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사가 여기저기 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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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냥
작품등록일 :
2024.07.14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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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0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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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4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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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거 또 사고 쳤어

DUMMY

끄으으으윽.


지금 나는 전기의자에 앉아서 지독한 고문을 받고 있다.


평범함을 넘어서는 비범함에 잠시 취했던 것일까? 취업 사기를 당한 거 같다.


“지금 너는 연습생 신분 같은 거야. 그럼 적절한 훈련이 필요하지”


우리 회사 대표 아리스가 한 말이었다.


사실 전기의자 고문이 조금 따끔할 뿐이지, 굉장히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내게 펼쳐질 일들에 대해서 말이다.


처음 병실에서 손끝을 통해서 뿜어져 나오는 전기를 봤을 때, 당황한 것은 잠시였다.


나는 올 것이 왔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모든 사람들은 한번씩 상상했을 거라고 본다. 초능력을 발휘하는 내 자신을.


나는 내 상상 속에서 이미 세계를 몇 번이나 구했고, 좋아하는 여자에 목숨은 천번을 넘게 구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더는 상상이 아닐지도 모른다.


“어때? 좀 버틸만해?”


르가가 내게 물었다.


“점점 나아지고 있어요”


처음에는 르가도 나와 같은 용사중개사 직원인 줄 알았다. 그러나 르가는 차원 관리국 소속 이라고 한다. 르가는 파트너로서 아리스가 대표로 있는 용사중개사를 지원한다고 했다.


처음 아리스와 르가는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에 적지 않게 놀랐다.


르가는 자신들을 높은 존재들, 혹은 신이라고 생각하는 게 편하다고 했다.


취업 사기 하고 화 좀 냈다고 사람을 땅에 꽂는 자들이 신이야?


사실 아직 모르는 것이 많다. 차원 관리국은 무엇이며, 용사라고는 하지만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우선 내 에테르에 대해 알고 다뤄야 한다는 아리스 말에 동의할 뿐이었다.


그래서 르가의 전기의자에 앉았다. 그렇다고 의자에 속박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어느 정도 인권은 존중에 주고 있었다.


“이번에는 출력을 좀 더 올려볼게”


“네, 문제없습니다.”


내 몸에 새겨진 에테르 회로에 대한 규칙들을 찾고 있는데, 큰 틀에서 보면 입력에 따른 출력을 나타내는 일종의 알고리즘과 비슷했다.


지금까지 밝혀진 내 에테르는 전기에 대한 충전과 방전이다.


그렇다. 나는 배터리 인간이 되었다. 외부에서 전기를 충전 하고, 저장하고 있다가 방전하는 것이다.


다만 전기를 생성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아리스는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르가에 말로는 원소를 생성하는 능력은 에테르 각성자 중에서도 굉장히 드물다고 했다. 아리스는 내가 전기를 만들어 내는 발전기인 줄 알았던 거 같다.


발전기 인줄 알고 샀는데 배터리였다. 뭐 그런, 중고사기 당한 기분이었을까? 꼬시다.


“자 다시 가보자.”


지금 나는 충전과 방전의 감각을 살리기 위해 훈련을 하고 있다.


“원래 너는 팔이 3개인 사람인데, 지금까지 팔 2개만 있던 마을에 살아서 쓸 줄을 몰랐던 거야. 지금부터는 남은 팔 하나를 더 쓴다는 감각으로 해봐.”


르가가 처음 에테르 훈련 때 했던 말이었다. 모르고 살던 제 3의 팔을 찾았으니, 이제부터 사용하라고 했다.


도저히 감을 못 잡았다.


“그냥 몸으로 배워라”


그래서 몸으로 배우고 있었다.


의자에 전기를 흘리고 나는 그 전기를 흡수해서 충전하고, 방전 시에는 내 몸을 통해서 전기를 의자로 흘려보내면 된다.


신기하게 전기에 감전돼도 아픈 감각은 없었다.


의자에 앉아 온몸으로 전기를 느끼기 시작한지, 꼬박 하루가 되었을 때부터 어느 정도 감각을 잡기 시작했다.


의식할 때보다는 무의식에서 감각을 찾아야 한다. 무의식을 의식으로 만들어야 했다.


조금이라도 빨리 에테르 회로에 ON/OFF 스위치를 컨트롤할 수 있어야 했다. 또 스키장, 병원과 같은 사태는 발생해서 안 되기 때문이다.


아리스에게 당해서 고용계약서에 서명할 때, 병원에서 변호사가 제시한 비밀유지 각서가 생각이 났었다.


