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사가 여기저기 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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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냥
작품등록일 :
2024.07.14 00:36
최근연재일 :
2024.09.10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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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9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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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전과 충전 같은 건가?

DUMMY

역시 쉽게 버는 돈은 없었다. 지혁은 엄마의 말을 다시 한번 떠올렸다.


뉴스에 나온 스키장 사고 내용은 이러했다.


스키장 리프트에 약 2시간 동안 50여명의 사람들이 고립되었다.


장시간 추위에 노출되어 저체온증이 왔고, 심리적인 불안감을 호소하여 병원으로 이송된 사람도 있었다.


사고 발생 후 스키장 측의 대응도 문제가 됐다. 안전팀과 구조팀의 늦은 도착으로 피해가 커졌고, 정확한 정전 원인을 알 수가 없어, 지금 스키장 운영은 중지 상태에 있었다.


뉴스에 공개된 사고 외에도 아직 알려지지 않은 사고도 있었다.


주차장에서 충전 중인 23대의 전기차량의 배터리가 소손 되었고, 통신사 중계기도 고장이 발생해 통신이 마비되었다.


이후 유찬 그룹에서는 사고 수습을 위한 TF가 마련되었다. 기술 자문을 위한 전기 설비 전문가와 법률 전문가들로 이루어졌다.


우선 전기 설비팀에서 사고 원인을 분석했으나, 결과는 원인을 알 수 없음으로 내부 결론이 났다.


일정 시간 동안 전력을 컨트롤 할 수 없는 상태였고, 운용 전력 시스템 로그값들을 하나하나 찾아보는 수 밖에 없는데 시간이 꽤 걸릴 거 같다는 것이다.


법률팀은 피해자들을 만나 합의하고 사고를 축소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었다. 지혁을 찾아온 이호창 변호사도 그중 하나였다.


그는 지혁에게 비밀유지 각서를 받기 위해 지혁의 관리자였던 점장과 동행한 것이다. 더 이상의 사고 대한 언론 노출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내 입장에서는 2,000만원 받는 게 좋을 거 같은데.’


지혁은 뉴스를 통해서 정전 소식을 보고, 다른 기사 내용도 보기 위해 스마트폰을 찾았다.


간호사 말로는 응급실 왔을 때부터 주머니에 있던 폰은 고장 난 상태였다. 감전되면서 망가진 거 같았다.


‘1년 넘게 남은 기기값.... 이것도 보상해 달라고 할까? 2,000만원에 포함된 건가?’


계속 고민을 하고 있지만, 지혁은 사실 2,000만원을 받는 것으로 마음을 굳혔다.


이호창 변호사는 지혁에게 합의금 외에 퇴직금 명목으로 조금 더 챙겨주겠다고 말했었다.


하기 싫었던 아르바이트를 이렇게 좋은 조건에 그만둘 수 있다니.


오랜만에 자신에게 행운이 찾아왔다고 생각했다.


지혁은 잠자리에 들기 전 화장실에 갔다.


양치하면서 바라본 거울 속, 부스스 뜬 앞머리가 눈에 들어왔다. 앞머리를 단정히 하려고 물을 묻혀 눌렀지만, 여전히 가라앉지 않았다.


‘뭐야 감전되면 다 이런 거야?’


갑자기 자기 주장이 강해진 앞머리. 될 대로 되라지.


지혁은 앞머리 내리는 것을 포기하고 핸드 드라이기 앞에 섰다.


그리고 손을 뻗었을 때,


지지지이익-


드라이기에서 노란 스파크가 튀며, 지혁의 손으로 달라붙었다.


“으아아아악!!”


지혁은 자신을 잡을 듯이 끌려 나오는 전기를 보고 소리를 지르며 뒤로 넘어졌다.


그리고 병원 전체에 약 3초 정도 정전이 발생했다.


바닥에 주저앉은 지혁은 우선 손부터 확인을 했다. 분명히 전기가 손을 타고 흘렀는데 양 손은 모두 멀쩡하다.


‘분명히 봤는데 전기가...’


초등학교 현장 학습 때 박물관에서 본 플라즈마 볼이 생각났다.


손을 올리면 닿는 접촉면에 따라 플라즈마 빛이 올라오는 작은 구체.


그것과 비슷한 전기 빛이 분명히 지혁에 손을 따라 발생했다.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다시 손을 핸드 드라이기로 뻗었다.


그때 화장실 문이 열리면서 아리스가 들어왔다.


“잠깐 자리 비운 사이, 또 사고를 쳤네.”


아리스는 곤란하다는 표정으로 지혁을 바라봤다.


‘진짜 이게 무슨 일이냐.’


곧 인생에 큰일이 생길 것만 같은 불안감이 느껴졌다.


지혁과 아리스는 다시 병실로 돌아왔다. 문이 채 닫히기도 전에 아리스에게 물었다.


“내 몸에 무슨 일이 생기고 있는 거죠?”


“아까 말했잖아요. 에테르 각성했다고.”


“그게 뭔데요!”


알 수 없는 단어를 늘어 놓는 아리스가 답답한 지혁이었다.


“알았어요. 진정해요. 나 설명 잘할 수 있어요. 이 분야 베테랑이에요.”


두 손으로 지혁을 진정시키며, 아리스가 말했다. 그녀는 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애니메이션 좋아해요?”


“네?”


