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력했던 아빠의 능력자로 회귀하기 플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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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을내요
작품등록일 :
2024.07.08 10:11
최근연재일 :
2024.09.13 16:25
연재수 :
6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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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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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7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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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여복女福? 여난女難?

DUMMY

환생은 싫고, 능력자로 회귀하고 싶으면 빙의를 거쳐야 함.


10. 여복女福? 여난女難?



“짱궁니미혀?”


“그렇사옵니다. 아기씨의 몸에 뜻하지 않은 몸주 신이 내린 것 같사옵니다. 천녀 을지월하가 아기씨의 몸을 살펴볼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시옵소서.”


이거 혹시 아까 유금필 장군의 에고 소환 때문이야?


“뽀세혀~.”


혹시 몸에 안 좋은 거면 ‘지지’하고 버려야지.


“너그러우신 아기씨의 뜻에 감사드리옵니다. 천녀 주의 깊게 살피며 혹여 아기씨께 해가 될 것은 없는지 샅샅이 뒤져보겠사옵니다.”


무녀 을지월화가 내 앞으로 다가와 무릎을 꿇고 자세를 낮췄다. 게슴츠레 눈을 반쯤 감고 주문 같은 걸 왼다.


“일시무시일一始無始一 석삼극析三極 무진본無盡本, 천일일天一一 지일이地一二 인일삼人一三. 일적십거一積十鉅 무궤화삼無匱化三 천인삼天人三 지이삼地二三 인이삼人二三 대삼합大三合, 육六 생칠팔구운生七八九運 삼사三四 성환成環, 오칠五七 일一 묘련妙衍 만왕만래萬往萬來, 용변부동본用變不動本 본심본本心本 태양앙太陽昻, 명인중천지일明人中天地一 일종一終 무종일無終一.”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천부경天符經’ 참조 작성


주문 내용은 모르겠고···, 가까이서 보니 저고리가 양 어깨가 드러나는 오프숄더 스타일에 가슴 선도 그대로 드러나 보인다. 반투명 살구색 비단 천을 숄처럼 걸쳐 가렸지만, 다 비처 보인다고··· 메론 두 통도······.


“재천 자오지 환웅 치우천황께 고하오니, 세상만사 무불통지 현묘지도로 제세인간 자제중생 가경천도하게 하시고, 령신제자 원사강림 통사통령하여 익귀악귀 천음호령 신위제자 호신호심 하여 주소서.” ※축원문 참조 창작


을지월화의 주문?이 끝나기 무섭게 상의 안쪽 주머니에 넣어둔 에고판이 진동하며 반응했다.


“장군신님, 치우천황의 뜻을 받들어 소원하오니 여기에 모습을 보이시고 장군신의 선하심을 확인케 하옵소서.”


가슴팍에서 희뿌연 수증기 같은 것이 솟구쳐 오르더니 이내 장수의 형상을 빚어냈다.


“······ 환웅의 신녀께서 어찌하여 나를 부르셨는가?”


유금필 장군의 영혼?이 입을 열자 소리가 머릿속에서 직접 울리는 듯 느껴졌다.


“장군신님께서 내리신 아기씨는 치우천황께서 아끼시는 나라의 소중한 동량지재棟梁之材이옵니다. 혹여 장군께서 해원解怨코저 사사로이 아기씨에게 나리셨으면 그 뜻을 펴지 못하실 겝니다. 치우천황의 뜻을 대신하여 묻노니 장군의 정체와 내리신 목적을 밝히옵소서.”


“······ 내 비록 성좌에 이르지 못해 오롯한 존재는 되지 못했으나 애국의 충념 만은 남아 유구한 세월 이 세상에서 지내온 바, 어찌 나라의 귀한 핏줄을 해하려 했겠는가? 나는 황제의 스승이요 검이었으며 충성과 절개를 죽기까지 지킨 자, 유금필이라 하네.”


을지월화의 강단 있는 물음, 자의식 충만한 유금필의 답변. 둘 이 사극 한 편을 찍네.


“개국충절공 유금필 장군께 제대로 다시 인사 올리옵니다. 천녀 치우천황을 모시는 무녀 을지월화라 하옵니다.”


“······신녀께서는 말씀을 편히 하시게. 내 어찌 치우천황의 신위제자께 존대를 바라겠나.”


음··· 유장군님 뭔가 내키지 않는 눈친데.


“그리 말씀하시니 따르겠습니다. 고려 장수 유금필!”


와~ 편하게 대하란다고 바로 말 놓는 거 보소.


