - 투자 ) 24.08.21 9 0 10쪽
76 5부 - 드림 메이커 #1 (Chapter 3 - 가족 ) 24.08.20 8 0 9쪽
75 5부 - 드림 메이커 #1 (Chapter 2 - 임상 실험 ) 24.08.19 10 0 9쪽
74 5부 - 드림 메이커 #1 (Chapter 1 - 노브제 ) 24.08.16 8 0 9쪽
73 4부 - 호창의 이야기 (Chapter 19 - 여론 ) 24.08.15 7 0 12쪽
72 4부 - 호창의 이야기 (Chapter 18 - 지은 ) 24.08.14 10 0 9쪽
71 4부 - 호창의 이야기 (Chapter 17 - 초상 ) 24.08.13 10 0 9쪽
70 4부 - 호창의 이야기 (Chapter 16 - 이노인 ) 24.08.12 11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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