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력했던 아빠의 능력자로 회귀하기 플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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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을내요
작품등록일 :
2024.07.08 10:11
최근연재일 :
2024.09.13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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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3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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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씨는 우등생

DUMMY

환생은 싫고, 능력자로 회귀하고 싶으면 빙의를 거쳐야 함.


7. 아기씨는 우등생



“안녕. 아기야. 나 기억하지?”


“션샌님”


또박또박. 내가 당신의 역할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음을 전했다.


“에고~ 귀여워라. 우리 아기 아주 똘똘하네.”


생각해보니 전생에도 할매들에겐 인기가 제법 있었다.


“자~ 그럼 귀엽고 똘똘한 쪼맹이. 첫 수업을 시작해 볼까?”


“넴.”


전생의 연륜에 타고난 귀염성, 준수한 외모와 적당한 타이밍의 대답. 렐리안을 녹이는 데는 수업 시간 2시간의 1/4, 30분이면 충분했다.


“모든 마나의 주관자, 창조신과 파괴신의 사이의 조율자, 세상 만물을 사랑하사 신의 피조물들이 겪는 수고와 고단함을 덜어주려 마법을 손수 만드시고 알게 하신 이는?”


“채고에 신, 마부신 마르또떼.”


“그래, 그래. 마르토테 님이 최고의 신이고 마법신이지.”


“채고!”


나를 보는 렐리안의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지는 느낌이다.


전생과 현생 통틀어 마법사의 수업은 처음이라 상당히 긴장했었는데 생각보다 수월했다.


마나의 신 마르토테에 관한 설명. 마나에 대한 설명. 마법의 기원과 발전 같은 원론적 내용이 전부.


마법의 기원이 드래곤에서 신으로 바뀐 것을 빼면, 마나와 마법에 대한 설정 대부분은 그간 여러 창작물을 통해 접해 온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마나와 마법을 구분 짓는 것을 이해하겠니? 마법사의 수준을 나누는 기준은?”


“마나능 흑, 마보븐 흐그로 만든 그륵 가튼고, 마나셔크리 마느면 조음.”


“와~! 우리 제자 쪼맹이 최고다~.”


대답을 들은 렐리안이 내 얼굴을 안고 고개를 휘저으며 즐거워했다. 묘연화 교수도 이렇게 좋아해 주면 흐······ 흠흠.


어쨌든 첫 마법 수업은 이처럼 렐리안의 마음을 훔치며 성공적으로 끝났다.


전생의 연륜, 성인 수준을 넘은 지력, 귀여운 외모도 나름 영향을 끼쳤겠지만, 가장 크게 덕을 본 것은 역시 전생의 취미생활.


로맨스, BL 빼고 장르 상관없이 흥미로운 소재의 글은 대부분 읽었다. 근데 그 모든 상상들이 기억의 편린, 작은 파편들 이란다.


금수저, 탑, 전쟁보다 큰 희망이 숨겨져 있었다. 바로 다른 이의 기억・상상을 함께 공유했었다는 것.


‘오올~ 이거 어쩌면 생각보다 꿀일지도.’


첫 수업 이후 큰 자신감을 얻었다. 역시 ‘개인교수’······.



* * *



점심 식사를 마치고 시계가 정확히 오후 1시를 가리킬 때, 아라 무사단 부단장 비휘랑이 등장했다.


이 집안 사람들은 강박관념이라도 있는 지 시간을 정말 칼같이 지키는 것 같다. 아마 가주의 영향일 듯.


“한동안은 별관의 마당에서 체술 훈련만 실시하겠습니다. 아기씨의 체술 실력이 제 기준을 넘으면, 그때부턴 연무장에서 본격적으로 가문의 검술을 교육 할 겁니다.”


비휘랑의 수업을 가장 기다렸던 이유. 바로 체육 수업은 야외 수업이 기본이기 때문. 드디어 방 밖으로 나왔다.


“오늘부터 배울 체술은 수박희手搏戲입니다. 민족 전통 무예로 2,500년의 역사를 자랑하지요. 가문 밖에서는 보통 수벽과 탁견으로 분화된 것을 배우지만, 본 가문에는 원류인 수박희가 그대로 전승되고 있습니다.”


짧은 설명이 끝난 후 비휘랑의 시범.