“사사로이 의념과 사고를 남겨 귀신이 되었으면, 엄연히 정해진 천도에 따라 강신하여야 하는데, 어찌 이를 어겨가며 아기씨의 몸에 들은 겐가?”


“신녀. 내가 들은 게 아니요. 아기씨가 나를 부른 거요. 강신도 아니고······.”


유장군님 보기와 달리 완전 초식남.


“어디 헛된 말로 치우천황님을 속이려 드는가. 강신할 몸 없이 어찌 몸주 신이······.”


“요꺼~여~.”


을지월화의 과도한 흥분에 따른 혈압상승과 한참 어린 신녀에게 깨지며 뒷목 잡는 유장군님의 안전이 염려돼 에고판을 급히 꺼내어 내밀었다.


“허엇! 그것은······ ‘무군의 주술판이구나’ 하아~하악.”


을지월화의 놀란 표정. 중간에 남자 성우 목소리로 바뀌어서 나도 놀랐다. 하악 거림도···.


“··· 아기씨 어찌 단군의 신물을···. 그렇군요. 가주님이 삿된 것들로부터 아기씨를 지키려고 주셨군요. 천녀 그것도 깨닫지 못하고······.”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단군의 신물이 아기씨께 있는 이상, 신력이 단군님에 미치지 못하는 영들은 염려하실 필요가 없을 것이옵니다.”


이거 단군보다 급 떨어지는 것들은 자동 컷이라는 뜻 맞지?


“흠흠~ 천녀 유금필 장군님께 실례를 범했사옵니다. 신물에 임하여 수호령이 되신 것을 미처 깨닫지 못하였습니다. 천녀 이제야 장군의 깊은 심사를 헤아렸으니, 신물에서 편히 쉬시며 아기씨를 도와주시지요.”


말투는 공손하지만, 정리하면 ‘오해해서 미안. 들어가 쉬어.’ 맞지?


“··· 신녀께서 늦게나마 내 처지를 이해하셨으니, 소장은 다시 신물!로 돌아가겠소.”


아무래도 유장군님 삐진 것 같은데······. 희뿌연 연기가 흩어지더니 가슴팍으로 빨려 들어갔다.


“아기씨. 천녀가 신물의 존재를 미처 알지 못해 대죄를 지었사옵니다. 이에 마땅한 벌은 가주님께 청하겠사오니 염려치 마시옵소서.”


아니, 눈에서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며 그렇게 말하면······.


“갠차나형.”


무녀 을지월화를 위로하기 위해 작은 두 팔로 그녀를 몸을 안아줬다. 흠~ 얼굴 위치가 좀 애매···.


“천한 저를 어찌. 아기씨~!”


을지월화가 내 작은 위로에 감격한 얼굴을 하고 선, 나를 들어 올리며 끌어안았다.


- 물컹~ 물컹~


음···. 을지월화가 내 나이든 영혼을 함께 위로······ 해 줬다.


“천녀 을지월화. 아기씨를 따뜻한 마음에 보답하기 위해 몸과 마음을 다해 성심껏 모시겠습니다.”


- 풉~!


코피 터질 뻔. 아니, 뭔 몸과 맘을 다해 모신다구······.


“저어~ 을지무녀. 죄송한데, 제 수업시간이 다 돼서요. 볼 일 다 보셨으면 이제 그만 자리 좀 비켜 주실래요.”


난감한 고문? 상황에서 나를 구원 한 건 연회색 은발 레이어드 단발의 묘연화.


“아~ 묘연화 강사님 수업 시간이군요. 본녀 마지막으로 아기씨게 한 말씀만 전해 드리고 가겠습니다.”


그제야 을지월화가 품고 있던 나를 내려 놨다. 근데 뭔가 을지월화의 말투도 바뀌고, 차가워진 느낌.


“네에~ 그리고 저 이제 정교순데, 제가 말씀 안 드렸나 봐요.”


“아기씨. 신물에 어린 유금필 장군의 영으로 인해, 어지간한 삿된 영과 잡귀는 아기씨의 곁을 범접치 못할 것이옵니다. 하오나 진정 무서운 것은 영과 귀가 아니라 사람이옵니다. 사람을 가까이 함에 더욱 더 신중하옵소서.”


대차게 씹었네. 근데 그리 말하며 묘연화 교수를 보면 오해의 소지가······.


“그쵸~. 을지 무녀 처럼 멀리해야 할 사람을 멀리하는 것이 중요하죠. 아이고~ 이런, 말 실수가 있었네요. ‘을지 무녀의 말처럼’이란 뜻이었어요.”