또 얼토당토 않는 이상한 이야기를 하는 아리스를 보며 지혁은 화를 누르고 있었다.


“아니면 웹툰, 소설, 만화 같은 거. 나는 좋아하는데. 정말 이 세계의 문화는 독보적이에요. 어느 세계에서도 본 적이 없어요.”


“그게 무슨 말이에요?”


지혁의 대꾸에 아랑곳하지 않고 아리스는 설명을 이어 나갔다.


“열매를 먹고 고무인간이 되거나, 손에서 불을 쏘는 초능력, 아니면 다른 이세계로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 속 주인공들 있잖아요.”


“....”


“그런 능력과 기회를 얻은 거에요. 이해하기 쉽죠?”


“....”


지혁은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바닥에 주저 앉았다.


자신의 앞에 이상한 소리를 하는 여자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도저히 모르겠다. 물론 유명한 애니, 웹툰은 지혁도 챙겨 보고 있었다.


그런데,


그 이야기 속 주인공들처럼 능력을 얻었다고? 내가?


“아니 그럼 내가 손을 이렇게 하면 뭐 불이라도 나가요? 손 이렇게 하면 거미줄이라도 나가나?”


공중에 손을 휘휘 저었다.


지직-

퍼억-


마지막엔 손을 위로 천장을 향해 뻗었는데, 손끝에서 스파크가 발생하며 천장에 전등이 깨졌다.


“....”


“와~ 잘하네요.”


이게 뭐야, 진짜로 나가잖아.


재밌는 마술이라도 본 듯 아리스는 박수를 쳤다.


“아무래도 전기 방출계 타입 같아 보이네요. 원소 계열 능력은 효율성이 아주 좋죠.”


자신의 손에서 전기가 나가는 것을 본 지혁은 생각이 많아졌다.


이건 불행인가? 행운인가?


한 가지 명확한 것은 이게 사실이라면 재밌거나, 피곤하거나 둘 중 하나는 확실하다.


아니면 둘 다 이거나.


“우리는 이런 능력을 얻는 것을 에테르 각성이라 불러요. 에테르는 세계를 구성하는 흐르는 힘이에요. 아직 정확히 밝혀진 것은 없지만 무궁무진한 가능성 있어요.”


지지지직-


“에테르를 각성한 인간은 에테르 회로가 새겨지는데..”


지지지직 지지직-


“제가 설명하는데 좀 조용할 수 없을까요?”


계속 거슬리는 소리에 아리스는 지혁을 바라봤다.


그런데 지혁의 상태가 이상했다.


초점 없는 눈으로 몸에서 강한 전기를 방출하고 있었다. 플라즈마 볼 속에 있는 구체처럼 전기를 사방으로 내뿜고 있는 것이다.


급기야 몸을 부르르 떨기 시작했다.


병원 주변 일대의 건물들에서도 형광등이 깜박이며, 전기가 들어왔다 나갔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야간 근무 중인 간호사, 신호를 기다리는 운전자, 술집 안에 모여 있는 사람들 모두 이상함을 느끼고 있었다.


“폭주한 건가? 너무 내 말만 했네...어?”


좀 전까지는 지혁의 몸에서 전기를 내뿜었는데, 지금은 전기를 흡수하고 있는 거 같았다.


“방전과 충전 같은 건가?”


점점 그 전력의 세기가 강해지고 있었다.


“지혁씨... 지혁아... 야! 야! 내 말 안 들려? 아 설명할 것도 많은데.”


대답 없는 지혁.


사태 수습이 먼저라고 생각한 아리스는 들고 있던 태블릿에 무언가를 입력했다.


지혁의 앞으로 허공에 작은 점이 생겼다. 그 작은 점은 여러 번 펼쳐지기 시작하더니, 문으로 변했다.


아리스는 문을 열고 지혁의 뒤에 섰다.


“어차피 가야 할 거 지금 가자!‘


퍽!


아리스는 발을 들어, 지혁을 문 안으로 차버렸다.


“오 제법 따끔하네.”


아리스도 바로 지혁을 따라 문으로 들어갔다.


차원의 문이 이번에는 여러 번 접히더니 점으로 변했다. 그리고 사라졌다.


지혁이 사라지자 주변의 전기는 안정화되었다. 그리고 병실에서 소란스러움을 느낀 간호사가 찾아왔다.


문을 열었을 때는 어두운 병실 안에 깨진 전등 조각만 바닥을 나뒹굴고 있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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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얼마까지 나올까요? 24.09.01 25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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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마지막 한 놈까지 다 묶었어요 24.08.19 37 0 13쪽
12 신도 무심하시지 24.08.17 42 0 15쪽
11 우리는 살아 남아야지 24.08.15 35 0 14쪽
10 우선 해장 먼저 하자 24.08.07 55 0 12쪽
9 젠장, 재앙 수준이구만 24.08.04 58 0 14쪽
8 후 재밌었다. 후배님. 24.07.29 61 0 13쪽
7 아 이거 또 사고 쳤어 24.07.24 57 0 11쪽
6 정말 타고난 용사야 24.07.23 63 0 8쪽
» 방전과 충전 같은 건가? 24.07.19 69 0 8쪽
4 쉽게 버는 돈 없구나? 24.07.17 68 0 10쪽
3 이거 약 술이거든 24.07.16 74 0 10쪽
2 존재하기 힘드네 24.07.15 70 0 8쪽
1 또 이런 전개구나 24.07.14 129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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