절도 있게 힘을 싫어 정권을 끊어 때리고, 두 팔을 천천히 부드럽게 크게 휘돌리며 상대의 공격을 막는다. 그대로 두 손을 위아래로 강하게 뻗어 상대를 밀고, 앞으로 나가서 상대의 손을 잡아 채며 다리를 건다. 상대를 잡아당겨 그 힘을 이용해 위치를 바꾸고, 다시 상대를 밀어낸 후 어깨로 강하게 부딪친다.


비휘랑 혼자 보이는 시범이었지만, 상대의 모습도 눈에 훤히 보이는 듯 했다. 비휘랑의 수박희 성취가 그만큼 높다는 증거일 터.


시범이 계속될수록 눈에 익은 익숙한 모습이 자주 보였다. 태권도, 택견은 물론, 전에 공연으로 봤던 ‘무예도보통지’ 속 모습도 보였다.


‘내가 살던 세계의 평행 세계 같은 건가?’


전생의 현실과 다른 부분이 많지만, 기억이나 역사와 일견 비슷한 것도 많다. 차차 확인해 보면 정확히 알 수 있겠지.


“29개의 자세 중 14가지를 섞어 보여 드렸습니다. 한번 따라 해 보시겠습니까? 모습을 보고 교육 진행 방향을 결정하겠습니다.”


“넴. 할슈이셔혀. 해보께혀”


전생에서 배웠던 태권도, 군대 진급 시험의 기억을 최대한 떠올렸다. 높은 지력 스탯이 시범 모습을 잘 기억해 줘서 완벽하진 않지만 나름 비슷하게 따라할 수 있었다.


- 짝짝짝!


“훌륭합니다. 가주님께선 또래보다 다소 빠른 신체 성장으로 아주 조금 나은 능력을 가졌다 하셨는데, 이 정도면 조금은 커녕 비교가 안 될 정도군요.”


“꼬맘슴니다.”


“예절도 이리 바르시니, 가문의 큰 복입니다.”


가주가 했다는 저 말은 칭찬 같은데··· 아닌가? 무관심한 가주가 저리 말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지금부턴 29가지 자세를 보다 정확히 익혀보겠습니다.”


수박휘 29 세勢를 정확히 익히는 데 걸린 시간은 단 90분.


-짝짝짝!


“대단합니다. 이 정도면 적장손이신 유준 도련님의 성취와 비슷한 수준으로 봐도 되겠습니다. 아기씨의 뛰어난 무재武才에 감탄할 따름입니다.”


무재는 무슨. 근, 민, 체 빨입니다만···.


“깜삽니다.”


본심을 숨기고, 상대가 원하는 답을 들려주는 것. 이것이 연륜이다.


“수박희 교육은 이만하면 될 것 같군요. 내일부턴 시간에 맞춰 제 5 연무장으로 오십시오. 검술 교육을 실시하겠습니다. 진예원 씨에겐 따로 언질 해 놓겠습니다.”


“넴.”


“그리고, 체술 교육을 그만한다고 수련까지 게을리 하시면 안 됩니다. 정확한 형形과 바른 세, 순간 집중할 수 있는 력力이 체술의 기본입니다.”


“얼씨미 수런 하게쓴니다.”


“하하하~ 예. 믿겠습니다. 정말 가르치는 보람을 주시는 군요. 내일이 기대됩니다.”


가르치는 이에게 기쁨과 보람을 주는 것은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한 기본 중의 기본.


체육교사 비휘랑이 돌아가고 얼마지 않아 해솔회 계호태 각주가 방문했다.


“첫 시간이니 만큼 우리 역사부터 집어 보겠습니다. ‘지피지기知彼知己 백전불퇴百戰不殆’ 라 했고, ‘미래에 대한 최선의 예언자는 과거이다.’ 라고 했습니다. 역사를 바로 알고 교훈을 얻어 미래를 준비하는 시간이 됐으면 합니다.”


서론을 마친 계 각주가 꺼낸 것은 지도 한 장과 책자 한권. 근데 펼쳐 놓은 지도 모양이 뭔가 많이 익숙한······.


“동명성제께서 하늘의 뜻을 받들어 졸본에 나라를 세우시니 그 이름이 가우리라. 성제께옵서 옥저를 친히 멸하시고 나라의 기틀을 잡았고, 이후 대무신황께서 부여, 개마, 구다, 낙랑을 멸하시고 나라가 크게 번성케 하셨도다. 한 광무제가 이를 질시하여 전쟁을 일으키니, 백성들의 원통한 울음소리가 하늘에 닿았다.”