“맞는 말씀입니다. 묘 강사처럼 가까이하면 안 되는 여우들이 있죠. 아~ 저도 같은 실수를···.”


둘 이 뭔 일이 있었나? 말에 칼이 숨어 있네. 그러고 보니 을지월화는 사람과 상황에 따라 말투도 바뀐다.


불 구경 다음으로 재미있는 게 싸움 구경이라던데······, 아리따운 여성 둘 의 신경전을 지켜보기엔 내 내공이 부족하다. 말리자.


“꾜슈닝, 으리 빠리 겅부해영.”


싸움을 말리기 위해 택한 건 묘 교수의 손을 잡아 끄는 것. 이를 본 을지연화의 눈에 실망감이 비춘다.


무녀님 배신한 게 아녜요. 새로운 여 교수에게 마음이 동한 것도 절대 아녜요. 순수하게 중재를 위한······. 구차하다.


“아기씨. 항상, 수업 중에도 제가 올린 말씀을 명심해 주시옵소서. 천녀 이만 물러가겠사옵니다.”


“잘가요~. 빠잉~. 을지무녀!”


“씽녀닝. 아녕.”


똘망똘망한 이목구비 선하고 귀여워 뵈는 강아지상 베이글 신녀가 가고, 부리부리한 이목구비에 날카롭고 세 보이는 고양이상 슬림 미녀 쌤이 왔다.


“아기님. 우리 두 번째 보네요. 제 이름 기억해요?”


그럼. 당연하지. 미녀··· 아니 쌤 이름은 기억하는 게 예의.


“며영하 꼬슈닝.”


“아~ 귀여워~ 역시 내 눈은 틀림없어. 딱 봤을 때 잘 생긴 얼굴인 게 똑똑할 줄 알았다니까.”


오늘 뭔 날인가? 모 교수도 나를 안고 몸을 흔들며 좋아한다. 여복女福··· 아니 여난女難······


“아기님껜 아직 어려울 수 있지만, 제가 알려드릴 건 도덕과 윤리, 매너와 에티켓 이에요. 어려운 내용이지만 사회를 이루는 공동체의 가치에 대한 주제이니, 우리 부디 잘 해 봐요.”


어려운 수업이 될 거라는 묘연화 교수의 말과 달리 그녀의 강의는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도덕은 사회 혹은 개인의 신념에 의해 형성된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입니다. 윤리는 옳고 그름의 판단은 뒤로 하고 사회, 조직의 구성원으로써 지키도록 강제된 규범이죠. 도덕과 윤리는 비슷해 보이는 겉은 사실이지만, 같지 않습니다. 도덕과 윤리가 상충하는 경우도 있죠.”


전생에서 비록 효孝는 잘 실천 못했지만, 아버지의 영향으로 향교도 다니고 도덕, 철학 강의도 많이 들었다. 실천력은 떨어져도 나름 유교 꼰대였던 것.


전쟁, 몬스터, 탑 등 도덕성 파괴를 위한 좋은 질문 요건이 갖춰진 이 세계보단, 당연히 전생의 도덕, 윤리 기준이 좀 더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범죄 집단에서 서로의 죄를 덮어주고 감싸는 것은 비도덕적이지만 그들에겐 바른 윤리입니다. 의사가 불치병에 걸린 환자의 당부를 무시하고 가족에게 병을 알리는 것은 도덕적이지만 윤리를 어긴 것이죠. 반대로 환자의 당부대로 병을 알리지 않았다면 도덕적이라 할 순 없지만 윤리는 지킨 것이죠.”


비유가 좀 극단적이네. 이것도 성격 반영?


전생에서 이미 짧지 않은 시간 도덕, 윤리, 정의에 대해 고민했던 바, 난 옳고 그름을 단정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판단 기준은 상황과 입장에 따라 얼마든지 사람마다 달라 질 수 있다.


물론 싸이코패스 살인마나 아동 납치, 강간, 살해 같은 중대 범죄자 새끼들을 옹호하려는 건 아니다.


다만, 범죄 피해나 과실 등으로 자식을 잃은 부모가 납득하기 어려운 법 처벌에 분노해 사적 제재를 가한다면?


그 부모 입장에선 도덕적, 윤리적 가치를 지키고 정의를 구현한 것일 수 있다. 사적 제재는 어떤 경우에도 허용되어선 안 된다 말하는 이들의 판단 역시 그들의 기준에선 맞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도덕, 윤리, 정의는 스스로가 세워야 할 판단의 기준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고 나만 옳다. 내가 옳다. 너흰 틀렸다는 건 아니다.