“아 나 또 서명할 거 있어서 병원에 다시 가봐야 해요”


“잉?”


아리스가 말했다.


“스마트폰도 수리하고 엄마한테 전화도 한통 해야 해서····.”


“지금은 못 돌아가.”


아리스는 단호하게 말했다.


“첫 번째, 스키장, 병원 정전 사태는 모두 너의 능력 미숙에서 나온 거야. 물론 의도한 거는 아니겠지만. 그래서 지금은 더 위험해.”


아리스가 진지하게 말을 이었다.


“너의 세상은 전기로 모든 걸 컨트롤 한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야. 그만큼 미숙한 너의 능력은 위험해. 스키장 피해자들도 그렇고 병원에서도 정전 사태가 더 길어졌다면 기기에 의지하던 응급 환자들 목숨까지 위험할 수도 있었어.”


솔직히 거기까지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최소한 에테르 ON/OFF를 의식적으로 할 수 있을 때 까지는 돌아 갈 수 없어”


반박할 수 없었다.


조금 들떠서 남에게 준 피해에 대해서는 생각지 못했다. 합의금으로 2,000만원을 받는 것도 말이 안 된다.


나 때문에 발생한 피해인데 사기꾼도 아니고.


“제 생각이 짧았어요.”


“그래서 두 번째, 지금부터 훈련을 할 거야. 포기하고 싶을 수도 있지만 포기하지마. 에테르를 다루지 못하면 영영 못 돌아가. 토끼장에 여우를 풀 수는 없잖아?”


마지막 말에는 덜컥 겁이 났다.


“걱정마. 에테르를 못 다루는 각성자는 본적이 없어. 시간은 좀 걸릴 뿐이지. 그러니까 더 열심히 해.”


“····네.”


이때 나는 또 평범한 내가 할 수 있을까? 라는 의구심을 품었다.


“호.호.호 이 대표는 널 믿으니까. 르가도 많이 도와줄 거야.”


내 마음을 눈치채기라도 한 건지 응원을 해준 거 같았다. 한편으로는 이 짧은 시간 안에 나를 파악해 버린 아리스가 감탄스러웠다.


그래, 이제 나는 더 이상 평범하지 않다. 용사가 될 사람이 아닌가?


“어머니한테는 내가 적당한 핑계로 연락을 해둘게. 너무 걱정하지 말고.”


안심시키는 이 말을 마지막으로 아리스는 나를 르가에게 맡겨두고 없어졌다. 르가 말로는 아리스는 항상 바쁘다고 했다.


그렇게 훈련장에서의 생활이 시작됐다.


처음 전기 의자에 앉았을 때는 정신을 잃기도 했지만, 점점 익숙해 지면서 그 횟수는 줄어들었다.


의외로 잠자리와 식사가 잘 나왔다. 나만을 위한 침대가 놓인 방도 있었으며, 식사 시간마다 균형 잡힌 식단으로 밥이 나왔다.


누가 준비하는 건지 르가에게 물었지만, 나중에 아리스에게 물어보라고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귀찮아서 그렇게 말한 거 같다.


그리고 오늘로 훈련 8일차, 드디어 컨트롤을 마스터한 했다.


훈련을 하면서 한 가지 재밌는 사실을 찾았다. 전기 충전하면 내 머리카락은 삐죽삐죽 위로 솟구친다. 또 방전을 하면 머리가 내려갔다. 아무래도 전기의 충전 양을 나타내는 것 같았다.


아직 최대치로 충전을 해 본 적이 없지만, 다 충전하면 어떨지도 궁금하다.


“테스트 방법은 간단해. 신호등이라고 생각하면 돼. 이거 통과하면 집에 다녀 올 수 있어. 힘내.”


전기 의자 앞에 사각형 디스플레이가 놓여 있었다.


빨간불이 들어오면 전기를 흡수하여 충전을 하고, 노란불은 전기의 흐름을 멈추면 된다. 그리고 파란불에는 모든 전기를 방출하면 테스트에 통과하는 것이다.


“자. 시작 할게.”


“좋아 가자.”


처음에는 노란불로 시작했다. 나는 전기의 흐름을 멈췄다.


“오~~.”


르가의 반응이 꽤나 힘이 되었다.


이번에는 빨간불,


온몸으로 전기의자에 흐르는 전기를 느끼려고 노력했다.


오~ 느껴진다. 그럼 여기서,


내 몸에 충전하기 시작했다. 점점 머리카락이 위로 뻗쳤다.