지도를 보며 들었던 기시감, 봤던 것 같은 느낌.


그랬다. 육지 모양은 기억과 꽤 차이가 있지만, 분명 전반적인 모양새는 한반도를 중심으로 동북아 지도였다. 이 세계가 전생의 역사 일부가 반영된 곳임이 확실하다.


계호태 각주가 책자를 계속 읽었다.


“백성들의 원통함을 긍휼히 여긴 태조대황께서 한의 침략을 물리치고 나라의 기반을 굳건하게 세우니 만백성이 이를 기뻐하며 대가우리 만세를 외쳤다. 대황께서 백성의 기쁨은 곧 고의 기쁨이라 하시니, 문무백관이 입 모아 국호를 대가우리로 바꾸길 청하였다.”


고구려를 시조 국가로 보고 있다는 건데······


역사 원론은 생각보다 길게 이어졌다.


동명성제 주몽을 시조로 가우리, 즉 고구려가 세워졌고, 이후 대무신황 시절의 큰 국력 신장. 국가의 기반을 세운 태조대황시절 대가우리로 국호 변경.


삼국사기에 기반한 고구려 역사와 크게 다른 점은 없었다.


삽질하는 왕도 나오고, 고국천황 같은 성군과 구국의 명재상 을파소도 나왔다. 동천왕에 대해 이야기 할 땐 삼국지 속 위, 촉, 오 삼국도 등장.


동생 나라 뻘인 백제의 근초고왕에게 죽은 고국원왕. 태학, 경당을 설립하고 율령을 세운 소수림황.


요동정벌의 시발 주자 고국양왕. 그리고 마침내 전설 광개토태황제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마침내 국강상광개토지호태황제 께서 보좌에 오르시니, 북으론 거란이 무너지고, 남으론 백제가 멸망 직전에 이르렀다. 이에 백제, 신라, 왜가 연합하여 광개토태황제의 땅을 밟았으나, 황제의 위엄 어린 꾸짖음에 일패도지一敗塗地 하여 쥐새끼처럼 뿔뿔이 흩어졌도다.”


역시 전설, 신화 급 왕이다 보니 국뽕 섞인 과장은 기본이다.


“태황제의 위엄 앞에 산천초목이 두려움에 떠니, 거란, 비려가 몰하였고, 백제, 가야, 신라, 연이 신하를 자처하였더라. 태황제께옵서 친히 부여를 멸하신 후, 태평성대 속에 태자 거련에게 황위를 물려주고 물러나시니 이때 태황제의 춘추 40이라, 온 백성들이 무릎 꿇어 태황제의 복귀를 지성으로 빌더라.”


응? 광개토대왕님이 39세에 돌아가신 게 아니라고? 알던 것과 조금 다르네.


“태자 거련이 황위에 오르니 장수제라. 장수제께옵서 평양성을 증축하시고 천도하시니 백성들의 삶이 풍요해 지니라. 나라는 평안하고 백성은 배부르니 황제의 무사들 앞에 백제, 신라, 가야가 다시 무릎 꿇으니 선하신 황제께서 다만 그들 나라의 이름만은 영속케 은혜를 베푸시니라.”


장수왕의 업적은 조금 부풀려진 것 같긴 해도 크게 다르지 않고,


“허나 여린 백성들에게 크나큰 슬픔이 닥치니 선황제 광개토태황께서 승하 하심이라. 나라와 백성이 극심한 슬픔에 잠기니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는 곳이 없었다. 애통하는 소리가 하늘에 닿아 선황제께서 백성들의 꿈에 강림하시니 ‘나라가 누란지위累卵之危에 처하면 돌아오겠다.’ 하시니라.”


결국 광개토 대왕도 돌아가셨네. 응!? 근데 돌아온다고···


“이를 만 백성이 함께 같은 꿈을 꾸며 들었으니, 울음이 그치고 기쁨의 소리가 나라와 하늘을 덮었도다. 하지만 이 기쁨도 길지 않았으니, 장수제께서 승하하심이라. 슬픔 속에 문자명황께서 황위를 이으시고, 주변 소국들을 살피시니 나라가 다시 화평하였다.”


기억하기론 문자명왕이 마지막 고구려 부흥기다. 이후론 완연한 쇄락의 길.