내 기준이 다수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언젠가 다수 대중의 기준에 따라 벌을 받게 될 터. 그때 덤덤히 벌을 받으련다.


“선과 악을 완벽하게 구분할 방법 따윈 없어요. 자기가 속한 사회적 집단의 구성원이 광범위하게 동의한 생각과 행동의 규범을 일반적으로 선으로 규정하는 거죠. 우리에겐 비록 선이라 해도 모든 것을 아우르는 선은 아닐 수 있음을 항상 생각해야 해요.”


역시 인문학적 사고는 모호하게 끝나는 게 좋다. 더 많이 사고하게 하니까.


“오늘은 도덕윤리학의 원론적 내용을 알아 봤어요. 다음 시간부턴 이런 어려운 사상적 내용 대신, 구체적인 생활 속 예절에 대해 학습할게요. 아기님보다 서너 살 많은 학생들이 좋아하는 사교댄스도 매일 배우게 되니 기대 해도 좋아요.”


애들이 사교댄스를 좋아 해? 에이 설마···. 그렇다면 나처럼 겉만 애···. 어? 이거 정말 나랑 같은 경우가 또 있는 건······.


“그럼 우리 다음 시간에 또 봐요. 잘생기고 귀여운 아기님. 쪽~.”


묘연화 교수가 내 입술에 가볍게 뽀뽀하고 방을 나섰다.


기분이 묘하다. 좋기도 하고, 죄 짓는 기분이···. 그래 이건 현실은 아니니까··· 애의 모습이기도 하고···. 억지로 죄책감을 떨쳤다.


자~, 오늘 수업도 다 끝났으니 이젠 바뀐 역사를 확인해 볼 시간이다.


작가의말

작 중 등장하는 인물, 인명, 단체, 집단, 회사, 제품, 지명, 국명, 사건 및 모든 명칭은 글쓴이의 상상으로 구현한 허구이며, 실존하는 것이 있다고 해도 이는 명백한 우연임을 밝힙니다.

All characters, persons, organizations, groups, collectives, companies, products, place names, countries, events, and all other designations are fictional creations of the author's imagination and any resemblance to the real thing is purely coinciden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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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군신지예. 君臣之禮. 24.08.07 386 8 13쪽
31 도와주세요. 장군님. 24.08.06 383 6 12쪽
30 혹시 내게 거상의 피가······. 24.08.05 390 7 12쪽
29 보이지 않는 해결책. 24.08.03 382 9 12쪽
28 스스로 자초한 위기. 24.08.02 385 9 12쪽
27 종잡을 수 없는 혼란한 마음. 24.08.01 394 10 12쪽
26 첫 심상수련心想修鍊. 24.07.31 393 10 12쪽
25 재능 인데, 재능 아닌, 재능 같은. 24.07.30 412 8 13쪽
24 사상 최강의 동료. 24.07.29 409 9 12쪽
23 4 : 4 거점 점령전 시작. 24.07.28 411 7 12쪽
22 Battle of Legends. 24.07.27 427 8 12쪽
21 내가 광개토태황이 될 상인가(Civilization war Ⅳ) 24.07.26 456 11 13쪽
20 마나 게임 캡슐 24.07.25 461 12 13쪽
19 수상한 그녀 묘연화 교수 24.07.24 477 12 12쪽
18 나라를 빛낸 위인들 24.07.23 480 13 12쪽
17 본국검법 수련 24.07.22 513 11 12쪽
16 마나 메카노이드 대결. 24.07.21 524 11 12쪽
15 메카드? No. 마나 메카노이드. 24.07.20 550 13 12쪽
14 마법 시대의 시작 24.07.19 574 11 12쪽
13 바뀐 역사. 번성한 제국. +1 24.07.19 645 12 12쪽
12 MANA gaming console. +1 24.07.18 639 14 12쪽
» 여복女福? 여난女難? 24.07.17 681 19 12쪽
10 소환? 신내림? 24.07.16 688 20 13쪽
9 역사가 달라졌네? +1 24.07.14 723 19 13쪽
8 아기씨는 우등생 +1 24.07.13 760 21 12쪽
7 금수저의 조기교육 24.07.12 801 16 12쪽
6 첫 아이템 획득 24.07.11 899 18 13쪽
5 신중하게 세운 계획 24.07.10 1,046 20 12쪽
4 능력자로 회귀하기 위한 첫 걸음 24.07.09 1,261 20 13쪽
3 ‘아비’의 뜻 +1 24.07.08 1,407 2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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