그리고 다시 노란불,


마음을 가다듬고 전기의 흐름을 다시 멈췄다.


방금 전에 충전한 전기가 느껴졌다. 이제는 전기를 충전하면, 몸 구석구석에서 힘이 넘쳤다.


마지막 파란불.


"끄아악~"


나는 괴성과 함께 몸에 흐르는 모든 전기를 방출했다. 전기의자를 따라서 흐르는 전기가 느껴졌다.


솟구쳐 있던 머리카락도 내려갔다.


띠링!


“좋아, 테스트 합격이다. 그런데 그거 꼭 소리 질러야 해?”


“그냥 필살기 같은 느낌으로.”


“그래, 기술에 이름을 붙이면 강해지기는 한대. 뚜렷한 이미지를 가질 수 있는 기술명을 생각해봐. 도움이 될 거다.”


“오 진짜요?”


전기의 충전, 방전, 흐름 제어는 이제 어렵지 않았다.


나 재능이 있나 보다. 어쩌면 지금까지 평범했던 것은 지금을 위한 준비 기간 아니었을까?


“어, 기초 훈련 끝났어.”


르가가 어딘가에 전화를 거는 거 같았다. 아무래도 아리스인 거 같다.


5분 정도 후에 허공에 까만 점이 생겼다. 이내 점은 점점 펼쳐지며 면적이 넓어지더니, 문으로 변했다.


그리고 아리스가 나왔다.


저 차원의 문은 다시 봐도 신기하다.


“역시 우리 엘리트 신입 사원 벌써 성과가 있다며, 대단해. 모두 박수!”


“와~~”


나는 아리스와 마주보고 박수를 쳤다. 우릴 바라보는 르가의 눈빛이 살짝 찝찝하기는 하지만 게의치 않았다.


“그럼 이제 집에 다녀 올 수 있죠?”


“그럼 당연하지, 노력 했으면 보상을 받아야지. 뭐 준비할 거 있나? 지금 바로 가지?”


역시 우리 대표는 화끈했다. 아리스가 들고 있던 태블릿에 무언 갈 입력하더니, 또 허공에 검은 차원의 문이 생겼다.


“르가 다녀올게요”


르가는 귀찮다는 듯이 손을 흔들었다.


내가 먼저 문 앞에 서고, 아리스가 뒤에 섰다.


내부에는 아무 것도 안 보인다. 처음이 이 문을 통해서 왔다고 하는데 그때는 의식이 없었다.


깜깜한 문으로 몸을 던지려니 묘하게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손을 먼저 통과시켜 봤는데 손이 없어졌다.


이거 들어가도 되나?


“야 시간 없어.”




아리스의 묵직한 발길질이 느껴졌다.


아이씨


반항할 틈도 없이, 문안으로 또 고꾸라 졌다.


***


7일 후.


훈련장 허공에 차원의 문이 열리고 지혁이 복귀했다. 개운한 표정의 지혁과 달리 아리스는 표정은 안 좋아 보인다.


“아 이거 또 사고 쳤어”


아리스가 짜증을 냈다.


“헤헤”


지혁이 바보 같은 웃음을 지었다. 르가도 재밌다는 듯이 같이 웃었다.


“후 그럼 오늘부터 다시 본격적으로 훈련 시작한다. 앞으로 격투, 생존, 의학, 다른 차원 그리고 높은 존재들에 대해서 배우고 훈련할 거야. 정신 똑바로 차리고 쫓아와.”


“넵.”


지혁은 당차게 말했다.


그리고 9개월 후 지혁은 규한을 만날 때까지 말 그대로 지옥을 경험했다.


작가의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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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우리는 살아 남아야지 24.08.15 36 0 14쪽
10 우선 해장 먼저 하자 24.08.07 55 0 12쪽
9 젠장, 재앙 수준이구만 24.08.04 58 0 14쪽
8 후 재밌었다. 후배님. 24.07.29 61 0 13쪽
» 아 이거 또 사고 쳤어 24.07.24 58 0 11쪽
6 정말 타고난 용사야 24.07.23 63 0 8쪽
5 방전과 충전 같은 건가? 24.07.19 69 0 8쪽
4 쉽게 버는 돈 없구나? 24.07.17 68 0 10쪽
3 이거 약 술이거든 24.07.16 74 0 10쪽
2 존재하기 힘드네 24.07.15 70 0 8쪽
1 또 이런 전개구나 24.07.14 129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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