“문자명황께서 승하하시고 아들 흥안이 황위에 오르니 안장왕이라. 이때에 열성조께서 지켜주시던 하늘의 뜻을 받은 나라에 어둠이 드리우니, 신하들은 왕의 자리를 두고 서로 다투고 왕비들은 서로를 투기하였다. 안장왕이 이른 시기에 졸하고 양원왕의 치세도 길지 못하니 어둠이 더욱 깊어지더라.”


그래. 이렇게 망테크를 타지.


“평원왕이 즉위하니 잠시 평화가 찾아왔다. 허나 수나라가 점차 세를 키우니 국난의 조짐이라, 온 나라가 시름에 빠졌다. 평원왕이 졸하고 영양왕이 뒤를 이으니, 수가 대가우리의 힘이 쇄하였다 하여 복속을 명하였다. 왕께서 중화 족속의 간교에 노하시어 전쟁을 대비하시니, 수 문제가 마침내 침략해 오니라.”


수나라도 너도 망테크 동료가 돼라.


“왕께서 무사들에게 명하길 ‘피 흘림을 피하고, 땅과 하늘의 도움을 받아 저들을 멸하라.’하시니 장수와 무사가 모두 합하여 물과 비, 더위와 벌레, 짐승들로 수의 군세를 괴롭히니라. 100만에 달했던 수의 군세가 흔적조차 없이 무너지니, 살아 돌아간 이가 백에 하나도 아니 되었다.”


캬~ 30만을 100만으로 불려 과장했지만, 이렇게 신화적으로 서사하니 국뽕이 차오르긴 한다.


“재미써요.”


나도 모르게 말이 새어 나왔네. 좋아 더요, 더!


작가의말

작 중 등장하는 인물, 인명, 단체, 집단, 회사, 제품, 지명, 국명, 사건 및 모든 명칭은 글쓴이의 상상으로 구현한 허구이며, 실존하는 것이 있다고 해도 이는 명백한 우연임을 밝힙니다.

All characters, persons, organizations, groups, collectives, companies, products, place names, countries, events, and all other designations are fictional creations of the author's imagination and any resemblance to the real thing is purely coinciden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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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능력했던 아빠의 능력자로 회귀하기 플랜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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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군신지예. 君臣之禮. 24.08.07 385 8 13쪽
31 도와주세요. 장군님. 24.08.06 382 6 12쪽
30 혹시 내게 거상의 피가······. 24.08.05 390 7 12쪽
29 보이지 않는 해결책. 24.08.03 380 9 12쪽
28 스스로 자초한 위기. 24.08.02 383 9 12쪽
27 종잡을 수 없는 혼란한 마음. 24.08.01 393 10 12쪽
26 첫 심상수련心想修鍊. 24.07.31 391 10 12쪽
25 재능 인데, 재능 아닌, 재능 같은. 24.07.30 411 8 13쪽
24 사상 최강의 동료. 24.07.29 408 9 12쪽
23 4 : 4 거점 점령전 시작. 24.07.28 410 7 12쪽
22 Battle of Legends. 24.07.27 426 8 12쪽
21 내가 광개토태황이 될 상인가(Civilization war Ⅳ) 24.07.26 454 11 13쪽
20 마나 게임 캡슐 24.07.25 460 12 13쪽
19 수상한 그녀 묘연화 교수 24.07.24 476 12 12쪽
18 나라를 빛낸 위인들 24.07.23 479 13 12쪽
17 본국검법 수련 24.07.22 513 11 12쪽
16 마나 메카노이드 대결. 24.07.21 524 11 12쪽
15 메카드? No. 마나 메카노이드. 24.07.20 549 13 12쪽
14 마법 시대의 시작 24.07.19 574 11 12쪽
13 바뀐 역사. 번성한 제국. +1 24.07.19 644 12 12쪽
12 MANA gaming console. +1 24.07.18 638 14 12쪽
11 여복女福? 여난女難? 24.07.17 680 19 12쪽
10 소환? 신내림? 24.07.16 688 20 13쪽
9 역사가 달라졌네? +1 24.07.14 722 19 13쪽
» 아기씨는 우등생 +1 24.07.13 760 21 12쪽
7 금수저의 조기교육 24.07.12 800 16 12쪽
6 첫 아이템 획득 24.07.11 899 18 13쪽
5 신중하게 세운 계획 24.07.10 1,045 20 12쪽
4 능력자로 회귀하기 위한 첫 걸음 24.07.09 1,260 20 13쪽
3 ‘아비’의 뜻 +1 24.07.08 1,407 2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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